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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임원으로서의 중간관리자

조직의 별, 조직의 운명을 이끌 ‘권한’ 막대해
중간 간부가 역량 갖출 수 있게 동기부여해야

김성완 | 391호 (2024년 4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은 중간관리자를 임원으로 선발하고 육성하는 데 큰 공을 들인다. 그러나 막상 그 대상인 중간관리자들은 의심스럽다. 과연 임원이 되면 그만한 혜택이 돌아오는 것일까. 또한 자신이 임원에 오를 만한 덕목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 최근 미디어에서는 임원이 되지 않아도 다양한 방식으로 삶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조명되기도 한다. 그러나 구성원들이 애초부터 임원이 되는 길을 인생의 선택지에서 지워버린다면 이는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손해다. 시대가 달라지며 임원이 된다는 것의 가치와 의미가 달라졌을 수는 있지만 임원이 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도 분명히 있다. 임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 역량으로는 1) 비전 및 목표 제시 2) 전략적 사고 3) 의사결정 4) 의사소통 5) 문제해결 6) 조직관리를 꼽을 수 있다. 중간관리자는 이를 기준으로 스스로가 임원으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자가 점검하고, 기업은 훌륭한 예비 임원을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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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님, 요즘 안색이 좋지 않은데 무슨 일 있으신지요?”

“최근에 사업본부장으로부터 신제품 개발과 영업을 함께 진행하는 TFT(Task Force Team)를 맡아서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어요. 그 팀의 연구개발 과제 진행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고민입니다. 거기다 영업부서에서 좋은 직원을 TFT에 보내줄지도 의문이고요. 사실 더 큰 문제는 신제품이 제대로 개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제품 판로까지 개척하라니 좀 부담스럽네요.”

국내 한 대기업의 임원 코칭을 진행하며 제품개발 담당 임원인 박 담당과 나눈 대화의 한 대목이다. 당시 박 담당은 코칭을 통해 문제와 해결 방법을 정리했지만 영업에 대한 부담감만은 내려놓지 못했다. 제품개발 하드웨어 연구자로 20년을 보낸 그에게 영업과 마케팅은 생소한 분야였다. 국내 다양한 임원의 사례를 엮은 책 『임원으로 산다는 건(2021)』에서 한 임원은 자신의 임원 승진 소식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승진 사실을 알았을 때 너무 빨리 임원이 된 거 같아서 불안감을 느꼈어요. 그때까지 전 임원이 되기에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직장인에게 임원이 된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사원으로 입사해서 임원이 될 확률이 0.8%라고 한다.1 그만큼 임원이라는 자리는 기쁨이지만 목표 달성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끼는 위치이다.

특히 중간관리자가 되면 그다음 단계인 임원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된다. 나를 숨 막히게 하는 직속 임원이 얄밉기도 하고 언제 옷을 벗고 집에 갈까 생각도 들지만 동시에 매일매일 리더로서 막대한 책임감을 짊어지고 산다고 생각하니 측은하기도 하고 존경심이 들기까지 한다. 한편으로는 ‘과연 내가 임원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임원이 되면 내 직속 임원만큼 해낼 수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임원이 멋지고 대단하다는 동경심을 품게 되지만 어쩌면 이미 임원이 되기는 글러 먹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임원을 달아봐야 퇴직만 앞당겨지는 것은 아닌지 건강과 워라밸을 포기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싶기도 하다.


임원에 대한 동상이몽,
임원이 된다는 것은 불행한 것일까?

한편 기업은 중간관리자들을 임원후보자로 인식한다. 조직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싹이 보이는 중간관리자들을 일찍부터 선별해 특별 관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신속한 사업 전환 및 확장을 위해 외부에서 임원을 발탁하는 사례도 늘고 있지만 외부에서 선발된 리더가 내부에서 선발된 리더보다 부진한 성과를 낼 것이라는 게 인적자본(Human Capital) 관련 연구들의 통찰이다.

인적자본은 탁월한 성과를 내는 기업의 경쟁 우위로서 모든 기업에서 통용될 수 있는 일반적 인적자본(General Human Capital)과 한 기업 내부에서만 효과를 발휘하는 기업 특정적 인적자본(Firm-Specific Human Capital)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예컨대 학교 교육이나 업무 수행 등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직무 관련 전문 지식은 어느 기업에서도 먹히는 일반적 인적자본이다. 반면 동료 및 부하와의 원만한 관계, 자원과 시스템에 대한 높은 이해 등은 그 기업에서만 의미가 있다. 관련 연구들에서는 아무리 탁월한 스타 플레이어라도 이직한 회사에서 이전 회사만큼 성과를 낼 수 없다고 지적하며 그 원인으로는 기업 특정적 인적자본의 부재가 주로 꼽힌다.

공채 중심의 국내 대기업에서는 경직된 조직문화, 혁신적 시도의 정체 등 순혈주의의 부작용을 경계하며 외부에서 임원을 수혈하려는 노력을 늘리고 있지만 인적자본 개념에 따르면 신입 사원을 받아 중간관리자부터 임원으로까지 육성하는 한국식 선발이 성과 창출에 효과적일 수도 있다. 특히 임원은 조직의 성과에 직결되는 의사결정을 내리고 자원과 지원을 할당하는 위치에 서 있기에 내부 중간관리자들 중에서 예비 임원을 엄선하는 과정에 막중한 주의를 기울이는 건 당연하다.

이처럼 임원 선발에 큰 공을 들이는 기업과는 달리 최근 미디어에 비친 임원 발탁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2023년 5월 잡코리아가 MZ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4.8%가 ‘임원 승진을 할 생각 없다’고 응답했다. 임원 승진을 희망하지 않는 이유로는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가 부담스러워서’ 43.6%, ‘임원 승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아서’ 20%, ‘워라밸을 챙기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아서’ 13.3%, ‘임원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11.1%, ‘회사 생활을 오래 하고 싶지 않아서’ 9.8% 순으로 나타났다.2

직장인들이 임원을 희망하지 않는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그들이 매일 마주하는 임원들의 모습이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반면 미디어를 통해 과거보다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행복을 좇는 사람들의 삶이 조망되기도 한다. 직장에서 착실히 커리어를 쌓아 임원이 되는 것만이 성공의 척도가 아닐 수 있다는 데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팬데믹 시기 주식, 가상자산, 부동산 등 투자 열기가 과열된 동시에 직장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야만 큰돈을 벌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 조직이 개인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혜택인 성취감과 보상에 대한 기준이 점차 바뀌며 그 정점에 있는 임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도 당연하다.

그렇지만 대한민국 인구 중 절반이 넘는 2600만 명이 직장인이다. 이렇게 많은 직장인이 임원이 되기를 처음부터 포기하는 것은 개인과 회사 차원에서 막대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개인 차원에서는 회사와 업무에 대한 몰입이 떨어진다. 조직 차원에서는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우수 인재 이탈이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과연 임원이 된다는 것은 우리의 걱정만큼 무시무시하기만 한 것일까. 임원이 됐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없는 걸까. 특히 다음 발걸음을 준비해야 하는 중간관리자라면 임원의 의미를 더욱 면밀하고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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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원이 되는 것의 오해와 진실

우선 임원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대규모 기업에서 사원이 임원이 되는 데 보통 15년 내지 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디지털 혁명과 기술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기업 환경에서 임원은 더욱 젊어지고 임원이 되기까지 기간도 짧아지고 있다. IT 기업의 임원 평균 연령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인 점을 통해 이를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일부 대기업에서도 ‘80년대생들이 임원의 반열에 올랐다’는 임원 통계 관련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3 사내 기업가의 자질을 갖춘 직원을 임원으로 발탁해 독자적인 사업팀을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추세이다. 우수한 역량과 자질을 갖춘 외부 인재를 임원으로 스카우트해 부문이나 조직의 경영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 스타트업 등 젊은 기업에서는 20~30대 C 레벨 임원을 흔히 볼 수 있다. 경영 환경의 변화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사업가 역량을 갖춘 관리자의 임원 승진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 역량이 뛰어나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리더십 연구에서는 전문 기술을 개인과 조직의 목표 달성 여부를 결정짓는 주요한 권력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사업을 이끌어 가는 데는 큰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임원에게는 전문성보다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더욱 요구된다. 팀장과 달리 임원은 해당 분야에서 사업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자원을 배분해 과제 수행을 관리 및 지원하며 궁극적으로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당연한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해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제아무리 한 분야에서 걸출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어도 이를 사업화를 통해 조직의 성과로 이끌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한편 연구개발(R&D) 등 특정 분야의 의사결정에서는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도 있지만 결국 조직의 성과로 연계돼야 한다는 점은 변함없다.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조직 내 경영진과 인맥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도 만연하다. 어느 조직이나 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인맥이 필요하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뿐만 아니라 경영진이나 오너의 신뢰가 필수다. 경영진과 인맥이 닿는다면 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다. 그러나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의 요건을 충족하고 역량과 경험을 갖춘 인재가 돼야 인맥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높은 고과가 필수라는 인식도 있다. 이는 사실이다. 대부분 임원으로 승진한 사람의 인사고과는 상위 10% 이내에 속한다. 그러나 고과가 아무리 좋아도 모두가 임원이 될 수는 없다.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자리도 있어야 하고 자신에게 기회가 와야 한다. 사업의 성과는 조직의 역량과 노력에 따라 좌우되지만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외부 환경이다. 불황이거나 저성장기 혹은 비즈니스 사이클상 쇠퇴기에 접어든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다면 기회를 기대할 수도 있다. 몸담던 기업 내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다른 기업의 임원으로 스카우트될 수도 있다.

임원의 임기가 불안정함을 염려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임원 평균 임기는 5.4년 미만이다. 보통 임원 임기가 3년으로 첫 번째 임기를 끝까지 채우지 못하는 임원이 약 40% 이상이라고 한다. 임원의 임기는 사업의 성과와 실적에 따라 좌우되지만 운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처럼 임원의 임기에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지만 유임과 이임의 핵심적 기준은 그가 가진 핵심 역량과 실적이다.

마지막으로 임원이 되면 고생은 고생대로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는 인식도 있다. 임원에 대한 보수는 조직마다 달라서 일괄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다만 사원과 달리 임원부터는 기본급보다 성과급이나 인센티브 비중이 더 큰 경우가 많다. 임원의 보수는 해당 조직의 성과와 연동한다. 예를 들면 프로야구 선수의 연봉 산정과 비슷하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경우 임원이 돼도 정해진 급여 수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러한 점들이 공공기관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임원의 사업가적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이므로 보상 수준도 점점 커져 갈 것이다. 리더의 의사결정이나 사업 운영이 그 조직의 생사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2. 임원이 되는 것의 의미와 혜택

그렇다면 임원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어떤 혜택이 있을까? 개인과 조직 차원으로 나눠 볼 수 있다. 개인 차원에서 임원이 된다는 것은 직장 생활의 목표를 이뤘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개인의 삶에서 성취감은 삶에서 느끼는 행복의 중요한 요인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성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특히 신입 사원으로 입사해 오랜 조직 생활을 통해 얻은 임원 자리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직장인들에게 임원은 ‘별’을 다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본격적으로 조직을 이끌어 가는 성장의 기회를 부여한다. 임원은 조직이 나가야 할 방향을 세우고,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중점 과제를 설정하며, 인적·물적자원을 배분한다. 때로 상위 조직의 간섭과 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사업가형 리더로 성장하는 경험을 축적한다.

조직 차원에서 임원이 갖는 의미는 조직과 사업을 책임지는 사업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임원은 조직의 변화와 체질 개선의 계기를 가져온다. 조직에서 임원 교체는 사업을 잘하기보다는 잘못한 경우에 많이 이뤄진다. 새로운 임원을 선임함으로써 조직의 변화와 체질 개선을 통해 더 많은 성과 창출을 기대하는 것이다.

세상이 변하면서 임원이 됐을 때 얻게 되는 혜택의 가치가 변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임원으로의 직위가 아무런 혜택도 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조직과 개인에게는 충분한 수준의 성취감과 보상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과연 임원이 된다는 것이 나에게 합당한 수준의 혜택을 주는지, 또는 우리 조직이 임원들에게 그만한 혜택을 지급하고 있는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MZ세대를 둘러싼 고정관념 중 하나가 개인주의적이며 조직에 헌신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한편으로 이들은 학창 시절부터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자리에서 역량을 증명하는 훈련을 받아온 세대이기도 하다. 조직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임원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이들에게 큰 가치로 다가올 수 있다는 뜻이다.


내가 임원이 될 상일까?
임원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예비 리더로서의 길을 걷고자 하는 중간관리자라면 임원의 역할과 임원이 되는 역량을 이해하고 그에 적합한 기술, 행동, 지식을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임원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필자는 임원을 ‘조직(부문)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과업 수행을 위한 팀을 구축하며, 인적•물적자원을 제공해 목표 달성을 추진하는 리더’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에는 임원이 해야 할 핵심 역할이 담겨 있다.

임원의 핵심 역할은 첫째, 조직의 비전과 목표 제시이다. 조직이 나아갈 방향과 사업의 목표를 구체화해 구성원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조직을 구조화하고 팀을 구성한다. 조직별 사명과 역할을 구체화하고 그 역할을 수행하는 팀을 구축하며 팀원을 선발한다. 비즈니스에서 팀 구축은 바둑에서 초기 포석을 짜는 것과 같다. 셋째, 각 팀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적·물적자원을 제공한다. 어쩌면 이 세 번째가 가장 어려운 역할일 수 있다. 그렇지만 상급 조직으로부터 인적·물적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성과는 사람과 돈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임원의 마지막 역할은 구성원들의 과제 수행 활동을 추진하는 것이다. 팀장과 임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무 수행 여부에서 차이가 난다. 물론 조직 규모가 작고 긴급한 상황에서 임원도 실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임원의 기본 역할은 실무를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업무 환경과 일하는 방식 구축에 있다.

임원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크게 공통 역량인 조직의 임원 인재상 혹은 인성 가치,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 역량, 리더십 역량으로 나눌 수 있다. 임원 인재상 혹은 인성 가치는 회사마다 다르다. 또한 전문 역량도 어떤 부문을 담당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연구개발 분야라면 조직에서 다루는 핵심 기술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생산 분야의 임원이라면 생산과 품질, 혹은 생산 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다.

리더십 역량 또한 회사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임원 리더십 역량으로 1) 비전 및 목표 제시 2) 전략적 사고 3) 의사결정 4) 의사소통 5) 문제해결 6) 조직관리를 제시한다. [표 2]에는 각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진단 리스트를 제안한다. 중간관리자라면 이 표를 기반으로 자신의 리더십 역량을 자가 진단할 수 있으며 인사 담당자들은 이 표를 발전시켜 중간관리자 중 예비 리더를 선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한편 각 역량은 중간관리자인 팀장에게도 요구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팀장과 임원에게 요구되는 각 리더십 역량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쉽게 말하자면 좀 더 큰물을 관리하게 된다고 이해할 수 있다. (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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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및 목표 제시 역량. 조직이 나아갈 미래 비전을 설정하고 비전 달성을 위한 목표와 계획을 수립해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능력이다. 팀장에게 요구되는 비전 및 목표 제시가 팀의 역할과 목표 설정이라면 임원은 조직(부문) 단위의 비전과 중장기 전략을 제시하고 사업의 방향과 세부 목표를 설정한다. 비전 및 목표 제시 역량은 팀장보다 임원에게 더욱 중요하게 요구된다.

한 사례로 기업의 신생 연구개발 담당 조직에 외부에서 신임 개발 담당 임원이 들어왔다. 신임 임원은 부임 후 새롭게 구성된 3개 연구개발팀에 사업 목표와 과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3개 팀이 제출한 사업 목표와 과제는 각양각색이었다. 신임 임원이 신생 연구개발 부문의 사업 목표와 주요 과제를 제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혼돈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전략적 사고 역량. 조직의 비전을 이해하고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며 비즈니스 환경 변화를 분석해 전략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팀장에게 요구되는 전략적 사고는 팀이 직면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둔다. 반면 임원에게는 사업 차원에서 환경 변화를 분석해 전략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임원은 조직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외부 시장과 고객에서 내부 조직으로 향하는 전체적 시각이 필요하다. 전략적 사고 역량은 팀장일 때에 비해 사업의 성과를 책임지는 임원에게 더욱 중요한 역량이다.

한 영업팀장이 영업 담당 임원으로 승진했다. 영업 담당 산하에는 국내영업팀과 해외영업팀이 있었는데 그동안 영업 담당은 국내영업팀에서 일해 왔다. 영업 부문의 실적은 국내 영업에 비해 해외 영업이 저조했다. 영업 담당은 해외사업을 활성화하기보다는 자신이 잘하는 국내 영업에 집중했다. 사업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했지만 회사의 비전이나 경영진의 의도와는 배치된 행동이었다. 결국 그 영업 담당은 회사 전체를 보는 시각과 해외사업을 키우는 전략적 사고의 부족으로 물러나게 됐다.

의사결정 역량. 개인 또는 조직이 특정 상황이나 문제에 대해 여러 대안 중에서 최적의 선택을 하는 능력이다. 팀장에게 요구되는 의사결정 역량은 팀 내부의 작업이나 성과 달성을 위한 결정, 혹은 일상적 조직 운영과 과제의 문제해결에 대한 결정이다. 반면 임원에게 요구되는 의사결정은 조직의 비전과 목표에 부합해야 하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 임원의 의사결정은 조직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실무를 잘하던 팀장이 임원이 돼 가장 힘들어 하는 순간이 바로 의사결정이다. 다양한 분석 자료와 의견을 수렴해도 리더가 최적의 결정을 하지 못할 때 조직에 엄청난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조직별 매출 감소에 따른 비용 축소 방안을 마련하라는 경영진의 지시에 한 신임 사업부장(임원)은 고민에 빠졌다. 비용을 줄이라는 말은 경비를 줄이거나 인건비를 줄이라는 것이다. 경비를 최소화하더라도 회사가 제시한 절감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인건비를 손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업부장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그가 최적의 결정을 하지 못한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사업부 조직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정해진 답은 없지만 조직의 목표, 과업 특성, 구성원 특성, 조직 및 팀 문화, 인재 선발 사이클 등 다양한 변수를 복합적으로 고려한다면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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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 역량. 타인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정보를 전달하며, 구성원들과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해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을 말한다. 의사소통 역량은 팀장이나 임원 등 모든 리더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이다. 팀장에게는 팀 단위 상사와 부하 직원 혹은 유관 부서 직원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면, 임원은 그 이외에도 상황에 맞는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공장장인 임원이 팀장에게 제품 생산 라인에 새로운 공법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 사항이 생산 현장으로 내려가 팀장이 관리자에게 전달하고, 관리자가 소속 팀원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공법을 검토하라는 지시가 신공법 기술개발로 잘못 전달돼 신공법 기술 투자로 연결된 사례가 있었다. 이처럼 조직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거쳐야 하는 의사소통 단계가 늘어나며 오류가 발생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그만큼 조직의 중요한 의사소통은 구두 말고도 서면으로도 전달하며 구성원들이 이를 잘 이해했는지 점검해야 한다.

문제해결 역량. 조직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인식하고 그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내서 해결하는 역량을 의미한다. 문제해결의 기본 프로세스는 문제 인식, 정보수집 및 분석, 목표 설정, 대안 탐색 및 결정, 실행 및 평가 피드백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리더십 역량 이외에도 문제 관련 전문성도 요구된다. 팀장에게 요구되는 문제해결 역량은 팀에서 발생하는 문제나 과제를 해결하며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팀원의 역량을 개발하고 성과 향상에 초점이 있다. 반면 임원에게 요구되는 문제해결 역량은 전사적 차원이거나 장기적 관점에서 문제 혹은 과제를 분석해 해결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열린 의사소통이 중요하며 개인이나 팀 차원이 아닌 조직 전체 차원에서 문제해결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이 요구된다. 문제해결에 대한 총체적 책임은 임원에게 심대한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임원 스스로 회복탄력성을 개발하거나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

조직관리 역량. 조직 내에서 효과적인 리더십을 행하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적·물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팀을 개발 및 구축하고, 조직 전반을 조정 및 통제해 성과를 향상시키는 활동을 의미한다. 팀장에게 요구되는 조직관리는 일상적인 팀 운영과 과제 수행, 업무 일정, 성과 관리 및 지원 등이 있다. 반면 임원에게 요구되는 조직관리는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인적·물적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전반적인 관리이다. 특히 세부적인 방법(How)보다 목표(What)가 중요하다. 팀 간의 협업, 조직의 성과 평가 및 피드백,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을 포함한 조직 전반을 관리한다. 한마디로 임원에게 조직관리 역량은 조직의 목표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효율적 운영과 관리 역할이다.


임원이 되기 위한,
임원을 길러 내기 위한 리더십 개발 방안

임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리더십 개발은 크게 조직에서 할 일과 개인이 할 일로 나눌 수 있다. 조직 차원에서는 바람직한 임원 인재상을 명확히 하고 임원에게 필요한 리더십 역량을 구체화한다. 이를 토대로 중간관리자 중 임원 후보자를 선정해 다양한 업무 경험이나 신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임원이 갖춰야 할 공통 지식과 리더십 역량을 강화한다. 임원 후보자를 대상으로 1대1 코칭을 통해 개인별 리더십의 강점을 키우고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개인이 임원에 필요한 리더십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두 가지 마인드세트를 갖춰야 한다. 먼저, 임원이 되겠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사전적 의미로 의지는 ‘어떤 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다. 임원이 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없다면 임원이 될 수 없다. 임원이 되고자 하는 강한 의지는 사원 시절부터 조직에 대한 강한 애착과 업무 몰입을 가능하게 하며, 도전적 과제도 거침없이 수행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임원을 목표로 실행 계획을 세우고, 세부 과제를 실행하며 점검하는 프로세스를 반복한다.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처리해 가다 보면 리더십과 전문 역량을 확보한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임원 리더십을 배양하기 위해 필요한 두 번째 마인드세트는 기업가정신이다. 앞서 임원에게 필요한 리더십 역량 6가지를 소개했다. 이러한 임원 리더십 역량의 바탕에 기업가정신이 있다. 기업가정신이란 ‘기업가가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도모해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의식’이다. 한마디로 새로운 일에 도전해 가치를 창출하려는 의식이다. 이러한 기업가정신은 리더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처음 임원이 되면 가장 어려운 점은 전체 사업을 바라보며 전략과 목표를 설정하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특히 기업이 위기에 처했거나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 기업가정신은 새로운 시장과 판로를 개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개인이 기업가정신을 키우는 효과적인 방법은 조직 내 새로운 과제에 참여하고 도전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많은 기업이 애자일 조직을 지향하고, 신사업 발굴을 위해 사내 기업가를 발굴하거나 임시 TFT를 구성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사원 시절부터 자신의 주어진 과업 이외에 개인이 도전하고 참여하는 과정에서 전략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조직관리 역량을 키워간다.

다음은 업무 수행을 통한 임원 리더십 역량 개발 방법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잘해야 한다. 지금 자신의 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 미래에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미래는 현재의 연장선상에 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자신의 생각과 다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미래를 생각해 보면 다양한 업무 경험은 임원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하기 싫고 하찮아 보이는 일도 조직 차원에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자신이 조직 책임자가 됐을 때 그 사람들의 어려움과 조직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현재의 과업을 꾸준하게 수행해 가는 과정 속에 임원이 되는 길이 열린다.

또 다른 방법은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다. 임원이나 리더가 되면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조직을 둘러싼 위기 요인은 없는지, 벤치마킹할 수 있는 다른 기업의 사례는 없는지 민감하게 모니터링해야 하는 것도 관리자의 역할이다. 이러한 변화의 신호는 기업 내부와 외부 네트워크를 통해 포착할 수 있다. 인맥을 구성한다고 하면 동문회나 향우회, 지역 모임 등 다양한 사람과 우후죽순으로 만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관계된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조직에 도움이 된다. 사내의 전문가들도 좋고 사외의 학자나 연구자들도 좋다. 세상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성장하고 만들어 간다. 개인들이 직무 경험이 쌓이고 승진하면서 자신과 관계된 사람들도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거나 리더의 위치로 성장해 간다. 동시대의 대내외 전문가들과 인적 관계 형성은 임원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이다.

끝으로 임원 리더십을 개발하는 전통적인 자기 계발 방법으로 리더십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나 코칭이 있다. 리더십 역량을 배양하기 위해 학교나 외부 기관을 찾아가 배울 수도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리더십 교육 과정도 잘돼 있기 때문에 온라인이나 사내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 활용도 좋다. 회사가 설정한 인재상에 맞는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은 임원 리더십 확보에 더욱 효과적이다. 자기가 속한 조직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목적 의식을 가지고 참여한다면 흙 속에서 진주를 발견하는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코칭은 리더가 되기 위한 핵심 스킬이 됐다. 코칭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코칭을 받아봐야 한다. 머리로 코칭을 아는 것은 코칭이 아니다. 코칭을 받아보고 직접 타인을 코칭해 보면서 자신도 코치형 리더로서 역할과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리더십은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이다. 영향력의 원을 넓히려면 타인의 어려움과 요구를 귀담아듣고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코칭은 신뢰받는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효과적인 도구이다.
  • 김성완 김성완 | 통코칭 대표

    필자는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 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디스플레이 HRD 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 대표로 리더십과 조직 개발, 기술 창업에 대한 코칭을 하고 있으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자문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의 마음혁명』 『리더십 천재가 된 김팀장』 『팀장의 품격』 등이 있다.
    coach@tongcoach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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