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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본질과 인간 중심 B2B2C 전략

B2C 최종소비자와의 경험-인사이트를
B2B 고객에 접목하는 것이 최고 경쟁력

조수호 | 382호 (2023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이제 전통적인 B2B 마케팅·영업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기술 발전으로 제품 경쟁력 격차를 벌리긴 너무나 어려워졌고, 구매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비즈니스 라인(LOB)은 훨씬 복잡해졌다. 수많은 LOB의 서로 다른 페인포인트를 해결해 주면서 공통의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제시해야 할 때다. B2B와 B2C의 구분을 허무는 B2B2C 마케팅이 필요한 이유다. B2B2C에 성공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① 다층적 마케팅 전략 ② 고객 경험 중심 전략 ③ 개방형 협력 생태계 구축 관리 ④ 디지털 플랫폼 구축 ⑤ 클라우드 CRM 및 마케팅 자동화 도구의 활용 등 5가지 전략을 추진해왔다. 이들 전략을 잘 결합해 각 기업에 적합한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들 전략을 실행하려면 선행해야 하는 요소들이 있다. 먼저 목표 고객 페르소나를 구체화하고, 여기에 맞춰 마케팅과 영업을 원팀으로 조직해야 한다.



1. B2B2C 마케팅이 지금 필요한 이유

1) 세일즈의 고객 관계: 1 vs. 10

필자가 복사기 영업을 하던 시기였다. 가장 실적이 좋은 두 사람의 영업대표가 있었다. 영업사원 A는 지방의 도청을 담당하고 있었다. 도청에는 100여 개가 넘는 서로 다른 부서가 있었고 매년 국감 시즌이 되면 도청 공무원들은 1년 치 복사량의 절반 이상을 복사해야 했다. 그러다 당시 성능이 좋은 대형 디지털 복사기가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각 부서는 경쟁적으로 이 복사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구매담당관과 집중적으로 오랜 관계를 유지하던 영업사원 A는 도청 내 복사기 점유율이 50%가 되는 과정에서 수년간 영업왕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 같은 영업 사례는 이제 잘 찾아볼 수가 없다. 기술의 발전으로 비슷한 제품들의 선택지가 많아졌고, 고객사인 기업들은 저마다 ‘더 잘하기’ 전략보다 ‘다르게 하기’ 전략을 추구하려는 패턴이 강해졌다. 단순히 성능으로 제품을 줄 세우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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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비즈니스 라인(LOB, Line of Business)도 과거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관계를 만들고 강화하는 것이 녹록지 않게 됐다. 영업사업 한 사람이 200~300개의 어카운트를 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해석도 있다. 회사를 대표해 각각의 LOB와 개인화된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하는 B2B 영업 모델에서 퍼모그래픽(Firmographic)1 에 기반한 통계학적 세그멘테이션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하나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지금은 평균 10명 이상 되는 LOB들을 설득해야 한다. 이들은 각자 서로 다른 페인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판매하고자 하는 솔루션은 LOB의 서로 다른 페인 포인트를 해결해 주면서 공통의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선 LOB별 페인포인트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2) 사람 대 사람(Human to Human)

영업사원 C가 있다. 해외 출장을 많이 다니면서 밀리언 마일리지를 쌓았다. C 씨에게는 아내와 자녀 둘이 있다. 가족과 휴가를 갈 때면 영업을 다니며 모아 온 마일리지를 사용한다. 항공사는 영업사원 C 씨를 B2B 고객으로 볼까, 아니면 B2C 고객으로 볼까?

우리는 사실상 B2B와 B2C의 구분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금은 H2H (Human to Human) 시대이다. XY기업의 바이어 B 씨는 공급사의 웹사이트를 들여다보고 영업 과정을 경험한다. B 씨는 퇴근 후엔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 소비자가 된다. 다시 직장에 돌아가 업무를 볼 때면 당연히 B2B나 B2C를 막론하고 본인이 경험한 최고의 구매 여정이 그 기준이 된다. 고객사의 담당자는 소비재 브랜드에서의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공급사의 그것과 무의식중에 비교해 본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리서치(Forrester research)에는 이런 말이 있다. “B2B 고객 70%는 개인화된 경험을 벤더의 웹사이트에서 기대한다”는 것이다. 결국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공감해주는 인간 중심의 소통, 지속적인 관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개인화된 경험 등이 B2B LOB에도 제공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 맥락에서 지난 수년간 B2B 마케팅 업계를 휩쓸던 키워드가 ABM이다. 기존 산업 중심의 마케팅(Vertical marketing)을 고객(Account) 중심의 마케팅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고객 중심의 마케팅에는 서로 다른 LOB를 유형화시키고 이들을 각각 공략하는 프레임워크가 작동한다. ABM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선 타기팅할 고객사와 고객사 내 LOB를 한 사람의 페르소나로 만들어 심도 있게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분석하고 더 나아진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3) 최고의 영업사원

고객은 공급사를 대표하는 영업사원에게 본인이 가진 페인포인트를 수시로 말하고 조언을 구한다. 그리고 그 조언을 평가하고 실행에 옮길지 여부를 판단한다. 영업사원의 조언이 신뢰를 받으려면 고객사의 담당자 및 임원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구매자는 최종 고객으로부터 수익을 얻는 사업 활동을 하는 기업이다. 공급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극대화해서 투자 수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강렬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활용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조언은 언제나 고객의 제일 관심사가 되고 늘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영역이다.

최고의 영업사원은 고객의 고객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인사이트를 발휘한다. 이러한 인사이트에 도움을 받아 고객이 변화에 성공했다면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조언자 지위를 갖는 것이다. 영업의 최고봉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고객의 고객에 대한 인텔리전스가 설득력을 갖고 신뢰를 얻으려면 자료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 경험이 필요하다. 영업사원의 선행 경험이 주는 신뢰는 막강하다.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은 본인이 판매하는 차량에 대한 선행 경험을 바탕으로 가감 없는 조언을 해 주는 영업사원을 경험을 해 보지 않고 권유하는 영업사원보다 훨씬 신뢰한다. 이는 고객의 현재 페인포인트에 대한 공감을 의미한다. 또한 도입하고자 하는 제품 및 솔루션에 관한 신뢰를 포함한다.

기업 고객 내 구매 의사결정의 참여자들이 갖는 페인포인트는 각자의 맡은 역할과 책임에 따라 다르지만 하나의 지점에서 결국 공통적이다. 이들의 고객, 즉 최종소비자에게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극대화할지에 대한 것이다. 이 시대에 최고의 영업사원은 B2C 최종소비자와의 직접적인 관여를 통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갖고 이를 B2B 고객에게 접목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다.

4) 소비자들에게 B2B 기업과의 직접 거래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다

소비자들은 유통 마진에 민감하다. 동대문상가, 마장동에서 도매상을 찾아다니는 소비자들을 보라. 반드시 소매 채널을 확보해서 납품하는 기업만이 최종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지금의 소비자는 원하는 제품이 있으면 검색해 전 세계 어디서든 구매한다. 현재 소비자의 구매에는 국경이나 언어가 장벽이 되지 않는데 B2B 기업의 직거래는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유통 채널은 아마존이다. 그런데 아마존에 가면 우리가 흔히 아는 내셔널 브랜드(National brand)가 잘 안 보인다. 역설적으로 이미 기업들의 탈아마존화가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나이키 같은 기업들은 총판 체계로만 판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직접적인 관계를 계속 가지려고 한다. 그 길만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이든 이제는 최종소비자와의 관여를 고려해야 한다. 동시에 거래처 담당자들이 한 사람의 소비자라는 사실도 인식해야 한다. 이들은 이제 B2C와 동질의 경험을 무의식중에 B2B 기업에도 기대한다. 고객의 총체적인 경험 측면에서 B2B 기업은 B2C만큼의 우수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B2B 고객들도, B2C 고객들도 그것을 똑같이 원하기 때문이다.


2. B2B2C 마케팅의 성공 전략

B2B2C에 성공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다음의 5가지 전략을 추진해 왔다. 5가지 성공 전략을 잘 결합해 각 기업에 걸맞은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 내야 한다.

· 다층적 마케팅 전략: 성공한 기업들은 목표로 하는 시장을 정확하게 이해한다. 최종소비자의 구매 동기 및 구매 행동을 파악하고, 최종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시장의 유통 경로와 이에 관련된 B2B 구조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접근하면서도 B2B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

· 고객 경험 중심 전략: 성공한 기업들은 고객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제품 또는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이는 브랜드 로열티를 증진하고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 개방형 협력 생태계 구축 관리: B2B2C 모델에서는 제조업체, 유통업체, 그리고 소비자 모두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성공한 기업들은 이들 간의 파트너십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각각의 이익을 극대화한다.

· 디지털 플랫폼 구축: 온라인/디지털 플랫폼은 B2B2C 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이다. 디지털 플랫폼 구축 및 공급을 통해 제로 파티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들은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솔루션을 제공할 때, 디지털 마케팅은 B2B와 B2C 고객에 걸쳐 더욱 효과적인 개인화된 관여를 할 수 있다.

· 클라우드 CRM 및 마케팅 자동화 도구의 활용: 성공한 기업들은 지속적인 혁신과 적응성을 통해 빠른 변화에 대응해 왔다. 클라우드 CRM 및 마케팅 자동화 도구를 활용해 새로운 마케팅의 기술적 환경이나 시장 동향에 민감하게 대응해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지속 성장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한다.

1) 다층적 마케팅 전략

첫 번째 비결은 B2B와 B2C에 대한 다층적 마케팅 전략의 이행이다. 다층적 마케팅은 B2B 시장에서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직접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B2C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광고 및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마케팅 활동이다.

다층적 마케팅의 효과를 보기 위해선 목표 시장의 최종 고객과 B2B 고객을 모두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해야 한다.

허니웰(Honeywell)은 글로벌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제조업을 영위하면서 B2B와 B2C 시장에서 다층적인 마케팅 전략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기업이다. 이 기업은 자동화 제어 시스템, 안전 장비, 에너지 솔루션 등 다양한 기술 제품을 B2B 시장에서 제공하고, B2C 시장에서는 가정용 스마트 홈 제품, 공기청정기 등을 판매하고 있다. B2C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온라인 및 오프라인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활용해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B2B 시장에서는 산업 전시회 및 전문 행사를 통해 기업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B2B 고객을 대상으로는 디지털 시스템을 통한 주문 및 공급망 관리를 할 수 있다. 한편 B2C 시장의 소비자들에게도 쉽게 제품을 찾고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허니웰은 기업용 제품과 소비자용 제품 모두에서 안정성, 신뢰성, 혁신성 등의 가치를 일관되게 강조한다.

이처럼 다층적 마케팅 전략은 B2B와 B2C 고객 모두에게 브랜드의 가시성을 높일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내 포지셔닝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2) 고객 경험 중심 전략

두 번째 비결은 고객 경험 중심의 전략이다. 이 전략은 특히 기업형 유통 채널이 고객 접점을 점유하고 있을 때 효과가 더 크다. 소비자와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강조함으로써 제조기업은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판매 채널과 시너지를 높이고, 제품 또는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결과적으로 이는 규모가 큰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북미시장에서 성공적인 판매 성과를 이뤄냈다.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약 66만 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다. 2023년 10월까지 미국 자동차 시장 판매량이 1290만 대로 전년 대비 12.5% 증가했으므로 시장 평균보다 25%가량 더 많이 판매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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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그룹의 약진은 특히 두드러진다. 올 들어 두 배 이상 판매가 증가해 2023년 3분기 기준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은 거의 10%에 달한다. 이는 테슬라 다음 두 번째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제조사가 됐음을 의미한다.

기아자동차의 미국 시장 내 판매량 증가 비결은 무엇일까? 미국 자동차 시장에선 소비자가 딜러 매장에 가서 야드에 입고돼 있는 차량을 쇼핑하고 즉시 보유하는 것은 일상적인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시장에선 현재 재고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신규 주문보다 선호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재고 차량을 선택하면 주문 과정을 기다릴 필요가 없는 반면 신규 주문은 주문 생산 과정, 배송 등의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또한 차량의 상태와 성능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확신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지역별로 이미 대규모의 딜러 사업을 하고 있는 딜러 그룹들은 재고 차량을 빠르게 판매하기 위한 할인, 리워드, 현금 인센티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자유도가 높다. 따라서 기존에 딜러와 관계를 맺고 있는 소비자에게 차별적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신규 소비자를 더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진다.

가령, 기아 K5와 도요타 캠리를 고려 중인 소비자 A 씨가 있다고 하자. A 씨는 각각 기아 K5 사이트와 도요타 캠리를 구글에서 검색해 각 제조사의 웹사이트를 방문한다. 기아는 A에게 현재 K5의 딜러 재고 현황을 즉각적으로 보여주지만 도요타는 신규 주문을 하도록 유도한다. A 씨는 기아 K5 딜러 재고 현황 페이지에서 원하는 모델을 보유한 근처 딜러 매장에 시승 예약을 한다. 코로나 이후 모든 소비자 접점이 온라인에서 먼저 이뤄지는 미국 시장에서 기아자동차가 경쟁사에 비해 신규 소비자를 먼저 확보할 가능성이 높았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

결과는 실제로 이렇게 나타났다. 2023년 북미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자동차 판매량이 15.2% 증가할 동안 시장점유율 1위 싸움을 하고 있던 도요타는 고작 3.8% 증가했다.

3) 개방형 협력 생태계 구축 관리

세 번째 비결은 개방형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B2B2C 모델에서는 제조업체, 유통업체, 그리고 소비자 모두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성공한 기업들은 이들 간의 파트너십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각각의 이익을 극대화했다.

현재 인공지능 산업 발전의 가장 큰 이익을 얻고 있는 기업으로 엔비디아(NVIDIA)가 꼽힌다. 엔비디아는 그래픽 처리 유닛(GPU) 분야의 최강자로 기업과 개발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혁신을 이루고, 동시에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엔비디아는 제품을 B2B 판매 채널을 통해 사용자에게 공급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사용자와 협력을 구축했다. 다양한 산업 분야 기업과는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고 그래픽 관련 작업, 딥러닝, 과학 연구 등에서 뛰어난 성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외부의 개발자들이 자사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개발 플랫폼인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를 통해 개발자들은 엔비디아의 GPU를 활용해 고성능 컴퓨팅 및 병렬 처리를 구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개발자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4) 디지털 플랫폼 제공

네 번째 비결은 디지털 플랫폼의 구축과 이를 데이터 기반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디지털 플랫폼 구축은 주로 내부 운영 측면에서 우수하다. 그러나 외부 디지털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그림 2에서 Pro-insider에 해당한다.

디지털 혁신 분야에서 디지털 요다(Digital Yoda)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꼽힌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전통적인 B2B 모델을 B2B2C로 성공적으로 변화시켰다. 이 회사 역시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통해 고객이 제품을 직접 선택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상에서 제품 카탈로그, 기술 자료, 가격 정보 등을 효과적으로 제공하며 고객의 구매 결정을 지원한다.

디지털 플랫폼 제공 이후 이들은 고객의 니즈와 관심사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콘텐츠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제품 및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또한 고객 피드백과 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하고 고객의 요구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고객들의 행동 및 구매 기록을 데이터로 수집하고 분석해 개인화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다. 이를 통해 맞춤형 광고 및 캠페인을 제공해 고객들의 관심을 최대한으로 유도하고 있다. 기술제품 정보뿐만 아니라 산업 트렌드, 지속가능성, 에너지 효율성에 관한 다양한 주제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클라우드 CRM과 자동화된 마케팅 플랫폼을 도입해 고객들에게 특정한 이벤트, 프로모션, 신제품 출시 등과 관련된 정보를 개인화된 방식으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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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이미 많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사용 중인 업무용 메신저 슬랙(Slack)은 고객 접점의 핵심적인 마케팅 콘텐츠로 고객 사용 후기(Testimonial)를 잘 활용하고 있다. 슬랙 포 팀즈(Slack for Teams) 캠페인을 통해 실제 고객의 업무상 사용 후기를 생생한 비디오, 그래픽이나 성공 사례 문서로 제공한다. 영업대표가 아닌 다른 기업 담당자의 비슷한 고민에 대한 생생한 증언은 감정적으로 ‘나’를 투영해 더 깊숙히 어필하고 영업팀에 연락할 충분한 동기를 부여한다.

디지털 플랫폼 제공과 활용의 핵심은 유의미한 데이터의 수집과 이를 개선에 적용하는 것이다. 마케팅에서 고객의 구매 동기를 파악하고, 고객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모으고 분석하는 기업은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 SK 렌터카의 스마트링크 사업이 대표적이다. 스마트링크는 법인 차량으로부터 차량의 운행 정보나 상태 정보 데이터 등을 단말기를 통해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차량 운행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데이터 인사이트와 관련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렇게 수집된 제로파티(Zero-party) 데이터2 는 차량 운행에 대한 더 나은 관리 방법을 제시해 기업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장된 사업 모델을 발굴할 수도 있다. 스마트링크는 B2B 고객뿐 아니라 B2C 고객에게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주말에 운행을 하지 않는 차량의 정보를 자동으로 취합해 주말에 차량이 필요한 임직원에게 복지 형태로 렌트를 할 수 있도록 확장한다. 이로써 모든 임직원은 해당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제품의 사용 로그로부터 생성된 데이터를 마케팅 활동에 활용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힐티(Hilti)는 전통적인 B2B 시장 내 강자로서 건설 및 건물 유지보수 산업에 특화된 전문 도구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힐티코리아는 모바일 앱 온트랙(ON!Track)을 통해 고객에게 공구나 장비의 위치, 상태 모니터링, 현재 사용 중인 작업자, 유지보수 알림 시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디지털 플랫폼인 힐티 커넥트(Hilti Connect)를 통해 최종사용자 고객에게 원격으로 제품 모니터링, 유지보수 알림, 온라인 주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건설 현장에서의 작업자들이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힐티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품 카탈로그, 교육 콘텐츠, 설치 가이드 등을 제공한다. 고객은 힐티의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온라인 교육을 통해 제품의 올바른 사용법을 학습할 수 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힐티는 고객의 사용 제품의 현황과 고객에게 필요한 콘텐츠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게 된다. 힐티는 이렇게 획득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타깃 고객에게 맞춤형 캠페인을 전개한다. 이를 통해 특정 산업 세그먼트나 제품 카테고리에 관심 있는 고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5) 클라우드 고객관계관리(CRM) 및 마케팅 자동화 도구의 활용

다섯 번째 비결은 클라우드 CRM 및 마케팅 자동화 도구의 활용이다. B2B 고객 혹은 B2C 고객과 관여를 효과적으로 만들려면 대량 개인화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량 개인화는 마케팅 자동화가 수반된다. 단, 자동화하지 않은 것처럼 최대한 개인화된 메시지를 고객이 경험하게 해야 한다.

개인화 마케팅이 성숙할수록 기업은 더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시대다. 고객의 웹사이트 방문 행동과 e메일 반응 행동을 추적하고 분석해 고객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정교하게 타기팅한 캠페인을 전개할 수 있다. 이렇게 전환된 고객들에게 e메일 마케팅을 자동 맞춤형으로 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제품 서비스 소식, 프로모션 등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을 통해 가장 관심이 높고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잠재 고객을 영업팀에 추천해 줄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통합된 CRM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파나소닉 디바이스 세일즈 코리아는 산업 자동화 및 관련 센서, 소재, 모듈, 반도체, 모터 등을 제공하는 복합 기술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클라우드 CRM 및 마케팅 자동화 도구인 허브스폿(HubSpot)을 이용해 디지털 마케팅 및 리드 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특히 인바운드 마케팅 전략3 을 채택하고 콘텐츠 마케팅, 블로그 등을 활용해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늘리는 한편 유용한 콘텐츠를 통해 자사의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서 e메일 마케팅을 통해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마케팅 자동화를 활용해 리드 생성, 유지,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개인화된 e메일 캠페인을 실행해 고객들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을 활용해 웹사이트 방문자의 행동을 추적하고, 이를 분석해 관심을 가진 고객을 식별하고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3. B2B2C 마케팅 성공 전략의 두 가지 선행 조건

B2B2C 마케팅을 성공시키기 위한 5가지 전략을 살펴봤다. 이러한 전략을 실행하려면 선행돼야 하는 요소들이 있다. 첫째는 목표 고객 페르소나를 구체화하는 것이고, 둘째는 마케팅-영업을 원팀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1) 고객을 심도 있게 구체화하라: B2B 페르소나와 B2C 페르소나

B2B2C 마케팅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선 목표 시장의 고객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과거의 통계적 세그멘테이션 기법에 의존하기보다 실제 고객에 매우 근접한 구체적인 이상적인 고객 페르소나 프로필과 이들의 페인포인트와 목표 등이 포함된 고객의 스토리를 만들어 이를 마케팅에 적용해야 한다. 고객이 어느 구매 단계에서, 어떤 터치포인트에서, 어떤 콘텐츠와 오퍼를 원하는지 알고 이를 웹사이트, 블로그, 소셜미디어, e메일 마케팅 등에 적용해야 한다.

페르소나 개발을 위해선 먼저 고객 관련한 내외부 데이터를 분석한 후 이상적인 고객에 대한 세그먼트별 구분을 한다. 다음으로 워크숍을 통해 전략 목표와 우선순위 설정 및 심층 데이터 수집에 관한 사항들을 정의한다. 목표 세그먼트 내의 실제 고객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서 페르소나의 페인포인트와 자사의 솔루션 경험에 관한 구매 여정을 파악해 목표 고객 페르소나 프로파일과 스토리텔링을 만든다.

특히 B2B2C 마케팅을 위해선 B2B 페르소나와 B2C 페르소나를 각각 만들어야 한다. B2B 환경에서는 의사결정이 여러 사람으로 이뤄지며 팀이나 부서 간 협력을 필요로 할 때가 많다. 주로 비용, 효율성, 생산성 향상과 같은 비즈니스 목표 달성이 중요하다. 중점을 두는 것은 현재 업무에 관련된 특정 비즈니스 문제 해결과 비용-편익 효과에 기인한 구매 동기이다.

B2C 소비자는 자주 제품을 교체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시도하므로 빠른 구매 결정이 특징이다. B2C 페르소나는 개인 혹은 가족 단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중점을 두는 것은 감성과 경험에 기인한 구매 동기다.

2) 마케팅과 영업을 원팀으로 조직하라: 레브옵스(RevOps)4

“매출 측면에서 한 팀처럼 잘 얼라인된 조직은 그렇지 않은 회사들보다 58% 빠른 매출 성장을 하고, 72%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한다.”5

고객 여정상에서 막힘이 없는 경험을 제공하려면 고객 여정의 처음과 끝에 걸쳐 있는 마케팅, 영업, 고객서비스 팀이 한 팀처럼 움직여야 한다. 이들 간의 팀워크가 매출 목표 달성의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이야 고객 관여 부서들이 함께 ‘원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지만 2010년대 중반까지도 경영층의 관점에서는 명확하게 마케팅은 끄는(Pull) 부서이고 영업은 미는(Push) 부서라 생각했고 상호 견제하기도 했다. 현재도 이런 관행이 남아 있는 회사들은 여전히 있다. 특히 아날로그 영업만 통용되던 시절에는 그 관계가 견원지간인 경우가 많았다. 필자는 ‘시장을 모르는 마케팅, 고객 니즈와 무관한 밀어내기 영업’이라고 서로 손가락질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 바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영업 현장에도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인사이드 세일즈가 등장했다. 마케팅과 영업의 경계가 모호해 지더니 마케팅과 영업이 기존의 갈등 관계를 접고 긴밀한 상시 협력을 하는 팀으로 얼라인돼야 한다는 당위성이 공감되기 시작했다.

스마케팅(SMARKETING, Sales & Marketing)의 등장이다. 스마케팅에서는 마케팅팀이 새로운 리드를 계속 영업팀에 공급하고 영업팀은 전달받은 리드를 영업 기회화하는 프로세스를 매출 목표에 맞춰 운영한다. 마케팅팀과 영업팀이 잘 조정돼 있을 때 계약 성공률은 38% 증가하고, 고객 유지율은 36% 증가한다.6

마케팅과 영업을 원팀으로 조직화하는 모델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레브옵스 전담 부서를 별도로 둬 매출 전략 실행을 관리하게 하는 모델이다. 마케팅 관리와 영업 관리 등은 기존대로 각각 운영한다. 세계적 소프트웨어 기업인 세일즈포스의 레브옵스 모델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마케팅-영업-고객서비스의 통합 어드민 팀을 포함해 조직화하는 모델이다. 최고매출책임자(CRO)가 마케팅-영업-고객 성공에 걸친 교차 기능 팀을 관리하고 CEO에게 보고한다. 빠른 성장을 하는 스타트업들이 취하는 방식이다. 어떤 조직화 모델을 선택하든 성공의 첫 번째 조건은 분명하다. 고객을 중심에 두고 마케팅 – 영업이 더 나아가 고객서비스팀이 하나의 팀처럼 운영돼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조수호 | 퍼포마스 대표

    조수호 퍼포마스 대표는 디지털 매출 성장 솔루션 분야의 글로벌 전문가다. 허브스폿(HubSpot) 한국사용자그룹 리더 및 미국 뉴칩(NewChip) 액셀러레이터에서 글로벌 멘토로 활동 중이다. 한국 IBM, 딜로이트컨설팅, 오픈타이드차이나, GfK, 한국후지제록스 등에서 영업대표, 마케터, 데이터전문가, 전략컨설턴트 등 다양한 역할을 경험했다. 현재는 미국 텍사스와 한국을 오가며 퍼포마스를 경영하고 있다. 한국외대를 졸업하고 영국 본머스(Bournemouth)대에서 마케팅 석사 학위를 받았다.
    richard@performa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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