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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삐, 공사장 탐지됐습니다”… AI가 미리 찾는 통신망 위험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09.03
SKT, 차량 영상 실시간 위험 분석… 중장비 등 통신장애 위험 요소 골라
KT, 트래픽 등 분석으로 장애 예측
LGU+, 로봇이 통신장비 상시 점검
통신망 관리 ‘사후 대응’→‘사전 감지’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통신 인프라 점검 솔루션 ‘톺다’가 주행 중 촬영한 영상에서 공사장을 탐지해 화면에 표시하고 있다. ‘톺다’는 업무용 차량이 촬영한 영상을 AI로 분석해 공사장, 중장비, 시설물 이상 등 통신시설 주변의 위험 요소를 찾아내는 시스템이다. SK텔레콤 제공
“공사장 탐지되었습니다.”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텔레콤 사옥을 출발한 버스가 도로를 달리자 앞쪽 대형 화면에 안내 문구가 떴다. 화면에는 차량의 현재 위치가 표시된 지도와 전면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촬영하는 도로 영상이 함께 나왔다. 잠시 뒤 길가의 굴착기를 지나자 이번에는 “포클레인 탐지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공사 중 땅속에 묻힌 통신 케이블이나 지상의 전선을 건드려 통신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소를 인공지능(AI)이 미리 탐지한 것이다.

● 사람이 살피던 통신시설, AI가 대신 살핀다

SK텔레콤은 이날 AI 기반 통신 인프라 점검 솔루션 ‘톺다’를 공개했다. 톺다는 ‘샅샅이 훑어보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평소 출장 등의 용도로 쓰는 업무용 차량에 카메라와 위치정보 장치 등을 설치해 놓으면 주행 중 촬영한 영상을 AI가 분석해 공사장이나 중장비, 시설물 이상 등 통신시설 주변의 위험 요소를 찾아낸다. 별도의 점검 차량이나 인력을 새로 투입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날 버스 안에서는 누구도 창밖을 유심히 살피지 않았다. 그 대신 차량 앞쪽에 달린 카메라가 도로 풍경을 찍고, AI가 그 안에서 통신 케이블, 전봇대 등 통신시설에 위험이 될 만한 요소를 골라냈다. 이날 버스가 3km를 약 10분 동안 이동하는 사이 AI는 1820장의 이미지를 분석해 공사장과 굴착기 등 28개 물체를 찾아냈다.

AI가 공사장과 굴착기를 찾는 이유는 이들이 통신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소이기 때문이다. 굴착 작업 중 땅속 통신 케이블이 끊기면 인근 기지국이나 인터넷망에 장애가 생겨 이용자들의 통화·데이터 이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선 사고가 일어나면 인근 지역 통신이 마비돼 피해가 크다”며 “외부에 노출된 케이블이 늘어지거나 전봇대가 기울어지는 등 노후화된 설비는 안전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SK텔레콤이 관리하는 광케이블만 20만 km로 지구 약 5바퀴 길이에 해당하고 전봇대도 235만 개에 달한다. 방대한 양이지만 기존에는 직원 2명이 차량에 타고 케이블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 서행하며 시설물을 눈으로 살피고, 필요하면 차에서 내려 직접 확인해야 해 점검에 한계가 있었다. 톺다는 이 과정에서 사람이 놓칠 수 있는 공사장이나 중장비, 시설물 이상을 먼저 찾아낸다. 단순히 굴착기를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작업 중인지, 통신 케이블과 얼마나 가까운지도 함께 따져 출동이 필요한 곳만 골라낸다.

실제 이날 AI가 찾아낸 굴착기는 통신시설 인근에 있었지만 주차된 상태여서 바로 출동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반대로 통신 관로 인근에서 작업을 하는 굴착기가 감지되면 AI가 위험도를 분석해 현장 직원에게 점검 알림을 보내고, 직원이 해당 장소로 출동한다. SK텔레콤은 5년간 현장 사진 2만2000장을 AI에 학습시켰고, 현재 탐지 정확도는 88%다. 내년에는 95%의 정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장애 감지·장비 점검도 AI로

다른 통신업체들도 사람 대신 AI가 먼저 통신시설 관련 문제를 찾아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KT는 자체 개발한 자율 운용 플랫폼 ‘에이아이오넷(AIONet)’으로 기지국과 통신장비에서 나오는 트래픽, 경보, 시스템 기록 등을 실시간 분석해 장애 가능성을 미리 찾아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I 에이전트와 자율주행 로봇 ‘유봇(U-BOT)’을 통신장비를 관리하는 건물에 투입해 장비 상태와 전원, 온습도 등을 상시 점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반복적인 현장 점검을 줄이고, 필요한 곳에 사람이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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