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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 한충전 품고 전기차 충전사업 재편…에너지 플랫폼으로 확장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08.20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현대엔지니어링은 20일 이사회를 열고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한충전)를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합병기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존속회사로 남고 한충전은 소멸한다.

이번 합병은 현대차그룹 내에 나뉘어 있던 전기차 충전사업 역량을 현대엔지니어링으로 모으기 위한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해온 충전시설 구축과 운영·유지보수에 한충전의 회원 기반과 플랫폼 운영 역량을 더해 충전사업 전 과정을 한 회사에서 담당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2년부터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과 운영, 유지보수 사업을 해왔다. 현재까지 약 1만2000기의 충전시설을 구축했으며 충전시설 상태를 관리하는 ‘EVC 통합관제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한충전은 약 24만 명의 회원과 4000기 규모의 충전시설을 기반으로 충전 서비스와 플랫폼을 운영해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충전기를 설치하고 관리하는 데 강점이 있다면 한충전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온 셈이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충전시설 구축부터 운영·유지보수, 회원 관리, 고객 서비스, 플랫폼 운영까지 한 회사에서 맡을 수 있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합병 이후 고객용 전기차 충전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고 충전시설과 회원 기반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점도 합병 배경이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지난 4월 15일 기준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는 100만 대를 넘어섰다. 신차 구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9.2%, 2024년 8.9%, 2025년 13.0%에서 올해 상반기 23.2%까지 높아졌다.

합병비율은 1대 0.3132476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주당 평가액은 5만8101원, 한충전은 1만8200원으로 산정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합병신주를 발행해 기존 한충전 주주에게 보유 주식에 따라 배정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한충전을 합병하는 이유는 충전기 사업만 키우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배터리를 하나의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해 전력시장까지 사업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제주 지역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전력망과 연결해 활용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V2G(Vehicle-to-Grid)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V2G는 전기가 남는 시간에는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고,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에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다시 전력망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전기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전기차 충전 사업 모델 구상도.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앞으로는 여러 대의 전기차 배터리를 묶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PP)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력중개시장에 참여하고 전력 거래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한충전이 보유한 회원과 플랫폼의 가치도 커진다. 충전 플랫폼에 연결되는 차량과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활용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입장에서는 충전기 설치뿐 아니라 고객과 차량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기반까지 확보하는 셈이다.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룹사와 함께 사용 후 배터리를 ESS로 다시 활용하는 UBESS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ESS를 결합한 전기차 충전소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그리고 있는 사업의 흐름은 충전시설 구축에서 시작해 충전기 운영, 회원 확보, 전기차 배터리 활용, VPP 플랫폼 구축, 전력시장 참여로 이어진다. 이번 한충전 합병을 통해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자에서 고객과 전기차 배터리, 전력시장을 연결하는 에너지 플랫폼 사업자로 사업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사업의 성장성과 사업 시너지, 운영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한충전 흡수합병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면서 “고객에게 더욱 편리한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충전시설과 미래 에너지 사업을 연계한 통합 EVC 사업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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