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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로 본 한국 사회

한국인 74% “가치관 다른 사람 신뢰 어렵다”
기업이 사회 협력 촉진 역할할 땐 “더 신뢰”

최호진 | 438호 (2026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한국 사회가 단순한 불신을 넘어 사회적 단절이 심화되는 ‘고립의 시대’에 진입했다. 2026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의 74%가 자신과 다른 가치관·정보원·사회 문제 접근 방식을 가진 사람을 신뢰하지 않거나 신뢰를 망설이는 ‘고립적 사고’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립적 사고의 확산 배경으로는 관세 갈등, 생성형 AI로 인한 위기감, 알고리즘 기반 미디어 환경의 편향된 정보 소비 강화 등이 꼽혔다. 갈등과 고립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신뢰의 재연결(bridging)’이 제시됐다. 개인 차원에서는 차이를 인정하는 태도를 가지고, 정부는 책임 있는 공적 담론 등을 수행하며, 기업은 특정 편에 서기보다 다양한 집단 간 협력과 교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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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란?


1952년 설립한 에델만은 기업 및 기관이 브랜드와 평판을 구축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기업으로 현재 전 세계 60개 이상의 오피스에 6000여 명의 전문가를 두고 있다. 에델만은 세계 여론주도층(Informed Public)과 일반 대중(Mass Population)을 대상으로 정부, 기업, NGO, 미디어 등 주요 사회 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분석하는 연례 연구인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를 시행해왔다. 매년 1월 다보스 포럼을 기점으로 발표되는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는 올해로 26주년을 맞았다. 조사 결과는 기업, 미디어, 정부, NGO에 대한 신뢰 수준과 사회적 변화에 대한 주요 지표를 제시하고 글로벌 의제를 형성하는 중요한 자료이자 글로벌 리더들의 의사결정에 핵심 레퍼런스로 꾸준히 활용되고 있다.


“불신을 넘어 ‘고립의 시대’에 진입했다.”

글로벌 PR 컨설팅 그룹 에델만코리아가 ‘2026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2026 Edelman Trust Barometer)’에서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2026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는 2025년 10월 25일~11월 16일 온라인 설문조사로 실시됐으며 전 세계 28개국 약 3만400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신뢰지수는 46%를 기록하며 여전히 주요 기관에 대한 불신 영역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 에델만은 ‘양극화(2024)’ ‘시스템에 대한 불만(2025)’에 이어 올해 사회적 단절을 핵심 트렌드로 지목하면서 공통된 가치와 신뢰 기준이 해체되며 사회가 각자의 세계로 파편화되는 현상을 진단했다. 이에 한국 리포트의 주제로는 ‘고립 속의 신뢰(Trust Amid Isolation)’를 선정하면서 사회적 고립 심화가 신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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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 74%,
‘고립적 사고’ 경향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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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74%는 ‘고립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평균(70%)을 웃도는 수치로 자신과 다른 가치관·정보원·사회 문제 접근 방식을 가진 사람을 신뢰하지 않거나 신뢰를 망설이는 경향이 확인됐다. (그림 2) 성별로 보면 남성(77%)이 여성(72%)보다 고립적 사고를 가진 비율이 높았으며 연령별로는 55세 이상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또한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에서 고립적 사고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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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고립적 사고가 심리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28개국 중 기업 신뢰도 26위, 고용주 신뢰도는 최하위인 28위로 조직에 대한 불신이 구조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직장인 대다수가 자신의 고용주를 신뢰하지 않는 경향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조직 내 협업과 생산성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로 조사 결과, 한국 직장인의 33%가 프로젝트 팀 리더가 자신과 다른 정치적 신념을 가질 경우 “그들의 성공을 돕는 데 노력을 덜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37%는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관리자에게 보고하느니 차라리 부서를 옮기겠다”고 답해 조직 내 협업 위기가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냈다. 이런 인식은 대외 경제 활동에도 영향을 미쳐 물가 상승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국내에서 영업하는 해외 기업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25%를 기록하는 등 고립적 사고가 ‘경제적 민족주의’로 전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갈등·AI 위협·가짜뉴스…
불안이 고립을 가속시킨다

이 같은 고립적 사고가 심화한 배경에는 복합적인 불안 요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66%가 국제 무역과 관세 갈등이 재직 중인 회사에 타격을 줄까 우려된다고 답했다. 작년(58%) 대비 8%p 증가한 수치다. 경기 침체로 인한 일자리 상실을 우려하는 직장인도 70%에 달했다. 또한 미국, 영국, 중국, 독일, 브라질 등 5개 주요 시장에서 진행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성형 AI로부터 실질적인 이점을 얻기보다는 뒤처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우려는 고소득층(31%)보다 저소득층(54%)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편향된 정보 소비를 부추기는 미디어 환경도 고립적 사고를 촉진하고 있었다. 한국인 응답자의 64%가 “외국이 우리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허위 정보로 미디어를 오염시킬 것이 우려된다”고 답했으며 이는 5년 전 대비 21%p 증가한 수치다. 또한 SNS는 특히 개인의 콘텐츠 소비와 검색 패턴에 따라 비슷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이 작동해 응답자의 71%가 사실상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일치하고 이를 강화하는 콘텐츠만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출처로부터 최소 주 1회 이상 정보를 접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년 대비 6%p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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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은 ‘신뢰 재연결’

한편 한국 응답자 4명 중 3명은 미래를 낙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세대의 삶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23%에 불과했다. 이는 글로벌 28개국 평균(32%)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로 한국 사회 전반에 확산된 고립감을 보여준다. 에델만 코리아는 갈등과 고립감이 만연한 한국 사회에 대한 진단과 함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성도 제시했다. 특히 개인·기업·정부 모두에 중요한 과제로 ‘무너진 신뢰의 재연결(bridging)’을 꼽으며 신뢰를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을 강조했다.

개인 간 신뢰 회복의 출발점은 차이에 대한 인정과 수용이다. 조사 결과, 핵심 가치관이 다른 사람을 신뢰한다고 응답한 이들은 상대방이 열린 태도를 유지하며 나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점(49%)과 차이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한다는 점(46%)을 신뢰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 또한 집단 간 갈등을 완화하고 신뢰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로는 특정 집단을 비난하거나 낙인찍는 발언 자제(74%), 정치인들의 책임 있는 공적 토론 참여(72%) 등을 꼽았다.

한국인 응답자들은 기업이 사회적 갈등 이슈에 있어 특정 편에 서기보다 ‘해결책 모색을 위한 협력 촉진(33%)’ 역할을 수행할 때 해당 기업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직 내 갈등을 줄이고 신뢰를 형성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로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직원 간 교류 기회 제공(76%), 시민단체 등 일반적으로 기업과 연관되지 않은 조직과 협력해 문화적·정치적 경계를 넘는 대화 촉진(75%) 등을 꼽았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현지 채용 확대, 지역사회 프로젝트 투자 및 위기 회복 지원, 사회단체 기부 등 지역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인 신뢰 회복 방안이 될 수 있다.

장성빈 에델만 코리아 대표는 “불신을 넘어선 ‘고립’은 사회적 합의를 불가능하게 하고 국가 경쟁력을 저해한다”며 “차이를 없애기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신뢰 재연결’이 기업과 정부의 필수 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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