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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12개의 무기를 준비하며

김현진 | 424호 (2025년 9월 Issue 1)
“격동의 시대에 가장 큰 위험은 격동 자체가 아니라 어제의 논리로 행동하는 것이다.”

경영 사상가 피터 드러커가 남긴 이 말은 변화의 속도보다 그 본질을 제대로 읽고 대응하는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본격적으로 올해 후반부에 접어들며 2026년을 준비하는 지금, 곱씹어봐야 할 조언입니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 둔화, 지정학적 긴장, 고금리와 소비 위축, 노동 환경 변화 등이 겹치며 기업들이 팽팽한 긴장 속에 한 해를 보냈습니다. 내년 역시 뚜렷한 개선 신호가 보이지 않는 만큼 미래 변화를 정밀하게 예측하는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됩니다.

DBR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즈니스 트렌드 인사이트’를 통해 2026년 경영 키워드를 제시합니다. 소비자 중심의 일반 트렌드 서적과 달리 경영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 인사이트를 담기 위해 학계·산업계 전문가 100명의 의견을 모으고, 글로벌 컨설팅 리포트와 HBR, MIT 슬론 리포트 등을 참고해 12개 키워드로 압축했습니다.

12개의 키워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전환’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인재 및 조직 전략의 전환입니다. ‘하이퍼 인텔리전트 퍼포머’라 불리는 초고성과자는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존재가 됐습니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이미 ‘인재 전쟁’을 넘어 ‘인재 약탈’ 단계에 접어들었고 CEO가 직접 나서 수천억 원 규모의 보상을 제시하면서 이들을 영입하고 나섰습니다. 동시에 노동력의 경계는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정규직·비정규직·프리랜서, 인간과 AI가 얽힌 ‘워크포스 생태계’가 현실이 된 것입니다.

AI 등의 기술이 주도하는 다소 차가운 현실 속에서 인간미와 감성을 자원으로 삼는 심리적, 정서적 전환도 눈에 띕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웃음을 잃게 된 사람들이 소소하게나마 웃을 일을 찾게 되는 욕구가 ‘스마일노믹스’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미소 짓는 프로필 사진을 올린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더 많은 손님을 끌어들이는 사례는 미소가 심리적 안정뿐 아니라 실제 경제 효과까지 창출하는 ‘마법의 재료’가 된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귀여운 괴물 모양의 ‘라부부’ 열풍에서도 ‘미소수익률(Return on Smile)’의 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제 일상으로 깊숙이 침투한 AI는 소비자 경험의 공동 설계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기보다 AI가 대신 설계해주는 DIFM(Do-It-For-Me) 모델은 AI 경험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경쟁 체제 및 시장 질서의 변화도 두드러집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더 이상 ‘글로벌 VS. 로컬’이라는 단순 구조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미중 관계에서처럼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할 ‘헤게모닉 코피티션’, 기술을 국가 안보와 경제 주권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보는 ‘테크노 내셔널리즘’, 속도와 공급망을 무기로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기업을 분석한 ‘차이나 인사이드 2.0’ 등은 경쟁의 방향과 속도를 제시해줍니다.

2026년은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탈세계화, 구조적 불안정성, AI 혁신이라는 세 가지 대전환이 동시에 맞물리는 분기점입니다. 이 변화는 한국 경제가 절정을 넘어 내려갈 수 있다는 의미의 ‘피크아웃(peak-out)’을 현실로 만들 수도, 새로운 성장 궤도로 이끌 수도 있습니다. 지금 기업에 필요한 것은 위기를 자산으로, 변화를 기회로 바꾸는 상상력과 실행의 용기입니다. DBR이 리더 여러분께 이러한 상상력과 용기를 드릴 수 있도록 엄선한 12개의 핵심 비즈니스 키워드는 필자들이 직접 연사로 참여하는 ‘2026 DBR 비즈니스 트렌드 인사이트쇼’(p. 22 참조)에서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 미래를 계획하는 독자 여러분들을 응원하면서 2026년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요긴한 ‘무기’들에 각별한 관심을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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