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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문해력’이 필요한 시대

김현진 | 407호 (2024년 12월 Issue 2)

최근 옥스퍼드사전이 2024년을 대표하는 올해의 단어로 ‘뇌 부패(brain rot)’를 선정했다고 발표했을 때 처음엔 고개가 갸웃거려졌습니다. 뇌가 썩다니! 끔찍하게 느껴지는 이 단어의 뜻은 ‘숏폼 등 질 낮고 단편적인 온라인 콘텐츠를 과잉 소비한 결과, 한 인간의 정신적, 지적 상태가 퇴보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에 중독돼 단편적인 영상에만 집착하는 것은 언어 능력 하락과 직결됨을 입증하는 연구들이 적지 않습니다.

‘뇌 부패’의 여파는 문해력 이슈와도 연결됩니다. 시험문제에 ‘사흘’이란 단어를 냈더니 ‘4일’로 알더라는 요즘 중고생들의 현실을 들었을 때는 웃음 섞인 탄식이 나왔는데 학부모들의 문해력 파괴 에피소드들을 듣자니 웃음기마저 사라집니다. 학부모 통신문에 ‘중식 제공’이라 썼더니 “중식 말고 한식을 제공해달라”고 항의했다는 실제 사연들을 들으면 성인의 ‘뇌 안녕’이 더 시급한 시대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한편 사회적 맥락에서의 문해력은 글쓴이의 의도를 글자 그대로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어떤 정보가 ‘입력’됐을 때 이 말의 맥락, 행간의 의미, 향후 대응까지 올바른 ‘출력값’을 내기 위한 정무적 판단, 커뮤니케이션 능력까지를 넓은 의미에서의 문해력이라고 봐야 합니다.

DBR 편집진이 매년 연말이면 치열한 토론 끝에 선정하는 올해의 비즈니스 케이스에서도 이렇게 넓은 의미에서의 문해력이 빛을 발했거나 반대로 빛이 바랜 사례들이 한 해의 희비를 갈랐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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