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찾는 여행객들은 용산, 망원동, 한남동, 성수동 등 서울 내의 미시적인 공간 구획에 따라 서울 사람들과 같은 일상을 누려 보고자 하는 욕구를 갖는다. ‘매우 좁은 지역’을 지칭하는 하이퍼로컬에서 생활밀착형 경험을 통한 마케팅 전략을 설계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제언을 고려해야 한다.
1) 수요자 중심으로 다양한 경험 모듈을 발굴하라
2) 현지인의 관심사가 곧 여행객의 관심사임을 이해하라
3) 목적지향적 경험이 아닌 백과사전식 경험을 설계하라
4) 콘텐츠 대신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소비하게 하라
5) 다양한 하이퍼로컬 기반 경쟁 시나리오를 구상하라
1976년 일본에서 창간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남성·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중 하나로 꼽히는 ‘뽀빠이(Popeye)’는 2023년 7월 호 주제로 ‘서울’을 다뤘다. ‘서울 시티 가이드(Seoul City Guide)’라는 테마하에 2박 3일 일정의 여행 가이드, 서울에 사는 유명인들과의 인터뷰, 서울의 맛집 소개 등 최신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일본 독자들을 겨냥한 내용들로 가득 채웠다. 현재 케이팝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 중 하나인 뉴진스가 커버를 장식한 특별판도 함께 발매돼 서울 기획이 갖는 무게를 가늠케 했다.
이전부터 서울을 매력적인 여행지로 다룬 해외 매체의 리포트는 있었지만 유서 깊은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이 창간 이래 처음으로 서울을 집중적으로 다뤘다는 점, 또 그 시점이 바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인 2023년 여름이라는 지점은 짚어볼 만하다. 이번 기획이 현재의 외국인 여행객이 보고 싶어 할 만한 ‘지금, 여기’의 서울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보라 b-hind@yonsei.ac.kr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
필자는 미디어문화연구자다. 맛있는 걸 먹기만 해서는 치솟는 엥겔지수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여겨 음식 관련 글을 쓰기 시작했다. 『디지털 미디어 소비와 젠더』 『AI와 더불어 살기』 등을 함께 썼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간하는 『한류백서』에서 ‘음식한류’를 2019년부터 지금까지 담당하고 있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으로 대학에서 강의와 연구를 병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