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생성형 AI가 대중화에 성공하면서 모바일-스마트폰 시대의 뒤를 잇는 본격적인 AI 기술 슈퍼사이클이 시작됐다. 그리고 이 기술 슈퍼사이클 초입에서 열린 CES 2024에서는 ‘데이터(Input)’ ‘연산 능력(Computing)’ 및 ‘애플리케이션(Output)’이라는 AI 혁신의 각 영역에서 다양한 양상의 경쟁이 펼쳐졌다. 비록 오픈AI를 필두로 한 AI 모델 분야의 선두 기업들은 빠졌지만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고객과의 접점에서 AI 모델을 활용하는 여러 아이디어와 시도가 쏟아져 나왔다. AI 혁명은 AI 모델로 표현되는 제3의 지능을 구매해 사용하는 ‘지능구독시대(IQ-as-a-Service, IQaaS)’의 시작을 예고한다. 그리고 CES는 어떤 전자기기나 서비스가 지능구독시대의 핵심 ‘인터페이스’ 역할을 할 것인지, 어떤 킬러 콘텐츠가 인간의 생활 습관과 소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대중화를 선도할 것인지를 엿보는 하나의 장이 될 수 있다.
2024년 1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었다. CES가 내세운 행사 주제인 ‘All On’은 모두가 모여 인류의 문제를 적극 해결하자는 뜻을 담았으며 주최 측과 참여 기업 모두 이를 위한 핵심 도구로 AI를 지목했다. 하지만 CES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은 모두가 이야기하는 AI가 어떻게 CES와 연관이 되는지 여전히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필자 또한 개별 기업이 AI를 활용하는 방식이 이전 디지털 전환 시기 등장한 애플리케이션과 근본적으로 다른 무언가를 의미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행사를 참관했다. ‘사람과 대화하는 반응형 가전기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온 기술인데 여기에 AI를 접목했다고 사용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주는 ‘혁신’이라 부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올해 CES가 어떻게 AI를 풀어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생성형 AI’라는 기술이 어떤 단계의 발전 과정을 거쳐오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또한 AI가 인터넷과 모바일을 잇는 또 하나의 기술 슈퍼사이클이라고 한다면 지금 AI의 대중화를 위해 어떤 분야의 기술 혁신이 요구되는지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CES 행사와 키노트 스피치에는 AI가 범용 기술로 자리 잡기 위해 앞으로 어떤 분야의 혁신이 필요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이 제시돼 있다.
박제홍jpark@atlaspacific.co
아틀라스퍼시픽 대표
박제홍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다. 에이티커니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국내외 대기업과 다수의 성장 전략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이후 국내 사모펀드에서 중소중견기업 경영권 인수 및 성장 자본 투자를 이끌었다. 현재는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털 ‘아틀라스퍼시픽’에서 전 세계 혁신 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스타트업 및 테크 전문 뉴스레터 ‘CapitalEDGE’를 운영하며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DBR 주최 CES 2024 참관 투어에서 현지 모더레이터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