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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 Innovation

AI 위한 데이터 확보 치중하다간
공동 논의 통한 집단지성 잃을 위험

백상경 | 452호 (2026년 11월 Issue 1)
▶ Based on “In Pursuit of Ideal Data: Epistemic Enchantment and the Unintended Consequences of Datafying for Artificial Intelligence”(2026) by Elmira van den Broek and Natalia Levina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Online First).



유럽의 한 글로벌 소비재 기업이 신입 사원 채용 평가에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 지원자의 역량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평가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AI 도입 과정에서 뜻밖의 변화가 나타났다. 면접이 끝난 뒤 면접관들이 모여 지원자에 대한 의견을 나누던 회의가 사라진 것이다.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면접관들이 서로의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 점수와 의견을 기록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결과 면접관들은 서로 다른 관점을 비교하고 자신의 판단을 되짚어볼 기회를 잃었다. 더 나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도입한 AI가 오히려 조직의 판단 방식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바꿔놓은 셈이다.

스웨덴 스톡홀름경제대와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공동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직원 약 20만 명을 보유한 글로벌 소비재 기업 A사의 AI 채용 시스템 도입 과정을 추적했다. 연구진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1277시간의 현장 관찰과 83건의 인터뷰, 359건의 문서 분석을 통해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산하는 과정이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A사는 2017년 AI 채용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매년 경영관리직 연수생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약 1만 명 가운데 100명을 엄선했지만 채용 후 조기에 퇴사하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외부 AI 개발업체와 손잡고 게임 기반 역량 평가 도구를 도입했다. 지원자가 게임을 하는 동안 보이는 행동을 분석해 위험 감수 성향, 문제 해결 능력, 리더십 등을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기존 직원들의 성격 및 업무 성과 데이터와 비교하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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