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DBR Case Study: 카카오뱅크

쉽다, 편하다, 재밌다!' UX 혁신으로 은행 성공 공식을 바꾸다

배미정,조광수 | 241호 (2018년 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이 제공하지 못했던 사용자경험(UX) 설계를 통해 모바일뱅킹의 사용성을 극대화했다. 공인인증의 불편함을 없애고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동해 모바일뱅킹이 쉽고 재밌는 일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사용자가 자기 취향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게 만든 체크카드는 ‘나만의 은행’이라는 차별화된 UX를 완성했다. 성공 요인과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1) UX 핵심 역량을 내재화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해 상품성보다 사용편의성을 우선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했다.
2) PC뱅킹을 안 하는 대신 모바일 앱 사용성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공인인증서를 폐지해 사용하기 편리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PC 기반 ‘클릭’과 거래 실패 위험을 줄였다.
3) 사용자 기능 중심의 UI를 구축해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 서비스를 쉽고 간결하게 전달했으며 디자인에 고객 취향을 입히는 전략으로 고객들에게 신선한 브랜드 경험을 선사했다.

89


서비스 시작 12시간 만에 18만7000좌 돌파.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서비스 오픈 당일인 2017년 7월27일 세운 기록이다. 한나절 만에 시중은행이 2016년 1년간 개설한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15만5000좌)를 훌쩍 뛰어넘었다. 앞서 4월 초 출범한 제1호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가 서비스 첫날 모은 계좌(2만 좌)의 9배를 뛰어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였다. 닷새 만에 100만 좌, 한 달 만에 300만 좌를 돌파한 카카오뱅크는 2018년 1월 7일 현재 계좌 개설 고객이 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출범 이후 하루 평균 3만425명, 2.84초당 1명이 카카오뱅크에 가입한 셈이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다양한 금융상품을 탑재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출시하고, 고객을 끌어모으는 데 혈안이었다. 특히 2016년부터 비대면 계좌 개설이 법으로 허용되고, 모바일뱅킹이 활성화하면서 앱 가입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졌다. 은행 경영진은 핵심성과지표(KPI)에 앱 가입자 수를 포함시키면서까지 직원들을 앱 영업에 몰아붙였다. 지점에서 다른 상품을 파는 식으로 앱도 팔라고 지시한 것이다. “앱 좀 깔아 달라”고 요청하는 은행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일컫는 ‘앱팔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그런데 전국의 10만 은행원이 1년간 ‘앱팔이’라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카카오뱅크는 출시 첫날 해냈다. 카카오뱅크 앱이 뜨자마자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상에는 “쉽다” “편리하다” “재미있다”는 긍정적인 유저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새긴 체크카드는 신청자가 폭주하면서 발급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비대면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일이 이렇게 쉬운 일인 줄 몰랐다”는 후기가 확산되면서 가입자 수는 출시 초 며칠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오프라인 지점 한 곳 없고, 영업사원 한 명 없는 카카오뱅크가 오로지 스마트폰 ‘앱’만으로 기존 은행의 아성을 뚫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결론은 단순하다. 기존 은행 앱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해줬기 때문이다. 공인인증의 불편함 대신 사용자들에게 모바일뱅킹이 쉽고 재밌는 일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또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동해 친근함을 더했다.

카카오뱅크의 성공을 두고 전문가들은 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의 성공이라고 평가한다. ‘UX’란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경험을 총체적으로 계획하고 구현하는 일련의 창조 행위를 말한다. 특정 제품에 적용할 기술을 ‘개발’하거나 UI(User Interface)를 ‘구현’하는 수준이 아니라 이들을 포괄하는 새로운 경험 환경을 총체적으로 창조해 사용자의 만족도(satisfaction)를 높이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

카카오뱅크는 ‘같지만 다른 은행’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차별화된 UX가 핵심 전략임을 밝혔다. 시중은행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흥행은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UI로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2017년 구글은 카카오뱅크 앱을 ‘올해를 빛낸 혁신적인 앱’ 부문 최우수상으로 선정했다.

카카오뱅크의 UX는 모바일뱅킹의 스탠더드를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뱅크 출시 이후 시중은행들이 너도나도 카카오뱅크 따라잡기에 나섰지만 그다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전용 상품의 금리를 올리거나 수수료를 내리는 데만 급급했지 사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UX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DBR이 카카오뱅크 모바일서비스 기획과 UX를 총괄한 고정희 채널 파트장과 UI 담당인 길은정 선임 디자이너를 인터뷰한 내용 등을 토대로 카카오뱅크의 UX 혁신 비결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90

 

UX에서 혁신의 길을 찾다

1. 기존 은행의 ‘불편함’을 해소

카카오뱅크는 2015년 11월 케이뱅크와 함께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받았다. 1992년 평화은행 인가 이후 23년 만에 은행업 예비 인가였다. 정부는 오프라인 지점 없이 인터넷을 통해서만 운영되는, 과거에 없던 신개념 은행을 전격 인가했다.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정체돼 있는 금융 산업에 혁신의 메기 역할을 해달라는 간절한 신호이기도 했다.

IT의 발달에 힘입어 소비자 니즈는 날로 진화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소비자는 금융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구할 채널이 은행 지점밖에 없었다. 그래서 은행원들의 조언에 의존해 상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 SNS 확산으로 고객들도 금융 시장과 상품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상품이 좋다” “가입해달라”는 은행원들의 말에 점점 귀 기울이지 않게 된 것이다. 굳이 시간을 투자해 은행 지점을 방문할 필요성이 줄면서 온라인뱅킹에 대한 니즈가 커졌다. 평균 30분 이상의 대기 시간과 제한된 영업시간은 지점 방문을 더욱더 꺼리게 만들었다.

시중은행 이용의 ‘불편함’이 카카오뱅크에는 존재의 이유가 됐다. 카카오뱅크 실무진이 구체적인 UX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스스로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본질’이었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뭘까? 왜 필요할까? 사람들이 원하는 건 뭘까?” 이들이 브레인스토밍 끝에 얻은 결론은 은행 이용이 아주 불편하다는 현실이었다. 길은정 선임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은행을 안 갈 수는 없고, 워낙 의무적으로 뭐가 불편한지도 모른 채 서비스를 이용해왔다”며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서 어마어마한 혁신이 가능하겠다는 점을 우리 스스로 깨달았다”고 말했다.

금융은 돈에 관한 일로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한 업무다. 카카오뱅크는 금융이 쉽고, 친근하고, 재밌는 일이 될 수 없을까를 고민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낯선 개념을 스스로에게 익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풀어 써보기도 했다. 고정희 파트장은 “모바일뱅크는 ‘디지털 머니 컨테이너’ 같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며 “머니 컨테이너로 디지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은행업 라이선스를 받았으니 돈의 활용성을 높여야겠다는 목표가 구체화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필요한 과정을 줄이고(Simplicity),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들어(Useful) 사용 시간을 단축시키면 바쁜 현대인들에게 돈만큼이나 귀한 시간을 벌어주는, 단순하면서도 기본적인 혜택(Benefit)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Simplicity(간결함), Useful(유용성), Benefit(혜택)가 카카오뱅크 채널 파트의 핵심 고객 가치로 꼽힌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Simplicity는 UX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 사용자에게 정보를 가장 쉽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방식은 핵심만 간결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특히 금융 서비스는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모바일 한 화면에 모든 사용자 동선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또 사람의 정보 처리 능력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많은 정보를 짧은 시간에 주입하기도 어렵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단순함’이 곧 편리함이다.

2. 상품성보다 중요한 사용 편의성으로 ‘마인드셋’

카카오뱅크는 은행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은행을 지향한다고 선언했다. 여기서 ‘사람’은 일반 은행의 고객 개념과 다르다. 보통 은행들에 고객이란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대상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에 고객은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이기 이전에 그것을 경험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의 모바일뱅킹 경험이 먼저 편리해져야 비로소 상품과 서비스의 구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UX 관점에서 카카오뱅크의 고객은 소비자(customer)보다 유저머(usumer, user+consumer)에 가깝다. 유저머는 사용자와 소비자를 결합해 만든 신조어로 유저머를 타기팅한 기업은 판매보다 UX 관리를 더 중요시한다.

카카오뱅크의 상품과 서비스 기획은 백지상태에서 사용자들의 니즈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사용자들의 불편이 무엇인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사용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용 편의성(easy to use)을 최우선으로 따졌다. 일반적으로 다른 은행들이 “이런 상품이나 서비스 한번 만들어볼까?” “어떻게 팔지?”를 고민할 때 카카오뱅크은 “이 상품을 사람들이 원할까?” “왜 원할까?”를 물었다. 카카오뱅크 상품이 시중은행 상품과 개념이 같으면서도 고객에게 다른 상품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일례로 ‘통장 속의 금고’로 잘 알려진 ‘세이프박스(Safe Box)’는 상품 개념만 보면 다른 은행의 고금리 수시입출금 상품과 같다. 최대 500만 원까지 하루만 맡겨도 연 1.2%의 고금리를 준다. 보통 은행들은 저비용의 요구불예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금리 수시입출금 상품을 여러 가지 조건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 고객은 은행이 제시한 조건에 맞춰 별도 통장을 개설해야 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세이프박스는 아이디어의 시작부터 달랐다. 사용자들이 “왜 통장 쪼개기를 하지?” “통장 쪼개기의 니즈는 뭘까?”란 질문에서 출발한 것.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저축하고 싶은 재테크족의 니즈를 발견했다. 그 다음으로 이 상품 정보가 스마트폰 화면에 어떤 내용, 어느 위치, 어떤 방식으로 보이면 사람들이 더 편할까를 고민했다. 카카오뱅크는 한 개의 통장이지만 마치 2개의 통장인 것처럼 화면상 이미지 구획을 나눠 세이프박스를 표시했다. 또 여윳돈이 생기거나 비상금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편하게 돈을 넣고 뺄 수 있도록 세로 형태 슬라이더를 움직여 액수를 조정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지름신으로부터 통장 잔고를 지키고 싶은 니즈를 반영해 이름도 ‘세이프박스’라고 정했다. 고정희 파트장은 “누구나 갖고 있는 기본 통장의 사용성을 높여 굳이 통장을 여러 개로 쪼개서 관리해야 하는 수고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93

3. IT 핵심 역량의 내재화

카카오뱅크는 출범 초기부터 UX 전담 채널 조직을 구성하고 그로부터 상품과 서비스를 구체화했다. 시중은행 본점에는 모바일 UX를 전담하는 조직이 없다. IT 전문가들은 개발 파트에서 본사의 영업이나 전략 파트를 보조하는 후선 업무를 담당하기 일쑤다. 본사에서 모바일뱅킹 서비스 기획을 하더라도 앱 제작은 계열사 등에 외주를 주는 경우가 태반이다.

일반 은행에서 IT는 주로 비용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본점의 핵심 인력은 여수신, 특히 기업금융에 밝은 영업 인력 중심이다. 이들은 IT나 UX 관련 이해가 부족하다. 금융그룹의 SI 전문 계열사들도 내부 사업부가 아니라 별도 조직이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물량 수주 이후 서비스 관리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보인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IT 회사 출신 플랫폼 기획 경력자들이 예비 인가 직후 합류해 UX 기획부터 제작, 관리까지 주도하고 있다. 2015년 11월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는 본격적인 앱 서비스 준비를 위해 2대 주주인 카카오를 비롯한 ICT 기업에서 전문 인력을 스카우트했다. 특히 UX를 맡은 채널 파트에는 카카오나 네이버같이 IT 회사에서 커뮤니티, 블로그, 광고 같은 플랫폼 서비스를 기획한 경험이 있는 경력자들이 주로 모였다. 고정희 파트장은 다음 포털의 플랫폼 기획을 했으며 다음카페뿐 아니라 블로그, 티스토리 같은 핵심 커뮤니티 서비스를 담당했다.

이들은 카카오뱅크 앱 UX가 카카오뱅크의 핵심 역량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새로운 은행의 가치와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이들을 통해 IT 회사의 조직문화와 역량이 자연스럽게 카카오뱅크에 이식됐다. 카카오 같은 IT 비즈니스 조직은 UX 분석을 기초로 UI를 디자인하고 이를 소프트웨어로 개발해 하드웨어와 인프라 플랫폼을 구축하는 ‘콰드로버전스(quadrovergence, UX, UI,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와 인프라 플랫폼 등 4개의 융합)’가 핵심 역량이다. 콰드로버전스에 특화된 인력을 개자이너(개발을 잘하는 디자이너) 혹은 디발자(디자인을 잘하는 개발자)로 부르며 선호한다.

카카오뱅크는 다른 은행과 달리 콰드로버전스를 철저히 내재화하는 전략을 추구했다. 카카오뱅크의 UX디자인은 출범 전까지 철저히 외부에 비밀로 부쳐졌는데 컨설팅을 진행한 외부 법인에도 UX디자인 부문은 비공개였다.

UX의 핵심은 사용자 연구와 사용자 중심의 기획에 있다. 차별화된 UX를 위해서는 사용자와 사용 목적, 사용 맥락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사용자 조사는 UX를 설계할 때 가장 기본적인 툴이다. 카카오뱅크도 집단 심층면접(Focus Group Interview)이나 사용자 관찰 기법 등 다양한 방식의 사용자 조사를 실시했다. 국내외 핀테크, 인터넷 전문은행의 사례도 모조리 참고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관찰 대상은 카카오뱅크 직원 자신들이었다. 고정희 파트장은 “과연 내가 쓰고 싶은 서비스인지, 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서비스인지를 끊임없이 되물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UX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직급과 부서를 초월해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UX 관련 프로젝트는 동시다발적으로 수시로 구성됐다. 프로젝트 회의에는 CEO나 임원도 수시로 들어와 직원과 같은 위치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에 참여했다.1  길은정 선임은 “한 사람이 리드하고, 다른 한두 명이 코멘트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최소 2명 이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끼어들어 말할 정도로 회의 분위기가 활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에는 개인 사무실 대신 안이 들여다보이는 회의실이 유독 많은 편인데, 회의실 자리가 부족해 직원들이 바닥에 앉거나 서서 회의에 참여하는 풍경도 일상적이다.

카카오뱅크가 최우선 타깃으로 삼은 고객층은 20∼30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였다. 오프라인 지점은 사람들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는 데 반해 뱅킹 앱은 다운로드 받고 회원 가입해야 하는 등의 능동적인 행위를 요구한다. 그래서 모바일 서비스를 활용하는 데 익숙한 20∼3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출시 후 신규 계좌 개설 고객 중에서 40∼50대 비중도 30%가 넘을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편리한 금융 서비스에 대한 니즈는 세대를 불문하고 일치했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2

카카오뱅크 UX디자인은 사용자들의 참여를 통해 실시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인터넷 고객 반응에 굉장히 민감하다. 뉴스 댓글뿐 아니라 페이스북, 위키, 인스타그램 같은 SNS, 개발자 커뮤니티까지 카카오뱅크와 관련된 내용은 꼼꼼히 챙겨본다. 고칠 점이 생기면 즉시 대응한다. 고정희 파트장은 “어느 정도 규모의 사용자 수가 모이면 이용 행태가 달라지고, 우리가 미처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사용성이 흘러갈 수 있다”며 “그것을 제대로 읽어내 사용자에게 유익한 방향을 제시하는 게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아이폰 10이 출시됐을 때 은행 앱 중에서 가장 먼저 대응해 최적화한 앱도 바로 카카오뱅크였다.

 

가입하면 무료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