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 Premium Frontiers: 스타벅스 리저브
Article at a Glance
스타벅스는 17년 전 처음으로 국내에 상륙해 커피 전문점 문화를 확산시킨 주인공이다. 커피 전문점의 대중화 시기, 선구적인 브랜드로서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이 업체는 고급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리저브’ 브랜드를 도입했다. 이 브랜드를 도입한 각국의 스타벅스 지사들 가운데 스타벅스코리아는 가장 확실하게 리저브 콘셉트를 브랜딩하고 확산시킨 모범 사례로 꼽힌다. 먼저 스페셜티 커피의 핵심인 맛을 최상의 상태로 발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고가의 전용 장비를 투입했다. 또 프리미엄 커피 서비스의 핵심은 고객과 커피 마스터와의 소통에 있다는 창업 초기 ‘초심’을 떠올렸다. 이를 위해 고객과의 최전선에 있는 직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면서 맛에 ‘스토리’를 입힐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하게 했다. |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최시영(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스타벅스의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에는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앤 테이스팅룸’ 매장이 있다. 2014년 문을 연 이 공간은 스페셜티 커피 전문 매장으로, 커피 원두를 볶는 로스터리와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룸이 갖춰져 있다. 커피와 관련된 모든 즐거움을 맛보게 해준다는 이유로 ‘커피의 디즈니랜드’로도 불린다.
‘스타벅스 리저브’라 불리는 이 매장에선 일반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한 원두들로 만든 스페셜티 커피만 판매한다. 스페셜티 커피는 통상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 평가에서 80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상위 7%의 커피를 가리킨다. 스타벅스는 이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희소성과 품질 등의 측면에서 상위 3%의 커피를 가린 뒤 스페셜티 커피로 제공한다.
이 공간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스타벅스가 그동안 전 세계 커피 문화에 미친 영향력 때문이다. 커피라는 소재에 카페 문화라는 ‘체험’을 담아 프리미엄 커피 문화의 선구자가 된 스타벅스가 디즈니랜드에 빗댈 만큼 풍성한 즐거움을 제공하고 나섰기에 전 세계 커피 팬들은 이미 이 매장을 성지(聖地)로 삼고 ‘순례’에 나서고 있다.
이 매장 콘셉트를 직접 진두지휘한 사람은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슐츠 회장이다. 그는 “커피와 관련해 더 높은 품질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며 기존 스타벅스 커피 브랜드보다 한 단계 높은, 프리미엄 커피로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을 선언했다.
‘스타벅스 리저브’는 2014년 3월 국내에 상륙했다. 유명 커피 전문점 브랜드로서는 선구적으로 국내에 스페셜티 커피를 본격 소개하면서 경쟁자들을 유입시키고 있다. 일반 커피에 비해 다소 비싼 데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져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이는 일반 스타벅스 매장 매출 증가율(24%)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 영국 전체에 리저브 브랜드가 도입된 매장이 5개 남짓인 데 비해 한국 내에서는 이미 54개 매장이 리저브 브랜드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에서 유독 리저브 열풍이 거센 셈이다. 커피 전문점이 이미 포화에 이른 상태에서 고급화된 스페셜티 커피숍의 등장과 성공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스타벅스 리저브’의 브랜딩 및 운영을 담당하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카테고리 음료팀의 박현숙 팀장과 서원주 파트장을 최근 새롭게 문을 연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만나 이 브랜드의 프리미엄 전략에 대해 들었다.
리저브 커피는 일반 커피보다 평균적으로 몇 천 원가량 더 비싸다. 비싼 원두를 사용할 경우 한 잔에 1만 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 고가에 대한 가격 저항력이 클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성장세가 좋다.
고품질에 희소성이 높은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스타벅스의 한국 진출을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 확대의 시발점으로 본다면 이제 한국에 일반적인 커피 전문점 시장이 자리 잡은 지 17년이 됐다. 이 시점에선 아무 매장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균질한 맛의 커피보다 자신의 취향에 꼭 맞고 풍미가 남다르며,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 또는 커피마스터에 따라 조금씩 다른 맛이 구현되는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
즉 ‘아날로그적’이면서 맞춤식에 가까운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가 증대되는 것이다. 또 최근 패션보다 식품 시장에서 프리미엄 또는 럭셔리 제품의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서도 보듯 ‘소유’보다 ‘경험’을 원하는 이들이 커피를 통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최고급 커피를 찾게 된 게 아닌가 싶다.
박현숙 카테고리 음료팀장은 경희대 식품영영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7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입사했다. 국내 스타벅스 1호점인 이대점 점장, 지역 매니저, 마케팅팀 음료 기획 담당 등을 거쳐 현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내 최초의 여성 팀장으로 카테고리 음료팀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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