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 CKGSB Knowledge: 중국시장 재기를 노리는 얌차이나(Yum China)
Article at a Glance
미국의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회사인 얌브랜드가 운영하는 KFC는 일찍이 1987년에 중국에 진출해 패스트푸드 산업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한 음식점이 아니라 서구 문물을 대표하는 ‘쿨’ 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자매 브랜드인 피자헛도 뒤를 이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 매출이 꺾였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가 흔해졌고, 조류독감과 닭 항생제 사용 보도 등 나쁜 뉴스가 연이어 터졌다. 회사는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2015년 중국 사업 부문을 얌차이나로 분사시켰다. 시장 변화에 빨리 대응하기 위해서다. 맥도날드를 벤치마킹해 매장에서 커피를 팔기 시작했고, 고급 카페 분위기의 프리미엄 매장도 선보였다. 얌차이나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
편집자주
이 글은에 실린 ‘Yum China: Can it Become ‘Finger Lickin’ Good’ Again?’(2015년 10월)을 번역한 것입니다.
한때 중국 패스트푸드계를 호령했던 KFC와 피자헛. 이 브랜드들을 소유한 ‘얌브랜드(Yum Brand)’는 각종 스캔들과 지속적인 브랜드 피로감으로 인해 상당한 기반을 상실했다. 얌브랜드에서 분사해 나온 ‘얌차이나(Yum China)’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1987년 11월, 유난히 추웠던 어느 날 베이징의 치엔먼 상업지구에서는 베이징 시민들이 혹한을 뚫고 무언가를 기다리며 길게 늘어서 있었다. 약 50여 미터에 달했던 이 대기줄은 KFC 창업자 샌더스 대령(Colonel Sanders)의 전설적인 프라이드 치킨을 제일 먼저 맛보려는 사람들이었다.
중국의 KFC 1호점은 개시 첫날에만 2200개의 버킷을 판매, 총 8만3000위안을 벌어들였다. 당시 직장인의 한 달 월급이 평균 120∼130위안에 불과하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금액이었다.
곧 중국에서는 KFC 붐이 일었다. 2000년까지 총 400번째 매장을 열면서 중국에서 가장 많은 체인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15년 기준으로 현재 중국에는 4889개의 KFC 매장이 있다.
당시 중국의 평균 월 소득을 고려해보면 KFC 치킨을 사먹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KFC는 중국 소비자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베이징에서 자란 ‘바우허우(85년 이후 태어난 세대)’들과 ‘지우링허우(90년대에 태어난 세대)’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 중 하나는 좋은 성적을 받거나 노래 경연에서 상을 받았을 때 그에 대한 보상으로 KFC에서 외식을 한 기억일 것이다. KFC는 매우 ‘쿨’ 한 브랜드로 자리잡으며 심지어 1990년대 후반 초등학교 신입생들 사이의 패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 당시 KFC 어린이세트를 사면 무료로 받을 수 있던 알록달록한 색깔의 가방을 갖고 있어야 진정한 ‘패션리더’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서 KFC는 중국 내 패스트푸드 산업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의 중국 진출은 KFC보다 3년 늦게 이뤄졌다. 1990년, KFC의 모기업인 얌브랜드가 ‘캐주얼 다이닝(casual dining)’이란 개념을 내세워 중국에 소개한 피자헛은 현재 중국 전역에 1421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KFC를 본떠 여러 로컬 패스트푸드 체인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켄터키의 루이빌에서 시작한 얌브랜드는 중국 내에서 참으로 오랜 여정을 보냈다. 그리고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좋았던 그 시절
얌브랜드에게 중국은 꿈만 같았다. 초기 몇 년 동안 KFC와 피자헛은 중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10년, 얌브랜드에게 중국은 수익률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됐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얌브랜드는 서양 브랜드로서 중국인들에게 중국 음식을 파는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기도 했다. 2005년에 중국 요리를 판매하는 이스트 다우닝(East Dawning)을 선보였고, 2011년에는 중국식 훠궈 전문점으로 유명한 리틀십(Little Sheep)을 인수했다. 이로써 얌브랜드는 총 6867개의 점포를 운영하게 됐고 미국 다음으로 많은 점포를 중국 본토에 갖게 됐다.
중국에서 얌브랜드의 영업이익은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5년 3분기, 얌브랜드 전체 매출의 57%는 중국 매장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얌브랜드의 성공은 전 세계 비즈니스스쿨의 사례연구 대상이 됐고 중국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다국적 기업들에 귀중한 교훈을 제공했다.
얌브랜드가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던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일단, 새로웠다. 민텔그룹(Mintel Group)의 리서치 매니저 로렐 구(Laurel Gu)는 그 당시 서양식 패스트푸드 음식점은 대부분 중국 소비자들에게 매우 참신한 것이었고, 얌브랜드의 빠른 확장은 견고한 시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슈퍼컨슈머(China’s Super Consumers)>의 공동 저자이자 톰킨스인터내셔널(Tompkins International)의 부사장인 마이클 자쿠어(Michael Zakkour)는 “얌브랜드의 성공은 서양식 음식점, 분위기, 그리고 서구식 생활 양식과 음식문화를 경험해보고 싶어 하는 중국 소비자들 덕분”이었다고 진단했다.
다른 서양 레스토랑 체인들과는 달리 얌브랜드는 현지화에 특히 힘썼다. 중국 사업에 대해서는 본사의 운영방침을 그대로 적용하는 대신 중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직원을 고용했다. 그렇게 영입한 것이 대만 출신 CEO인 샘 수(Sam Su)다.
자쿠어 부사장은 얌브랜드가 현지의 문화와 맛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얌브랜드는 중국 사람들의 식생활에서 닭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 착안, 문화적 접근을 시도했다. 닭 본연의 맛을 서양식 패스트푸드점 스타일로 풀어냈다. 그들은 지역 특선 메뉴를 개발해 즉각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얌브랜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소피 양(Sophie Yang) 코벤트리대 수석 강사는 “그들은 직원 관리와 훈련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며 중국 내 관영 파트너들과 손잡고 지방정부와의 관계 구축에도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강조하듯 좋은 사업적 관계를 뜻하는 시(네트워크)는 중국 내 비즈니스에 필수다.
얌브랜드가 중국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던 두 가지 요인이 더 있다. 첫째, 표준화를 통해 불필요한 리스크를 없앴다. 베이징에서 맛보는 치킨은 루이빌에서 맛볼 수 있는 치킨과 똑같은 맛이다. CKGSB의 빙 징(Bing Jing) 교수는 “모든 생산공정은 표준화돼 있다. 같은 원료를 사용하고 직원들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훈련받는다”라고 말한다. 이는 중국에서 일찍이 볼 수 없던 새로운 개념이다. 또 다른 강점은 편리함이었다. 점심식사 시간이 길지 않은 바쁜 직장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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