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Case Study: 레진엔터테인먼트
Article at a Glance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미 무료라는 인식이 강한 ‘만화’라는 콘텐츠로 돈을 번다고 했을 때. 그러나 레진엔터테인먼트는 만화를 팔아서 성공한 스타트업이 됐다. 레진은 일단 기본에 충실했다. 좋은 만화를 만들 수 있는 만화와 작가들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냈다. 레진이 수익이 나야 만화 시장에도 돈이 돌고 작가들도 경제적 어려움 없이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부분 유료화’라는 수익모델을 만들어냈다. 또 CMS(Contents Management System)를 개발해 각 에피소드의 조회 수와 구매율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 품질 모니터링을 가능케 했다. 과감히 댓글과 공유 기능을 없애는 대신 만화를 편리하게 볼 수 있는 UI 개발에도 힘썼다. 이를 통해 레진은 월 방문자가 750만 명이 넘는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했다. |
기업소개
레진엔터테인먼트는 2013년 6월에 설립된 만화 서비스 벤처로 네이버나 다음의 웹툰 서비스와 달리 ‘20∼30대 독자를 위한 프리미엄 채널’이라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웹툰은 무료’라는 고정관념을 깬 이들은 다음 편을 기다리지 않고 이어서 보려면 결제해야 하는 사업모델을 만들었다. 사업 시작 첫 달에 손익분기점을 넘은 레진엔터테인먼트는 2014년도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예상 성공 가능성 : 0 %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하면 성공은 뒤따라온다.’ TV나 신문에 나오는 성공한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개성파 배우에서부터 첼리스트, 디자이너, 로봇 연구가, 스릴러 소설가까지. 이런 얘기를 들을 때면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는데 책 읽기, 영화 보기, 음악 듣기처럼 진부하기 짝이 없는 취미들만이 떠오르면 ‘저런 사람들의 성공 같은 것은 남의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남들이 쉽게 시도하지 않는 특별한 것을 좋아하고, 열심히 해야 빨리 성공하는 거라고 지레 생각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모두가 좋아하는 ‘만화’로 성공한 기업이 있다. 웹툰 서비스 채널인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이하 레진)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듯했던 웹툰 시장에서 설립 첫달부터 손익분기점을 넘긴 레진이 레드오션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특별한 무엇인가가 아니라 만화를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어렸을 적 부모님이 만화가게를 했던 권정혁 CTO는 물론이고 고등학생 때부터 만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는 한희성 대표, 대기업에 갈 수 있었는데도 ‘만화’를 좋아해 레진으로 온 개발 경력자들까지.
만화를 접하는 것이 생활이었던 레진의 구성원들은 항상 볼 만한 만화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기꺼이 돈을 주고도 보고 싶은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만화의 유료화, 그것이 만화 시장을 살찌우는 길이면서도 비즈니스를 성공시킬 수 있는 대안이라고 믿은 것이다.
하지만 주변의 거의 모든 사람들은 레진이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어떤 투자자들은 서슴없이 ‘망할 거다’라는 말까지도 내뱉었다.
대한민국 콘텐츠 잔혹사
콘텐츠 사업은 자본을 들이붓는 대기업도 성공하기 어렵다. 특정 콘텐츠에 대한 수요나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콘텐츠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한 지는 꽤 됐지만 이에 맞는 유통망 구조나 가격 체계, 거래 시스템은 아직도 안착하지 못했다. 콘텐츠 자체가 성공한다 해도 불법으로 복제되고 공짜로 유통된다. 2000년대 초반 많은 인터넷 업체들이 무료 콘텐츠를 통해 회원을 유치하고 광고 수익을 얻는 전략을 취했던 것도 ‘디지털 콘텐츠는 공짜’라는 지금의 사회적인 인식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 생산자와 판매자 사이의 고질적인 불신도 빠질 수 없는 문제다. 디지털 콘텐츠를 유료화하거나 수익 방안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은 2000년대 초부터 끊이지 않았지만 게임 콘텐츠를 제외하고는 성공을 거둔 사례가 거의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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