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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돌파할 해법, ‘영업의 도요타’에서 배워라

189호 (2015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한국 경제가 저성장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과거 10%대에 육박하던 경제성장률이 최근에는 3% 달성도 힘겹다. 저성장 시대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우리보다 먼저 장기 불황 시기를 보낸 일본과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인 도요타를 참고할 만하다. 도요타는 원가절감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도요타는원가절감영업이라는 기본을 잘 지켜 저성장 시대에도 성장을 거듭했다. 도요타의 원가절감 핵심은혼류 ‘TPS’. 혼류는 생산직의 다기능화가 핵심이다. ‘TPS’는 생산라인 효율화가 핵심이다. 도요타는 일본에서는영업의 도요타로 불린다. 도요타는카 라이프 파트너라는 영업 방식을 통해 고객이 차를 살 때부터 중고차를 팔 때까지 모든 순간에 풀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요타 사례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한국 경제 전체가 저성장의 공포에 떨고 있다. 사실 공포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된 것 같기도 하다. 1990년대 초반까지 10% 전후의 경제성장을 구가하던 한국 경제가 최근에는 3%대 성장도 요원한 시대에 머무르고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인구, 특히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인구 감소가 나타날 2020년대 후반에는 제로(0) 성장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저성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습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지난 3년간만 봐도 한국의 신문과 잡지에저성장관련 기사가 2만 건 이상 실렸다. 또한 최근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서도 한국 경제의 1등 키워드로 구조적 저성장이 뽑혔다.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약간의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저성장을 먼저 겪은 일본의 사례를 통해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잘 살펴보도록 하자.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저성장 시대, 기적의 생존 전략>영업에 길을 묻다: 초심에서 건져 올린 성공의 법칙>에서 우리보다 먼저 저성장을 경험한 일본 경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본 결과, 한국 경제도 비슷한 길을 걸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본은 전혀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저성장을 맞이했고 그 속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우리가 이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잘만 벤치마킹한다면 저성장의 위험을 피해갈 수도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그중에서도 일본 경제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으로 재성장한 일본 도요타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도요타 사례는 어려울수록 경영의 기본인 원가절감과 영업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잘 지켰다는 측면에서 저성장 시대 생존과 성장 전략을 고민하는 국내 기업들이 참고할 만하다.

 

 

 

저성장 시대, 기적의 생존 전략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김현철 지음, 다산북스, 2015.

 

먼저 일본 기업의 차원이 다른 원가절감 방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원가절감 하면 도요타가 떠오를 정도로 도요타는 세계 최고의 원가절감 기업으로 명성이 높다. 도요타는마른 수건도 또 짜는 회사라는 별명을 가졌다. 일본의잃어버린 20동안에도 지속성장하며 일본의 간판기업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도요타의 원가절감 노력은 우선 생산 공장에서부터 시작됐다. 설립 초기 도요타는 소수 모델차종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제너럴모터스나 포드와 경쟁하기 위해 많은 차종을 조금씩 생산하는 상반된 전략을 취했다. 소위 다품종 소량 생산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지금도 도요타는 거의 100개나 되는 자동차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20여 종의 모델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와 비교해도 모델이 많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의 문제점은 소수 모델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식에 비해 원가가 더 많이 든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히는 전략을 쓰는 도요타로서는 다양한 모델라인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도요타는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을 고수하기 위해 혹독한 원가절감을 시작한다. 먼저 도요타는 원가를 잡아먹는 핵심 요소를 분석한다. 이렇게 찾아낸 원가를 높이는 7대 요소가재고운반 및 수송가공동작불량품 제작과잉 생산작업 대기 등이다.

 

 

7대 요소를 줄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요타는 2가지 방법을 찾아냈다. 하나가 혼류(混流) 생산방식이다. 예를 들어 카롤라 10대를 생산했다면 그 다음에 캠리 7대와 크라운 8대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차량을 조립해간다. 이렇게 3가지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면서도 1가지 차종을 생산하는 것만큼의 원가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작업자가 카롤라와 캠리, 크라운을 조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소위 작업자의 다()기능화다.

 

원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도요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한 사람의 작업자가 여러 공정을 맡게끔 했다. 헤드라이트를 달면서 동시에 옆에 있는 경음기도 같이 달게 했다. 소위 다() 공정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생산성을 더욱 높인 것이다.

 

혼류 생산방식과 더불어 도요타가 고안한 또 다른 원가절감책이 이제는 모두가 익숙한 ‘JIT(Just In Time) 시스템으로 대표되는도요타 생산시스템(TPS·Toyota Production System)’이다.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공정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작업자가 캠리의 헤드라이트를 달 때는 협력사가 캠리 헤드라이트를 공급해주고 크라운의 헤드라이트를 달 때는 크라운의 헤드라이트를 공급해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작업자가 헤드라이트를 찾아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작업시간과 대기시간, 동작시간 등을 절감할 수 있다.

 

저성장, 불황기를 극복할 두 번째 방법은 영업력을 키우는 것이다. 우리는 도요타를생산과 품질의 도요타라는 인식하고 있지만 정작 일본에서는판매의 도요타’ ‘영업의 도요타라고 부른다. 생산력보다는 판매력이나 영업력이 뛰어난 회사라는 의미다. 사실 일본에서는기술의 닛산, 영업의 도요타로 알려져 있다. 즉 기술은 닛산이 우수하고 도요타는 영업을 잘한다는 것이다. 세계 1위의 자동차 회사도 영업에서 승부가 난 것이다.

 

사실 도요타에는 일본에서판매의 신, 영업의 신으로 추앙을 받은 가미야 쇼타로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다. 가미야 쇼타로는 영업의 총책임자로서 도요타의 영업 기반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도요타를 영업주도형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사람이다. 또한 일본에서 고객 제일주의와 동반 성장 이론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긴 인물이기도 하다.

 

영업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영업은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의 원천이며 기업의 모든 활동을 완결시켜 수익을 만들어내는 근원적인 활동이다. 특히 저성장기에는 시장의 구매력이 한정되기 때문에 영업을 못하는 기업은 생존할 수가 없다.

 

 

 

도요타의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평생 친구가 돼드립니다라는 영업 방식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카 라이프 파트너라고 한다. 도요타의 딜러는 고객에게 종합적인 풀 서비스(full service)를 제공한다. , 차량 구입부터 처분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 딜러가 관여하기 때문에 고정고객이 많을 뿐만 아니라 신규 고객도 쉽게 개척할 수 있다.

 

구입 단계부터 살펴보면 일본의 자동차 판매원은 고객의 가정에 직접 방문해 판매하는 비율이 높다. 이는 일본의 부동산 임대료가 비싸서 전시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생겨난 일종의 관행이다. 판매원은 카탈로그를 가지고 가정을 방문해 고객의 수입이나 가족구성, 생활양식 등을 모두 파악한 후에 고객에게 적합한 차량을 제시한다.

 

이에 비해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주로 전시장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전시장이 아무리 넓어도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없을 수 있다. 또한 판매원이 전시장에 있는 자동차를 무리하게 판매하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고객 불만이 높아질 수 있다.

 

 

두 번째로 딜러는 차량 등록이나 할부 판매, 보험, 중고차 처분 등 차량 구입과 관련한 풀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중요한 것이 중고차 처분인데 고객에게는 가장 힘든 일이지만 일본에서는 신차 딜러가 중고차를 사들인다. 더구나 일반 중고차 전문업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 이것은 고객에게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신차 딜러에게도 이점이 있다. 중고차를 고가에 매입해 신차 가격의 할인폭을 낮출 수 있고 고객의 가격 비교 행동을 억제해 브랜드 내의 가격경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미국의 신차 딜러는 신차 판매와 일부 서비스만을 담당하기 때문에 딜러와 고객과의 관계가 1회적 거래로 끝나기 쉽다. 따라서 딜러와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 형성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일본 기업을 벤치마킹해 관계 마케팅(Relationship Marketing)이나 고객관리(CRM) 같은 새로운 경영이론과 경영기법을 개발하게 됐다.

 

한편 일본의 자동차 딜러가 제공하는 또 하나의 서비스는 차량 정비 및 수리 서비스다. 일본의 자동차 딜러는 미국에 비해 규모가 크기 때문에 정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 및 설비 시설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딜러는 오일 교환 등의 정비는 물론이고 법규상 신차 구입 후 3년 이내 혹은 그 후로 2년마다 정기적으로 받게 돼 있는 차량 검사를 대신해주기도 한다.

 

각 고객의 담당 판매원은 정기적으로 고객에게 연락을 취해 차량 정비 시기를 알려준다. 또한 차량 검사 시기가 되면 직접 가정으로 방문해 차량을 가져오고 차량 검사가 끝난 후에 다시 가정에 차량을 인도해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직접 차를 가지고 방문하는 경우에는 짧은 시간 내에 차량을 정비해줄 뿐만 아니라 정비과정을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고객이 사고를 냈을 때 연락만 하면 보험 담당 판매원이 처리부터 차량 수리 서비스까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

 

이처럼 일본의 딜러들은 고객에게 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카 라이프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자동차와 관련해 골치 아픈 일은 모두 딜러가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고객들의 딜러 만족도가 높고 자동차 기업에 대한 브랜드 로열티도 매우 높다.

 

실제 도요타 고객의 경우 동일한 딜러에게서 새 차를 구입하는 비율이 40%나 되며 또다시 도요타를 구입하는 비율도 60%나 된다. 고객의 높은 브랜드 로열티는 기업의 매출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매출 변동을 최소화시킨다. 그러면 제조기업은 이를 토대로 생산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도요타의주문 입력 방식(Order Entry System)’은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결과물이다. 이것은 고객과 딜러, 딜러와 도요타의 안정적인 관계를 통해 딜러가 생산 현장에 지속적으로 주문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기존 고객 대상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유지하는 영업을 하고 있는데 연구에 따르면 신규 고객 한 명에게 영업하는 비용으로 기존 고객 6명을 만족시켜 재구매하게 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도 기존 고객에 대한 마케팅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초심에서 건져 올린 성공의 법칙

CEO영업에 길을 묻다

김현철 지음, 한경BP, 2009.

 

저성장 시대와 인구절벽의 도래, 어쩌면 이제 남겨진 시간이 별로 많지 않다. 리더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이 난국을 잘 극복해나가야 한다. 성장이 중요한가, 생존이 중요한가? 혹자는 성장을 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하지만 생존하고 있어야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저성장의 시대에 직면하면서 우리는 어떤 생존 전략을 잡고 있는가? 저성장은 현실이다. 앞서 저성장을 경험한 일본을 철저히 분석하고 저성장기 한국 기업의 생존 전략을 찾아내야 하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의 전략이 필요할 때다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sirh@centerworld.com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성균관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략과 인사 전문 컨설팅 회사인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Corp.) 대표이면서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를 운영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