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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ator’s Insight

10년 전 사양산업 만화, 웹툰으로 부활! 뜨거운 열정, 작가·회사·독자 共生을 찾다

정지영 | 189호 (2015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 Cell 이사는 지난해 <포브스>가 뽑은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차세대 리더 12에 선정됐다. 사양 산업으로 인식되던 만화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구성하고 엄청난 수익을 창출해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 이사는 여러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신사업을 창출하며 웹툰 비즈니스의 지형을 바꿨다. 독자들은 무료로 웹툰을 즐길 수 있게 됐고, 만화 창작자들은 수억 원대의 연봉을 받는 구조가 됐다. 그는기존 성공 포인트에서 무엇을 얻으려하기보다 기존의 것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사고를 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해야 혁신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느냐 하는 것이 성공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라고도 덧붙였다. 회사에서 그는 가장 성공한만화 덕후(만화에 대해 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로 불리기도 한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윤창민(단국대 중어중문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윤태호 작가의 <미생>은 가장 성공한 웹툰1 으로 꼽힌다. 작품성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큰 수익을 올리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판매된 단행본만 220만 부, 웹툰 누적 조회 수는 약 11억 뷰에 달한다. 원고료 및 판권으로 벌어들인 수익만 수십억 원 단위다. 미생은 케이블 채널 tvN에서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 공중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고 시청률은 10.3%였다.

 

한때 사양산업으로 평가받던 만화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출판 만화 시장 규모가 작아지면서 만화책과 만화 작가가 점점 줄어들고, 만화가가밥 굶는 직업으로 불리던 시장이 지금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문화 콘텐츠 사업으로 변모했다. 웹툰 시장은 1718억 원 규모이며 웹툰 산업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 유발액만 약 10조 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2 윤 작가를 비롯해 수많은 스타 웹툰 작가들이 배출됐으며, 유명 작가들의 연봉은 억 단위를 훌쩍 넘어섰다. 네이버에서는 웹툰 매출로 월 7000만 원 이상을 버는 작가도 나오고 있다. 다 죽어가던 시장에 새로운 생기가 돌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만화 비즈니스의 생태계를 바꾼 데는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 Cell 이사의 공이 컸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전통적인 만화산업이 인터넷의 저작권 위반으로 위협받는 상황에서 웹툰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만들었다. 여러 가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웹툰의 소비층을 넓히고 작가들이 작품 활동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가 만들어낸 아이디어들은 현재 웹툰 시장의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다. <포브스>도 이런 점을 눈여겨보고 김 이사를 지난해혁신적인 차세대 리더 12중 한 명으로 꼽았다.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성과를 인정해 네이버에서는 30대 중반인 그에게 아예 사업부 하나를 통째로 맡겼다. 그는 지금 웹툰과 웹소설을 비즈니스화하는 독립 사업부의 대표로 있다. 지인들은 그를 두고가장 성공한 만화 덕후(만화에 대해 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 이사는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다. 만화를 좋아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본인의 경험을 반추해보니 비즈니스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라는 것이다.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웹툰의 글로벌 사업화를 위해 뛰고 있는 김 이사를 DBR이 만났다.

 

웹툰&웹소설 비즈니스를 담당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네이버에 입사해 개발 업무를 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만화 파트에서 업무를 하게 됐다. 처음에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라기보다 만화를 좋아하는 팬의 입장으로 일을 시작했다. 평소 생각했던 것들을 실현해보면 어떨까 했다. 원래도 훈수를 두는 사람이 장기판을 더 잘 보지 않나. 그렇게 이 일을 하게 됐다. 유료 만화 서비스 만들고, 웹툰 만들고 하다 보니까 팀원이 계속 늘어났다. 독자도 늘고, 네이버에 작품을 내는 작가들도 많아지면서 팀 규모는 더욱 커졌다. 그러다 2015 2월 사내 벤처 개념인 CIC(Company-In-Company)로 독립하게 됐다.

 

 

 

만화 시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나.

 

평소 만화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또 직접 서비스를 운영하다 느낀 점은 시장의 정체였다. 출판 시장이 식으면서 출판 만화를 만드는 작가의 수도 줄어들고, 만화 작가의 수가 감소했고, 자연스레 독자들은 만화에 발길을 끊었다. 당시 만화 시장에서는 활기를 찾기 어려웠다. 개인적으로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라고 자문해 봤다. 당시 사람들은 P2P 사이트에서 무료로 만화를 다운받아 봤다. 기존 만화 사업자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했던 일은 P2P의 불법 공유를 어떻게든 막는 것이었다. 하지만 불법 다운로드를 제약하는 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P2P 사이트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는 새로운 걸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핫하고 재미난 콘텐츠들이 자꾸 나와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작가들이 필요했다. 그래야 좋은 콘텐츠가 나오고, 독자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었다.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해 봤다. 첫 번째가 작가였다. 어찌됐든 좋은 콘텐츠가 있어야 이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런 아이디어를 갖고 웹툰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구체적으로 만화 시장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 했나.

 

만화 시장을 고려할 때 당장 필요한 건 단순히 만화를 디지털화해서 파는 것이 아니었다. 좋은 작가를 많이 양성해내는 일이었다. 이렇게 해서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만화시장을 떠났던 사람들을 다시 불러와야 했다. 만화 창작자와 만화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했다. 그래서 여러 가지 것들을 새로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도전만화. 처음부터 유명 작가들을 찾아다니며 작품을 부탁하는 걸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창의적인 사람들이 만화를 그리고 독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 ‘네이버라는 인터넷 포털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네이버 아이디를 가진 모든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웹툰을 올릴 수 있다.

 

이는 만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독자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평가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것은 오롯이 독자들이 작품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편집장인 나의 시각과 권한으로 작품이 메인에 소개될지, 아닐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도전만화에서 많은 리뷰 수를 가진 웹툰은베스트 도전이라는 코너로 옮겨갈 자격을 얻는다. 베스트 도전은 이미 일차적으로 독자의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흥행성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을 갖춘 셈이다. 그래서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이 코너를 살핀다. 재미난 웹툰과 실력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는 공간이 된 것이다. 도전만화를 통해 활동한 사람은 최근까지 15만 명을 넘었다. 그중에 베스트 도전에 만화를 올린 사람은 1600명 이상이고, 이 가운데 175(2014 6월 기준)이 네이버의 정식 웹툰 작가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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