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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줄서야 하는 中식당, ‘기다림’을 ‘서비스’로 바꿔 감동 제공

174호 (2015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火鍋)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식당, ‘하이디라오(海底?)’의 서비스는 대기 장소에서부터 시작된다. 보통 1∼2시간은 기다려야만 먹을 수 있는 치명적인 단점을 경쟁력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이 식당은 고객 감동 서비스를 더하는 전술을 썼다. 대기하는 손님 테이블에 과일이나 과자를 먼저 제공해 입이 심심할 틈을 주지 않음은 물론 무료로 네일케어를 해주거나 신발을 닦아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대기시간을 감안해 준비한 음식은 거의 자리에 앉는 동시에 제공된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집해 실제 서비스에 반영한다. 한편 알리바바가 개설한 전자상거래 오픈마켓타오바오는 일단 속도에서 국내 오픈마켓 쇼핑몰들을 압도한다. 자체 개발한 온라인 결제 시스템알리페이(Allipay)’를 이용한 간편 결제 시스템, 매장 판매자와 소비자를 실시간 연결하는 채팅 메신저 등은 최대한 고객 중심적으로 설계, 구동되고 있다.

 

 

오늘은 사례를 찾아 중국으로 떠나보자. 북한의 김정일이 2002년 상하이를 방문해 그곳의 발전상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외친 말이상하이가 천지개벽한 것인가, 상전벽해(桑田碧海)구나였다. ‘뽕밭이 한순간에 변해 푸른 바다가 된다는 뜻인 상전벽해는갑작스럽게 크게 바뀜을 의미한다. 그래서 상하이의 한자가 혹시 상전벽해를 줄인 것(桑海)이 아닌가 하고 실없이 웃으면서 생각한 적이 있다. 물론 상하이의 한자는 上海(Shanghai). 김정일이 놀란 상하이의 상전벽해는 그 도시의 하드웨어적 변화였겠지만 진정한 상전벽해는 상하이의 서비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김명신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상하이무역관 차장이 펴낸 <상하이 비즈니스 산책: 14억 중국시장의 등용문>이 소개하는 사례 중 식당 서비스와 인터넷 서비스 한 곳씩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며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생각해보자.

 

대기시간마저 감동의 순간으로

먼저 살펴볼 식당 사례는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火鍋)로 성공을 거둔 하이디라오(海底?)의 서비스다. 훠궈는 육수를 끓인 뒤 얇게 썬 고기를 살짝 익혀 먹는 요리로 홍콩 등에서는 핫폿(hot pot)이라고도 한다. 그러니 중국에서는 보편적인 종류의 식당일터인데 하이디라오는 서비스 하나로 유명해졌다.

 

하이디라오는 1994년 설립된 쓰촨식 훠궈 식당으로 쓰촨에서 시작해 20년간 상하이, 베이징, 톈진 등 중국 21개 도시에 80여 개 직영 분점을 내며 세를 넓혔다. 그리고 지금은 고용직원만 1만여 명에 이르는, 그야말로 중국 최대의 훠궈 식당이 됐다.

 

식당들이 불황 때문에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도 하이디라오는 한 해 동안 3000만 명이 찾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게다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중국 최대의 맛집 평가 사이트 다중뎬핑왕(大衆点評網)이 선정한 ‘10대 훠궈 식당으로 선정됐다. 2011년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상품만 가능한중국저명상표칭호를 부여받는 영광을 누렸다. 중국의 여러 위성 TV가 집중 보도하고 해외 매체들도 취재해갈 만큼훠궈 식당계의 전설’이 된 하이디라오의 서비스가 과연 어떻길래 이리 야단들인 걸까.

 

서비스는 대기 장소에서부터 시작된다. 워낙 장사가 잘되는 맛집이다 보니 손님들은 보통 1∼2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하이디라오는 이 치명적인 단점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승화시켰다. 즉 지루한 시간을 고객을 감동시키는 시간으로 바꾸는 전술을 쓴 것이다. 하이디라오는 대기하는 손님 테이블에 과일이나 과자를 먼저 제공하며 입이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릇이 비워지는 기색이 보이기 무섭게 먼저 알아서 간식거리를 내온다. 직원들은 대기손님이 각각 어디에 앉아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기표를 나눠주는 식당에서 이런 디테일한 서비스를 기대하긴 어렵다. 종업원들이 워낙 바쁘다 보니 거기까진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이디라오의 직원들은 대기손님이 들고 나는 것까지 고려해 주기적으로 대기자 테이블을 돌았다. 직원은 아예 대기자 좌석이 그려진 도면을 들고 다니며 손님의 위치와 인원 수를 수시로 체크했다.

 

 

 

14억 중국시장의 등용문

상하이 비즈니스 산책

김명신 지음, 한빛비즈, 2014

 

놀라운 것은 기다리는 손님을 위해 먹을 것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료로 네일케어를 해주거나 신발을 닦아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놀이방에서는 아이들이 정신없이 뛰어놀고 있다.

 

손님을 기다리게는 하지만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살뜰하게 손님을 챙기는 모습, 항상 웃는 얼굴로 더 필요한 것 없느냐고 묻는 모습을 보면 손님들도 감동할 수밖에 없다. 가장 짜증나는 대기 시간을 고객 감동의 순간으로 바꾼 것이다.

 

빠르고 정확한

서빙 서비스

 

자리에 앉으면 빠르고 정확한 서빙 서비스에 놀란다. 아이패드를 통해 미리 주문을 받아 두고, 자리에 앉으면 거의 실시간으로 식사를 내온다. 식사를 하고 있는 동안 한쪽에서는 신나는 공연을 펼치면서 잔칫집 분위기를 조성한다. 약간의 돈을 내면 기술자가 눈앞에 나타나 밀가루 반죽 묘기를 보여준다. 면발을 맞들어 손님의 훠궈탕에 직접 넣어주는 서비스로를 하는 것이다. 족히 2m는 돼 보이는 밀가루 가닥이 단 한 번도 바닥에 닿지 않고 면으로 바뀌는 묘기는 정말 볼 만하다는 평이다.

 

하이디라오의 세심함은 화장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어린이 고객을 고려해 키가 낮은 세면대를 설치하는 것은 기본이다. 음식에 들어가는 강한 향신료 때문에 불편해하는 손님들을 위해 일회용 양치도구를 비치해뒀다.

 

 

 

 

셋째로 놀라는 포인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의 아이디어를 수집하며 끊임없이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이디라오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매장 서비스와 환경개선을 위해 고객으로부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구하고 있다. 창의공간이라는 메뉴를 만들어 하이디라오를 다녀갔던 고객들이 의견을 적극적으로 게시하게 했다. 실제로 이 공간에는대기 중 네일케어 서비스를 받았는데 매니큐어가 바로 마르지 않아 식사할 때 불편하니 매니큐어 건조 스프레이를 비치해달라는 의견부터종업원들에게 위생용 투명 마스크를 설치하게 하면 좋겠다는 의견, ‘유아용 침대시트를 일회용으로 비치해달라는 깐깐한 고객들의 의견 등이 다양하게 게시돼 있다.

 

이런 고객의 목소리를 그저 듣는데서만 그치지는 않는다. 고객의 제안에 대해 하이디라오는 사안별로실행 중’ ‘고려 중’ ‘상정 제외등으로 구분해 아이디어 채택 여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하이디라오는 또 스마트폰앱을 통해서도 예약을 할 수 있게 했다.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든 하이디라오를 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중국의 소비자들에게

해외 직구조차 중국 내

사이트를 통해 구입하게

만드는 힘이 아리왕왕이 가진

서비스의 힘이다.

 

 

철저히 고객 친화적인 온라인 서비스

 

중국은 식당 같은 오프라인 서비스뿐 아니라 온라인 서비스에서도 상전벽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윈(馬雲) 회장이 이끄는 알리바바가 개설한 전자상거래 사이트 오픈마켓 타오바오(淘寶)와 숍인숍 티몰 서비스가 좋은 예다.

 

2013년 기준으로 이미 중국 국내 온라인 거래의 80%가 알리바바 계열사들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는 이베이와 아마존의 거래 규모를 더한 것보다 크다.

 

중국에선싱글데이 1111, 솔로들이 서로 선물을 주고받거나 자신의 선물을 구입하느라 중국 유통업계 최대 규모의 할인행사가 진행된다. 이날 자정부터 세일을 시작한 알리바바의 온라인 매출은 38분 만에 100억 위안, 한화로 18000억 원을 넘겼다. 하루 통계로는 총 93억 달러(한화 약 10189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니 어느 정도 규모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알리바바 계열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들의 서비스는 어떻게 다를까?

 

첫째, 사이트의 속도다. 타오바오와 국내 오픈마켓 쇼핑몰을 비교해보면 우리 사이트보다 더욱 안정감 있게 구동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수억 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의 사이트는 물건을 쌓아둘 창고를 여유롭게 지어놓은 듯한 기분이다.

 

한국 사이트에서 인터넷 쇼핑을 하다 보면 제품 상세보기를 하거나 결제할 때 갑자기 사이트가 느려지거나 한참 동안 멈춰 되돌아가기를 눌러가며 같은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처럼 한국의 사이트가 종종 소화불량에 걸린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중국 사이트는 구동력이 좋다. 국내 카카오톡에 해당하는위챗만 봐도 해외에서만 1억 명, 국내외 합쳐서 6억 명이 사용하다 보니 사용 방식이 간단하고 구동력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

 

속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매과정에서의 속도다. 타오바오는 구매과정도 상당히 간단하다. 사려는 제품과 배송할 주소지를 선택하고 타오바오가 개발한 온라인 결제 시스템알리페이(Allipay)’의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우리나라 사이트의 경쟁력을 걱정하는 것이 늘 이 부분 때문이다.

 

 

 

 

둘째, 구매과정에서의 신뢰감이다. 이를 위해 타오바오에서는아리왕왕이라는 매장 판매자와 소비자를 실시간 연결하는 채팅 메신저를 가동한다. 그래서 제품의 치수가 실제로 어떤지, 재고가 있는지, 성능이 어떤지, 내가 주문한 제품을 언제 배송할 것인지 등이 궁금할 때 바로바로 판매자에게 물어볼 수 있다. 밤늦은 시간에도 아리왕왕 메신저가 켜 있는 쇼핑몰들이 많다. 또 아리왕왕 메신저 기록은 메신저 창을 닫더라도 고스란히 남도록 설정돼 분쟁 발생 시 증거자료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도 소비자들이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다.

 

아리왕왕은 제품구매 후 부득이하게 바로 취소해야 하거나 무언가를 물어봐야 할 때 아주 편리하다. 또 판매자와 신뢰를 구축하는 데도 요긴하다. 한국의 오픈마켓에서 전화로 제품을 문의하려고 하면 불통일 때가 많다. e메일로 문의해도 반나절 이상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 또 한 번 물어서 끝날 문제면 다행인데 상대하는 사람이 바뀌니 여러 차례 되묻고 서로 확인하다가 진이 빠질 때가 많다. 아리왕왕을 이용하면 구매자와 판매자가 직접 재고 여부, 배송시간, 가격 등을 물어볼 수 있으니 신뢰가 쌓이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2014년 오픈한 해외 직구사이트 티몰글로벌에 입점하는 외국 기업도 중국어로 아리왕왕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중국인들이 티몰글로벌을 통해 외국으로부터 제품을 직접 구매할 때도 중국어로 소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외국 업체로서야 중국인 채팅 상담직원을 채용해야 해 번거롭지만 중국 소비자들로서는 더없이 편해진 것이다. 이것이 경쟁력이다. 중국의 소비자들에게 해외 직구조차 중국 내 사이트를 통해 구입하게 만드는 힘이 아리왕왕이 가진 서비스의 힘이다.

 

셋째, 중국의 인터넷 비즈니스와 서비스는 무한하게 진화하고 있다. 이 사업모델은 이렇게 시작했으니, 이렇게만 하는 것이 정석이라는 고정된 틀이 그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다.

 

, 고객과 판매자를 위한 서비스와 사업을 추가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알리바바는 소상공인을 위해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고 인터넷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와 연계해 위어바오라는 금융상품을 출시하는 등 금융기업으로 거듭났다.

 

그뿐만이 아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들이 원하는 맞춤 서비스를 시도하고, 알리바바 브랜드 제품을 만들고, 전자상거래 최대의 난제인 물류문제를 풀기 위해 아예 물류회사 설립에 나서는 등 무한 진화를 보여줬다. 물론 한국의 경영환경과 중국의 경영환경이 다르다고 이야기하겠지만 이 경쟁력의 차이는 전략과 사고의 유연성 차이에서 나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까지 중국의 식당 서비스와 인터넷 서비스 기업의 사례를 살펴봤다. 우리가 중국과는 서비스 제공에 수준 차이가 있다고 자부하던 사이 중국의 서비스 시스템이 상전벽해의 진화 과정을 겪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화궈의 하이디라오는장사를 하려는 곳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좋은 서비스를 할까라고 궁리하는 곳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리바바는장사를 하려면 먼저 아리왕왕 같은 신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곳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글로벌 경쟁은 서비스 분야에서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우리 기업, 식당, 인터넷 사이트의 서비스 수준은 어떠한지 한번 되돌아봐야 할 때다.

 

 

서진영자의누리경영연구원 대표 sirh@centerworld.com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성균관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략과 인사 전문 컨설팅 회사인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 Corp.) 대표이면서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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