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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영어의 신시장 창출 전략

B2C로 신뢰 쌓고 B2B 시장 강자로 우뚝! “콘텐츠 검증이 먼저” 기업 공략 비법 따로 있었다

김광현 | 171호 (2015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운영

 

비즈니스 영어/글로벌 역량 교육업체 당근영어의 성공요인

1) 기업이 필요로 하는 영어 교육과 HRD(인사교육) 컨설팅 역할을 한꺼번에 수행

2) B2C 시장에서 브랜드를 알리고 B2B 시장을 공략하는 우회전략

3) 삼성전자 출신 창업자의 시스템·프로세스·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집착

4) 성장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회사를 떠나라는, 가혹하면서도 수평적인 기업문화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백현(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회사에서 외국어 교육을 받아본 직장인에겐당근영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장난스런 이름이지만 이 회사의 성장세는 무섭다. 창립 14년 만에 연매출 2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전화로 배우는 영어회화 사업으로 시작했고 B2B 글로벌 역량 교육이라는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했다.

 

현재는 매출의 약 65%가 전화영어 이외의 교육/컨설팅 사업에서 나온다. 해외파견 주재원 교육, 영어 협상능력 교육, 해외지사 회계관리 역량 교육, 신입사원 글로벌 역량 교육 등 외국어와 관련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2000년 당근영어(법인명은 캐럿코리아와 캐럿글로벌)를 처음 만들었을 때 노상충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3년 근무한 것이 직장경력의 전부인 스물아홉살 청년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YBM, 파고다 등 영어교육 시장 전통의 강자들, 그리고 글로벌 영어교육 업체들에 맞서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새로운 시장 가능성을 알아본 통찰력, 고객의 요구에 맞는 교육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했다. 또 직원 개개인의 성장과 투명성을 중시하는 독특한 기업문화도 오늘의 당근영어를 만드는 데 한몫했다. 그의 신시장 개척 비결을 알아본다.

 

영국에서 HRD 시장의 블루오션을 보다

 

노상충 대표는 숭실대 경제학과 90학번이다. ROTC로 군복무를 마쳤고 1996년에 삼성전자에 들어갔다. 처음 들어간 회사에선 기획 업무를 맡았다. 회사 전체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신입으로서는 맡기 힘든 좋은 자리였다. 그러나 앞길이 정해져 있는 대기업 커리어에 답답함을 느꼈고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점점 더 가지게 됐다.

 

마침 대학 재학 시절 친분을 쌓은 미국인 초빙교수가 워싱턴 주 휘트워스대(Whitworth University) 경영대학원 학장으로 부임했음을 알게 됐다. 그는 입사 3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이 학장의 추천으로 휘트워스대 MBA 과정에 등록했다. 시애틀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스포캔(Spokane)이란 소도시에 있는 조용한 학교였다. 그곳에서 공부하면서 학교 안팎에서 미국인들의 기업가정신을 경험하게 됐고 창업에 대한 꿈이 커졌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2학년 졸업을 앞두고 MBA 프로그램의 일부로 진행한 컨설팅 프로젝트였다. 런던 근교 한국 대기업 A의 영국 법인에서 3개월간 머물 때였다. 이곳은 유럽 사업 전반을 관장하는 지역 본부였다.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원은 약 20, 현지에서 채용된 직원이 약 100여 명이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현지 채용 직원들의 이직률은 연간 60%에 가까울 정도로 높았다. 채용이 되더라도 선진국 업체에서 오퍼가 오면 바로 떠나는 직원들이 부지기수였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컨설턴트의 시각으로 살펴보니 이직률이 높은 데에는 한국에서 파견 나온 주재원들, 즉 매니저들의 태도와 역량에도 문제가 있었다.

 

그가 관찰하기에 주재원들은 한국식으로 열심히, 부지런히 일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몇 년 의무복무기간을 채우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현지에서 채용한 직원들과는 잘 어울릴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국제 감각도 떨어져 외국인 직원들 위에서 효율적인 리더십을 발휘하지도 못했다. 또 당시엔 회사에 아직 직원들의 글로벌 역량을 키워주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빈약했다. 물론 나름대로 주재원을 파견하기 전에 몇 달 동안 교육을 시키긴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파견 대상자를 영어학원에 보내고 전직 항공기 스튜어디스 등이 가르치는 이문화(異文化) 체험 교육, 서양 에티켓 교육을 듣게 하는 데 불과했다. 직무에 맞는 글로벌 스탠더드 교육은 미비했다.

 

노 대표는 이렇게 회상한다. “당시 기업 주재원들의 커뮤니케이션 수준은 그들을 가르치는 학원 강사들에 맞춰졌고 문화적 소양은 전직 스튜어디스들 기준에 맞춰졌습니다. 어학능력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여러 필요조건 중 하나일 뿐입니다. 또 비즈니스는 에티켓만으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협상, 리더십, 프레젠테이션, 글로벌 비즈니스 스탠더드 등 해외 주재원에게 필요한 다른 역량은 영어학원에서는, 혹은 에티켓 학원에서는 가르쳐 줄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대기업들에게 일반 영어학원은 해줄 수 없는, 기업의 업무에 맞춰진 비즈니스 중심의 영어, 글로벌 업무역량 교육을 제공한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기업의 교육 컨설턴트가 돼 해외 업무를 맡을 기업인에게 꼭 필요한 글로벌 교육을 맞춤 설계하고 실제 교육까지 진행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영어 강사들은 영어는 잘 가르치지만 비즈니스 실무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HRD(인사교육) 컨설팅 회사들은 조직원들의 역량 향상을 위한 전략과 방향은 제시할 수 있지만 실제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주진 않는다. 영어학원과 HRD 컨설팅 이 두 가지 역할을 함께해주는 회사를 만들자고 결심했다. 검증되지 않은 사업 아이디어였지만 승산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국내 기업이 해외 지사를 내고 국제 거래가 많아지던 무렵이라 수요는 늘어날 것이었으며 뚜렷한 경쟁자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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