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Highlights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과 애플이 각각 신제품을 쏟아내며 전쟁에 들어간 상태다. 그런데 중국시장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애플 아이폰의 짝퉁’이라는 혹평도 나오지만 올해 말 6000만 대가 팔릴 것으로 보이는 중국 회사 샤오미의 스마트폰이다. 상당한 수준의 성능을 자랑하지만 가격은 40만 원을 넘지 않는다. 그래서 ‘샤오미의 저가폰 전략’에 대한 분석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샤오미 성공신화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핵심은 ‘저가’가 아니다. 샤오미의 성공비결은 다음과 같다. 1) 안드로이드 OS를 개량한 탁월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냈다. 2) ‘헝거 마게팅’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안달복달하게 만들었다. 3) 유통혁명을 통해 유통마진을 ‘제로화’했다. 4) 창업자는 물론 투자자까지도 실리콘밸리의 혁신 DNA를 갖고 있다. |
거대한 생명을 잉태한 작은 좁쌀 샤오미
최근 애플이 아이폰 6와 6 plus를, 삼성이 갤럭시노트 엣지를 발표하며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지난 몇 주간 국내외 모바일 기기 마니아와 전문가 집단에서 가장 많이 회자됐던 스마트폰은 아이폰이나 갤럭시가 아닌 중국의 샤오미였다. 샤오미(小米)는 작은 좁쌀이란 뜻인데 ‘작은 좁쌀이 산보다 거대하다’는 불교의 교리에서 유래했다. 4년 전 8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샤오미가 이제는 그 작은 좁쌀 속에 거대한 생명력을 잉태하고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샤오미는 2010년 6월, 8명의 공동창업자들에 의해 창립됐다. 그리고 창립 4년 만에 중국 1위, 세계 5위권의 스마트기기 제조사로 기적적인 성장을 한다. 2013년 말 기준 스마트폰 약 2000만 대를 팔았고 올해 말 그 3배인 6000만 대를 팔 것으로 예상된다. 비결은 무엇일까? 많은 분석가들은 샤오미의 성공을 두고 ‘중국 시장에서 저가 전략이 먹혔다’고 설명한다. 쉽게 말해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싸서’ 잘 팔렸다는 얘기다. 실제 샤오미폰 한 대가 우리 돈으로 30만 원대의 가격이니 그런 분석이 나오는 게 이상할 것도 없다. 그런데 사실, 중국에는 ‘산자이(山寨)’라고 불리는 값싼 짝퉁 제품들이 널렸다. 필자가 분석하는 샤오미의 성공비결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놀랍게도 ‘소프트웨어 역량’이 가장 큰 비결로 보인다. 여기에 ‘헝거마케팅’이라는 뛰어난 마케팅 전략이 더해졌고 유통망의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그리고 미국에서 공부한 다양한 엘리트들이 모여 실리콘밸리형 ‘혼합 문화’를 창조한 것도 샤오미의 독특한 DNA를 만들어냈다. 이 역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림1 아이폰과 샤오미 비교
왼쪽이 애플의 아이폰이고 오른쪽이 샤오미의 스마트폰이다. 좀 더 큰 아이폰처럼 보일 정도다.
짝퉁 논란이 이해가 되면서도 예쁜 디자인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여렵다.
성공요인 1 소프트웨어 역량
아직도 샤오미를 ‘초저가 짝퉁 애플폰’을 만드는 회사로 생각하고 있다면 착각이다. 샤오미가 창립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이 아니라 안드로이드 기반의 변형 OS인 MIUI를 출시한 것이다. 샤오미는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해서 수시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다. 그것도 매주 금요일마다 OS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안드로이드 기반 변형 OS는 대부분 오리지널 안드로이드 OS보다 느리고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1 그래서 성공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샤오미는 신속한 오류 수정과 무한 업그레이드로 이러한 단점을 짧은 시간 안에 극복해 나갔다.
게다가 샤오미는 OS 역량을 아낌없이 소비자들에게 퍼줬다. 기존 휴대전화 업체들의 경우 옛 모델에 대해 최신 OS업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어려웠다. 하드웨어적 한계로 인해 업그레이드된 OS가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샤오미는 철저하게 사용자 편의에 집착하고 소비자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반영해서 자신들의 OS를 지속적으로 개선한다.2 이게 샤오미의 가장 큰 파괴력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후 4년이 지난 지금 MIUI는 샤오미폰이 없는 해외 유저들도 기본 안드로이드OS보다 선호할 만큼 가장 편리하고 심플한 운영체제로 진화했다. 한국에도 모바일 기기 헤비 유저들 중 MIUI를 깔고 자랑삼아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유는 아름답고 편리하기 때문이란다.
일반적으로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은 구글이 고정값(Default)으로 제공하는 번들 앱들을 생각 없이 받아들이고, 유저들은 사용하지도 않고 방치해 결국 쓸모없이 용량만 차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시킨다. 샤오미는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쓸모없는 안드로이드 번들을 없애버리고 애플처럼 깔끔한 레이아웃의 OS를 만들었다. 일각에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편리한 안드로이드 기반의 OS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그림 1>을 보면 왼쪽에 있는 아이폰의 깔끔한 첫 화면과 오른쪽의 샤오미 Mi4의 첫 화면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다소 큰 아이폰의 느낌을 줄 뿐이다.
흥미로운 점은 샤오미가 비즈니스 모델도 애플을 따라 한다는 것이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제품의 제조는 모두 외주(대만 팍스콘(Foxconn), 인벤텍(Inventec))를 주고 있고 창업자 레이쥔(雷軍)의 신제품 출시 발표 스타일이나 제스처도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이 ‘최고가+고품질’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샤오미는 일단 ‘초저가+적당한 품질’을 추구한다. 또 애플은 고가의 스마트폰으로 수익을 내는 하드웨어 판매회사지만 샤오미는 OS와 소프트웨어를 보급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점에서 애플과 차이가 난다고 주장한다. 샤오미 회장 레이쥔은 샤오미 스마트폰이 아마존의 킨들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외치고 다닌다. 그만큼 자신들의 안드로이드 변형 OS 기술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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