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중국 파트너 교체

수익 늘리려 中 파트너 바꿨다 고소에, 규제기관 텃새에, 생고생

157호 (2014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인기 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를 가지고 2005년 중국에 진출한 미국 게임회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2009년 현지 유통사 더나인(The9)과의 관계를 끊기로 한다. 그리고 3년간 2700만 달러를 더 받는 조건으로 넷이즈(NetEase)와 새로운 공급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로컬 파트너의 교체는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를 불러왔다. 기존 파트너인 더나인은 블리자드를 고소했고 규제 당국들은 이를 기회로 재심의를 늦추며 텃밭싸움을 했다. 결국 4개월 동안 WoW 게임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고 신작 출시가 지연돼 블리자드는 약 15000만 달러의 매출 감소 피해를 입었다. 블리자드의 사례는 중국에 진출하려는 회사들에 교훈을 준다. 중국 시장에서 자사 상품의 브랜드 파워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현지 파트너를 찾거나 교체할 때는 수익성 외에도 여러 규제기관들과의 관계도 심도 있게 고려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중국 장강상학원(CKGSB) V. 브라이언 비어드(V. Brian Viard) 교수의 지도로 리처드 비순(Richard Bethune)이 작성한 케이스 스터디를 발췌해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 케이스 내용 중 소개되지 않은 블리자드 및 중국 게임시장 현황에 대한 내용은 DBR 웹사이트(www.dongabiz.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09년 초반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 이하블리자드’)의 경영진에게 온라인게임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이하 ‘WoW’1  )가 중국 내에서 거둔 경이로운 성공의 확대를 모색하는 결정적인 시기였다. 4년 전 블리자드는 거대시장 중국에서 고수익을 보장하는 이 게임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그리고 2009 9월 현지 합작사인 더나인(The9 Limited)과의 라이선스 계약만료를 목전에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더나인과 재계약을 할 것인가, 아니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파트너를 찾을 것인가?2

 

더나인은 초기에 중국 내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2005 ‘WoW’는 중국 출시 두달 만에 150만 명 이상의 가입자들을 확보했다.3 이후로 수백만 명이 더 가입해 전 세계 1150만 개의 활성 게임계정 중 500만 개를 중국이 차지했다.4

 

이전까지 온라인 게임들의 불법 복제판의 대량 유통은 중국 내 블리자드의 매출 신장을 가로막는 역할을 했다. 이에 ‘WoW’는 수천만의 사용자들이 상호작용을 하는 독특한 유료게임 환경을 구축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아무리 해커들이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engineered)이나 복제를 한다 해도 그런 대규모 커뮤니티를 구성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노릇이었다.

 

블리자드 경영진은 학수고대하던 중국 내에서의 성공에 기뻐했지만 동시에 ‘WoW’의 콘텐츠가 자국 문화에 적절치 못하다며 비난을 더해만 가는 중국 규제당국과의 관계, 그리고 파트너사인 더나인 측의 매끄럽지 못한 일 처리로 고심하고 있었다. 블리자드는 출시한 게임에 대해확장팩이라 불리는 속편을 몇 년에 한 번씩 출시해 매출을 올려왔다. 그런데 중국 규제당국은불타는 성전(The Burning Crusade)’ 확장팩5 의 승인을 수개월이나 미뤘던 전적이 있었고 가장 최신 확장팩인리치 왕의 분노(Wrath of the Lich King)’ 역시 2009년 초까지도 승인을 하지 않고 있었다. ( 1)6

 

새 파트너라면 규제당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고 블리자드편에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더나인은 2008년 한 해에만 ‘WoW’ 16억 위안(약 미화 24000만 달러)7 을 벌어들였는데 이는 경쟁사들에겐 군침 도는 수익이었다. 새 파트너 후보로는 넷이즈닷컴(NetEase, 이하넷이즈’)과 텐센트(Tencent)가 물망에 올랐다. 넷이즈는 이미 블리자드의 타 제품에 대한 중국 내 판매대리권을 갖고 있었다. 텐센트는 인기 있는 실시간 메신저 서비스플랫폼큐큐(QQ)’를 소유하고 자사 사용자 기반을 활용해 온라인 게임업계의 강자로 부상한 터였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이미 중국에서 얻는 ‘WoW’의 수익은 전 세계 블리자드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과연 이 셋 중에 어느 파트너가 블리자드의 중국 온라인 게임 산업 내의 우위를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

 

1 WoW 출시일: 전 세계 vs. 중국*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불타는 성전.’ us.blizzard.com.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2010. . 2010/08/27, 2010; 더나인. ‘2008년 연차보고서.’ pp. 41∼42. 상하이: 더나인, 2009. . 2010/08/25.

 

그림 1중국 WoW 게임 플레이 장면

 

 

 

 

중국 파트너 더나인

WoW’의 중국 진출을 위해 블리자드는 법적·실용적인 이유로 중국 파트너가 필요했다. 당국의 규제로 외국 회사가 소프트웨어를 출판하거나 인터넷 콘텐츠 공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중국 기업이 정부기관과 소비자들과 더 가까웠기 때문에 파트너십이 더 유용했다. 더나인은 게임의 소스 코드나 모든 지적 재산권에는 손을 대지 못한 채로 블리자드의 중국 파트너로서 ‘WoW’가 확실하게 규제 심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도우며 콘텐츠 변경에 참여했다.

 

더 중요한 점은 더나인이 상품을 홍보하고 유통했다는 점이다.8 블리자드 2009년 연차보고서를 보면국제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지역 문화 및 관심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지역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라고 기술돼 있다.9 사실 이는 ‘WoW’의 콘텐츠를 중국어 간체로 번역해 수백만의 사용자들에게 고객지원을 제공할 파트너를 갖는 것을 의미했다. 고객 지원 서비스는 대개 언어 능력이 뛰어난 직원들이 맡았다.

 

더나인의 전신은 1999년 상하이에서 설립됐다. 2004 2 3, 더나인은 300만 달러를 선행 지불하고 ‘WoW’ 4년간 중국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나스닥에 상장됐다. 4년 라이선스는 중국에서 ‘WoW’가 출시된 시기인 2005 6월부터 법적 효력을 가졌다. 더나인은 ‘WoW’ 선불카드와 온라인 포인트 액면가의 22%, CD 액면가의 38%, ‘WoW’ 트레이딩 카드 등의 기타 상품 판매 수익의 47%를 로열티로 지불하기로 동의했다. 더나인은 매월 추정 로열티를 선불로 지급했고, 이후에 만약 실로열티가 지불한 금액보다 적을 경우 환급을 받았다. 블리자드에 지급한 로열티는 분기당 평균 미화 160∼370만 달러, 2005 6월 이후로 지급한 로열티는 총 미화 5130만 달러다. 더나인은 판매한 선불카드 및 온라인 포인트 중 쓴 시간을 계산하기 위한 사용자 게임 시간 데이터를 블리자드로부터 제공받았고, 그 자료를 이용해 수익과 지불해야 할 로열티를 계산했다.

 

블리자드는 더나인에게 ‘WoW’ 대중국 홍보의무를 계약에 명시했다. 처음에 더나인은 4년의 라이선스 보유기간 동안 최소 미화 1300만 달러를 마케팅비로 지출하겠다고 동의했지만 이 부분은 나중에 변경됐다. 첫 확장팩불타는 성전이 출시되자 더나인은 2007 1월부터 ‘WoW’ 총매출액의 5%를 마케팅에 쓰기로 동의했다. 중국 내 ‘WoW’ 마케팅은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됐다. 더나인은 중국 초상은행(Merchant Bank)과 제휴해 ‘WoW’ 신용카드를 공동 제작하고 반도체 회사인 인텔, 컴퓨터 제조회사 아수스, 백색가전제품 제조사인 하이얼과 손잡고 ‘WoW’를 홍보했다. 게임 내에서는 ‘WoW’ 토너먼트와 특별 온라인 어드벤처를 스폰서하며 사용자들이 더 오래 게임을 하도록 유도했다. 2008년 더나인의 판매비와 마케팅비가 0.4% 상승, 1370만 위안(1520만 달러) ‘WoW’의 추가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했다.

 

더나인은 유통망을 확장해 고객을 지원했다. ‘WoW’ 전용 선불카드를 지방의 유통업자들을 통해 유통하고, 이들이 각 지역의 500명이 넘는 소규모 업자들에게, 그리고 이들은 소매점이나 인터넷 카페 등에서 판매했다. 온라인 포인트의 판매는 더나인 소유의 패스나인(Pass9) 온라인 멤버십관리 결제시스템에 가입된 약 16만 개의 인터넷 카페에서 이뤄졌다. 패스나인은 최종 고객인 사용자들과 직접 닿아 있었을 뿐만 아니라 더나인, 유통업자, 인터넷 카페 간의 수익분배 구조를 간소화했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의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집에서 개인 PC로 게임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신용카드나 현금카드로 결제하게 됐다.

 

더나인은 중국 서버를 지원하는 데 필수적인 서버와 고객 지원 전담 직원도 제공했다. 2008년 더나인이 컴퓨터 서버와 기구, 고객 지원 센터에 905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데 최소 5520만 위안(미화 26470만 달러)을 들였다.

 

2008년 더나인의 수익은 33.8%가 증가해 18억 위안(2647만 달러)에 이르렀으며 1626명의 직원을 거느렸다. 더나인은 ‘WoW’ 이외에도 다른 회사의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과 다른 온라인 게임의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웹젠(Webzen) MMORPG 게임 ‘SUN’, EA사가 출시한 캐주얼 축구 게임 ‘EA 스포츠 피파 온라인 2(EA Sports™ FIFA Online 2)’가 그러한 범주에 포함된다. 더나인은 2007년에 EA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이 중 15%의 지분을 16700만 달러의 주식투자기금을 받고 EA에 양도했다.

 

더나인은 더 많은 게임 라이선스를 얻기 위해 게임회사에 주식을 투자했다. 2008년까지 더나인은 MMORPG월드 오브 파이터(World of Figter)’, 2-D 웹게임인지우저우잔지(JiuZhouZhanJi)’를 개발했다. 또한 자체 온라인 커뮤니티 웹사이트, 게임 내 가상 아이템 판매, 웹사이트 솔루션, 광고, SMS 문자 서비스, 패스나인의 판매로부터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했다.

 

 

중국의 규제 문제

더나인은 중국 ‘WoW’가 규제기관인 신문출판총서의 승인을 받는 데 앞장섰다. 하지만 2005년에 ‘WoW’의 출시를 처음으로 승인받은 이후 ‘WoW’는 스스로 거둔 성공의 희생자가 됐다.

 

수백만 중국 사용자가 ‘WoW’와 여러 온라인 게임을 하기 시작했고 인터넷 중독에 대한 대중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중국 규제 당국도 그러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정부는 이미 인터넷 카페에서 미성년자가 게임을 하는 것을 금지한 상태였다. 중국 ‘WoW’가 출시된 이후, 정부는 회당 게임 제한 시간을 정해서 몇 시간마다 휴식을 취하게 하는 인터넷 중독 예방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게 했다. 이 규제는 이후에 오직 미성년자에게만 적용되도록 개정됐다.10

 

WoW’가 처음으로 신문출판총서와 대립하게 된 것은 게임 내에서 중국의 상징인 판다 캐릭터가 죽는 설정이 생긴 이후였다. 더나인은 게임 그래픽에서 표나지 않게 해당 부분을 삭제해야 했다.11 2007 1월에 출시한불타는 성전확장팩은 같은 해 9월까지 중국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규제 당국의 우려를 신속하게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 1) 블리자드는 새로운 확장팩이 이미 승인을 받은 기존 게임과 매우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다시 승인 절차를 밟아야 했다. ‘리치 왕의 분노확장팩은 해외에선 2008 11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지만 중국에선 2009년 봄까지도 승인을 받지 못했다.12

 

2009년 초 이러한 규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EA가 자사 게임의 15%의 중국 지분을 얻는 상황을 지켜보며 블리자드는 현 중국 파트너 더나인과의 추후 관계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더나인과의 라이선스 계약은 2009 6월에 만료되기 때문에 결정도 빨리 내려야 했다.

 

어떤 파트너를 고를 것인가?

넷이즈는 더나인의 대안으로서 매력적인 제안을 했다. 1997년에 중국에서 설립된 넷이즈는 처음에는 무료 웹메일과 검색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2000 630일 나스닥 상장 이후, 회사는 2001 MMORPG ‘웨스트워드 저니 온라인(Westward Journey Online)’을 시작으로 온라인 게임 사업에 뛰어들었다. 넷이즈는 자체 개발한 두번째 MMORPG판타지 웨스트워드 저니(Fantasy Westward Journey)’ 2004년에 출시했다. 2008 12월까지 큰 인기를 끈 이 게임은 같은 달 최대 동시접속자 180만 명을 기록했다. 2008 12월 이러한 시간 기반의 온라인 게임들의 총 평균 동시접속자 수는 864419명이었다.

 

2008, 넷이즈는 넷이즈 인터넷 포털로부터의 트래픽을 온라인 게임과 광고 파트너들에게 모음으로써 대부분의 수익을 창출했다. 넷이즈 포털은 중국어로 된 웹사이트며 무료 웹메일, 온라인 포럼, 메신저 외 19세에서 34세에 이르는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서비스의 버전에 따라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도 가능했다.

 

온라인 게임에 있어서 넷이즈는 시간 기반 게임, 아이템 기반 게임, MMORPG 등 여러 게임을 개발해 다양한 상품에서 수익을 얻는 데 집중했다. 2008년 말 회사는 카드게임처럼 캐주얼한 게임 31개를 제공했다. 넷이즈의 온라인 게임을 하려면 사용자는 신용카드나 현금으로 선불 포인트 카드를 구매하거나 신용카드나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통해 전자 포인트 카드를 구매해야 했다. 2008년에 이르러 넷이즈의 온라인 게임은 회사 순수익의 85.2%를 벌어들였다. 광고나 부가가치(SMS) 서비스도 나머지 수익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넷이즈의 수익은 29.1% 상승한 30억 위안이었으며 3048명의 직원을 뒀다.

 

2008 8월 넷이즈는 ‘WoW’ 이외에 블리자드의 다른 게임도 유통하는 중국 배틀넷의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뿐만 아니라워크래프트3: 혼돈의 지배와 아직 출시 전이던스타크래프트 2(Starcraft Ⅱ)’의 라이선스도 얻었다. 블리자드와 넷이즈 간의 라이선스 계약은 총 3년간 지속되며 쌍방이 동의하면 1년 연장이 가능했다. 넷이즈는 이미 온라인 게임과 다른 콘텐츠로 많은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었고, 안정적인 사업 파트너로 보였다.

 

 

만약 넷이즈가 ‘WoW’ 라이선스와 관련된 경쟁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을 경우 블리자드가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옵션들이 있었다. 홍콩 상장 기업인 텐센트도 잠재적인 파트너 경쟁에 뛰어들 의욕을 보이던 회사였다. 37700만 개의 활성계정을 가진 모바일 겸용 온라인 실시간 메시지 서비스 플랫폼큐큐 2008년 말에는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보다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텐센트가 제공하는 여러 부가가치 서비스와 게임에 쉽게 노출됐고 ‘WoW’의 잠재 사용자층이 될 수도 있었다. 텐센트는 캐주얼 게임과 모바일 게임에 주력하고 있었지만 2009 4분기에 최대 동시접속자 수 120만을 기록한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게임(MMOG) ‘던전 앤 파이터를 서비스하기도 했다. 텐센트 소속 6194명의 직원은 2008 72억 위안(미화 10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 또한 2009년에 MMOG 3개와 진화형 캐주얼 게임 1개를 발표해 게임회사로서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13

 

샨다나 자이언트 인터랙티브 그룹(Giant Interactive Group Inc.) 같은 다른 거대 온라인 게임 회사도 블리자드가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파트너들이었다. 나스닥 상장 기업인 샨다는 2009년 말 MMORPG와 진보된 캐주얼 게임의 수익만 고려했을 때 중국의 선두 게임 회사라고 주장했다. 샨다는 총 3124명의 직원들과 함께 13개의 MMORPG, 9개의 진화형 캐주얼 게임을 서비스하며 회사 총수익인 36억 위안(미화 52310만 달러)의 대부분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뉴욕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에 상장된 자이언트 역시 중국의 선두 온라인 게임 회사 중 하나였다. 자이언트가 서비스하는 3개의 MMORPG 2008년 분기별 최대 동시접속자 수가 150만에 달했다. 1570명의 직원을 거느린 이 회사는 2008 16억 위안(2 3370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

 

2009년 봄에 블리자드가 고려 대상으로 삼을 만한 중국의 파트너는 이처럼 다양했다. 블리자드는 더나인과 재계약하거나 새로운 파트너를 찾는 것으로부터 그토록 꿈꾸는 차이나드림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최고의 플랫폼을 얻으려 했다.

 

더나인과의 결별과 규제의 혼란

2009 416, 블리자드는 결국 더나인과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블리자드는 2009 6월 더나인과의 4년 만기 판매 대리권 계약이 종료된 후 새 파트너 넷이즈와 3년 만기 계약을 한다고 발표했다. ‘WoW’는 이로 인해 3개월여 동안 온라인 서비스를 중단해야만 해 블리자드 팬들을 실망시켰다. 블리자드가 내린 결정의 초기 여파는 대단했다. 더나인은 2008년 자사 매출의 약 91%를 차지했던 ‘WoW’의 라이선스를 상실하자 블리자드를 고소했다. 더나인의 주가는 45%나 폭락했다.

 

블리자드가 합작사를 변경하게 된 동기는 더 나은 수익이었다. 넷이즈는 ‘WoW’ 3년 판매 대리권의 계약금 2400만 위안( 3000만 달러)을 블리자드에 선불 결제하기로 동의했다. 이 액수는 미화 달러 기준으로 보면 2005년 더나인이 ‘WoW’ 4년 라이선스 계약금으로 지불한 300만 달러(2480만 위안)의 약 10배에 달한다. 넷이즈도 더나인이 그랬듯 선불카드와 온라인 포인트 판매 일부를 블리자드에 로열티로 지불해야 했다. 또한 마케팅과 장비 지원 비용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넷이즈는 ‘WoW’를 지원하기 위해 고객 서비스 담당 직원 616명을 증원해 2009년 말 경에는 온라인 게임 부문의 직원이 2359명으로 늘어났다.

 

넷이즈는 블리자드의 배틀넷 온라인 다중접속 플랫폼과 블리자드의 장기 히트작 스타크래프트의 속편 보급을 위한 기존 계약과 관련해 부가 비용을 지불했다. 그 두 라이선스 계약조건하에서 총채무는 22억 위안(32200만 달러)으로 추산됐다. 한편 과거 더나인은 4년의 계약기간 동안 라이선스비로 300만 달러(2480만 위안), 로열티로 5130만 달러(37465만 위안)를 지불했다. 초기 ‘WoW’ 마케팅 비용으로 1300만 달러(1760만 위안)도 지불했다.

 

규제법령에 따르면 규제당국인 신문출판총서로부터 받은 기존 허가는 넷이즈 측에 양도됐어야 했다. 그리고 넷이즈는 문화부(MoC)가 향후 규제 주체가 되리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문화부는 ‘WoW’의 넷이즈로의 판매 대리권 이전 전인 2009 3월에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온라인 게임에 대한 단독 통제권을 문화부에 이관했다고 주장했다. 문화부는 더 나아가 수입 온라인 게임의 중국 내 합작사가 변경되면 게임의 기존 허가는 자동으로 취소되며 신규 사업자가 문화부 측에 허가를 재신청해야 한다는 취지의 회람을 발송했다. 그 회람은 블리자드가 라이선스 계약을 이전한다고 발표한 날로부터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2009 424일 발행된 것이었다. 이는 신문출판총서가 지금까지 ‘WoW’의 담당 규제당국이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었다.

 

2009 6월 라이선스가 더나인으로부터 넷이즈로 공식적으로 이관된 후 더나인이 이미 배포했던 게임들에 대해 신규 허가 절차를 마치기 전까지 문화부나 신문출판총서 모두 넷이즈의 ‘WoW’ 배포를 허가하지 않았다. 그 대상에는 ‘WoW’와 첫 확장팩불타는 성전(The Burning Crusade)’이 포함돼 있었다. 신문출판총서의 재승인 과정은 4개월이나 걸렸다. 그동안 ‘WoW’ 이용자들은 대만을 비롯한 국외의 유료 서버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대만 측 서버는 계정사용 요금이 더 비싼데다 게이머들은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또 해외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로만 결제해야 했다.

 

 

2009 8, 신문출판총서는 ‘WoW’와 첫 확장팩불타는 성전의 재승인 신청에 관해 심사를 계속하는 중이었다. 신문출판총서의 온라인 출판관리부서의 감독 송졘신(Song Jianxin)은 전문가들이 제기한 문화 및 정신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인용하면서 ‘WoW’의 폭력성을 비판했다. 그는동양국가에 서양게임을 수입하려면 필히 약간의 수정을 거쳐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당국 간의 텃밭 싸움

넷이즈는 신문출판총서의 허가를 받지 않고 2009 9 ‘WoW’의 중국 재출시에 성공했고 이내 최고 동시사용자 수 기록을 달성했다. 그러자 97, 중앙 제도조직위원회(“OCIOC”)는 신문출판총서와 문화부의 역할을 확실히 구분하려는 시도를 했다. , 신문출판총서는 수입된 온라인 게임의 중국 내 첫 출시의 승인책임을 지고 일단 온라인에 배포된 후에는 문화부가 규제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안은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14 918일 문화부는 신문출판총서에 ‘WoW’의 재출시를 규제할 자격이 없으므로 ‘WoW’ 관련 일에 간섭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신문출판총서는 또 나름대로 문화부의 경고에 개의치 않고 대응방안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928, 신문출판총서는 중국 국가판권국(NCAC), 전국 음란물소탕·불법출판물 공작소조판공실과 공동으로 문화부가 4월에 발표했던 것과 유사한 회람을 공표했다. , 신문출판총서가 기 승인한 어떤 온라인 게임도 게임보급자 변경, 확장팩 추가, 새 콘텐츠 부가 시에는 신문출판총서의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한편 2009 10, 문화부는리치 왕의 분노(Wrath of the Lich King)’ 확장팩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을 권고했다. ‘리치 왕의 분노확장팩은 다른 나라에서 출시된 지 거의 1년이 지나도록 중국정부 규제의 수렁에 빠져 있던 터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문출판총서는 넷이즈의 ‘WoW’ 재출시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또한 넷이즈에 새로운 게임계정 등록과 기존 계정의 요금정산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112일 넷이즈는 신문출판총서가심각한 규정위반을 이유로리치 왕의 분노의 재승인 신청을 기각했다고 발표했다. 더나인이 과거에 블리자드와 사전협의도 없이 문제가 되는 부분을 삭제하고 허가를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문출판총서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었다. 이에 문화부는 자부서의 새 온라인게임규제 담당 권한을 언급하며 신문출판총서가 넷이즈의 ‘WoW’ 배포를 중단시키려 한다고 다음과 같이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문화부의 시장총괄관인 리셩은 <경제정보신문(The Economic Information Daily)>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문화부는 신문출판총서의 통지가 관련 규제 규정에 맞지 않으며 명백한 월권 행위라고 본다.” 또한 <중국일보>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온라인 게임과 출판물이 온라인상에 있는 한 전적으로 문화부의 관리대상이다.”15

 

2010 2월에 이르러서도불타는 성전확장팩 라이선스에 관해서는 여전히 확정된 것이 없었고리치 왕의 분노의 승인 진척 상황은 알려진 바 없었다.16 그러는 동안에도 블리자드는 ‘WoW’를 계속 배포 중이었다. 하지만 2009 6월에서 9월까지의 영업정지기간과 2009년 신작 출시 부재로 연 수익은 전년 대비 미화 14700만 달러(10억 위안)나 감소했다.17

 

블리자드는 중국에서의 ‘WoW’ 문제가 빨리 해결되기를 원했다. 2009년 해외 부문 매출은 자사 총매출의 거의 절반(48%)을 차지했고 그중 ‘WoW’가 순수익의 29%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WoW’의 매출은 매우 중대한 사안이었으므로 블리자드는 2009년 연차보고서에 이런 우려를 명시했다. ‘WoW’는 넷이즈에도 역시 중요했다. 넷이즈의 2009년 연차보고서는 당해 자사 수익의 약 86%는 자체 개발한 온라인 게임과 ‘WoW’로부터 창출됐다고 보고했다.

 

드디어 2010 8, 문화부는 7월 신문출판총서의 승인에 이어리치 왕의 분노의 확장팩을 승인했다.18 이 즈음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는 넷이즈가 텐센트에 이어 중국 2위의 온라인 사업자라는 내용의 시장점유율 순위를 발표했다. ‘WoW’는 중국 게임 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다. 2010년 말, 블리자드는 최신 확장팩대격변(Cataclysm)’을 전 세계에 배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

 

블리자드의 전략 분석

우리는 파트너를 더나인에서 넷이즈로 변경한 블리자드의 선택과 그에 수반하는 규제상의 어려움은 협상이론과 중국 정치체제 내의 관료조직 간 규제관할권 경쟁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분석해 볼 수 있다.

 

 

블리자드가 새 파트너와 고수익 조건으로 협상하는 데 성공한 것은 협상이론을 적용해보면 예측 가능한 일이다. 블리자드는 넷이즈와 금전적인 면에서 훨씬 더 유리한 조건, 즉 더나인이 쏟아부었던 액수보다 훨씬 더 많은 선불금과 막대한 보조금으로 계약을 했다. 양자협상의 상황에서는 더 희소한 자원을 협상 테이블로 들고 나오는 측이 더 나은 조건을 얻기 마련이다. 이 경우 블리자드는 희소성이 있는 자원을 제시했다. ‘WoW’는 대체 불가능한 단 하나의 상품이다. 반면 블리자드는 더나인, 넷이즈, 샨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텐센트가 포함된 긴 목록에서 현지 파트너를 고를 수 있었다.

 

현지 파트너 후보들의 협상력은 이 희소성 부족으로 인해 제한을 받았다. 더나인의 수익률은 7∼26% 62∼77%의 수익을 올렸던 넷이즈보다 한참 낮다. 왜 그런 차이가 생긴 걸까? 더나인은 거의 전적으로 ‘WoW’만을 보급했다. 반면 넷이즈는 게임을 보급했을 뿐 아니라 자사의 인기 게임들도 보유하고 있었다. 블리자드의 협상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는 블리자드가 더나인에 지급되는 요금을 결정하는 사용자들의 ‘WoW’ 이용시간 측정을 전적으로 통제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협상력의 차이를 감안할 때 블리자드가 자사에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었던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넷이즈가 이미 블리자드의 몇몇 오프라인 게임을 포함, 다수의 게임을 배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비용 면에서도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더나인은 블리자드의 경쟁사인 일렉트로닉아츠사의 투자를 받았으므로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충성도가 분산됐다고 보여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블리자드가 파트너를 넷이즈로 변경한 후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직면한 어려움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블리자드는 이미 정부당국과의 원만한 관계가 현지 파트너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블리자드가 확장팩을 승인받을 때 겪은 어려움을 감안하면 더나인과의 결별은 이해할 만하다. 그리고 사례에서 보듯이 넷이즈는워크래프트 3’ 등의 블리자드 여러 게임을 포함, 다른 자사 게임에 대한 승인을 성공적으로 받아내 블리자드로 하여금 그들의 대정부 관계가 공고하다고 믿게 만든 면도 있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WoW’ 운영에 익숙한 더나인을 떠나 새로운 파트너를 구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불확실성을 내포했다. 더나인이 계약이 만료되리라는 것을 인지할 경우 새 파트너로의 이행과정 완료 전까지 어떻게 나올지에 관한 우려도 있었다. 자사 수익의 91% ‘WoW’에서 창출된 것이었으므로 더나인이 결별 과정에서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후 더나인은 블리자드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의 규제 환경에서 블리자드가 파트너 변경 후에 직면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규제 관련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서구 국가들보다 규제가 덜 명문화돼 있고 설사 명문화돼 있다 하더라도 중국 법체계가 비교적 덜 발달한 탓에 규제 주체의 재량의 여지가 훨씬 더 많다. 이는 규제 주체들 간의 경쟁을 부추긴다. 규제 권한을 가진 공무원의 지위와 권력이 그들의 규제영역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 그 결과 ‘WoW’의 규제 권한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과정에서 문화부와 신문출판총서 간의 적나라한 대치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교훈

블리자드가 중국 파트너들과 협상한 과정과 그 여파는 모든 경영자들에게 공통으로 해당되는 다음의 세 가지를 시사한다.

 

첫째로 항상 협상에 임하는 자신의 협상지위를 평가하라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블리자드처럼 운이 좋아서 희소성 있는 자원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임할 수 있다면 협상에서 더 많이 받아낼 것을 기대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다음 번 협상에서 자신의 협상지위를 향상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례로 블리자드가 파트너를 넷이즈로 전환한 뒤 직면했던 규제상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규제당국과 관계가 돈독한 파트너사를 후보로 둬야 한다. 이 관계야말로 블리자드가 ‘WoW’를 소유함으로써 가졌던 것과 같은 힘에 맞대응할 차별화되는 자원을 제공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힘을 가진 파트너사는 다음 번 협상 때 블리자드가 계약을 재고하게 만들고 자기쪽에 유리하게 판세를 뒤집을 수 있도록 역학관계를 변화시킬 것이다.

 

두 번째 교훈은 일단 자신의 협상력을 파악하고 나면 그 힘을 어떻게 할당할 것인지 결정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협상이 일차원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협상 시 금전적 조건에 집중하는 것이 구미가 당기는 일일 수도 있지만 보통 또 다른 중요한 차원이 있게 마련이다. 블리자드가 파트너 변경 후 직면할 규제 문제를 예상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이후로는 더 매끄러운 승인과정을 보장해줄 능력이 있으면 더 적은 수익이 예상되는 파트너와도 기꺼이 계약하려들 것이다.결국 블리자드는 승인과정 지체로 14700만 달러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블리자드처럼 협상우위를 누리고 있다면 관계전반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는 데 그 힘을 쓰도록 명심해야 한다.

 

세 번째 교훈은 중국 내에서 영업 중인 다국적 기업들에 해당된다. 규제 주체들 간의 경쟁이 예상되므로 현재 자사의 규제 담당부서뿐 아니라 주변 연관 분야를 담당하는 규제 주체와도 좋은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타 부서가 자기부처 소관이라고 주장하고 나서서 영업에 영향력을 행사할지 모른다.적절한 야망을 가진 현지 파트너라면 이런 관계형성에 막대한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두 번째 교훈과 관련해서는 적절하게 파트너의 동기를 유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협상 시 수익에만 집중해 파트너로부터 너무 많은 이윤을 얻고자 하면 자사에 유리하도록 일을 도모하려는 파트너의 동기를 약화시켜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 비순 · V. 브라이언 비어드

동아비즈니스리뷰 330호 플라스틱 순환경제 2021년 10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