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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형제들 ‘배달의 민족’

“짜장면을 스마트폰으로 배달시키자” 키치 옷 입은 앱, 월 300만 건 신화 낳다

주재우 | 152호 (2014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운영

300만 건의 주문을 처리하는 스마트폰 음식배달 시장 1위 앱(app) ‘배달의민족’의 성장 비결

 

1) 보이는 브랜딩(고객 상대)과 보이지 않는 브랜딩(직원 상대)의 조화

 

2) 페르소나(Persona)기법이 적용된찌질한 형아캐릭터와 기업 서체 개발

 

3) 통합적 경험을 갖고 있는경영하는 디자이너가 리드

 

4) 수평적 공동체 문화와 수직적 업무 질서의 조화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장은빈(연세대 사회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단골 중국요리집 전화번호 하나 정도는 외우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냉장고 위에 피자집, 치킨집 자석을 붙여 놓고, 음식점 리스트가 들어 있는 지역정보지를 전화기 옆에 걸어두기도 했다. 이젠 점점 보기 힘들어지는 풍경이다. 음식점 전화번호와 메뉴, 남들이 먼저 먹어보고 남긴 리뷰까지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스마트폰 음식배달 앱 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회사는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이다. 창업자인 김봉진 대표(디자이너)와 친형 김광수 이사(프로그래머) 2010년 창업한 이 회사는 등록업체 수가 약 13만이다. 2위 앱요기요의 약 3배에 달한다. 매출과 수익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지만 공개되는 월간 주문 수는 300만 건, 주문 금액은 550억 원에 달한다. 또 매월 이용자들의 리뷰가 약 10만 건씩 쌓인다. (그림 1)

 

그림 1 배달의민족 앱 화면, 다운로드 추이와 누적 사용자 리뷰 수

 

 

‘스마트폰으로 짜장면을 배달시킬 수 있게 하자는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을 달성, 중견 모바일 서비스 업체로 성장한 우아한형제들의 성장 비결을 알아본다.

 

답십리 카페에서 시작된 토이프로젝트

창업자 김봉진 대표는 웹디자이너 출신이다. 첫 직장이었던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현대카드, 나이키 등 잘 알려진 회사들의 웹사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 다음 들어간 네오위즈에서는세이클럽인터넷 채팅 서비스를 맡았다. 그러다가 회사를 뛰쳐나와 2007년에 엉뚱하게도프로방스풍의 목가적인인테리어 가구점을 차렸다. 시도는 용감했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갔는지 프로방스 가구점은 망했다.

 

생활이 어려워져 다시 취직한 회사가 네이버(당시 사명은 NHN)였다. 이전까지의 검색창은 웹페이지상의 흔하고 흔한 입력상자(form box)에 불과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검색창에 초록색으로 두꺼운 테두리를 그려 넣은 다음세상을 보는 그린 윈도(녹색 창문)’라는 식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는 이걸 보고새로운 세상을 봤다. 온라인, 디지털이라는 것도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걸 배웠다고 말한다. 네이버에서 2년을 근무한 후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에 등록하는 동시에 네 명의 동료들과 함께 플러스엑스라는 UX(user experience) 에이전시를 창업했다.

 

회사 일과는 별도로 개인적인 스마트폰 앱 프로젝트도 벌였다. 일종의 자아실현형 부업이었다. 프로그래머였던 친형과 함께 주말에 답십리 커피숍에서 작업해 나온 결과물이 배달의민족 앱이다. 처음부터 배달 앱으로 사업을 크게 벌일 생각은 아니었다고 그는 회상한다. 2010년은 스마트폰 산업이 막 기지개를 켜던 때라 스마트폰을 이용해 뭔가 재밌는 걸 해보자, 재밌는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친형, 지인 몇 명과 아르바이트식으로 작업했다. 배달업소 정보는 인터넷에서 긁어오든가, 길거리에 나가서 전단지를 주워와 입력했다. “배달이라는 게 이전부터 잘 알고 있었던 분야는 아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시작하게 된 일이다. 반드시 어떤 걸 해야겠다는 계획이 명확하게 있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살다보니 뭔가를 하게 되는 사람들도 많다. 배달의민족은 후자 쪽에 가깝다. 내가 사업을 하는 기업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많지 않았다. 그건 지금도 그렇다.”

 

큰 꿈은 없었지만 대충하지는 않았다. 배달의민족보다 몇 달 앞서배달통’ ‘배달114’라는 선발업체도 나온 상태라 차별화가 절실했다. 자신의 전문 분야인 디자인과 브랜드 개발에 많은 신경을 썼다. 음식 배달이라는 서비스의 분위기에 맞게 재미나고 촌스럽고 위트 있는, 이른바키치분위기를 앱 곳곳에 녹여 넣었다. 서비스 곳곳에 10, 20대가 좋아할 만한 귀여운 캐릭터들을 등장시켰다. 글씨체도 최대한 귀엽고 코믹하게 만들었다.

 

스마트폰 대중화라는 추세와 맞물려 앱 시장도 빠르게 팽창했고 배달 앱 시장 역시 쑥쑥 성장했다. 그중에서도 배달의민족이 배달통, 배달114 등의 선발업체들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이들은 창업할 때부터 타깃 고객을 20, 혹은 20대 같은 감성을 갖고 있는 30대라고 확실히 정하고 그에 맞는 디자인과 브랜드, 기업 문화를 가꾸어갔다. 어차피 배달 앱들 간의 기술적 차이는 크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브랜드와 소비자 경험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 생각해 UX, UI와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많은 투자를 했다.

 

둘째는 영업력이다. IT 업계가 아닌 제약회사 출신의 정통 영업맨을 이사로 영입, 등록 업소 수를 최대한 빨리 늘렸다. 영업이사는 제약회사가 의사와 소비자라는 두 종류의 고객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듯이 배달의민족 역시 음식점 주인과 앱 사용자라는 두 종류의 고객의 니즈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유료 등록 업소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체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하며 무료 등록 업소를 최대한 많이 늘리려 노력했다. 또 업소들의 피드백을 서비스 개발에 반영하려 애썼다.

 

셋째는 서비스 운영 능력이다. 김 대표는 IT 회사, 디자인 회사라도 직원의 자발적 참여와 창의성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고 봤다. ‘전원 9시 정시 출근’ ‘2주마다 무조건 앱 업데이트와 같은 엄격한 규칙을 정하고 직원들에게 강요했다. 사석에선 친한 형, 동생 사이라도 회사에선 엄격한 직위체계를 따르도록 했다.

 

이런 노력을 기반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어느 순간부터 사방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투자하고 싶다는 벤처캐피털리스트들, 광고를 넣고 싶다는 업소 주인들, 제휴를 하고 싶다는 다른 서비스 업체들이었다. 다니던 회사는 그만두고 배달의민족에 집중했다. 2010 10월 개인사업자로 출발했던 우아한형제는 석달 만에 법인으로 전환하고 삼성동에 사무실을 열었다. 누적 다운로드 100, 지역 영업 사업자 40건 계약을 달성한 직후였다. 2011 7월에는 벤처캐피털로부터 3억 원의 1라운드 투자를 받았다.

 

2012 11월에는 누적 다운로드 500만 건을 돌파하고 연말 대한민국인터넷대상에서 2등상인 국무총리상을 받는 영예도 누린다. 2013년에는 롯데월드 테마파크가 내려다보이는 석촌동 빌딩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직원 수도 늘었다. 2013년 초만 해도 30여 명이던 것이 1년 만에 100여 명이 됐다. 2014 2월에는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12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최근 이 회사를 찾았다.

 

수익모델

배달의민족의 수익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유료 회원 가입 업소들이 내는 33000원 혹은 55000원의 월 등록비와바로결제서비스로 주문이 들어올 때 받는 건당 9∼12.5%의 수수료다. 아직까지는 월 등록비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파워콜’울트라콜로 불리는 유료 회원 제도는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의 검색광고와 비슷한 모델이다. 무료 회원으로 등록해도 위치와 전화번호, 사용자들의 리뷰는 노출되지만 유료 회원은 검색 리스트 상단에 올라가고 컬러사진이 들어가는 메뉴판도 보여진다.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다만 포털 사이트처럼 경매시스템으로 키워드를 파는 것은 아니다. 두 단계의 정액제 회원제를 유지하고 있고 같은 등급 안에서는 사용자의 스마트폰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업소 리스트가 표시된다.

 

두 번째 수익모델인 바로결제는 2013년에 도입됐다. 휴대폰 소액결제나 미리 입력해놓은 신용카드로 앱상에서 직접 음식을 주문할 경우 음식값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다. 경쟁 배달 앱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바로결제 모델은 논란이 있다. 수수료가 높다고 인터넷상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음식점들이 나왔다. 우아한형제들은 높은 수수료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전단지나 성냥, 병따개 같은 사은품을 무작위로 돌려야 하고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도 어려운 오프라인 마케팅 비용에 비하면 매출이 일어나는 건에 대해서만 받는 수수료는 그리 높은 수치가 아니며, 특히 카드사/휴대폰 결제 수수료와 전산 시스템 운영 비용, 콜센터 운영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실제로 우아한형제들이 가져가는 돈은 그보다 적다는 설명이다. 아직 바로결제를 사용하지 않는 업소들이 사용하는 업소들보다 월등히 많다. 매출에서 바로결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지만 아직은 낮은 수치라고 회사 관계자는 말한다.

 

키치문화 - 최종 구매 결정권자에게 주목하다

키치(Kitsch)는 독일어로저속한 예술을 뜻하는 단어다. 이발소에 걸린 통속적인 그림이라든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저가의 공예품 등을 일컫는 말이었지만 이젠 10, 20대 등 젊은 층이 좋아하는싼 티 나면서 재밌는 것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우아한형제는 창업 초기부터 키치를 기업의 문화로 굳혔다. 앱뿐만 아니라 사무실 인테리어나 직원들이 쓰는 볼펜, 지우개, 회사를 찾는 손님들에게 주는 기념품에도 키치스러운 디자인이나 문구를 집어넣는다. 예를 들어 사무실 곳곳에 붙어 있는 포스터에는살찌는 것은 죄가 아니다’ ‘오늘 먹을 치킨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밥값은 1/n’ 등의 재미난 표어가 써 있다. 손님들에게 선물로 주는 숄더백에는난 너의 든든한 빽이라는 중의적 문구가 등장한다. (그림 2) 키치는 젊은 층에겐 익숙한 코드지만 구매력이 높은 중장년층에겐 지나치게 장난스러워 보일 위험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치 콘셉트로 브랜드를 만든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앱의 기술 수준은 시간이 지나면 상향 평준화된다. 프로그래밍도 대부분 누구나 볼 수 있는 오픈소스를 이용한다. 그 다음부터는 소비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요소들, 즉 브랜드, 디자인, UX가 중요하다. 그런데 그 소비자가 누구냐를 아는 것부터가 중요하다. 우아한형제들의 창업자들은 보통 회사 사무실이나 가게 등에서 식사나 야식을 주문할 때를 생각해봤다. 무엇을 먹을지는 상급자가 결정하지만 실제로 업소를 골라 주문전화를 넣는 것은 막내 직원, 신입사원, 경리 직원 등의 젊은 층이라고 봤다. “회사에서 퀵서비스를 부르고 업체에서 주는 스티커를 모으면 선물로 스타킹을 준다. 퀵서비스를 이용하는 건 사장님이지만 어떤 업체를 부를지 고르는 건 경리직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비스를 기획할 때는 누가 최종적으로 이걸 사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배달의민족은막내가 쓰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막내에게 맞는 문화로 접근하자고 생각했다.”김 대표의 말이다. 그는 이렇게 핵심 소비자층인막내들을 공략하면 주변층 소비자들도 따라오게 될 것이라 믿고 재미와 키치적 디자인을 강조한 브랜드로 배달의민족을 포지셔닝했다.

 

그림 2 우아한형제들의키치문화를 보여주는 사내용품들

 

 

경영진이 키치적 디자인을 줄기차게 강조하다 보니 이는 브랜드를 넘어선 기업 문화로 발달했다. 사람을 뽑을 때도 자연스럽게 이런 분위기에 맞는 사람들이 선택됐다. 술 좋아하는 사람이 술을 팔아야 하고, 과일 좋아하는 사람이 과일을 팔아야 하는 것처럼 배달의민족 같은 서비스는 배달의민족 분위기에 어울리는 키치한, ‘오덕(오타쿠, 마니아)’ 같은 사람이 만들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이다.

 

회사의 덩치가 커지면서 대표의 의지만으로는 기업 문화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니 아예 직원 두 명을피플팀으로 만들어 조직 분위기를 이끌어나가도록 전담시켰다. 기존의 인사팀과는 별개다. 피플팀은 한 달에 한 번씩 있는 전사 워크숍과우아한 런치행사를 준비한다. 아픈 직원이 있으면 병원까지 가서 챙겨준다. 구성원들이 부속품같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회사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해주는 게 목적이다. 그래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일하고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우아한형제들의 철학이다.

 

그림 3 우아한 형제들 사무실

 

창의성은 최소한의 규율 위에서 나온다

예쁜 디자인, 그리고 가족적 분위기를 중시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의 기업문화가 부드럽고 자유롭기만 한 건 아니다. 사실 배달업엔 특별한 창의성이 필요하지는 않다. 김 대표 역시 우아한형제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디자인을 말하기에 앞서타 업체보다 많은 업소 정보, 타 업체보다 짧은 서비스 업데이트 주기를 꼽는다. 다시 말해 영업력과 운영능력이다.

 

영업은 흔히 IT 벤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개발자나 마케터 출신의 창업자들은 영업을 잘 모르고 기피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홍보만 잘하면 잘 팔릴 것으로 막연히 기대한다. 우아한형제들의 창업자들은 직장생활을 10년 이상하고 창업 경험도 있었던 만큼 그런 환상은 갖지 않았다. 초기에 제약회사 영업맨 출신의 김수권 이사를 영입해 업소를 대상으로 한 영업에 힘을 실어줬다. (‘김수권 영업본부장 인터뷰참조.)

 

 김수권 영업본부장 인터뷰

 

 

“사용자와 회원업소 간의 균형 맞추기가 중요하다

 

80개의 직영 사무소와 협력사들을 관리하는 김수권 우아한형제들 영업본부장에게 회사의 영업 철학을 들었다. 그는 입사 전엔 제약회사에서 영업을 담당했다. 제약 영업 역시 의사들과의 11 네트워크가 중요한 분야다.

 

 

배달의민족이 1위 배달 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영업전략은 무엇인가.

업소와 사용자의 입장 조율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이 서비스의 발전에 꼭 필요하다. 특히 매출에만 너무 집중하다 보면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초기에는 영업담당자 입장에서 유료 회원으로 등록한 업소들만 화면에 보여 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래야 영업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자는 유료든 무료든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어 한다. 결과적으로 사용자가 없으면 서비스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와 회원 업소들 간의 조율이 중요하다. 업소들에게는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고 잠재고객의 관리도 충실히 하면서 사용자에게도 양질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우린 그것이 잘됐다. 초기 스타트업의 한정된 자원으로 최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장의 많은 니즈를 한 번에 해결하기보다는 지금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선별해 우선순위를 둬야 했다. 선택과 집중을 함으로써 역량을 분산시키지 않고 필요한 것에 집중하는 것이 주효했다.

 

 

지금이야 음식업계에 많이 알려졌지만 초창기 영업의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했나.

기존 전단지나 책자에 익숙한 광고시장에서 손에 잡히지 않는 새로운 광고플랫폼을 설명하고 이를 알리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다. 그 당시에는 스마트폰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았다. 또 배달음식 업소는 상당히 바쁘기도 하고 환경이 열악한 곳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 매니저가 그런 분들께 정확한 정보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교육에 많은 신경을 썼다. 좋은 영업 사례들은 정리해서 매니저들과 자주 공유했다. 우리는 신생 업체였기 때문에 신뢰를 쌓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회원들이 실제 광고 효과를 측정할 수 있도록 직접 경험한 후에 광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언제든지 해지 신청을 하면 바로 환불해줬다. 그렇게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점차 성장해 나갔다. 물론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우리 앱 사용자가 많이 늘었던 것도 큰 호재였다.

 

 

전국의 지사를 원거리에서 관리하는 건 힘들지 않나.

관리라는 개념보다는 서로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서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원거리든 아니든 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모두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기 때문에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관리 툴을 활용해 모니터링이 가능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동기부여를 저해하고 현장에서 최고의 능률을 올리는 데 방해되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보여주기 위한 모습보다는 서로 믿고 신뢰하는 것이 가장 좋은 관리 방법이라 믿고 있다.

 

 

음식점들의 피드백을 어떻게 반영하는가?

단편적으로 경험했던 사실이나 일부의 의견을 전체 의견으로 판단하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 현장에 있는 실무자들의 의견과 서비스지원실로 들어오는 이슈에 대해 모두 모니터링하고 있다. 추가 검증이 필요할 경우엔 직접 현장에 나가 확인하고 있다. 이는 서비스의 질을 상승시키는 데 상당히 중요하며 실제 많은 부분이 현장의 소리를 통해 개선되고 있다. 예를 들면 사용자가 업소에 주문을 한 후에 사용 후기를 남기게 되는데 업소에서도 이 사용자들과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었다. 그래서 답변을 달 수 있도록 앱을 개선했다. 사용자와 업소의 대화를 통해 사용자는 감사의 마음과 개선사항을 전달하고, 업소에서는 소비자가 제기하는 문제점을 빠르게 파악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또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음식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우아한형제들에 들어온 이유는?

초창기 때 지인을 통해 배달의민족 서비스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영업과 관련된 자문을 해줬다. 그러던 차에 김봉진 대표를 만나게 됐다. 돈을 많이 벌 것이라는 기대보다 함께 일하면 즐거울 것 같았고, 배달 산업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큰 비전에 매력을 느꼈다.

 

서비스 개발과 운영 역시 일반적인 IT 벤처보다 빡빡한 모습으로 돌아간다. 배달의민족은 2주에 한 번씩 앱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규칙이다. 그러려면 개발팀과 디자인팀은 영업팀으로부터 받는 피드백을 가지고 늘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직원들을 긴장시키기 위해 김 대표는 아침 9시 출근시간만큼은 꼭 지킬 것을 요구한다. 두세 달에 한 번씩 대표가 직접 사무실을 돌며 전 직원의 출근을 체크한다. 지각이 적발된 사람은 한 달 동안 매일 아침 출근 시간을 e메일로 직속상사와 대표에게 보고해야 한다. 스스로 창피해하라는 뜻에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창업자들이 이전에 다녔던 회사들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IT 회사, 디자인 회사 중에는 출근시간이 10시인 경우가 많다. 그나마도 밤에 일하는 걸 좋아하는 프로그래머, 디자이너들은 잘 지키지 않는다. 출근해서 e메일 체크하고 커피 한 잔 마시다가 점심을 먹으러 나가고, 결국 2시 넘어서야 일을 제대로 시작하는 IT 업체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물론 외국에는 아예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IT 기업들도 있지만 그런 경우 알아서 실적을 내지 못하면 바로 해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한 자율에 무한 책임이 따르는 시스템이다. 한국 기업들은 그렇게까지 매정하게 해고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출근시간이 자유로운 IT 업체에는 별다른 열정도 실적도 없이 하루하루 시간만 때우는 직원들이 생겨난다. 그렇게 시간이 1, 2년 흐르면 다른 회사로 이직할 능력도 의지도 없어지고 조직엔 관료주의가 팽배해진다.

 

김 대표는난 경영을 따로 배운 적은 없다. 하지만 경영 관련 책들을 읽다 보니 가장 많이 반복돼 나오는 얘기가 있었다. 혁신, 전략, 창의 같은 얘기가 아니다. 근면성실이다. 경영으로 큰 성공을 이룬 사람은 근면성실하고 규율을 지킨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창의성도 규율 위에서 길러진 기초체력, ‘근력이 있을 때 발휘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평소 채용 인터뷰에서 지각을 많이 한다는 구직자를 만나면대한민국에는 지각을 해도 용인해주는 회사가 많으니 그런 회사로 가는 게 어떠냐고 말해준다.

 

우아한형제들엔 연봉협상도 없다. 연봉은 회사에서 수시로 조정해서 직원에게 제안할 뿐 형식적으로라도 직원과 회사가 협상을 벌이지는 않는다. 직원들 간의 호칭 역시 전통적인 방식으로 사원, 선임, 팀장, 이사 등 직급에 맞춰 부른다. 점점 더 많은 수의 IT 기업들이 직급을 파괴하고철수님처럼 이름에 님 자만 붙이는 식으로, 혹은엘리스’ ‘찰스같은 영어 이름으로, 혹은김 매니저등의 직급파괴 호칭을 쓰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할 때만큼은 상하관계를 확실히 하자는 주의다.

 

향후 계획

인터넷과 모바일 시장에서 1000만이란 숫자는 위대한 성취이면서 동시에 한계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페이스북의 국내 평균 월 사용자 수가 1100만 명 정도다. 배달의민족 역시 다운로드 1000만을 돌파한 이상 가까운 미래에 성장세가 수그러들 수 있다. 또 독일계 자본으로 만들어진 경쟁 앱요기요 TV 광고 등 마케팅 투자를 늘리며 쫓아오고 있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은 아직도 이 시장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등록된 회원 수는 약 43만 명으로 배달의민족 회원업소의 3배가 넘는다. 또 이 협회가 2007년 추산한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10조 원이었다. 회사 자체적으로 최근 추산해본 시장 규모는 13조 원 이상이다. 배달 앱 산업에 아직 시장 잠재력이 많다고 믿는 근거다.

 

일례로 김 대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빅데이터라고 부를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매일 10만여 건씩 쌓이는 주문의 패턴을 분석해 의미를 도출해내고 있다. 예를 들어 비 오는 날은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므로 배달음식 주문이 늘어난다. 그런데 우아한형제들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오후 530분경 비가 시작되는 날 배달음식 주문량이 가장 많다. 예상치 못한 비라서 야간 야외활동이 더욱 감소하는 것이다. 추위와 더위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더워지거나 갑자기 추워지는 날 주문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따라서 이런 시점에 쿠폰을 발송하는 형태의 마케팅을 고려할 수 있다.

 

지금까지 쌓아올린 키치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이용해 다른 사업군으로 진출하는 것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전국 대학교 식당의 메뉴를 보여주는캠퍼스밥이라는 무료 서비스를 시작해 호응을 얻고 있다. 배달의민족도 큰 계획 없이 시작했던 것처럼 앞으로의 사업 확장도 무얼 할지 미리 정해놓지는 않고 있다. 브랜드와 잘 맞는 사업 기회가 보이면 무엇이든지, 언제든지 뛰어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우아한형제들 성장요인 분석

 

1. 보이는 브랜딩과 보이지 않는 브랜딩의 조화

과거 기업이 진행하는 브랜딩의 역할은 광고, 패키지, 리테일 등을 통해 고객의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는실제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브랜드라는 약속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보이는 브랜딩(visible branding)’에 집중했다. 그런데 최근 트렌드는보이지 않는 브랜딩(invisible branding)’이다. 우선 기업 내부의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비전이 투영된 제품과 서비스 등소비자 경험이 지속해서 생산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보이는 브랜드와 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역할이 조화를 이룰 때 기업 브랜드가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만들어 내고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1  보이는/보이지 않는 브랜딩이 조화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 내 조직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리더의 강한 의지가 필수적이다.2

 

‘우아한형제들’은 보이는/보이지 않는 브랜딩을 균형 있게 통합적으로 구축한 국내의 드문 사례다. 디자이너 출신의 대표는 기업의 핵심 비전이 조직원들과 최대한 공유되는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디자인스러운 방법들을 다양하게 사용했다. 이를 통해 구축된 조직 문화는 기업의 핵심 상품인 배달의민족 앱을 브랜딩하는 과정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돼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도 독특한 조직 문화를 느낄 수 있다.

 

, 배달의민족 브랜드의 성공 이면에는 브랜드 가치를 지속해서 만들어 낸 이 회사만의 재미있는, 함께하는 조직 문화가 있다. 브랜드는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이 지속적으로 진화,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각 조직원이 브랜드 챔피언으로 변화하고 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략적 비전과 퍼포먼스가 동반돼야 한다.3  우아한형제들은 조직원들과 비전을 함께 논의하고 공유하기 위해 각종 포스터, 사원증 등 시각적으로 실체화된 구체적인 비전을 회사 곳곳에 배치했다. 또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공간에 재미있는 가구를 배치했다.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는 글들에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다양한 사내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조직원들은 함께 비전을 만들고 다듬어 나아가는 체험을 했다.

 

조직원들은 대표의 비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함께 전파하고, 개선하면서 기업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재미난 문구들이 적혀 있는 사원증도 개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조직원들의 적극적인 요구로 만든 것이다.

 

2. 페르소나(Persona) 기법이 적용된 ‘찌질한 형아캐릭터와 기업 서체 개발

디자이너가 프로젝트에 임하는 가장 중요한 태도는 공감 능력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창업자들은 기존 배달음식 전단지가 무분별하게 뿌려지고 있다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렇게 해서는 업주들이 광고 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 이렇게 업주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배달 음식 앱을 개발했다.

 

이들은 주 고객층인 20대가 편안하게 즐기는키치스럽고 B급스러운이미지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콘셉트로 정했다. 이에 따라 동네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찌질한 형아모습의 시각적으로 강렬한 캐릭터가 웹툰 스타일로 태어났다. 이는 디자이너들이 흔히 사용하는 페르소나(Persona) 기법이다. 연상 가능한 구체적 타깃을 설정하고 보여줘서 이를 본 고객들이 쉽게 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추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캐릭터 중심의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보완하기 위해 기업 서체인한나체도 개발했다. 기업 서체는 삼성전자, KT, NHN, 현대카드와 같이 규모가 큰 기업에서 보고서와 광고를 통해 보여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작은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한나체를 사용한 언어적 유희가 가미된 포스터와 사무용품들을 직원과 고객에게 선보이면서 더욱 일관성 있고 확장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그림 4 우아한 형제들 사무실

 

3. 통합적 경험을 갖고 있는경영하는 디자이너가 리드

일반적으로 디자이너는 직관적 사고에 익숙하고 경영자는 분석적 사고에 익숙하다고 여겨진다.4  이 두 사고가 통합적으로 이뤄질 때 혁신적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있으나5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두 가지 다른 사고방식의 통합이 어려운 이유는 두 분야의 사람들이 받아왔던 교육 방식이나 교육 내용과도 연관이 있다. 통상적으로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도제식 교육을 받으며 정답이 없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적 사고를 하도록 장려되는 반면 경영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대형 강의를 통해 복잡한 경영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작은 단위로 좁혀서 분석하는 것에 익숙하다.

 

아쉽게도 기존의 디자인 경영 연구나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연구는 디자인을 경험하지 않은 경영자들이 디자인을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가에 관해 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김봉진 대표는 정규 디자인 교육을 먼저 받은 뒤에 오랫동안 기업에서 실무를 익히고 또 개인 사업을 운영하면서 경영을 배운 사람이다. , 일반적인 경영자가 경영을 먼저 배우고 나중에야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과는 반대의 방법으로 얻은 통합적 경험이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그를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의 조화를 이룬경영하는 디자이너로 만들었다.

 

 

4. 소통을 위한 수평적 공동체 문화와 효율성을 위한 수직적 업무 질서의 조화

디자인 중심의 조직 문화는 조직원이 자발적으로 필요한 제품, 기술, 직무를 지속해서 만들어 내게 하는 학습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6  이러한 유연한 기업 문화는 정해진 업무의 결과에 기반한 수직적 인사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전통적 산업의 기업들에 시사점을 준다. 디자인이 혁신을 이뤄낸다는 점이 주목을 받으면서 적지 않은 기업들이 유연한 조직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개인--부서가 각각의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로 평가받는 수직적 인사 평가 시스템을 유지한 상태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우아한형제들의 인사 정책은 단순한 디자인 중심의 조직문화가 아니라 수평-수직 인사 정책이 적절하게 혼합된 형태를 보인다.

 

우선 수평적 형태의 인사 정책은 한 사람이 상대방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대표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예상보다 일을 많이 했거나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경우, 다른 기업들처럼 인센티브에 근거한 경제적 보상을 하는 대신 대표가 직접 잘했다고 인정해주거나 같은 팀에 속한 사람들이 박수를 쳐 주는 사회적 포상을 하기도 하고 직원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동남아시아 여행권, 호텔에서의 네일아트 서비스 등)를 선물로 주는 개인적 포상을 실시하기도 한다. 또 경제적 보상이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저해한다는 의견에 따라 영업팀에서도 개인별 성과급 제도를 없애고 영업팀이 다 함께 해외여행을 가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기도 한다. 받은 선물을 나누거나 청소 당번을 뽑을 때도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전 직원이 똑같은 확률의 제비뽑기를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비정량적이고, 명문화되지 않고, 조직원 개인의 니즈에 맞춰진 성과 보상 체계는 고용주와 비고용주의 인위적인 차이를 없애려는 대표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이 회사 경영진은 수직적 인사 정책도 함께 강조한다는 점에서 일반 디자이너 중심의 기업들과 차별된다. 이 회사에는 ‘91분은 9시가 아니다라는 표어가 있다. 일반적으로 밤에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의 근태 관리를 중시한다.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람들과 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람들 간의 차이도 존재하고, 최근에 몇몇 기업에서 시행하는직급명 없애기운동과는 반대로 직급명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업 운영에 필수적인, 최소한으로 명문화된 인사 정책은 본인과 주변사람들의 경험에 근거해성실한 디자이너가 성공하더라는 대표의 주관적 의견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이렇듯우아한형제들은 수평적 공동체 구조에 수직적 업무 구조를 동시에 만들어 나가는 형태를 띠고 있다. 디자인적 사고가 잘 구성된 조직구조에 적용될 때 다양한 요소들 사이에서 패턴과 관계를 만들어 내고, 이렇게 찾아낸 패턴과 관계로부터 가이드라인과 원칙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7  우아한형제들 역시 회사의 비전과 일하는 방식 등 여러 관계와 패턴을 조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파악하고 여기에 대표의 경험이 합쳐져 효율적인 수직적 업무 구조를 만들어 가는 형식을 보인다. 수직적 구조의 룰을 만들어 조직원들에게 전달할 때에도 언어적 유희를 사용, 강압적 형태를 보이지 않아 저항을 줄였으며 조직원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귀를 기울인다.

 

결론

우아한형제들은 디자인의 특징적인 요소들을보이는 브랜딩에 적용하는 단순한 방식을 넘어섰다. 크게는 조직 문화 창출에서부터 작게는 상품 기획, 서비스 운영, 브랜드 관리까지 다양한 레벨의 경영 이슈에 독창적으로 접목했다. 또 기업 규모가 확장되면서 회사의 비전을 조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감소하자 브랜드 전략에서 사용된 언어적 유희를 회사 곳곳에 적용해 내부 구성원들에게 회사의 비전이 지속적으로 전달되도록 노력했다. 이를 통해 내부 조직원과 외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니즈에 맞는 브랜딩을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다 함께한다.

 

우아한형제들의 성장에서 가장 중요했던 점은 자신의 비전이 디자인을 통해 가치로 변환될 수 있다8 고 믿은 창업자의 실천력이다. 그의 지속적인 노력에 따라 비전에 어울리는 조직 문화가 만들어지고, 조직 문화가 반영된 독특한 제품/서비스 브랜드가 형성되고, 독특한 브랜드에 열광하는 소비자가 생겨났다. 배달음식 정보라는 특별할 것 없는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독보적 위치를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주재우 교수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University of Toronto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서 주로 연구하고 있다.

 

이연준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younjoonlee@googlemail.com

이연준 교수는 이화여대 미술대학에서 학사를, 뉴욕 Pratt Institute Communication Design에서 석사를 받은 후 가이드어소시에이츠, 인터브랜드에서 시니어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영국 Lancaster University에서 디자인 박사 학위를 받았다. 브랜딩과 서비스 디자인 관련 분야에서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확장된 역할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조진서기자 cjs@donga.com

  • 주재우 주재우 |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제품 개발과 신제품 수용을 위해 디자인싱킹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하며 디자인마케팅랩을 운영하고 있다.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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