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의 중국시장 진출 전략
Article at a Glance – 전략,마케팅
미국 <포브스>지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단일 게임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게임이 한국 스마일게이트사의 ‘크로스파이어’라고 발표했다. 총 3760억 원 매출에 2250억 원의 영업이익. 이 놀라운 수치 뒤에는 ‘진출 타이밍’과 ‘현지화’를 최적화하는 스마일게이트의 게임 출시 노하우가 숨어 있다. 2006년 한국 시장에서는 처절하게 패배했지만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 400만 명이 넘는 ‘동시 접속자 기네스 기록’을 만든 크로스파이어. 제작사인 스마일게이트사는 중국 FPS 게임 시장의 ‘퍼스트무버’가 되기로 결심한 뒤 우선 유저들의 ‘애착심’을 키워 전환비용을 높였고 ‘네트워크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게이머의 이탈을 막았다. |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김연아(한성대 산업공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미국 <포브스>지는 지난해 단일 게임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게임이 한국 스마일게이트사의 ‘크로스파이어’라고 발표했다. 약 9억5700만 달러로 약 1조 원에 달하는 매출이었다. 게임유통사인 중국의 텐센트 몫을 빼면 우리 돈으로 약 3760억 원(연결회계 기준)이다.
더 놀라운 부분도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22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68%다. (그림 1) 한국은행이 국내 1541개 상장사와 169개 비상장사의 2013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평균 영업이익률은 4.6%에 그쳤다. 그나마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제외하면 3.4%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한국 기업이 낮은 이익률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일게이트가 이처럼 높은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림 1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매출액 추이
표 1 크로스파이어 주요 연혁
수익의 원천은 ‘게임에서 사용하는 아이템’이다. 현재 4억 명이 넘는 회원이 크로스파이어에 아이디를 만들어 가입한 상태인데 회원가입은 무료지만 ‘강한 무장’, 그리고 ‘나만의 특별한 개성’을 위해서는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야 한다. 중국의 경우 마케팅은 ‘퍼블리셔’(게임유통사)인 텐센트에서 주로 펼치고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개발/개선에만 집중하면 되는 구조다. 불과 7∼8년 전 직원 70명에 불과하던 스마일게이트는 현재 약 1000명의 직원들이 중국은 물론 동남아, 남미 등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활동 중이다. 중국에서 달성한 동시 접속자 수 420만 명의 기록은 기네스북에 올랐고 그마저도 계속 자신의 기록을 깨면서 만들어 왔다. DBR이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의 성공요인과 향후 전략, 시사점 등을 알아봤다.
1. 동시 접속자 수 420만 명, 기네스북 게임의 탄생
1) 2006년, 한국 시장에서의 패배, 그리고 중국
첫 전장이었던 한국 시장에서 스마일게이트는 처절하게 패배했다. 오랜 개발 기간을 거쳐 2006년 크로스파이어를 야심 차게 내놨지만 이미 전쟁터(시장)에는 수많은 병력(회원)을 확보한 이들이 전투를 펼치고 있었다. 2003년부터 대대적인 인기를 얻었던 ‘스페셜포스’, 2005년부터 시장의 강자로 등장한 ‘서든어택’ 등의 아성에 크로스파이어는 방아쇠 한 번 제대로 당겨보지 못하고 전장에서 쫓겨났다.
하지만 수년간의 투자, 개발자들의 땀과 눈물을 그렇게 날려 보낼 수는 없었다. 레드오션이 아닌 새로운 곳, 네트워크 게임(온라인상에서 접속한 유저들끼리 함께하는 게임)의 선점효과를 크로스파이어가 누릴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가장 가까운 중국이 눈에 들어왔다. 스마일게이트의 창립자이자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대표인 권혁빈 사장이 직접 중국으로 향했다. 그는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시장 현황부터 파악했다. 다행히 아직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는 선발주자가 없었다.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기업의 생사가 걸린 진출이었기에 쉽게 뛰어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2) 텐센트와의 운명적 만남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는 생각’으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먼저 파트너를 찾았다. 게임 제작·개발에 특화돼 있는 스마일게이트 입장에서는 역량의 한계는 물론 중국의 각종 규제 등을 고려할 때 반드시 중국 퍼블리셔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한국 내 게임 퍼블리셔였던 네오위즈가 중국 포털/메신저 서비스 회사인 텐센트와 접촉했다. 그리고 스마일게이트와의 논의를 거쳐 텐센트와 힘을 합치기로 했다. 현재 텐센트는 우리나라로 치면 ‘네이버’와 ‘카카오톡’을 합친 정도의 인터넷 회사다. 시가 총액이 150조 원 정도로 홍콩 시장에 상장돼 있는 명실상부한 1위 업체다. 그러나 7년 전 당시에는 현재 매출 규모의 10분의 1 수준이었고 순위도 당시 업계 2∼3위에 그쳤다. 네오위즈와 스마일게이트는 텐센트의 젊고 진취적인 경영진을 보고 그들과 함께하기로 결심했다. 텐센트 역시 포털 1위 고지 점령을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스마일게이트와 텐센트, 두 회사는 손을 맞잡고 머리를 맞댔다. 중국 시장, 중국 소비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시작됐다.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모든 FPS 게임을 조사했고 실패한 게임은 그 게임대로 이유를 분석했다. 그 결과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중국인들은 게임상에서도 자국을 상징하는 붉은 색과 황금색을 선호하며 중국의 역사적 건물과 도시를 수호하는 개념에 열광한다는 걸 확실하게 깨달았다.
‘오로지 중국인만을 위한 게임’ 개선작업이 시작됐다. 말이 개선이지 새로 개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미 한국 시장에서 쓰라린 경험을 하면서 다양하게 발전시켜온 최신의 게임 인터페이스, 신속한 개선 능력은 스마일게이트만이 가진 장점이었다. 그래서 속도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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