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n Case Study

막무가내 홍콩진입 디즈니랜드 “환경보호” 반성문쓰고 부활하다

129호 (2013년 5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아시안케이스리서치저널(ACRJ)의 케이스스터디 ‘Disneyland in Hong Kong - Green Challenge’를 번역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실, 자연보호는 소수의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모두와 관련이 있는 문제다. 자연보호는 일종의 과학으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규칙, 즉 자연법에도 보호의 필요성이 기술돼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거대한 대륙의 천연자원은 결코 무궁무진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풍요로운 자원을 현명하게 활용하면 야생 동물도 보호하고 호수와 개울도 보존할 수 있다. 우리가 이런 노력을 기울이면 자연 역시 우리 인간이 영속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월트 디즈니(Walt Disney), 1950

 

홍콩 디즈니랜드 설립 계획이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 것은 1997년이었다. 경제위기가 아시아를 강타한 직후였던 만큼 홍콩 디즈니랜드는 지역 경제 회생을 위해 홍콩 정부가 주도하는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여겨졌다. 디즈니랜드가 설립되면디즈니효과 덕에 관광 산업이 활기를 띠고 부차적으로 고용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에 커다란 감명을 받은 시민들은 초창기에 디즈니랜드를 환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그동안 감춰져 있었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홍콩 디즈니랜드의 실제 매출과 고용 효과는 기대 이하였으며 정부와 디즈니랜드가 이익과 위험을 공정하지 않은 비율로 나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월트디즈니컴퍼니(Walt Disney Company)가 적극적인 천연자원 보호 의사를 밝히고 책임 의식을 갖고 있음을 공표했지만 홍콩 디즈니랜드는 개발 과정에서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이로 인해 홍콩 디즈니랜드는 여론의 뭇매를 받았다. 개장 후에는 디즈니랜드의 업무 관행이 시민들로부터 한층 커다란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줄을 잇고 방문객의 숫자가 기대치를 밑돌자 디즈니는 운영 현황을 개선하고친환경기업이라는 명성을 지켜내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했다.

 

홍콩 디즈니를 둘러싼 배경

9개월 동안 세부사항을 놓고 치열한 협상을 벌인 끝에 홍콩특별행정구(Hong Kong Special Administrative Region) 정부와 월트디즈니컴퍼니는 홍콩 디즈니랜드 및 리조트 개발 방안에 대한 예비 합의에 도달했다. 란타우섬 페니베이에 홍콩 디즈니랜드를 세우려면 홍콩 정부가 224 5000만 홍콩달러를 지출해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360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4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1480억 홍콩달러가 넘는 돈이 현지 경제로 직접 흘러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장점이 비용을 초과할 것이라고 확신한 홍콩 정부는 2001 11월에 디즈니랜드 건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줬다.

 

디즈니의 테마파크 전략

디즈니 테마파크는 오랫동안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해 왔다. 디즈니랜드는 1955 7월에 캘리포니아 남부 애너하임에서 문을 열었다. 그로부터 약 15년이 지난 1971, 플로리다에서 디즈니의 두 번째 테마파크 디즈니월드(Disney World)가 개장했다. 미국에서 2개의 대형 테마파크를 운영하던 디즈니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1983년에 디즈니의 첫 번째 해외 테마파크가 도쿄에서 문을 열었고 1992년에는 프랑스에서 디즈니랜드 파리(Disneyland Paris, 이후 유로 디즈니(Euro Disney)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문을 열었다.

 

디즈니는 지속적인 이윤 창출을 위해 이와 같은 공식화된 전략을 활용했다. 디즈니는 1955년에 캘리포니아에서 디즈니랜드를 개장해 북미 서부 지역에서 많은 고객을 끌어모았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자 디즈니는 동쪽으로 눈을 돌려 플로리다를 공략하기로 마음먹었다. 그와 동시에 디즈니는 애너하임에 있는 기존 시설도 확장했다.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동시에 기존 테마파크를 확장하는 이중 접근방법은 세계 시장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디즈니가 활용한 대표적인 전략이었다.기존 테마파크를 재방문한 고객은 새롭게 개선된 시설에 매력을 느꼈으며 처음으로 디즈니의 테마파크를 방문한 고객은 새로운 시장에 디즈니의 테마파크가 들어섰다는 사실 자체에 매료됐다.

 

디즈니는 미국에 위치한 자사의 대표적인 2대 테마파크의 성공을 발판 삼아 해외 진출을 모색했다. 일본인들이 미국의 문화와 만화를 좋아하며 친밀감을 느낀다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디즈니는 1983년에 도쿄 디즈니랜드를 설립했다. 일본 경제가 1980년대에 한창 호황을 누리고 있었던 만큼 도쿄 디즈니랜드를 개장한 시기는 나무랄 데 없이 완벽했다. 그 결과 엄청난 이윤을 벌어들였고 해외 시장의 높은 수익성에 매료된 디즈니는 해외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유럽연합의 탄생이 예상되는 가운데 디즈니는 테마파크를 설립할 다음 장소를 찾기 위해 유럽으로 눈을 돌렸고 1989년에 파리 외곽에서 디즈니랜드를 개장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디즈니는 유럽 지사에서 사회적 문제와 관리 문제가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 결국 디즈니는 많은 손해를 봤다. 상황이 너무 심각했던 탓에 당시 CEO였던 마이클 아이스너(Michael Eisner) 1994 3월에 파리 디즈니랜드를 폐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아이스너가 명시한 마감 시간을 불과 며칠 남겨둔 시점에 구제 방안이 등장했고 결국 소액주주를 제외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이익을 얻었다.

 

파리 디즈니랜드 사태는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가려는 디즈니의 야심을 꺾지 못했다. 디즈니는 자국 정부를 비롯해 세계 여러 국가의 정부에 지속적으로 접근했다. 디즈니는 동부 해안 지대에 테마파크를 세울 목적으로 버지니아주에 디즈니랜드 설립 계획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대중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입찰을 철회하고 말았다. 그런 다음, 디즈니는 시드니에 테마파크를 세우겠다는 제안을 앞세워 호주 정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했다. 하지만 호주 국민들도 디즈니 테마파크 설립에 반대했고 디즈니와 호주 정부 간의 협상은 머지않아 결렬되고 말았다.

 

1990년대 초, 월트디즈니 대표단은 홍콩 정부에 접근해 홍콩에 디즈니 테마파크를 건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양측은 홍콩 디즈니랜드 설립 방안과 관련된 세부사항을 1997년까지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1997년은 홍콩이 아시아 금융위기로 인해 경제 침체에 빠진 해인 만큼 타이밍이 완벽했다. 당시 홍콩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만장일치로 찬성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홍콩 디즈니랜드가 설립될 당시에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와 홍콩 주민들은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었고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디즈니랜드 홍콩과 홍콩특별행정구 정부, 둘 중 어느 쪽도 협상과 관련된 모든 세부사항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참고자료 참조) 특히, 홍콩에 설립될 디즈니의 테마파크가 생태계와 사회에 미칠 영향과 관련된 세부사항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면밀한 조사를 통해 디즈니가 상당한 보조금을 지원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디즈니는 투자 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추기 위해 홍콩 정부의 투자를 받고 지분의 과반 소유를 포기했다. 디즈니의 목적은 경영과 프랜차이즈의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이었다.

 

홍콩과 상하이

디즈니는 홍콩 정부와 협상을 하는 동시에 상하이 정부와도 논의를 시작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디즈니가 아시아에 새로운 테마파크를 설립할 계획이며 후보지를 홍콩과 상하이로 압축했다고 생각했다. 세계적인 환경보호 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에서 활동하는 플라토 입(Plato Yip)은 디즈니가 상하이에 테마파크를 설립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입은 디즈니가 홍콩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내고 홍콩 정부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진정한 목적은 숨긴 채 두 도시 사이에서 거짓으로 경쟁의식을 조장하기 위해 상하이에 테마파크를 설립하는 방안을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디즈니가 입지선정에서 고려한 점

홍콩의 관광 산업

홍콩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경제a 라는 명성을 되찾았다. 이 같은 사실은 홍콩이 전 세계의 출장 여행객들이 몰려드는 관광 허브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다. 쇼핑을 즐기고 고급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훌륭한 기회를 제공하는 덕에 홍콩은 중요한 관광명소가 됐다. 홍콩특별행정구 정부는 여행과 관광을 증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전략 계획에 투자했으며 그 결과 세계관광협회(World Tourism Association)로부터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인기 많은 도시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장:홍콩 디즈니의 목표 시장은 주로 가족 단위의 아시아 관광객(주로 중국 본토, 대만, 동남아에서 온 관광객)들로 이뤄져 있었다. 1999,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들이 홍콩 방문객의 29%를 차지했으며 대만과 동남아에서 온 관광객들이 59%를 차지했다.b  홍콩 디즈니랜드가 설립될 당시, 홍콩의 비즈니스와 관광은 이미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그동안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가족 관광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관광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믿었다. 홍콩 디즈니의 목표 시장을 좀 더 자세히 세분해서 살펴보자.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 중국 정부가 엄격한 관광 정책을 고집했던 시절에는 중국 본토(1998년에 인구가 125000만 명에 달했다) 관광객들이 쉽게 해외 여행을 즐기지 못했다. 하지만 홍콩은 예외였고 1999년 한 해에만 300만 명이 넘는 중국인 관광객이 홍콩을 방문했다. 중국 정부는 할당 제도를 통해 홍콩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숫자를 통제하고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사실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의 숫자는 홍콩 디즈니랜드와 무관하게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에서 온 관광객.홍콩 정부는 디즈니랜드 방문을 원하는 대만 관광객 및 동남아 관광객들이 도쿄보다는 홍콩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도쿄에 비해 접근성이 높고 비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대만인과 같은 일부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일본, 프랑스보다는 언어 장벽이 낮은 홍콩이 훨씬 부담 없는 대상이었다.

 

그 외 국가에서 온 관광객.앞서 설명했듯이 홍콩은 세계적인 수준의 관광 명소라는 명성을 오랫동안 지켜왔다.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 중 하나인 만큼 디즈니랜드에 매료된 사람들이 여행 도중 잠깐씩 디즈니랜드에 들를 것으로 기대됐다.

 

중국 본토의 구매력과 홍콩을 찾는 관광객들에 대한 규제 완화

홍콩 디즈니랜드가 개장할 무렵, 중국 본토 경제는 한참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또한 중국 국민들의 구매력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중국의 GDP는 연간 9%라는 유례 없이 높은 성장률을 자랑했다. 2000년 상반기에만 중국의 GDP가 무려 39억 위안에 이르렀으며 중국은 세계 7대 경제 대국 반열에 새롭게 올라섰다. 또한 구매력 평가(purchasing power parity·PPP)를 기준으로 중국은 미국을 뒤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으며 구매력이 증가하자 해외 여행도 급증했다. 이 같은 변화를 인지한 중국 정부는 해외 여행에 대한 규제 정책을 부분적으로 완화했다.

 

시장 장벽

가격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가격 문제였다. 아시아인(특히 중국인)들은 가격에 매우 민감하며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는 편이다. 유로 디즈니의 경우, 목표로 하는 주요 고객층은 프랑스의 중산층이었지만 입장료와 놀이기구 탑승료, 호텔 요금 등을 모두 더한 가격은 프랑스의 중산층이 부담 없이 지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홍콩 디즈니는 처음에 입장료를 680홍콩달러(최근 환율 기준으로 97000원 수준)로 책정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매우 세분화된 중국의 시장을 고려했을 때 평균적인 방문객이 감당하기에 680홍콩달러는 너무 비싼 듯했다. 유로 디즈니는 전략적 가격 책정이라는 요인을 외면한 탓에 쓴맛을 봤다. 홍콩 디즈니랜드 역시 유로 디즈니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였다.

 

경쟁

2000년에는 오션파크가 홍콩의 유일한 놀이동산이었다. 오션파크는 홍콩에 설립될 예정인 디즈니랜드보다 규모가 훨씬 작았다. 따라서 현지의 테마파크로 인한 경쟁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국경을 넘어 중국 선전에 위치한 대형 테마파크들이 홍콩 디즈니에 자칫 위협이 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디즈니는 우려하지 않았다. 다른 테마파크들과 힘을 모아 공동으로 시장을 공략하면 아무런 문제 없이 지역 관광 명소로 공존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다른 지역에 위치한 디즈니 테마파크와의 경쟁 역시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리적으로 홍콩 디즈니랜드와의 거리가 상당할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디즈니랜드를 방문할 경우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주민 반대

홍콩의 자연환경은 도시 개발 욕심 때문에 줄곧 뒷전으로 밀려나곤 했다. 하지만 홍콩 디즈니랜드가 건설되기 직전 10년 동안 홍콩의 자연환경은 홍콩 역사상 그 어떤 때보다 심각하게 훼손됐다. 당시 언론에서는 첵랍콕섬에 건설된 신공항, 텔레그래프베이에 위치한 상업지구 사이버포트(Cyberport) 등 대형 프로젝트에 관한 소식을 자주 전했다. 하지만 디즈니가 제안한 대로 페니베이를 매립해 테마파크를 설립하면 나날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홍콩의 민감한 생태계 일부가 또다시 사라질 것으로 여겨졌다. 적어도 이번만큼은 개발의 흔적이 비단 자연환경뿐 아니라 사회 전반과 홍콩 정부의 정치적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였다.

 

환경 비용

페니베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실제 테마파크 건설 외에도 다수의 부수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해야만 했다. 각종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수많은 환경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1) 체오이리 조선소

페니베이 가까이에 위치한 체오이리 조선소(Cheoy Lee Shipyard)는 버려진 선박을 해체하는 곳이었다. 조선소 바로 아래에 위치한 해양 퇴적물에는 상당량의 독성 화학물질이 누적돼 있었다. 오염 제거 과정 없이 건설 작업을 진행하면 유독성 물질이 지하수면에 스며들어 인근의 해양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결국 흰돌고래나 인간 등 상위 포식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었다.

 

홍콩 정부는 홍콩입법회(Hong Kong Legislative Council)에 제출할 비용편익분석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의도적으로 환경 복원 비용을 생략했다. 홍콩 정부는 의원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통해 1480억 홍콩달러의 순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을 뿐이다. 홍콩입법회가 재정 지원을 승인했을 무렵 홍콩 정부는 오염 물질 조사를 위해 현장을 방문할 수조차 없었다. 홍콩 정부가 프로젝트를 강하게 밀어붙이며 조선소 운영업체와 보상에 관한 논의를 한창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즈니랜드가 들어설 전체 부지 중 19헥타르에 이르는 땅에 누적된 오염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얼마의 비용이 들지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 현지 환경단체들은 디즈니랜드 건립 계획을사기이자홍콩의 환경을 약탈하는 행위라 부르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지구의 벗은 오염 물질 제거에 총 5580만 달러(43100만 홍콩달러)가 투입된 미국의 퓨젓사운드 해군 조선소 사례를 언급하며 오염 물질 제거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2) 페니베이 매립

홍콩에서 토지는 귀하고 부족한 자원이다. 홍콩 정부는 디즈니 테마파크를 설립하기에 충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으레 그렇듯 매립 방안을 활용하기로 했다. 해양 매립은 커터 펌프 호퍼 준설선이나 트레일링 펌프 호퍼 준설선을 이용해 인근 지역에서 상당한 양의 해사와 흙을 퍼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준설선이 인근에서 퍼낸 토사를 매립 지역으로 옮겨 바다를 메우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홍콩 디즈니의 경우, 매립 과정에 약 1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으며 매립을 통해 페니베이에 290헥타르(경마장 5개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면적)의 부지가 생겨날 것으로 추정됐다. 매립을 통해 생겨난 부지에는 테마파크, 수중 오락 시설, 리조트 호텔, 정부와 기관, 지역사회를 위한 시설, 도로, 철도, 선착장, 기타 관련 인프라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이와 더불어 3500m에 달하는 방파제도 세워질 계획이었다.

 

한 곳에서 토사를 퍼내 다른 곳에 쏟아붓는 방식으로 바다를 매립할 경우 국지적으로 서식지가 파괴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중대한 피해가 뒤따른다. 매립 과정에서 입자가 고운 해양 퇴적물이 뒤섞이기 때문이다. 매립 과정에서 해양 퇴적물이 마구 뒤섞여 부유 물질 수치가 상당히 증가하면 다음과 같은 3개의 중대한 결과가 뒤따른다. 첫째, 혼탁도가 높아진 탓에 물의 투명도가 낮아지고 태양 투과율이 줄어들며 결국 광합성을 하는 기초 생물자원 생성에 문제가 생긴다. 다시 말해서 해양 먹이사슬의 근본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이다. 둘째, 수중의 실트(미세 토양입자) 농도가 증가해 깨끗한 물에서만 서식하는 여과 섭식 무척추 생물이 피해를 입는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결국 인근의 산호초와 조간대가 파괴된다. 셋째, 부유 물질 농도가 증가하면 미세한 입자가 어류의 아가미 속으로 들어가 표면 점액과 뒤섞인다. 미세한 입자와 표면 점액이 만들어낸 막은 어류의 호흡을 방해하고 결국 인근에 서식하는 어종들이 호흡을 하지 못해 천천히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미세한 입자는 해류와 조류를 타고 멀리 이동할 수 있는 만큼 이런 현상은 단순한 서식지 파괴보다 훨씬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매립 과정이 시작된 직후부터 란타우섬 인근 해역에서 앞서 언급한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란타우섬 북부에 위치한 마완어류양식구역(Ma Wan Fish Culture Zone)의 양식업자들은 바다의 투명도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매립 이전에는 10피트 깊이까지 들여다보였지만 매립이 시작되자 투명도가 2피트로 줄어들었다. 그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치솟는 어류 폐사율이었다. 현지 양식업자들은 매립이 시작된 지 3개월 만에 어류 폐사율이 전에 없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아가미에 미세한 퇴적물 입자가 누적돼 폐사한 물고기가 4000마리가 넘었다.) 물고기 폐사율 급증은 비단 바다에서 생계를 꾸리는 양식업자들뿐 아니라 홍콩 주민들에게도 심각한 문제가 됐다. 홍콩 주민들이 섭취하는 수산물 중 70% 이상이 마완과 유사한 지역에서 양식되는 수산물이었기 때문이다.

 

3) 토착 생물과 멸종 위기에 놓인 종을 둘러싼 문제

흰배수리(White-bellied Sea Eagle)는 란타우섬 삼림 지대에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과학자와 환경 운동가들은 디즈니랜드 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디즈니랜드 불꽃놀이로 인한 소음이 오랫동안 란타우섬에 서식해 온 흰배수리에게 고통을 안기고 결국 흰배수리를 섬에서 몰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정부 토목공학부(Civil Engineering Department)는 건축 방식을 통제하고 서식지와 테마파크 사이의 거리를 최대로 늘리면 란타우섬에 서식하는 흰배수리가 입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보고서에는 불꽃놀이가 진행될 장소와 흰배수리 서식지와의 거리가 800m가 넘는데다 레이저를 쏘는 기기의 최대 전력이 30W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따라서 테마파크 개발자들은 디즈니랜드가 흰배수리에게 피해를 전혀 주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뿐만 아니라 토목공학부는 보고서에서 흰배수리가 서식하는 삼림지대 주위에 10헥타르 너비의 완충지대를 만들어 물을 채워 넣는 방안을 권고했다. 환경보호 단체들은 이 방안이 비현실적인데다 효과적이지도 않다고 비난했다.

 

디즈니랜드 개발 부지 인근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낭상엽 식물이 서식하는 소규모 군락도 발견됐다. 디즈니랜드 개발자들은 낭상엽 식물 주위에 울타리를 만들어 낭상엽 군락이 개발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겠다고 제안했다. 환경단체 그린파워(Green Power)피상적이고 지나치게 단순한(superficial and over-simplified)’ 방법이라며 비난했다.

 

  

디즈니의 대응과 홍콩 디즈니랜드 완공

앞서 언급한 환경 문제에 대한 홍콩 디즈니의 대응은단순했으며 순진하기 짝이 없어보일 때도 있었다.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이 남긴 유명한 발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홍콩 디즈니의 경영진 대표는 홍콩 정부가 부지를 제공한 만큼 디즈니에는 환경 법규를 준수했는지 확인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홍콩 디즈니는 홍콩에서는 주기적으로 매립이 이뤄지며 어류 폐사를 주장하는 어부들은 부적절한 금전적 보상을 원하는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환경 문제를 고려했을 때 홍콩 디즈니랜드 설립 부지가 디즈니의 다른 테마파크에 비해 부실한지, 동일한지, 좀 더 나은지 질문하자 디즈니는 답을 하지 않았다. 해외에 디즈니 테마파크를 건축할 때 활용한 모범 관행을 홍콩 디즈니랜드에 똑같이 적용할 것이라는 대답이 되돌아왔을 뿐이다.

 

홍콩 디즈니랜드 프로젝트를 구상한 후 실제 디즈니랜드가 개장하기까지 약 6년이 걸렸다. 뿐만 아니라 건축 역시 단계적으로 완공됐다. 테마파크와 리조트 건축은 2003 1월에 시작됐으며 디즈니랜드 홍콩이 문을 연 것은 2005 912일이었다.

 

새로운 문제

미키 마우스는 환경보호를 외면했다는 이유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홍콩의 환경이 파괴된 만큼 디즈니랜드의 명성도 훼손됐다.디즈니랜드는 개장 초기 방문객 숫자가 기대 이하라는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방문객이 홍콩 디즈니랜드를 방문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방문객 숫자를 밝히라는 요구에 응했다. 개장 후 2달이 지난 2005 1124, 디즈니는 공식적으로 100만 번째 입장객을 맞았다. 현지 주민들의 부정적인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방문객 숫자를 늘리기 위해 홍콩 디즈니랜드는 2005년 크리스마스 전까지 홍콩 주민임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을 소지한 사람들에게 입장료를 50달러 할인해주는 행사를 벌였다.

 

디즈니의 경영 스타일 역시 홍콩 디즈니랜드 개장 이전부터 상당한 비난거리가 됐다. 홍콩 정부가 지원하는 공공 자금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홍콩 인터내셔널 테마파크(Hong Kong International Theme Parks Ltd.)라는 민간 기업이 홍콩 디즈니랜드 운영을 맡게 됐다는 점 또한 대중이 디즈니랜드를 반대하는 이유가 됐다. 9월 개장을 앞두고 2개월에 걸쳐 현지 예술가와 언론인, 입법자들이 디즈니를 향해 비난을 퍼붓고 홍콩 디즈니랜드가 처음으로 공개 사과를 하는 등 여러 사건이 벌어졌다. 먼저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기자가 중국 최초의 디즈니 테마파크를북한 다음으로 겁나는 곳(the scariest place after North Korea)’c 이라고 묘사하며 홍콩 디즈니랜드의 경영 스타일을 비난했다. 공식 개장이 1달 남았을 때 홍콩 디즈니랜드 부지에서 영화를 촬영 중이던 홍콩 배우 대니얼 우(Daniel Wu·오언조)는 언론 인터뷰에서 디즈니 미국 직원들이 오만하고 무례하다며 다시 홍콩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d

 

홍콩 디즈니랜드 개장 후에는 테마파크의 업무 관행에 불만을 느낀 홍콩 사람들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예컨대, 홍콩 디즈니랜드에서 캐릭터 의상을 입고 공연을 하는 직원들은 업무량은 많은 반면 급여가 적다며 불평했다. 새로 조직된 직원 노조 대변인은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하는 반면 휴식시간이 충분치 않아 많은 직원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과로로 인해 관절이나 근육이 손상되는 등 업무로 인한 부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노조의 주장에 오락 담당 부사장 로렌 조던(Lauren Jordan)공연을 맡고 있는 직원 중 이 일이 다른 일보다 돈이 덜 되고 예상보다 체력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몇몇 있다고 답했다.e

 

매일 퍼레이드를 하고 방문객과 직접 대면하는 캐릭터 공연 담당자들은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사람들과 같은 수준의 급여를 줄 것을 요구했다. 캐릭터 공연 담당자들의 초봉은 월 9000홍콩달러(1153달러)인 반면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직원들의 초봉은 월 11000홍콩달러(1409달러)였다.f  홍콩 디즈니랜드 경영진은 이 같은 요구에 덥고 습한 여름에는 20분간 고객을 응대하며 공연을 진행한 후 40분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한 캐릭터 공연 담당자들에게 냉각 조끼를 지급하는 방안도 등장했다.

 

그 무렵, 홍콩의 일간지 <더스탠더드(The Standard)>는 새로 생긴 홍콩 디즈니랜드 직원 노조가 직원 처우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조는 디즈니랜드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노사 관계에 대한 인식이나 분쟁 해결 능력을 봤을 때 홍콩 디즈니랜드 경영진이 미국 디즈니랜드 경영진보다 수준이 낮다고 주장했다.g

 

2005 6월에 시범적으로 야간 불꽃놀이를 진행한 홍콩 디즈니랜드는 불꽃놀이로 인해 연기와 소음이 발생한다며 디스커버리베이 주민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지역 의원들과 환경 감시단체들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디즈니랜드와 마찬가지로 야간에 불꽃놀이를 할 때 좀 더 깨끗하고 소음이 적은 공중 발사 시스템을 사용해 달라는 요구를 묵살한 홍콩 디즈니랜드 경영진을 맹비난했다.h

 

책임을 지기 위한 노력

각종 사건이 잇따르고 홍콩 시민들이 혹독한 비난을 쏟아내자 홍콩 디즈니랜드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다양한 접근방법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홍콩 디즈니랜드는 1) 현지 법규정을 준수하고 2)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방문객과 공연 담당자, 좀 더 넓은 범위의 지역 사회가 환경보호를 위한 행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3) 현지 규제 기관이 요구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좀 더 효과적인 환경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등 환경 부문의 성과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i

 

월트디즈니컴퍼니는 2009 3, 자사와 후손을 위해 긍정적인 환경 유산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환경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공연 담당자를 비롯한 디즈니 직원, 방문객,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상대로 환경적으로 책임감 있는 행동을 장려하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디즈니는 물과 에너지를 보존하고, 생태계를 보호하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쓰레기를 줄이고, 대중에게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는 테마파크 운영이 초래하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파악하고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혁신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디즈니는 환경 관련 법과 규정을 준수했으며 심지어 관련 법규보다 한층 엄격하게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경우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디즈니는 정책을 실행하고 자사가 수립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진척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공개했다. 온라인에서도 확인 가능한 디즈니의 쌍방향 멀티미디어 보고서는 어린이와 가족, 콘텐츠와 제품, 환경, 지역사회, 직장 등 5개 분야에서 디즈니가 어떤 철학을 바탕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보고서에 언급된 세부사항으로는 디즈니가 처음으로 도입한 종합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관한 내용, 건강한 음식 및 영화 내 흡연 장면에 관한 선구적인 지침에 관한 최신 정보 등이 있다.

 

2008, 홍콩 디즈니랜드호텔과 디즈니의 할리우드호텔은 홍콩 환경 우수상(Hong Kong Awards for Environmental Excellence) 호텔, 레스토랑, 요식 기업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홍콩 디즈니랜드 리조트 관리이사 앤드루 캠(Andrew Kam)은 시상식에서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 도널드 청(Donald Tsang)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캠은 시상식에서디즈니 리조트가 계속해서 환경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우리는 물과 에너지,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지속 가능성 계획을 실행하는 동시에 물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며 디즈니의 시설과 각종 활동, 제품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감시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공연 직원들과 방문객들이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j

 

                                                                                            

출처

http://hkcorporate.hongkongdisneyland.com/hkdlcorp/en_US/environmentality/overview?name=EnvironmentalManagementPage

 

참고 자료

1. www.info.gov.hk/censtatd/eng/hkstat/hkinf/transport/transport_index.html.

2. Social Cost-Benefit Analysis of the Land Reclamation Projects in Japan, Shunji Matsuoka, Hiroshima Peace Science, No. 17, 1994.

3. http://www.syntao.com/E_Page_Show.asp?Page_ID=11163.

 

감사의 말씀

이 글의 저자들은 빈스 청(Vince Chung), 게리 수(Gary Sou), 미셸 탐(Michelle Tam), 스티븐 초(Steven Tso) 등 홍콩중문대(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에서 테렌스 차이의 MBA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테렌스 차이·슈보 필립 리우

테렌스 차이(Terence Tsai)와 슈보 필립 리우(Shubo Philip Liu)는 각각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hina Europe International Business School) 교수와 연구원이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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