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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ce From the Field

NH농협은행, Agentic AI Bank 전환 선언

AI 스타트업 인수해 기술 내재화 속도전
“모든 업무 AI로 구현 ‘AI 풀 뱅킹’ 목표”
Article at a Glance

NH농협은행이 ‘에이전틱 AI 뱅크(Agentic AI Bank)’로의 전격적인 전환을 선언했다. 금융권 최초로 AI 스타트업 ‘애자일소다’를 인수한 농협은행은 기술과 인재를 확보하는 한편 완전한 독립 경영을 보장해 스타트업 고유의 혁신 엔진을 온전히 보존하는 전략을 택했다. 또한 강력한 AX 컨트롤타워 구축을 위해 파편화돼 있던 AI·데이터·RPA 조직을 ‘AI데이터부문’으로 통합하고 전사 60개 부서의 팀명에 ‘AX’를 도입하는 등 톱다운 방식의 인식 전환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와 동시에 현업 실무진으로 구성된 ‘AX 프런티어’를 통해 현장 밀착형 에이전트의 효용을 입증하는 투트랙(Two-track) 혁신을 전개 중이다. 농협은행은 하반기 자체 AI 플랫폼 ‘NHAIS’를 출시하고 코딩 지식이 없는 일반 직원도 에이전트를 직접 빌딩하는 ‘시티즌 디벨로퍼(Citizen Developer)’ 생태계를 본격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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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은행에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도입은 단순한 업무 효율화나 비용 절감의 차원이 아니다. 이는 금융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시프트를 요구하는 ‘생존’의 문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은행업계가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할 경우 2030년까지 연간 3700억 달러(약 559조8000억 원)에 달하는 추가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1 반대로 말하면 AI 에이전트를 선제적으로 내재화해 프로세스 혁신을 이뤄낸 선도 기업들이 마진을 개선하고 영토를 확장하는 동안, 주저하는 후발 주자들은 시장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는 뜻이다. 실제 AI 선도 금융사와 낙오된 금융사 간의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E) 격차가 최대 4%포인트까지 벌어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2 ROTE는 순수 자기자본 대비 순이익으로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만큼 이 격차는 곧 생사를 가르는 기준선이 될 수 있다.

이미 글로벌 메가뱅크들은 가시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일례로 JP모건체이스는 야간 시장 상황과 고객 포지션 등을 실시간 분석, 대응하는 AI 에이전트를 프라이빗 뱅킹(PB) 분야에 투입해 20%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PB들이 자료 조사와 사후 분석에 빼앗기던 물리적인 시간을 고객과의 고도화된 소통에 집중하도록 리소스를 재배분한 결과다.

국내 은행 역시 AI를 활용한 체질 개선의 시급성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그간 엄격한 망 분리 규제와 AI 관련 사고에 따른 책임 소재 공방 등으로 인해 AI를 대고객 서비스에 적용하는 데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AI가 금융 소비자의 일상 깊숙이 파고든 지금, 레거시 금융에 안주해서는 뒤처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복잡다단한 고객의 금융 맥락을 정밀하게 읽어내고 가장 적시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AI 에이전트 도입이 필수적이다.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이 ‘에이전틱 AI 뱅크(Agentic AI Bank)’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금융권 최초로 AI 기술 기업을 인수합병(M&A)한 배경이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M&A를 통한 기술 내재화를 선언한 동시에 조직 전반에 AI 에이전트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전 임직원이 스스로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생태계를 구축해 2030년까지 모든 금융 프로세스에 AI를 적용하는 ‘AI 풀 뱅킹(Full Banking)’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DBR이 파격적인 AX(AI Transformation, AI 전환)를 선언한 강태영 농협은행장과 최대우 애자일소다 대표 등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농협은행이 애자일소다를 인수한 배경과 AX 핵심 전략을 입체적으로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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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영 NH농협은행장


AX를 위한 과감한 조직 리빌딩과 역량 진단

농협은행은 201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던 퍼스트 무버였다. 2015년 업계 최초로 오픈 API를 전격 도입했고, 2018년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두 곳과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 제휴를 맺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하지만 2019년 4월 ‘디지털 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을 선언한 이후 행보는 다소 아쉬웠다. 모바일 플랫폼 고도화에 전력을 다했음에도 자체 앱인 ‘올원뱅크’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박스권에 갇혔고, 핀테크나 블록체인 같은 신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역시 타행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 생성형 AI가 등장한 이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AI를 도입하긴 했지만 이를 뚜렷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 짓지는 못했다. 경영진과 DT 기획 부서 중심의 ‘톱다운(Top-down)’ 혁신 구호가 현업 실무 조직의 ‘보텀업(Bottom-up)’ 실행력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조직의 관성에 가로막혔다.

2025년 취임한 강태영 행장의 결단은 단호했다. 과거 디지털전략본부장 등을 지내며 기술 패러다임의 격변을 현장에서 목격한 그는 단순히 특정 업무 프로세스에 AI를 도입하는 방식으로는 판도를 바꿀 수 없다고 확신했다. 레거시 시스템과 조직문화 자체를 완전히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말 그대로 파괴적 혁신만이 2000여 개에 달하는 은행 업무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진정한 ‘에이전틱 AI 뱅크’를 구현하는 길이라 판단했다.

강 행장은 “솔직히 그 누구도 AI가 가져올 미래 금융의 종착지를 완벽하게 그릴 수는 없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유일한 돌파구는 ‘우리가 스스로 표준을 만들어 가는 것’뿐이다. 이는 소수 경영진의 의지만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다. 조직원 전체는 물론 외부의 혁신적인 파트너들이 원팀으로 기민하게 움직이며 농협은행만의 최적화된 방법론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AX 조직으로의 변신을 위해 크게 두 가지 축의 액션을 취했다. 첫째, AX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지난해 말 전사에 파편화돼 있던 AI 전략, 데이터분석,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 기능을 한데 묶어 부행장급 조직인 ‘AI 데이터 부문’을 신설했다. 기술 거버넌스를 총괄하는 테크 부행장과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직제를 새롭게 편제해 실행력을 보강했다.

다음으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추진했다. 전사 60개 현업 부서의 팀명에 반드시 ‘AX’를 포함한 팀을 최소 1개 이상 두도록 전격 지시했다. 일례로 사무 공간을 관리하던 시설공간관리팀은 ‘AX공간구성팀’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니다. AX 전담 팀원들에게 생성형 AI 유료 구독료를 전액 지원하며 실질적인 현업 적용을 독려했다. 내부적인 반발과 의구심도 있었지만 강 행장의 뚝심은 확고했다. 매일 마주하는 업무 루틴에서부터 ‘AI를 도구로 써야 한다’는 인지적 전환을 이끌어내는 것이 AX 문화를 이식하는 첫 단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직 리빌딩과 동시에 지난해 8월 출범한 AX 전담 태스크포스(TF)는 냉정하게 내부 역량 실사를 진행했다. 글로벌 컨설팅 펌과 함께 2027년까지 완성할 에이전트 라인업 및 플랫폼 개편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내부 자원 역량을 평가한 결과, 성적표는 ‘불가능’이었다. 에이전틱 AI를 구현할 고도의 자체 기술력도 부족했을 뿐 아니라 단기간에 이를 개발해 낼 내부 테크 인력도 부족했다. 기술의 진화 속도를 감안할 때 자체 역량 강화(Build)만을 고집할 수 없었다. 결국 TF는 단기적으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핵심 기술을 빠르게 내재화(Buy)하고 중장기적으로 내부 인재 육성과 인프라를 확충하는 투 트랙의 턴어라운드 전략을 확정했다.


금융권 최초 AI 기업 M&A,
규제 장벽 뚫은 ‘기술 내재화’의 결단


기업이 신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전략적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 자체 개발(Build), 인수(Buy) 혹은 전략적 제휴 및 아웃소싱(Borrow). 대다수 보수적인 금융사는 대형 SI(System Integration, 시스템 통합) 기업과 손잡고 시스템을 외주 구축하거나 솔루션 라이선싱 계약을 맺는 ‘Borrow’ 전략을 택한다. 제조나 빅테크 기업들이 흔히 구사하는 핵심 AI 기업 인수는 금융권에서 극히 드문 선택지다. 은행법상 비금융회사 인수에 대한 촘촘한 제약 조건 탓에 금융당국과의 지난한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농협은행 역시 이러한 제도적 리스크를 인지했으나 혁신의 ‘골든 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정면 돌파를 택했다. TF와 법무 라인은 은행법 등 관련 법과 규정을 검토해 예외 조항을 찾아냈다. 은행법에 따르면 타 회사의 의결권 지분 15%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지만(은행법 37조 1항)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업종은 예외(은행법 37조 2항)로 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인수 대상 AI 기업이 ‘금융산업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임을 논리적으로 증명해 당국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이 같은 모험적 결단의 배경에는 ‘핵심 기술의 온전한 내재화’를 제1 원칙으로 삼은 강 행장의 결단이 있었다. AI 에이전트는 한 번 구축하고 끝나는 일회성 IT 프로젝트가 아니라 데이터의 누적과 피드백 루프를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하는 ‘핵심 자산’이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SI 업체에 외주를 주고 개발할 경우 정작 개발 프로세스에서 축적되는 핵심 노하우와 커스텀 역량은 은행 내부에 축적되기 어렵다. 게다가 주기적으로 부서가 바뀌는 금융권 특유의 순환보직제도하에서는 외부 인력과의 협업 과정에서 얻은 암묵지가 조직에 자산으로 정착되지 못하고 휘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밑바닥부터 개발자를 직접 채용하거나 키워내기엔 시장의 인재 쟁탈전이 너무나 치열했다. 또한 ‘보수적 레거시 금융사’라는 이미지는 최고급 개발 인력을 유인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결국 고도의 전문성을 지닌 완성형 테크 팀을 원샷으로 확보할 수 있는 M&A만이 ‘타임투마켓(Time-to-Market)’을 달성하는 최적의 솔루션이었다.

이런 농협은행의 프런티어적 행보는 국내 금융권에 메기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법령상 예외 조항이 존재하더라도 당국의 자의적 해석 리스크 때문에 그간 그 누구도 선뜻 총대를 메지 않았는데 농협이 실전 선례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번 딜을 계기로 그간 스타트업 지분 투자나 유망 기업 발굴에만 머물던 시중 금융그룹들의 기술 확보 전략이 더욱 적극적으로 선회할 것인지 주목된다.


‘독립 경영 보장’으로
스타트업의 혁신 엔진 유지


인수 대상 선정을 위해 TF는 국내 AI 스타트업 3000여 곳을 전수 조사에 가깝게 스크리닝했다. 이들의 에이전틱 AI 원천 기술력과 전문 인력 보유 현황, 프로젝트 경험 등을 계량화해 리스트를 추렸고 촘촘한 재무·영업·법률 실사를 거쳐 애자일소다를 최종 인수 대상 기업으로 결정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은 물론 당장 은행 코어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높은 금융 도메인 이해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애자일소다는 자체 개발한 에이전틱 AI 솔루션인 저스트타입(JUST TYPE)을 보유하고 있다. 사용자가 프롬프트 창에 원하는 업무와 질문을 텍스트로 입력하면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맥락을 분석해 최적의 대안을 제안하고 실제 실행 명령까지 수행하는 솔루션이다. 대기업 계열 SI 또는 시장 선도 AI 기업 수준에서 구현 가능한 기술이라는 게 기술 평가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미 입증된 대형 금융사들과의 다채로운 SI 프로젝트 레퍼런스 또한 의사결정의 중요한 토대가 됐다. 특히 애자일소다는 인수 전부터 농협은행과 ‘AI-OCR(인공지능 광학문자인식) 솔루션 기반 여신 심사 프로세스 고도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오고 있다. 정형화되지 않은 대량의 기업 재무제표나 증빙 서류를 AI가 판독 분석한 뒤 심사보고서의 초안까지 원스톱으로 작성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협업을 통해 애자일소다의 인력들은 까다로운 금융 규제를 몸소 체득했고 농협은행의 업무 프로세스의 이해도를 높였기에 결합에 따른 이질감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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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소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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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소다는 2015년 통계학자 출신인 최대우 대표(한국외대 통계학과 교수)가 설립한 AI 솔루션 기업이다. 대다수 AI 기업이 최근 트렌드인 대규모언어모델(LLM)에만 치중하는 것과 달리 강화학습(RL, Reinforcement Learning), AI 플랫폼, AI OCR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 기업의 복잡한 의사결정을 자동화 및 최적화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2021년에는 관련 기술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IT 리서치 기관 가트너(Gartner)로부터 아시아·한국 기업 최초로 ‘AI 핵심 기술(AI Core Technologies)’ 부문 쿨 벤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산업계의 난제를 푸는 ‘최적화 알고리즘’과 ‘문서 AI’

애자일소다의 경쟁력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나뉜다. 첫째는 ‘강화학습 기반 최적화’다. 반도체 칩 설계 자동화 솔루션인 ‘칩앤소다(ChipNSoDA)’, 제조 공장의 레이아웃과 경로의 자동화·최적화 설계를 지원하는 ‘레드소다(ReDSoDA)’ 등 산업계의 가장 까다로운 난제인 배치(Placement)와 경로(Routing) 문제를 강화학습으로 해결한다.

둘째는 비정형 데이터를 자산화하는 ‘문서 AI’ 기술이다. 복잡한 약관이나 청구서, 계약서 같은 비정형 문서를 정제·가공하는 솔루션(ETL with LLM)과 RAG(검색증강생성) 기반 질의응답 솔루션 ‘ChatSAM(챗샘)’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텍스트 인식을 넘어 문서 의미를 파악하고 자율적으로 후속 문서 처리 업무를 할 수 있는 ‘에이전틱 OCR(AgenticOCR)’ 솔루션으로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또한 자율적 업무 수행이 가능한 AI 에이전트 플랫폼 ‘저스트타입(JUST TYPE)’을 개발해 에이전틱 AI 뱅크 구축의 핵심 기술로 활용할 예정이다.


성공적인 금융권 협업 경험과 농협과의 강력한 시너지

애자일소다는 일찌감치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투자증권 등 대형 금융기관의 여신 한도 최적화, 사기 적발(FDS), 보험금 청구 자동화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며 금융권에서 레퍼런스를 쌓았다. 이외에도 삼성, LG, 포스코 등 대기업과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등 주요 공공기관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500여 건의 AI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특히 농협은행과는 2019년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으로 연을 맺은 이후 직접투자와 공동 사업 협력을 꾸준히 이어온 ‘기술 파트너’다. 은행뿐 아니라 NH투자증권, NH손해보험 등 농협금융지주 계열사와의 협업 경험도 있어 범농협 금융 계열사의 AX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인수 이후 전략(PMI)이다. 농협은행은 애자일소다를 은행 체제 내부로 강제 편입시키거나 관료적 통제 메커니즘을 들이대는 대신 ‘완전한 독립 경영’을 전격 보장했다. 섣부르게 행원 지위를 부여하기보다 특유의 기민하고 거친 스타트업 DNA를 유지하도록 울타리를 쳐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농협은행만의 AX 엔진을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애자일소다는 내부에 농협은행 전담 조직을 구축해 긴밀한 싱크를 유지하는 한편 기존에 영위하던 제조, 국방 분야 신사업은 물론 타 금융사들과의 비즈니스도 기존대로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농협은행과의 대형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최대우 애자일소다 대표 역시 향후 밸류에이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최 대표는 “이번 농협은행과의 계약은 기술 스타트업이 금융 인프라라는 테스트베드와 전략적 파트너를 만난 기념비적인 모멘텀”이라며 “농협은행이 애자일소다 고유의 독립 경영 체제와 DNA를 보장해 준 덕분에 연구 인력의 이탈 없이 독자적인 ‘에이전틱 AI’ 원천 기술을 더욱 과감하게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AI 기업의 본질적인 자산은 결국 고도의 ‘인재(Talent)’, 그 자체이다. 인수 후 핵심 연구 개발 인력이 관료제에 지쳐 이탈하지 않도록 만들고 스타트업 특유의 빠른 혁신성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성공적 융합의 첫 단추라고 생각한다. 이런 유연성이 농협은행이 시장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 머물지 않고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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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중심의 AX 문화 확산

농협은행은 과거 DT 추진 과정에서의 한계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번 AX 전략의 방점을 ‘조직문화로의 체화’에 찍었다. 컨트롤타워 구축과 동시에 실제 영업점과 본부 부서 현장에서 AX 문화를 전파할 강력한 실행 부대를 조직화했다.

핵심 실무 조직인 ‘AX전략부’는 AI 에이전트 개발 기획의 메인 싱크 탱크로서 애자일소다 개발진과 원팀으로 구동된다. 이들의 핵심 KPI는 철저히 현업 임직원과 고객이 피부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에이전트 라인업 구축이다. 1차 목표로 내년까지 내부 업무 효율화 AI 에이전트 50개, 대고객 서비스 AI 에이전트 50개 등 총 100개의 에이전트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양산할 계획이다. 특히 과거 대형 SI 기업과 협업할 때 통상 3.5개월 이상 소요되던 에이전트 개발 및 배포 사이클을 애자일소다와 직결 라인을 통해 단 1개월 만에 완수하는 초고속 애자일 프로세스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이러한 톱다운의 강력한 드라이브는 현업 직원들의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리는 보텀업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내부 평가다. 강 행장은 “현장에 나가면 직원들이 먼저 ‘이 업무 프로세스도 AI 에이전트로 빠르게 전환해 달라’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전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사내 AX 인식 제고와 확산을 위해 기획된 현업 밀착형 조직 ‘AX 프런티어’ 선발 과정은 흡사 오디션을 방불케 했다. 신청 직원의 부서장들이 “우리 직원 잘 봐 달라”는 연락을 할 정도로 사내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업에서 자발적으로 지원한 AX 프런티어 77명은 현장 업무의 생생한 병목 구간을 발굴하고 직접 에이전트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실무에 투입하고 있다. 가령 프런티어 직원이 업무 중 직접 개발한 AI 에이전트로 3시간 걸리던 업무를 30분 만에 끝내고 더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시간을 버는 모습을 동료들이 본다면 AI 활용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될 것이란 판단이다. 총괄 부서 주도의 캠페인이 아니라 실제 AI 도입의 효용을 직원이 자발적으로 전파함으로써 AX 문화가 자리 잡는, 일종의 증언 마케팅(Testimonial Marketing)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올해 하반기에는 비개발자 직군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각자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는 농협 자체 AI 플랫폼 ‘NHAIS(나이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테크 부서의 답변을 기다릴 필요 없이 코딩을 못하는 현장의 현업 전문가들이 직접 IT 솔루션을 자급 자족하는 ‘시티즌 디벨로퍼(Citizen Developer)’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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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Bank, ‘에이전틱 AI 뱅크’의 미래

농협은행이 그리는 ‘에이전틱 AI 뱅크’의 미래 모습은 ‘채팅창 하나로 시작하고 끝나는 UI/UX의 대전환’이다. 고객은 생성형 AI 인터페이스에 “이번 달에 보너스가 나왔는데 내 신용도와 소비 패턴에 맞게 굴릴 만한 고금리 단기 상품을 찾아 줘”라고 툭 던지기만 하면 된다. 통합 에이전트가 고객의 금융 자산과 행동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며 고객이 최종 ‘실행’만 누르면 모든 여정이 종료되는 식이다. 내부 직원들 역시 업무별 탑재된 멀티 AI 에이전트 군단(Multi-Agent)이 단순 반복성 행정 리포트 작성을 완벽히 백업해 줌에 따라 오롯이 고부가가치 비즈니스 기획과 고도화된 고객 상담 영역에만 밀도 있게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같은 혁신이 지속적인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고도의 보안 체계와 기술적 신뢰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고객의 민감 정보와 금융 자산을 다루는 만큼 AI 에이전트의 보안 기준선이 엄격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고객에게 편의뿐 아니라 ‘안전하게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에이전트’라는 신뢰를 쌓는 것은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다.

강태영 행장은 AI 기술이 금융 산업의 하드웨어를 통째로 바꾸고 있을지언정 금융이 도달하고자 하는 본질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의 근본적인 경쟁력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고객의 고유한 상황과 숨겨진 니즈를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최적의 리스크 관리 가치를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AI가 최고의 효율성을 내도록 돕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강 행장은 “농협은행은 에이전틱 AI라는 날개를 달고 고객의 일상에 더 깊숙이 관여하며 임직원의 인간적 가능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며 “농협은행이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잘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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