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국내 점유율 1위 표절 검사 도구 ‘카피킬러’를 개발한 인공지능 기업 무하유는 5가지 기회에 주목해 성장을 이뤘다.
1. 인공지능에 대한 회의론이 지배적이었을 때에도 인공지능의 본질이 ‘지능’에 있다는 믿음으로 인공지능 연구와 개발을 이어 나갔다.
2. 검색 시장이 커질수록 정보의 접근성이 높아지며 표절이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라 예측해 표절 검사 도구를 개발했다.
3. 독보적인 표절 탐지 기술, 하나하나 쌓은 DB, 국내 최초의 표절 탐지 서비스라는 브랜딩을 대기업에 맞설 수 있는 진입장벽으로 세웠다.
4. 초기 학생 등 B2C 시장에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기관 등 B2B 기관이 구매할 유인을 만들어냈다.
5. 인공지능 기업이라는 입지를 다진 후에는 특정 서비스를 개발해 달라는 고객들의 요구에 귀 기울여 시장을 확장해 나갔다.
한국 대학생들이 과제를 제출하기 전에 거치는 통과의례가 있다. ‘카피킬러’에 과제를 업로드해 표절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다. 논문을 쓰는 대학원생도 마찬가지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정성껏 작성한 논문을 카피킬러에 올린다. 카피킬러가 표절률 5% 이내라고 판명하면 가슴을 쓸어내리고 논문을 제출한다.
2005년 황우석 사태는 한국 학계에 큰 트라우마를 남기면서 표절이 중대 범죄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이제 논문은 물론이고 학생들이 매주 제출하는 과제까지 남의 것을 베끼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표절 여부를 점검하는 게 관행이 되고 있다.
2011년 등장한 ‘카피킬러’는 표절을 방지하며 윤리적인 연구가 이뤄지도록 독려하는 인공지능(AI) 도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공공기관, 대학, 사기업 등 3485개 조직에서 약 1000만 명이 카피킬러를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 4년제 대학 점유율은 96% 이상이다. 특히 유명인들의 논문 표절을 잡아내며 학교 밖에까지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 문대성, 스타 강사 설민석, 가수 홍진영 등이 카피킬러를 통해 표절이 밝혀지며 논란에 불이 붙었다.
카피킬러를 운영하는 인공지능 기업 무하유는 2023년 6월 생성형 인공지능 사용 여부를 탐지하는 ‘GPT 킬러’를 선보였다. 논문이나 과제, 업무에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하려는 학생들이 많아지자 카피킬러의 고객사들이 무하유에 이를 걸러낼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채용을 돕는 인공지능 솔루션 ‘프리즘’과 ‘몬스터’ 또한 고객사의 요청으로 탄생했다. 모두 무하유의 강점인 ‘자연어 처리 기술(NLP)’이 적용된 인공지능 서비스다.
무하유를 창업한 신동호 대표는 1990년대에 인공지능을 공부하며 2000년대에는 검색엔진의 인공지능 모델을 설계하는 등 인공지능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러나 신 대표가 기억하는 과거 인공지능을 둘러싼 시선은 신드롬에 가까운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신 대표는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쓰면 사기꾼이라고 몰리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한다. 1980년대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으나 이내 그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모두가 인공지능에 회의감을 보였지만 신 대표는 “인공지능의 핵심은 ‘인공’이 아닌 ‘지능’에 있다”는 믿음으로 인공지능 연구와 커리어를 이어 나갔고 2011년 무하유를 창업했다. 오랜 도전 끝에 무하유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할 정도로 성장했다.
무하유는 모두가 안 된다고 말하던 인공지능에서 어떤 기회를 발견했을까. 포털의 시대가 열리던 2010년대 초반, 검색이 아닌 표절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거대 IT 공룡이 수많은 시장을 흡수하고 있는 가운데 표절 분야의 독보적인 기업으로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인공지능 기업 무하유가 주목한 5가지 기회와 성장 비결을 분석했다.
1. ‘숨은 본질’에서 기회를 찾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