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이 본업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신사업을 확장해 ‘체인 이노베이션(Chain innovation)’을 이룬 배경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1. 본업을 파고들어 혁신의 고리를 찾아냈다. 포장재 사업에 필요한 알루미늄에 주목해 관련 기술을 연구하다 보니 이차전지 양극 박과 셀 파우치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다. 참치 캔 제조 기술을 확장하다 원통형 배터리 캔 시장에 진출했다.
2. 인수합병은 큰 그림을 맞추기 위한 퍼즐 조각을 찾는 과정이었다. 단순한 몸집 키우기가 아닌 신사업의 밑그림을 먼저 그린 후 빈 공간을 채울 수 있는 회사를 집요하게 찾아 나섰다. 가격보다 사업의 본질, 조직의 지속가능성에 집중해 인수합병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3. 기업 인수의 끝은 결국 사람이다. 피인수기업의 임직원을 동원의 지붕 아래 포용하고 융합하는 ‘그로스 투게더(Growth Together) 문화’를 통해 인수합병 후 조직 문화를 안정시키는 데 성공했다.
동원이라는 기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바로 참치다. 바다를 누비며 참치를 잡던 김재철 명예회장은 1969년 4월 자본금 1000만 원으로 동원산업을 창업했다. 이후 동원은 1982년 국내 최초로 참치 통조림 제품인 ‘동원참치’를 출시하며 종합 식품회사로 발돋움했다. 동원참치는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내 시장점유율 80%가 넘는 장수 브랜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50년간 동원은 1차 산업인 수산업에서 시작해 2차 제조업, 3차 서비스업으로 끊임없이 업(業)을 확장했다. 그 결과 수산, 식품, 포장재, 물류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또 세계 최대 참치 캔 브랜드 스타키스트(Starkist)를 비롯해 베트남 포장재 회사(TTP), 아프리카 세네갈 수산 캔 회사(SNCDS) 등을 계열사로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동원그룹의 전체 매출은 창사 이래 최대(9조263억 원)를 기록했다.
염희진salthj@gmail.com
객원기자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후 동아일보에 입사해 문화부와 국제부 등을 거쳤다. 18년차 언론인이기도 하다.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국제경영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객원연구원을 거쳐 199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한국사회과학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혁신의 시간』 『한 번도 가지 않은 길로 가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