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스웨덴 식물학자인 칼 폰 린네(Carl von Linne)는 현생 인류에게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했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생각을 하는 ‘지혜’로운 존재라는 의미였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의 철학자인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며 실존의 근거를 생각에서 찾아냈다. 이렇듯 오랫동안 인간은 생각한다는 점에서 다른 동물 혹은 존재물과의 차별점을 발견해 왔다.
스페셜 리포트로 ‘생각을 생각하다’라는 주제를 다룬 DBR 230호는 인공지능, 로봇, 스마트 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요약되는 일련의 변화를 직면한 인간이 어떻게 ‘생각한다’라는 차별점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볼 기회를 마련해줬다. 수동적인 보기가 아닌 적극적인 관찰에 의한 발견, 발견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한 깊은 고찰과 입체적 사고로 얻어진 창의적 결과물들이 인류의 생활을 변화, 발전시켜왔다는 사실을 필자는 다시 한번 깊이 느꼈다.
다만 이번 호에서 다룬 생각을 형성하는 방법, 생각을 개념화하고 설득력 있게 만드는 방법에서 좀 더 나아가 구체적으로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 도구들을 엿볼 수 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집단지성을 이끌어내 생각에 가치를 더하기 위한 많은 방법론들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향후 이를 DBR에서 소개해주기를 기다려본다. 이는 생각이 고갈돼 가는 우리들에게 좋은 무기가 될 것이다.
스페셜 리포트를 읽고 난 후 생각이라는 화두를 생각해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웃음이 번진다. 어쩌면 정보들이 범람하는 현대 문명사회에서는 사실을 넘어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읽어내야만 하는 것이 우리들의 숙제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정원영
DBR 제13기 독자패널(LG전자)
What’s Next? DBR 다음 호(233호, 2017년 9월 2호, 9월 셋째 주 발간 예정)에는 스페셜 리포트로 ‘Creative Business Idea’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