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204호를 읽고
DBR 204호에서는 스페셜 리포트로 ‘비용절감의 정석’을 다뤘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비용절감의 정석’이라는 타이틀의 ‘정석’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었다. 그 자리에 ‘요령’이나 ‘비결’이 있었다면 정석이 아닌 묘수를 기대했겠지만 지름길로 가는 것이 결과적으로 빠른 것이 아니고, 느리더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의지를 제목에서 읽을 수 있었다.
비용절감은 꼭 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닌 낭비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직원들과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한 후 진행해야 한다. ‘우리 회사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라는 말이 나오면 최악이다. 비용절감으로 얻은 수익은 핵심 자산에 재투자해야 한다. 직원들을 다그쳐서 절감한 예산으로 엉뚱한 일을 벌이는 것은 직원들의 기운을 빼는 일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일본항공 살리기는 매우 적절한 사례다. 경영진은 직원의 고용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있었고, 그 내용을 공유하고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자 매일 저녁 임원진이 모여 삼각김밥으로 저녁을 때우면서 6개월에 걸쳐 JAL의 철학을 다시 세웠다고 한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이 된 내용은 현장관리의 기본인 5S에 대한 것이었다. 불필요한 것을 버리는 활동인 정리(Seiri), 필요한 것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돈(Seiton), 현장을 정리, 정돈으로 유지하고 설비는 올바른 상태로 개선, 유지하는 청소(Seisou),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청결(Seiketu), 정해진 방법들을 생활화하는 습관화(Situke)라는 다섯 가지의 유사하지만 각각의 특성이 있는 개념들에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됐다. 그 덕택에 엊그제부터는 출근 직후 잠깐 동안 책상 주변을 간단히 정리하고 업무를 시작해 보았다. 그래서인지 하루 종일 일이 잘되는 기분이었는데, 완전히 습관이 되면 주변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DBR 204호를 다시 훑어보니 좋은 글들이 참 많다. 구매담당자를 설득하기 위해 좋은 도구를 찾는 영업사원이 있다면 TCO(Total Cost of Ownership, 총비용) 개념의 활용에 대한 아티클을 추천한다.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 교수와의 인터뷰는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여럿 제시해주면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중에서도 ‘인간은 기억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을 남겼지만,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자유로운 상상과 연상에서 멀어져갔고,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긴다’는 말은 활자와 숫자로 표현된 것만을 믿으려고 하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손명희
DBR 제11기 독자패널(한림대 의료원)
What’s Next?
DBR 다음 호(207호, 2016년 8월 2호, 8월 셋째 주 발간 예정)에는 스페셜 리포트로 ‘VR & AR’을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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