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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201호를 읽고

이현엽 | 203호 (2016년 6월 lssue 2)

 

 

 

불과 몇 년 전 만해도짝퉁이미지가 강한 중국산 전자제품은 우리의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샤오미보조 배터리로 시작해 최근에는하이얼 TV’에 이르기까지가성비로 무장한 중국산 저가 전자제품은 어느덧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브랜드를 따지던 한국 소비자들이 저가 중국산 제품에 마음 열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이들은 어떤 경영전략으로 빠른 시간 내 세계의 주역이 돼 우리를 위협하는 걸까? 과거 중국 기업들은 우리 기업의 선진 경영기법을 배우고자 직접 방문하거나 거대한 자본력으로 사람이나 기술을 사들였다. 이에 우리 기업은 이들 중국 기업에 비해 기술이나 기업경영에 한수 위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필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난 DBR 201호에서 다룬 스폐셜 리포트 ‘Chinese Invasion’을 통해 본 이들 기업의 경영전략, 특히 인적자원관리는 오히려 우리가 배우고 실천해야 할 부분이 컸다.

 

세계 No.1 가전브랜드 하이얼은자주경영체라는 수평적 독립 커뮤니티 플랫폼을 수천여 개 운영한다. 이는 국내 대기업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내 벤처와 유사하지만 이들 조직은 경영에 대한 책임도 함께 갖고 있어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되는 위기에 즉각적으로 대응 가능하다. 이어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샤오미는 직원을 열성팬으로 만드는 팬덤 경영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데 그 중심에는속도와 소통이 담겨져 있다. 의사결정 단계를 최소화하고자 경영진-팀장-팀원으로 구성해 소비자의 반응을 빠른 시일 내에 파악해 진단함을 알 수 있었다.

 

끝으로 알리바바의 경영철학은 마윈의 리더십과 팀워크로 정리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도 제도나 규정()보다는 조직원 스스로 만들어내는 문화가 더 중요하며, 혼자가 아닌 조직원 간 상호 협동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더 큰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이들 3개 기업의 HR 전략은 공통적으로사람을 향하고 있다. 그렇다고 어느 대기업의 광고 카피처럼 단순 생색만 내는 형태가 아니라 진정 내부 고객과 외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조직시스템으로 혁신적인 상품 생산과 적극적인 소비를 이끌어내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 대표 기업의 성장 배경에는서구식 자본주의 경영원리에 동양유가(儒家)의 인본주의를 접목해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으로 중국의관시()’ 문화와 서구식 자본주의 경영철학의 융합을 들 수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중국의관시문화는 사람에 대한 신뢰와 이해의 중요성을 담고 있다. 이는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해야 함을 뜻하며 성과 중심의 서구식 자본주의 경영원리의 취약점을 중국의관시문화가 보완해 새로운 혁신 경영전략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사실 우리도 사람을 향한() 문화가 과거 우리 사회를 지탱해줬다. 다만 수직적 인간관계의 기업문화에선 수평적 문화 확산을 통한 창의와 혁신의 자극은 아직도 먼 나라 이야기인 게 현실이다. 우리가 그동안 서구의 자본주의 정신에을 붙이는 물리적 결합을 통해 성장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서구적 혁신정신에 한국의을 화학적으로 결합시키는 방법을 통해 각 기업들이 새로운 경영철학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이현엽

11기 독자패널(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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