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191호를 읽고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필자는 고객들로부터 ‘공부할 만한 자료’를 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 그들이 원하는 건 주로 성공과 실패의 ‘사례(Case)’다.
DBR 191호 스페셜 리포트 주제인 ‘2015 Business Cases’에는 총 10개의 사례가 수록돼 있다. 사례 선택에 대한 안목과 내용의 깊이는 191호 4페이지에 있는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에서는 종이책 전반의 쇠퇴 속에서도 아동용 서적 시장을 ‘구독형’으로 바꿔낸 웅진북클럽, 쌍용차 부활의 신호탄을 쏜 ‘티볼리’ 등의 사례를 담았다”는 서브타이틀만 보아도 충분히 가늠이 되지만 각 사례의 제목과 그에 달려 있는 짧은 설명만 보더라도 해당 페이지를 넘겨 계속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든다.
특히, 글쓴이가 보기에 흥미로운 것은 실패사례를 성공사례와 같은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글쓴이가 느낀 가장 인상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리모델링 후 썰렁해진 코엑스몰’ 사례다. 코엑스몰이라는 공간은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남아 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복합 쇼핑몰이다. 그런 코엑스몰이 1년8개월의 시간을 거쳐 리모델링됐지만 막상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개발회사와 임차인들 간 갈등이 있었다는 소식을 기억하고 있었던 필자는 이러한 갈등이 코엑스몰 리모델링 실패의 주된 이유가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글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든 길이 천편일률적이다 보니 몰을 걸어다니면서 느낄 수 있었던 이른바 ‘걷는 재미’가 사라졌다”라고 지적한 대목에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제시하는 온라인이 오프라인 마켓을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과 코엑스몰을 위한 제언은 가히 압권이다.
두 번째는 ‘멕시카나 후르츠 치킨’ 사례다. 2015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과일 맛 열풍’이라는 메가트렌드를 좇아가고자 했던 ‘멕시카나 후르츠 치킨’이 맛있어서가 아니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맛으로 유명해졌다는 신랄한 표현도 눈에 띄지만 과일 선호 현상은 단순히 단맛이나 과일 맛에 대한 추구가 아니라 ‘건강함’과 ‘신선함’에 대한 욕구라는 지적은 멕시카나 기업 관계자가 아닌 다른 마케터들에게도 통렬한 메시지가 되기에 충분하다.
DBR은 원래 ‘하드코어’한 위스키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소주나 맥주와 달리 양주는 장식장에 두고 음미하며 마시는 술이다. DBR이 다른 잡지처럼 한번 읽고 던지는 매체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꽤나 비슷한 구석이 있다. DBR은 결코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 사실 세상의 많은 잡지에 실린 글들은 그것이 기사인지, 기업이나 제품의 광고인지 정체가 모호하다. 그래서 쉽게 읽히고 쉽게 잊혀진다. 그러나 DBR은 쉽게 읽어버릴 수 없다. DBR의 페이지가 많아서만은 아니다. DBR의 스페셜 리포트는 대개 학계 또는 업계 전문가와 기자가 함께 작성한다. 그것도 가장 이슈가 되는 사안을 다루면서 그 이론적 배경과 현장의 사례를 함께 녹여서 말이다.
191호 스페셜 리포트 ‘2015 Business Cases’는 약간은 덜 ‘하드’하다. ‘읽는 맛’이 그만큼 부드럽기 때문이다. 2016년 당신의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DBR 191호의 스페셜 리포트 ‘2015 Business Cases’를 구해 ‘스트레이트’로 탐독하길 강력히 권유한다.
김권녕
DBR 제10기 독자패널(한국능률협회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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