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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주년 축하인터뷰

“과감하고 체계적 접근, 감탄이 절로 납니다”_이호준 삼성화재 방재연구소 수석연구원

최한나 | 172호 (2015년 3월 Issue 1)

DBR 애독자 인터뷰 이호준 삼성화재 방재연구소 수석연구원

 

 

 

“과감하고 체계적 접근, 감탄이 절로 납니다

 

2014 4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승객 3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전대미문의 엄청난 참사 앞에 대한민국이 말을 잃었다. 그저 다같이 탄식하고 가슴을 쳤을 뿐 누구도 감히 나서서 입을 열 수 없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와 이 분야 컨설팅을 주 업으로 하던 이호준 삼성화재 방재연구소 수석연구원도 그랬다. 20년이나 리스크를 다뤄온 그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재앙 앞에서는 어떤 말도 꺼낼 수 없었다. 자타 공인 리스크 전문 업체로 이름을 날려 온 연구소 전체가 입을 닫았다. 오히려 회사가 나서서 연구원들을 입단속 시킬 정도였다.

 

“내가 이쪽 일을 하는데, 이런 사태가 터졌는데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답이 안 나오는 문제였어요. 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데다 어디서부터 건드려야 할지 알 수 없었죠. 누구든 시원하게 정리 좀 해줬으면 하면서 손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가 DBR 153 ‘Revisit Crisis Management’를 가장 기억에 남는 호로 꼽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당시 DBR은 원래 정해져 있던 주제를 한 호 미루고 리스크 매니지먼트와 관련된 여러 이슈를 종합적으로 다룬 특별 호를 신속하게 기획해 끼워 넣었다.

 

 

 

“세월호 이슈를 과감하게 다룬 것도 신선했지만 더욱 감탄한 것은 스페셜 리포트 안에 원고를 배열한 구성이었어요.”

 

해당 호 스페셜 리포트는 듀폰 케이스 스터디로 시작된다. 듀폰의 ER(Emergency Response)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그들이 평상시 어떻게 훈련하고 위기 상황을 연습하는지 담고 있다. 이어 위기 시 발휘돼야 할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민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방법, 조직원들의 트라우마 극복 방법을 두루 짚었다. 위기를 관리하는 10대 원칙과 사고를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한 조직 운영 방법도 실렸다. 이 연구원은그야말로 위기관리의 종합 백서였습니다. 당시 모든 언론에서 위기관리의 이런저런 방법들을 이야기했지만 이처럼 체계적이면서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이 연구원은 종사하는 업에 맞게 리스크 관리와 관련된 아티클을 주로 보지만 최근에는 시야를 확장해 DBR에 실린 글들을 골고루 보려고 노력한다. “예전에는 화재면 화재, 폭발이면 폭발 등 해당 이슈 하나만 봐도 문제가 풀리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 시장이 한꺼번에 움직이고 기업 생태계 전체가 들썩이면서 어느 한 곳에 이상이 생기면 전체가 마비돼 버려요. 기업 경영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 중에 어느 하나만 봐서는 안 되는 시대인 거죠. DBR은 최근 이슈는 최근 이슈대로, 새로운 케이스는 케이스대로, 경영의 각 분야를 고루 흡수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지침서입니다.”

 

DBR에 바라는 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이 연구원은전문 매거진로서의 정체성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쓱 보면 바로 이해되는 글과 직관적인 이미지로 승부하는 오늘날 매체들의 하향 평준화 대신 좀 더 전문적이며 깊이 있는 내용으로 독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잡지로 자리매김해달라는 주문이다. “DBR을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은 이미 상당한 수준을 갖추고 있으며 한층 더 깊이 있는 아티클에 목말라 있습니다. DBR이 대한민국의 기업 경영과 학계, 그리고 수많은 독자들과 함께 발전하길 바랍니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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