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163호를 읽고

165호 (2014년 11월 Issue 2)

DBR 163호를 읽고

 

1200여 년 전, ··오 세 나라가 남군성을 두고 싸울 때의 이야기다. 군사작전에서 산이나 언덕 같은 위치는 공격과 방어가 유리해 전략적 요충지인고지로 통한다. ··오에게는 남군성이 바로 고지였다. 남군성을 차지하려는 싸움은 위나라 장수인 조인과 오나라 장수인 주유의 대결로 압축되는 듯했다. 주유는 자신이 쉽게 조인을 물리치고 형주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전투는 생각보다 길고 지루하게 이어졌다. 조인과 주유는 점점 전쟁을 위한 전쟁에 매몰됐다. 하루하루 전투를 치르는 데 정신이 없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촉의 유비군이다. 조인과 주유가 서로만을 노려보고 있을 때, 유비군은 제갈량의 도움을 받아 텅 빈 형주의 남군과 양양 일대에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먼저 깃발을 꽂았다.

 

비즈니스에서도고지를 차지하는 것은 힘의 균형을 바꾸는 절호의 기회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고지는 어디인가? 그것은 바로 소비자의 인식에 자리한다. 2000년대 초 아이팟(ipod)의 출시는 그런 면에서 전략적 요충지를 먼저 선점한 사례다. 당시 최초의 MP3 플레이어를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한 국내 MP3 업체들은 특허전쟁에만 매몰됐다. 일찌감치 아이튠즈(iTunes)를 통한 음악시장 플랫폼 전략으로 시장에 무혈 입성한 아이팟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기존 MP3 플레이어가 음악을 재생하는 기계였다면 아이팟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음악을 즐기는 하나의문화를 만들었다. 큰 획을 그은 제품이다.

 

비즈니스 전쟁은 좁게 말하면 마케팅 전쟁이다. 전쟁의 승패는 소비자의 마음속에 있는 인식의 지도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점자에 의해 이미 형성된 이미지는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비즈니스에서 주인이 없는 지역을 찾아내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마케팅 조사는 바로 주인 없는 지역인 무주공산(無主空山)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이번 DBR 163호는 최신 마케팅 조사 방법론을 다뤘다. 전통적인 마케팅 조사 방법이 기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라면 미래지향적인 개념의 마케팅 조사 방법은 소비자의 지각에 의존하지 않고 소비자가 채 인지하지 못한숨겨진 욕구까지 파악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뇌파분석, 시선 등의 비언어적 표현까지 고려하게 되고, 소비자의 욕구는 다방면의 매체를 통해 표출되면서 다양한 각도에서 소비자와 소통하며 소비자의 생각과 감성은 점점 세분화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초경쟁 시대에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경쟁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정의하고 전략적 요충지를 창출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치열하게 경쟁을 추구하다 보면 차별화는 자연스럽게 확보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점점 비슷해져만 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기업은 자신이 지금 만들어내고 있는 미묘한 차이들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한 나머지, 끊임없이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남과 다른 전략을 통해 새로운 장()을 만들어야 비즈니스 전쟁에서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김미진

DBR 8기 독자패널(삼일회계법인)

 

What’s Next?

DBR 다음 호(166, 2014 12 1일자, 11월 다섯째주 발행 예정)에는 스페셜 리포트로 ‘Next Manufacturing’ 을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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