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한국 기업들이 우수한 기술력과 발 빠른 대응으로 고화질 TV와 스마트폰 등 IT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들은 선진 시장인 북미, 유럽 등에 진출해서 많은 성과를 냈다. 문제는 선진국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새로운 모색이 필요했다. 한국 기업들은 대안으로 신흥국가에서 새로운 기회와 성장 동력을 찾았다. 신흥국가 중에서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한국과 유사한 문화를 갖고 있다. 물론 문화적 유사성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국가마다 정치 환경, 경제 성숙도 등이 다르고 국민들의 성향도 상이하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모두 한자를 사용하는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하지만 국민의 성향과 소비 행태는 전혀 다르다. 이런 시점에서 동남아시아의 신흥국을 주제로 다룬 DBR 155호의 ‘Exploring ASEAN Market’은 동남아시아 국가에 진출하려는 기업에 구체적인 사례와 방법론을 제시해 매우 유용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종교, 식민지 지배 역사와 근대화 과정, 지리적 특성, 경제 발전 속도가 각각 다르다. 그래서 좀 더 치밀한 현지화, 맞춤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많은 섬나라로 넓게 퍼져 있는 지리적 특성과 종교, 역사적 조건을 볼 때 먼저 지역 사회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지방 권력의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효과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DBR은 이런 관점에서 미원의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줬다. 아울러 현재까지는 포스트 중국으로 생산 기지 측면에서 바라봤던 동남아시아를 정치, 사회적인 리스크, 산업의 생태계, 경쟁 구도 등의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실제 베트남의 최저 임금 인상 추세, 태국의 반정부 시위, 노사 문제 등은 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할 때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한철환 HSG 휴먼솔루션그룹 성과관리연구소장은 ‘프로, 일의 가치에 살고 죽는다’에서 몰입을 위해서 구성원들에게 일의 의미를 일깨우라고 했다. 구성원들은 매일 처리하는 일에 대해 소중함을 망각할 때가 많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일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매우 깊게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사소한 문구의 차이로 회사의 지향점과 일의 가치를 연결시킨 ‘소비자 물가 지수를 1% 낮추는 회사’ 다이소의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거창한 비전이 아니더라도 매 순간 일과 직업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다. 다양한 시각으로 현재를 관찰하고 시사점을 제시한 데이터 분석 사례 역시 흥미를 끌었다. MIT 집단지성센터의 ‘e메일 분석을 통한 조직 내 상호 작용과 성과에 대한 연구’와 노드와 링크로 이뤄진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 통찰력을 주는 정하웅 KAIST 교수의 통계물리학적 접근법은 매우 신선했다.
마지막으로 ‘악마의 옹호자’의 역할을 자처한 조선의 명재상 허조의 사례도 곱씹어 볼 만하다. 허조는 왕의 결정이라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반대를 주저하지 않았다. 뛰어난 명재상 허조에게 배울 점이 많지만 그를 중용한 세종의 리더십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리더는 혼자의 힘만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조직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성과를 함께 공유하면서 리더와 구성원들이 같이 성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리더는 인재를 알아보는 눈을 가져야 하며 구성원들의 의견을 끝까지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세종과 허조의 사례에서 현재 우리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을 잘 살펴볼 수 있었다.
이수아
DBR 제7기 독자패널(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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