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패널
실무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있는 나에게 ‘욕망 기반 마케팅’을 스페셜 리포트 주제로 잡은 DBR 110호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컸다. 마케터로서의 관점뿐 아니라 평소 한 명의 소비자로서 느꼈던 ‘욕망에 따른 소비’에 대한 전개 방향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대부분의 경영학 관련 도서들이 일시적인 트렌드 및 현상에 대해 분석하는 경우가 흔한데 DBR에서는 소비자의 본질적 특성에 대해 다뤘다는 점에서도 매우 반가웠다. 특히 소비자는 합리적일 것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과 욕망이라는 또 다른 인간 행동의 원천에 대한 탐구를 시도한 것은 많은 독자들이 필요로 했던 부분이라 생각한다.
사실 나 스스로도 한 명의 소비자로서 그동안의 의사 결정 및 구매 행태를 돌아봤을 때 매번 합리적이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성의 지배자는 욕망’이라는 Editor’s Letter 제목처럼 우리 모두는 욕망에 관해 자신을 속이고 거짓 믿음의 체계를 만들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번 4개의 리포트를 통해 욕망에 대한 이론적인 정의에서부터 이를 활용한 사업화 전략까지, 그동안 경험을 통해 막연하게 인지하고 있던 사실에 대해 조금 더 체계적으로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됐다.
다만 ‘성격 유형과 욕망’에 대해 다룬 리포트에서는 조직 내에서 인간에게 나타나는 성격 유형을 위주로 설명한 것 같아 약간의 아쉬움이 들었다. DBR의 독자들은 이론적인 내용을 마케팅과 같은 경영실무에 적용하고자 하는 니즈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상황에서보다는 소비자로서의 인간의 행동 유형 및 각각에 대한 대처 방안까지 다뤄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욕망을 잘 이해한 경영자로 스티브 잡스를 계속해서 떠올리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잡스는 “사람들은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라며 소비자가 말하는 의견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도 모르는 소비자의 욕망을 직접 찾아 그것을 만족시켜주는 솔루션을 제공했던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방법론 및 전략도 필요하겠지만 소비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마케터의 가장 본질적인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허재혁
DBR 제4기 독자패널 (나이키스포츠 코리아 브랜드 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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