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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알테쉬’가 한국 시장에 던진 숙제

강형구 | 397호 (2024년 7월 Issue 2)

반도체나 철강 같은 제조업 기반이었던 한국의 수출 경제가 소비재 수출로 활력이 붙었다. 그런데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조선미녀의 선크림 등 한국 기업이 만드는 ‘K프로덕트’가 날개를 단 반면 정작 이 상품들을 전 세계에 팔아 시너지를 높일 ‘K유통’은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딜로이트컨설팅이 조사한 ‘2023년 글로벌 TOP 250 유통기업’에서 이마트 등 6개 한국 유통기업 평균 매출은 112억 달러로 250개 기업 전체 평균(226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글로벌 유통사들은 다양한 가격과 품질의 상품을 대대적으로 늘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규제 없이 자유롭게 운영하고 있다. 월마트는 직매입(자기 상품) 사업을 기반으로 지난 40년째 PB 상품을 늘려 온라인 PB시장 점유율이 40%가 넘는다. 또 별도로 오픈마켓 사업을 시작해 수십만 명이 넘는 셀러가 월마트 웹사이트에 상품을 업로드하고 유료 멤버십 서비스로 빠른 당일 배송도 한다. 오로지 소비자만 보고 상품군과 서비스를 다양하게 늘려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월마트, 알디 같은 유통 모델이 한국에서는 규제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대표적으로 대형 마트는 수년째 온라인 새벽배송을 직접 할 수 없다. 전국 점포를 활용한 온라인 새벽배송은 도서 산간 소비자들의 생활 편의를 크게 높일 수 있지만 이런 목소리는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최근 공정위가 문제를 삼은 쿠팡의 ‘이중적 지위’도 맥락이 비슷하다. 쿠팡이 직매입과 PB 상품을 상단에 노출한 반면 오픈마켓 상품을 차별하면서 이해 충돌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양측의 법정 공방이 이어지겠지만 마치 넷플릭스가 다양한 콘텐츠를 취급하면서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적극 개발하고 전면에 내세우는 등의 다양한 비즈니스를 유통에서는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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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형구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한국재무관리학회장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과 금융에 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를 지냈다. 주 연구 분야는 혁신/기술금융과 기계학습(계량경제학), 금융 혁신, 자원배분과 전략에 대한 프로세스, 빅데이터 기반 행동 재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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