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레거시 기업에 적합한 공유경제 전략은?

317호 (2021년 03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결합 디지털 플랫폼(tethered digital platform)이란 기업의 제품이 사용자와 제3의 사업자 간 디지털 교환 활동을 촉발하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플랫폼의 범위와 경쟁력이 제품에 결부돼 있기 때문에 ‘결합’이고, 플랫폼의 가치가 센서 데이터를 통해 창출되기 때문에 ‘디지털’이며, 사용자와 제3의 사업자 간 정보 교환이 벌어지므로 ‘플랫폼’이다. 레거시 기업이 결합 디지털 플랫폼으로서 성공하려면 제품이 생성하는 센서 데이터의 세 가지 속성인 범위, 고유성, 통제 가능성을 최적화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 이 세 가지 속성을 기본 틀로 완전형, 지원형, 협력형, 하이브리드형이라는 네 가지 중 기업에 가장 적합한 플랫폼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20년 여름 호에 실린 ‘How Legacy Businesses Can Compete in the Sharing Economy’를 번역한 것입니다.

플랫폼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다양한 사용자 집단을 이어주는 역동적인 생태계를 가리킨다. 기사와 승객을 이어주는 우버, 집주인과 임차인을 이어주는 에어비앤비, 검색자와 광고주를 이어주는 구글, 판매자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알리바바, 친목 집단과 앱 개발자를 이어주는 페이스북처럼 말이다. 이런 디지털 플랫폼들이 전례 없는 가치를 창출하자 그간 생산과 판매 중심의 가치사슬을 바탕으로 산업을 독점해 온 레거시 기업들의 미래에는 어둠이 드리워졌다. 1 최근까지도 기성 기업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해 공유경제의 흐름에 올라탄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센서 관련 기술의 등장은 이런 현실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음성 인식 기술이 탑재돼 있어 운전 중에 아마존 알렉사로 커피를 주문할 수 있는 포드 자동차를 생각해보자. 포드자동차는 날씨, 교통, 위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량이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에 도착할 시간에 딱 맞춰 주문을 넣는다. 그러면 운전자는 번거롭게 기다리지 않고 바로 커피를 픽업할 수 있다. 게다가 운전자의 모바일 결제 정보가 담긴 포드패스(FordPass) 앱은 자동으로 거래까지 완료해준다.

이런 종합적인 서비스는 전통적인 방식과 다른 두 가지의 큰 변화를 보여준다. 2 첫 번째, 레거시 기업(포드)이 소비자, 그리고 가치사슬 밖에 있는 제3의 사업자(스타벅스, 아마존, 은행, 앱 개발자 등)들로 구성된 새로운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있다. 이런 소비 생태계는 상품이 판매된 이후, 그 상품이 사용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센서 데이터들이 결합하면서 만들어진다. 3 소비 생태계는 생산 및 판매와 직접 관련된 이들이 가치사슬 내 결합(원자재 공급, R&D, 제조, 조립, 유통 등)을 통해 만드는 생산 생태계와 성격부터 다르다. 기성 기업들은 대개 생산 생태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가치사슬 안에서 스카트 커넥티드 제품을 사용해 조립 프로세스나 고객 관계 관리, 애프터서비스 등을 개선하기도 한다.4 하지만 이들 기업에 소비 생태계는 낯선 영역이다. 그리고 이미 판매된 제품을 추적하고 가치사슬 밖에 있는 관계자들과 센서 데이터를 공유하는 소비 생태계는 이전과는 다른 역량을 필요로 한다.

두 번째 변화는 레거시 기업의 새로운 소비 생태계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 가령, 포드자동차가 커피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운전자와 제3의 서비스 공급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데이터 교환을 관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포드는 제품의 생산자 및 판매자 역할을 뛰어넘어 플랫폼의 창조자이자 통제자가 된다.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던 많은 기업에 플랫폼 운영은 생소한 일이다. 하지만 그에 따르는 기회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은 향후 몇 년간 200억∼500억 개의 스마트 기기와 상품들을 연결해 5 새로운 소비 생태계를 창조하고 플랫폼 경쟁을 위한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들은 제품이 사용자와 제3의 사업자 간 디지털 정보 교환을 촉발하는 플랫폼을 ‘결합 디지털 플랫폼(tethered digital platform)’이라 부른다. 플랫폼의 범위와 경쟁력이 제품에 결부돼 있기 때문에 ‘결합’이고, 플랫폼의 가치가 센서 데이터를 통해 창출되기 때문에 ‘디지털’이며, 제품 사용자와 제3의 사업자 간 교환 활동이 벌어지므로 ‘플랫폼’이다. (본 기사에서 말하는 제품은 제품과 서비스를 통칭한다.)

그럼 기존 기업들은 이렇게 질문할지도 모른다. “우리의 제품도 플랫폼 사업에 적합할까요? 어떻게 하면 적합하게 만들 수 있죠? 어떤 플랫폼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이 글은 관리자들이 그런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기본 틀을 제공한다. 필자들의 가정은 다음과 같다. 레거시 기업들은 그들의 제품만이 아니라 그 제품이 생성하는 데이터를 가지고도 경쟁할 수 있다. 이어 이 글은 결합 디지털 플랫폼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이 무엇인지, 관리자들은 어떻게 회사가 보유한 센서 데이터의 가치를 산정하는지, 어떻게 하면 이 플랫폼 세상에서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어떻게 효과적인 플랫폼 전략을 수립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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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합 디지털 플랫폼을 구성하는 요소들

결합 디지털 플랫폼은 네 가지 기본 요소로 구성된다. 제품에 장착된 센서, 제품이 사용될 때 발생하는 센서 데이터, 교환 활동을 필요로 하는 플랫폼 사용자들, 교환을 통해 제공되는 플랫폼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가령, 조명 전구에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가 달려 있다고 해 보자. 누군가 센서의 감지 범위 안으로 걸어 들어오면 전구에서 데이터가 생성된다. 이 센서 데이터는 전구에서 창문 블라인드, 시계, 오디오 시스템 등에 전송된다. 다시 말해, 전구와 보완 관계에 있으면서 IoT로 연결된 실내 스마트 기기 및 시스템과 데이터를 교환하는 것이다. 이런 교환 활동을 잘 조율하면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누군가 실내로 들어오면 자동으로 블라인드가 올라가고 오디오 시스템이 켜지는 식의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다. 이런 교환 활동에 관여하는 사람, 제품, 시스템은 모두 전구의 소비 생태계를 형성하는 결합 플랫폼의 ‘사용자’가 된다. 이 생태계는 플랫폼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보완 관계의 제품이 추가될수록, 다른 개발자가 합류해서 각종 앱으로 서비스가 풍성해질수록 성장한다. 전구 제조사는 생태계를 구성하는 이런 요소들을 조합함으로써 단순히 제품 판매를 뛰어넘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결합 디지털 플랫폼이 된다.

은행처럼 서비스업에 속한 기업들은 결합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경로가 다르다. 은행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앱을 센서로 활용할 수 있다. 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지출 패턴이나 신용 가치, 그들이 원하는 구매 아이템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으며 고객과 상인들 간의 교환을 촉진할 수 있다. 또 상인들은 이런 플랫폼을 통해 고객의 지출 활동을 놓고 서로 경쟁을 벌일 수 있다. 6 이렇게 되면 은행은 전통적으로 수행해 온 서비스를 뛰어넘어 고객들에게 더 폭넓은 구매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다.

센서 데이터의 가치

센서 데이터는 사용자들의 상호작용을 정의하거나 형성함으로써 플랫폼 서비스가 제공하는 주요 기능들을 결정한다. 이런 상호작용은 땅을 파내는 굴삭기에서 발생할 수도, 칫솔에서 발생할 수도 있지만 플랫폼 참여자를 유인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결합 디지털 플랫폼이 성공하려면 플랫폼 서비스의 시장 잠재력이 높으면서 라이벌이 거의 없어야 한다. 나아가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간 데이터가 원활하게 교환될 수 있어야 한다. 레거시 기업이 이런 역량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센서 데이터의 세 가지 속성은 바로 범위, 고유성, 통제 가능성이다.

범위. 범위는 센서 데이터가 결합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구현할 서비스의 예상되는 가치를 의미한다. 이는 데이터 교환을 촉진하는 서비스의 기본 성격에 의해 정해진다. 예를 들어, 건설 현장에서 센서가 장착된 농기계 회사 캐터필러(Caterpillar)의 굴착기는 서로 연결돼 있는 다른 자산들과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건설 활동 서비스 동기화 작업의 가치를 한번 따져보자. 건설 프로젝트의 경우 매년 재작업으로 낭비되는 돈이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7 하지만 캐터필러가 다양한 자산이 수행하는 작업이 언제, 어디서 시작되고 끝나는지 관련 정보를 추적할 수 있다면 어떨까? 공사 활동을 더 잘 조율해서 낭비를 줄이고, 캐터필러가 관련 비용 일부를 건설사에 청구하더라도 건설사 역시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다.

센서 데이터의 범위는 직접적인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확대된다. 사용자들의 참여도가 높아질수록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8 예를 들어, 센서가 장착된 운동화를 신고 조깅하는 나이키 고객들은 조깅 동호회가 흥미로운 루트나 훈련 및 안전 팁 같은 인기 콘텐츠를 만들어낼 때 직접적인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조깅 애호가들이 더 많이 합류할수록 각자가 누리는 가치도 커진다. 동시에 센서 데이터는 간접적인 네트워크 효과도 가져온다. 보완적 사용자가 플랫폼에 합류할 경우가 그렇다. 9 예컨대, 나이키 고객은 핏빗이나 애플워치처럼 운동화에 연결된 다른 기술의 혜택을 볼 수도, 센서 데이터가 끌어들인 개발자들이 만든 앱의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 10

고유성. 고유성이란 센서 데이터가 한 제품에는 쓰일 수 있지만 다른 제품에는 쓰일 수 없는 정도를 말한다. 이 특징은 플랫폼 서비스 시장이 가진 경쟁력을 대변한다. 칫솔의 센서 데이터는 칫솔과 치아의 상호작용만을 반영한다. 이런 유형의 데이터는 센서가 장착된 경쟁사 칫솔 정도에만 사용될 수 있다. 반면 조명 전구의 센서에서 수집된 동작 데이터는 스마트 전구 제조사 이외에도 그 전구와 같은 방이나 건물에 설치된 온도조절기, 화재경보기, 보안카메라 등 다른 스마트 제품에도 사용될 수 있다. 또 제품과 사용자 간 상호작용의 성격에 따라 센서 데이터를 보유한 라이벌이 동종 업계 밖에서 등장할 수도 있다.

이런 라이벌들은 기업의 기존 제품에 센서를 장착하는 리트로핏(retrofit, 제품의 기본 뼈대는 그대로 두고 핵심 기능이나 기술을 교체해서 업그레이드하는 것) 시장을 노리기도 한다. 트림블(Trimble)이 바로 그런 경우다. 트림블은 GPS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지만 건설 현장에서 자산의 위치를 확인하고 추적하기 위해 관련 장비에 센서를 장착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고유한 센서 데이터를 생성하려는 은행 같은 서비스 업체들도 비슷한 위험을 겪는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처럼 종합 플랫폼과 앱을 가진 기업들은 중국인들의 지출 습관, 신용 이력, 대출 요건 등에 대한 정보를 중국 은행들보다 많이 가지고 있다. 은행 앱 기반의 자체 센서로 확보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풍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11

통제 가능성. 센서 데이터의 통제 가능성이란 그 데이터가 사용자와 보완자의 교환을 얼마나 자유롭게 촉진할 수 있는지를 말한다. 이런 상호작용은 플랫폼 서비스 구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중개자를 반드시 껴야 하면 회사가 보완자들과 센서 데이터를 공유하는 데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GE 트랜스포테이션(GE Transportation)의 기관차에서 생성되는 도착 예상 시간 등 센서 데이터는 화물 운송업자와 수취인 간의 교환 활동을 창출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화물 운송업자와 수취인이 GE 트랜스포테이션의 직접적인 고객은 아니다. 그들은 철도회사의 고객일 뿐이다. 이런 조건은 GE가 센서 데이터로 교환 활동을 일으키는 데 제약 요소가 된다.

규제나 소비자 프라이버시 관행이 센서 데이터의 교환을 억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애보트 랩(Abbott Laboratories)에서 나오는 프리스타일 리브레(FreeStyle Libre)는 센서가 내장된 당뇨병 치료제다. 그런데 막상 고객이 거부하면 혈당 수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교환하지 못하는 제약이 생길 것이다.

플랫폼 전략 선택하기

플랫폼 서비스가 가진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면 제품에서 생성되는 센서 데이터의 범위, 고유성, 통제 가능성을 최적화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 이 세 가지 속성을 기본 틀로 하면 완성형, 지원형, 협력형, 하이브리드형이라는 네 가지 결합 디지털 플랫폼 전략이 나올 수 있다. 제품이나 센서 데이터가 플랫폼을 구축할 여건이 안 되는 경우에도 기업은 제품 데이터를 다른 서비스의 구성 요소로 제공할 수 있다. (그림 1과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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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형 결합 디지털 플랫폼. 이 접근법은 센서 데이터가 고유하고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공유하는 데 제약이 거의 없을 때 가장 적합하다. 제품 제조사는 자체 플랫폼을 운영하는 동시에 데이터 교환도 완전히 자유롭게 관할할 수 있다.

예시: 과학, 기술, 의학 전문 출판사인 엘스비에(Elsevier)는 수천 건에 달하는 독점 연구 출판물을 디지털화한 다음 온라인과 앱에서 이뤄지는 사용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 공통 관심사를 가진 연구자들 사이의 교류를 이끄는 동시에 커뮤니티를 만들어 협업을 촉진한다. 또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로 연구 생산성을 높이려는 연구자와 기관으로부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다.

지원형 결합 디지털 플랫폼. 이 전략은 제품 제조사가 고유한 센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지만 그 데이터를 모든 사용자나 보완자와 자유롭게 공유할 통제력은 부족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이런 경우에는 제품 제조사가 플랫폼 후방의 운영을 맡고 고객들이 전방에서 부가 서비스를 소유하고 관리한다.

예시: 인튜이트(Intuit)는 고객사의 재고나 운전 자본 같은 센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회계 소프트웨어를 중소기업에 제공한다. 하지만 데이터를 소유하는 쪽은 고객사이다. 대신 인튜이트는 자사 고객들이 그들의 데이터를 은행, 대출기관, 공급업체와 교환해 단기 대출이나 자재 공급 필요량을 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객사는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을 어떤 업체에 줄 것인지 선택하고, 인튜이트는 관련 서비스를 활성화한다. 이런 인튜이트 플랫폼은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로 매출을 올린다.

협력형 결합 디지털 플랫폼. 이 접근법은 센서 데이터가 고유하진 않지만 범위 측면에서 확실한 장점이 있고 데이터 공유에 거의 제약이 없을 때 바람직하다.

예시: 월풀 냉장고에는 센서가 장착돼 있어 우유나 달걀 같은 식료품의 보관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월풀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냉장고 주인, 식료품점, 배달 업체가 함께 필요한 상품을 보충할 수 있도록 교환을 조율한다. 하지만 월풀만 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대시(Dash, 생필품 자동 주문을 위해 아마존이 개발한 IoT 서비스) 주문 및 배송 서비스를 통해서, 냉장고 주인은 알렉사로 물품 구매를 요청했을 때 같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이는 월풀이 알렉사와 협력하는 옵션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월풀은 자체 플랫폼으로 교환을 관할하는 동시에 알렉사가 가진 더 방대한 플랫폼에 편입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하면 아마존과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있다. 물론 이런 협력은 아마존도 월풀의 서브 플랫폼이 알렉사의 부가 기능으로서 매력적이라고 인식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페이스북 플랫폼을 통해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포티파이도 비슷한 전략을 취한다.

하이브리드형 결합 디지털 플랫폼. 하이브리드 전략은 제품의 센서 데이터가 장단점을 겸비한 경우에 적합하다. 다각적 접근법을 활용해서 어떤 것이 가장 수익성이 높은지 시험해 보는 것이다.

예시: 월풀은 일부 고객에게는 완성형 결합 플랫폼을 제공하지만 아마존의 알렉사 플랫폼에 대해서는 협력형 서브 플랫폼 전략을 택했다. GE 트랜스포테이션은 센서 데이터를 무료로 공유하는 고객사와는 완성형 결합 플랫폼을 운영하지만 데이터 공유에 제약을 두는 고객사에는 지원형 플랫폼을 제공한다.

다른 디지털 제품 플랫폼에 데이터 공급하기. 이 전략은 센서는 있지만 사용자 간 데이터 교환을 이끌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한 제품에 적합하다. 이런 제품은 다른 디지털 플랫폼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공급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예시: 수도꼭지 제조사인 델타(Delta)는 알렉사와 구글 홈을 통해 작동되는 음성 인식 제품을 도입했다. 델타 수도꼭지 자체는 어떤 교환 활동도 관할하지 않지만 알렉사와 구글 플랫폼의 일부로 작동한다.

리더들에게 지침이 될 질문들

현대의 디지털 기술은 제품뿐 아니라 그 제품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통해서도 가치를 낼 수 있는 힘을 기업에 부여한다. 하지만 회사의 가치사슬에 의존해서 제품 디자인, 품질, 사업 규모, 브랜딩, 유통 채널 등을 통해 경쟁해 온 레거시 기업들이 이런 시류에 편입하려면 상당한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12 센서 데이터가 제공하는 새로운 기회들을 평가할 때, 기업은 다음 세 가지 전략적 질문을 통해 더 날카롭게 집중력을 가다듬을 수 있다.

우리의 센서 전략은 무엇인가? 센서 데이터가 주로 제품과 그 사용자 간 상호작용 방식에 따라 생성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제품과 사용자가 교류하는 인터페이스의 힘을 극대화하는 것이야말로 회사 센서 전략의 중심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의 핵심 기능을 넘어 제품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활용할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로봇(iRobot)의 로봇청소기 룸바(Roomba)의 주요 기능은 청소다. 이 제품은 바닥 청소를 할 때 주위 장애물을 감지하고 피하도록 설계돼 있다. 근데 이 로봇청소기가 바닥을 스캔하는 동안 쥐 배설물이나 개미, 곰팡이 같은 문제를 감지하도록 센서가 조정된다면 어떨까? 이 경우 아이로봇의 결합 디지털 플랫폼은 해충 방역업체와 주택 건설 업체 등 새로운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하는 센서 전략을 추구할 수 있다.

스타트업인 심컨라이팅(Cimcon Lighting)도 비슷한 전략을 추구한다. 이 회사는 가로등 전구에 총격을 감지하는 센서를 장착해서 911 전화, 카메라 피드, 경찰서, 응급실, 구급차 간의 정보 교환을 조율하는 결합 플랫폼을 출시했고,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 시티를 위한 거리 안전 서비스의 초석을 마련했다.13

최적의 센서 전략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한 단계 더 깊이 있는 질문들이 필요하다.

● 우리 제품과 사용자가 교류하는 인터페이스와 센서의 데이터 생성 잠재력은 어느 정도인가? 또 어떻게 하면 그 잠재력을 확대할 수 있을까?

● 새로운 유형의 센서를 발견하고 제품과 사용자 간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제품 디자인과 혁신 역량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플랫폼 사용자를 견인하기 위한 우리의 전략은 무엇인가? 센서 데이터는 플랫폼의 토대이고 사용자는 비계, 벽돌, 모르타르 등 플랫폼을 ‘구축하는’ 재료에 해당한다. 결합 디지털 플랫폼은 센서 데이터의 교환을 촉진해서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기업이 플랫폼 사용자들을 유인하려면 일단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센서가 장착된 제품을 홍보해야 한다. 또 보완적 가치를 제공하는 존재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

가령, 수면자의 심박 수, 호흡 패턴, 코골이 등을 감지하는 센서가 내장된 매트리스 라인을 도입한 템퍼 실리(Tempur Sealy)의 경우에는 이 제품을 우선 기존 판매 채널에서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홍보하려 할 것이다.14 또 이미 판매된 매트리스 제품에 센서를 달아 리트로핏 제품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런 다음에는 밝기가 조절되는 조명 기기나 심신을 달래주는 음악처럼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보완 서비스를 파악한다. 이어 수면 무호흡증 전문가 등 이런 서비스와 관련된 외부 업자들을 결합 플랫폼으로 끌어모을 것이다. 이런 사용자들이 늘어나면 기존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확장되는 것은 물론이고 신규 고객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포인트도 많아진다.

디지털 네이티브 조직들은 플랫폼 사용자들을 매료시키는 전략들을 오랫동안 숙달해 왔고, 15 특히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센서 데이터를 교환하고 플랫폼 기반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중점적으로 활용해 왔다. 16 플랫폼 API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을 유치한 다음 그들이 서로를 보완하고 고객을 보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도록 책임을 부여한다. 17 또 디지털 네이티브 조직은 플랫폼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고 그들에게 혜택을 주도록 맞춤화된 가격 전략을 개척해 왔다. 페이스북은 기본 사용자들에게 무료 접속 권한을 주는 대신 광고와 앱 개발자들을 통해 수익을 확보한다. 레거시 기업들도 이런 식으로 일부 사용자들의 비용은 보조하면서 다른 사용자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에는 상당한 초기 비용이 수반되고 성공을 위한 끈기도 필요하다.

사용자를 유치하는 전략을 선별하려면 다음 질문을 해 보라.

● 어떤 고객이 센서가 장착된 우리 제품의 사용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을까?

● 그들을 유치하려면 어떤 종류의 플랫폼 서비스가 필요할까? 그들에게 어떻게 손을 뻗을 수 있을까?

● 어떤 업체들이 우리의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서 서비스를 보완할 수 있을까?

● 어떤 API 전략을 써야 할까?

● 가격은 어떻게 책정해야 할까? 그리고 누구의 비용을 보조해야 할까?

당신에게 가장 적합한 결합 플랫폼 전략은? 마지막으로, 기업은 그들의 센서 데이터와 플랫폼 사용자들을 어떤 식으로 활용해서 경쟁 우위가 될 만한 새로운 서비스 만들어 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는 두 단계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먼저, 제품의 범주를 판단하고 거기서 생성될 수 있는 센서 데이터를 평가하라. 범위, 고유성, 통제 가능성 측면에서 모두 따져봐야 한다. 그다음으로는 사업 규모나 브랜드 등 회사가 예전부터 보유해 온 경쟁 역량을 살펴보라. 어떻게 하면 그런 강점을 가지고 센서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고, 비슷한 데이터를 가진 경쟁사를 능가하고, 외부 업체들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식을 통제할 수 있을지 따져보라. 이런 2단계 작업을 통해 어떤 결합 디지털 플랫폼이 가장 이상적인지, 혹은 규모 있는 플랫폼에 데이터를 공급하는 것이 더 타당한지 결정할 수 있다.

운동화라는 제품을 가지고 이 2단계 프로세스를 다시 살펴보자. 운동화 제조사는 제품 사용자와 보완자에 속하는 피트니스 업체들 사이에 얼마나 교환 활동이 일어나는지를 바탕으로 제품의 센서 데이터 가치를 평가한다. 신제품의 시장 가치를 가늠하는 이런 방식은 어떤 제품 범주든 동일하다. 센서 데이터의 고유성을 평가하다 보면 애플이나 가민, 핏빗같이 잠재적으로 강력한 적수가 될 만한 경쟁자들이 드러나기도 한다. 또 대부분의 운동화 착용자가 부가 서비스를 위해 자신들의 데이터를 기꺼이 공유할 마음이 있는 한 센서 데이터의 통제 가능성은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회사의 시장 입지를 살펴본다. 나이키 같은 시장 리더는 피트니스 서비스 산업에서 그들이 가진 어마어마한 브랜드 파워와 사업 규모를 동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완성형 결합 플랫폼이 이상적 옵션으로 보인다. 나이키보다 자본이 부족한 이류 기업들에는 잠재적 경쟁자들이 더 위협적일 것이다. 그래서 협력형 플랫폼이 더 낫다고 판단하거나 하이브리드 접근법을 가지고 실험에 임할 수도 있다. 이보다 한층 더 규모가 작은 회사의 경우에는 경쟁력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구축할 만큼 창조적인 방법을 발견하지 않는 한 강력한 피트니스 서비스 플랫폼의 공급자가 되는 전략을 택할 것이다.

당신의 회사에 가장 유망한 플랫폼 유형을 파악하고 싶다면 다음 질문들을 해 보라.

● 당신이 가진 센서 데이터의 범위, 고유성, 통제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 결합 디지털 플랫폼을 가지고 경쟁하려면 당신의 기존 가치사슬과 제품의 강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 결합 디지털 플랫폼으로 경쟁하지 않을 때 당신이 잃는 것은 무엇일까?

수십 년 동안 디지털 기술은 자원 계획 소프트웨어부터 고객 관계 관리 시스템까지, 기업이 그들의 생산 생태계를 확장하는 발판이 됐다. 스마트 커넥티트 제품은 이런 생태계를 더 풍성하게 하면서 회사가 오랫동안 고수해 온 생산과 판매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넓힌다.

그런데 제품이 판매된 이후 이뤄지는 센서 기술의 활약들은 또 다른 약속을 제시한다. 센서 데이터를 활용하면 제품이 사용되는 동안에도 기업이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새로운 소비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업은 그 플랫폼을 중심으로 제품 사용자는 물론 보완자들의 참여를 유도해서 그들이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공동 가치를 창출하게 할 수 있다.

소비 생태계는 이렇게 레거시 기업이 플랫폼을 가지고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하지만 그들이 제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기회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몫이 될 것이다. 최근 구글, 애플, 페이스북이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보험, 자동차 같은 레거시 산업에 진출하고 있고, 이런 움직임은 어쩌면 소비 생태계를 통해 가해질 공격의 전조일지 모른다. 레거시 기업들도 새로운 기회를 적극적으로 포착해서 그런 파괴적 공격을 차단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결합 디지털 플랫폼은 이를 위해 최선의 전략을 가늠하는 바람직한 틀이 될 것이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모한 수브라마니암(Mohan Subramaniam)은 보스턴칼리지 캐롤경영대학원의 경영과 조직 분야 부교수다. 미코와이 얀 피스코르스키(Mikolaj Jan Piskorski)는 IMD 경영대학원의 전략과 혁신 분야 교수다. 기사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61409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18호 Dynamic Workspaces 2021년 04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