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vard Business Review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3년 3월 호에 실린 예측분석 전문업체 마켓셰어 CEO 웨스 니컬스(Wes Nichols)의 글 ‘Advertising Analytics 2.0’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필자의 고객인 대형 소비가전 업체 A사는 오래 전부터 광고가 미치는 영향을 측정할 때 한 번에 하나의 미디어를 분석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A사는 자사가 진행하는 텔레비전 광고, 지면 광고, 온라인 광고가 각각 독립적으로 판매 증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측정했다. (물론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이런 방법을 활용 중이다.) A사는 광고 간의 상호작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예컨대, 텔레비전 광고가 구글(Google) 검색을 촉발하고 검색이 디스플레이 광고 클릭으로 이어져 판매로 귀결될 수도 있다. A사는 최근 자사가 진행 중인 광고가 여러 미디어와 판매 경로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새롭고 복잡한 데이터 분석 기법을 도입했다. 분석 결과, A사는 전체 광고 예산에서 불과 6%를 차지하는 유튜브(YouTube) 광고가 최종 구매로 이어지는 온라인 검색을 유도하는 데 2배나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신제품 광고 캠페인에서 텔레비전 광고가 전체 예산의 85%를 잡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사가 전체 광고 예산 중 4%를 할당한 검색 광고는 총판매에 25%의 기여를 했다. A사는 이와 같은 연구 결과와 최신 예측 분석 기법을 활용해 광고 예산을 재분배했다. 그 결과 광고 예산을 늘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9% 증가했다.
이런 식의 통찰력은 마케팅 부문의 성배(holy grail)와도 같다. 다시 말해서 효과적인 마케팅을 원한다면 광고 캠페인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결합돼 어떤 식으로 판매 증진에 기여하고 각 요소들을 조정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전반적인 상황 자체가 불분명했다. 1980년대 초에 도입된 미디어 믹스(media-mix) 모형은 마케터들이 바코드를 스캔하는 과정에서 수집되는 데이터와 광고를 연결시키고 마케팅 자원을 어떻게 할당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 1990년대 말에 디지털 마케팅이 등장하기 전까지 약 20여 년 동안 모든 사람들이 이처럼 쉽고 간단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용자들이 마우스를 클릭할 때마다 사용자의 행동을 추적 관찰할 수 있게 되자 광고와 구매 간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기가 수월해졌다. 마케터들은 소비자가 가장 최근에 온라인에서 보여준 행위(예: 배너 광고 클릭)를 추적하고 구매 행동이 해당 행위의 결과라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각종 방법과 오랜 기간 동안 검증된 몇 가지 측정 기법(소비자 조사, 포커스 그룹, 믹스 미디어 모형, 최종 클릭 속성화)이 더해지자 수많은 마케터들이 현실에 안주하게 됐다. 마케터들은 자신이 선택한 광고가 실제로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매출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이런 접근방법은 구시대적이다. 이런 접근방법은 광고 접점(매장 내 광고,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텔레비전, 라디오, DM 등)을 대할 때 각 접점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접근한다. 다양한 팀과 광고기획사, 미디어 구매자들이 개별적으로 활동하면서 동일한 자원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측정 방법을 사용하는 관행 또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지금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필자가 수영 레인 측정(swim–lane measurement)이라고 칭하는 방법은 마케터들이 자신이 진행하는 마케팅 활동으로 인해 특정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종종 오인하고 재무부서가 마케팅의 가치에 의구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준다. (‘수영 레인에서 벗어나라’ 참조.) <포천> 선정 200대 기업 중 한곳에서 일하는 CEO는 필자에게 “각 부문의 투자 수익률을 더하면 우리 회사가 실제보다 2배 정도 큰 것처럼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다양한 미디어 경로와 판매 경로를 통해 무수히 많은 마케팅 접점에 노출된다. 또한 소비자들이 경험하는 마케팅 접점은 분열돼 있을 뿐 아니라 그 숫자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도요타(Toyota) 캠리(Camry)를 홍보하는 텔레비전 광고를 보던 소비자 B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구글에서 ‘세단’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는 장면을 생각해 보자. 캠리 자동차에 대한 온갖 사용자 의견과 더불어 캠리 자동차와 관련된 유료 검색 링크가 화면에 등장한다. B는 마우스를 클릭해 자동차 전문잡지 카앤드라이버(Car and Driver) 사이트에 접속한 다음 다른 사람들이 작성한 사용자 의견을 열람한다. 화면에 등장한 수많은 사용자 의견을 정독하던 B는 인근에 위치한 도요타 대리점에서 올려 놓은 디스플레이 광고를 발견한다. 하지만 광고를 클릭하지는 않는다. 캠리를 직접 운전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제작한 유튜브 동영상에 접속할 수 있도록 링크를 걸어둔 웹페이지도 있다. 유튜브를 방문한 B는 8개월 전에 슈퍼볼(Super Bowl)이 열렸을 때 공개된 도요타의 기발한 광고 ‘캠리의 재발견(Camry Reinvented)’을 시청한다. B는 그 주에 회사로 출근하던 중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도요타 옥외 광고판을 발견한다. 그 후 B는 도요타로부터 일정한 기간 동안 특별한 조건으로 캠리를 판매한다는 제안이 담긴 DM도 받는다. B는 카앤드라이버가 홍보하는 웹사이트, DM에 적혀 있는 웹사이트를 비롯해 현지 대리점 웹사이트를 방문한다. B는 여러 웹사이트를 방문한 끝에 직접 대리점을 찾아가 시승한 후 구매한다.
도요타의 CMO는 2개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첫 번째 질문은 ‘이와 같은 광고 노출 조합이 어떤 식의 상호작용을 통해 소비자 B에게 영향을 미쳤는가’다. 두 번째 질문은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는 고객 구매 결정 과정 내에서 도요타가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수준의 투자를 하고 있는가’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
지난 10년 동안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고 소비자 행동 또한 크게 달라졌다. 이로 인해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취하는 사소한 행위 하나하나까지도 모두 기록되고 있다. 기록된 데이터의 양은 실로 무한하다. 뿐만 아니라 DVR과 디지털 셋톱 박스, 소매매장 계산대, 신용카드 거래, 콜센터 일지, 그 외 무수히 많은 다른 정보원을 통해서도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로 인해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이 보고 행동하는 것과 관련된 정보, 즉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법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기회가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도전과제도 있다. 유명한 통계학자이자 작가인 네이트 실버(Nate Silver)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리는 매일, 1초에 3회씩 미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에 보관돼 있는 모든 인쇄물에 기록된 데이터와 맞먹을 정도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생성한다. 물론 그중 대부분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노이즈(noise)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보를 걸러내고 처리하는 기술이 없으면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새로운 세상에서 마케터가 전통적인 광고 분석 1.0 측정 접근방법만 고집하면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판매와 수십 가지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찾기 위해 1년에 몇 차례씩 과거의 자료를 뒤지는 방식은 위험천만하리만큼 구시대적이다.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수많은 기업들은 요즘 광고 분석 2.0(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수백 개의 변수를 실시간 분석하는 역량)을 활용 중이다. 광고 분석 2.0은 기업들이 자사의 마케팅 성과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시나리오를 시험하고, 상황을 고려해 광고 전략을 수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컴퓨터 역량의 기하급수적인 성장,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분석 방식, 저렴한 데이터 저장 비용 등을 토대로 하는 예측 도구들은 다양한 미디어와 판매 경로에서 나타나는 광고의 상호작용을 측정한다. 또한 예측 도구들은 전반적인 경제, 경쟁 현황, 날씨 등 외생 변수들이 광고 성과에 정확하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역할도 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이런 예측 도구를 토대로 분석을 진행하면 진정으로 효과가 있는 광고 방식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다. 이처럼 데이터 중심의 통찰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광고 예산을 늘리지 않고도 마케팅 성과를 10~30%가량 개선시킬 수 있다. (개선폭이 좀 더 큰 경우도 있다.)
마켓셰어는 UCLA 마케팅 교수이자 마켓셰어 공동 설립자인 도미니크 핸슨(Dominique Hanssens)이 개발한 선구적인 수학 모형을 토대로 수많은 대형 글로벌 기업들에 분석 2.0 솔루션을 제공한다. 핸슨이 개발한 수학 모형은 모든 비즈니스 동인이 초래하는 직접적인 영향과 간접적인 영향, 마케팅이 여러 미디어와 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수량화한다. 또한 수학 모형의 토대가 되는 소프트웨어에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기술이 반영돼 있다. 본 논문에서 언급하는 사례들은 모두 마켓셰어 고객 기업들과 관련된 것이다. 최근에는 마켓셰어 외에도 비바키(VivaKi), 옴니춰(Omniture), 더블클릭(DoubleClick) 등 수많은 기업들이 나날이 증가하는 고급 분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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