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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변화에 모든 이를 동참시키는 길

엘렌 R. 오스터 | 139호 (2013년 10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MIT< SPAN>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 2013년 여름 호에 실린 요크대 슐리히 경영대학원 전략 경영 교수 엘렌 R. 오스터(Ellen R. Auster)와 브록대 굿맨 경영대학원 전략 경영 조교수 트리시 루바텀(Trish Ruebottom)의 글 ‘Navigating the Politics and Emotions of Change’를 번역한 것입니다.

  

오늘날의 경제 환경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환경하에서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리더들은 조직의 성공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능력과 밀접하게 관계돼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변화를 위한 전략 계획, 구조, 지표, 기타 변화와 관련된경성 측면(hard aspects)’을 개발할 때 도움이 되는 다양한 도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좀 더 부드러운 성격을 갖고 있는변화의 연성 측면(softer side, 변화와 관련된 정치와 감정)’에 대처하기 위한 접근방법은 상대적으로 비체계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연성 요소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회의와 두려움, 공포가 모든 변화 과정을 사정없이 파괴할 수도 있다. 이런 감정은 저항, 불참, 불화, 극도의 피로 등을 초래할 수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억압되고, 시간과 에너지가 낭비되고, 단기적인 사리사욕 때문에 변화 목표가 희생될 가능성도 있다. 분노에 사로잡힌 뛰어난 인재들이 좀 더 편안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탓에 성과가 하락할 수도 있다. 필자들은 컨설턴트, 즉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잔해를 정리해달라는 요청을 받는 사람들이다. 그동안 컨설팅 일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새로운 지속가능성 계획이 출시될 준비가 모두 돼 있었고 전속력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랬는데 공급업체들이 반발하기 시작했고 직원들은 지속가능성 계획이 기대한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잃었다.”

 

“통합은 결코 이뤄지지 않았다. 두 회사는 기존의 업무 방식을 고집했고 정치가 모든 과정을 마비시켰다. 최고의 인재들은 모두 회사를 떠났고 회사의 가치는 급락했다.”

 

“기술 전환에 대한 두려움이 만연했다. 우리가 그 같은 사실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모든 것이 멈춰서 버렸다.”1

 

수십 건의 비슷한 이야기를 전해 들은 후 필자들은 이와 같은 실패 사례에 공통적인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필자들은 켈로그/슐리히 경영자 MBA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400건이 넘는 변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수많은 경영자들과 만나봤다. 필자들은 이 과정을 통해 중대한 변화에 수반되게 마련인 정치와 감정에 체계적으로 대처하고 이런 요소를 활용하기 위한 실용적인 접근방법을 개발했다. (‘연구 내용참조.)

 

정치와 감정을 활용하라

 

필자들이 이 글에서 소개하는 5단계 과정은 변화 리더들이 변화의 정치와 감정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필자들은 이를 위해 후원자와 선동자의 전문지식과 기술, 자원을 파악하고 활용하는 한편 중립 노선을 취하는 관망자를 끌어들이고, 긍정적인 회의론자로부터 교훈을 얻고, 부정적인 회의론자의 우려에 대처할 것을 권한다.

 

1단계: 정치 환경을 지도로 표시하라.

 

변화를 추진하면 정치가 등장하게 마련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기능, 제품, 지역, 직급 등에 따라 이해관계자 집단이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 혹은 근무 기간, 기업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에 대한 개인적인 믿음, 사회적인 인구 통계 요인 등이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물론 조직에서 활동하는 모든 사람은 하나가 아닌 다수의 이해관계자 집단에 속한다. 하지만 필자들은 이 글에서 이해관계자가 특정한 변화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집중적으로 살폈다.

 

 

변화 리더가 변화를 둘러싼 감정적 측면과 정치적 측면에 대처하려면 먼저 정치 환경을 지도로 표시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변화의 영향을 받게 될 내부와 외부의 핵심 이해관계자, 공식적/비공식적 핵심 이해관계자를 지도로 표시해야 한다. 예컨대 추진하고자 하는 변화 계획이 지속가능성 계획이라면 공급자, 고객, 지역사회, 정부 단체, 사회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다른 조직, 비공식적인 풀뿌리 활동가 등이 핵심적인 사외 이해관계자가 될 수 있다. 공식적인 내부 이해관계자 집단은 조직도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지속가능성 계획을 추진하는 경우라면 여러 기능/제품 부문, 여러 지역, 다양한 직급 등에 속하는 사람들이 핵심적인 이해관계자가 될 수 있다. 근무 기간, 사회 통계적 요인, 공간적인 근접성,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한 개인적인 태도 등에 따라 비공식적 집단이 형성될 수도 있다.

 

2단계: 각 이해관계자 집단 내에서 핵심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라.

 

핵심 이해관계자 집단을 지도로 표시했는가? 그렇다면 이제 변화 리더들이 각 집단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인물(key influencers, 자원을 확보하고, 다른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정당성을 확립하고, 추진력을 만들어내고, 변화를 추진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줄 아는 사람)을 찾아내야 할 차례다.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 즉 영향력 행사자란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감성과 지성을 사로잡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나 기술, 사회 연결망을 갖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부에서 구전 마케팅 캠페인을 벌일 때 핵심적인 영향력 행사자를 공략하는 방법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직 내에서 이런 개념을 적용하거나 진행 중인 변화 계획 내의 핵심 영향력 행사자를 파악하기 위해 이런 생각을 활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는 변화에 활력을 불어넣거나 변화를 위한 노력을 망가뜨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따라서 이들은 외부 못지 않게 내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향력 행사자가 긍정적인 입소문을 만들어내 변화에 동참하도록 조직 내 다른 사람들을 격려할 수도 있고 부정적인 말로 조직 내에서 저항심을 키울 수도 있다.

 

핵심적인 영향력 행사자를 찾으려면 이해관계자 지도를 다시 확인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사람(‘go-to’ people), 즉 다른 사람의 의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는 고위급 경영자처럼 공식적인 권력을 통해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경우도 있다. 없어서는 안 될 IT 전문가와 같이 전문지식을 토대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도 있다. 핵심적인 영향력 행사자가 하나의 이해관계자 집단 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연결자일 수도 있고 서로 다른 여러 이해관계자 집단을 이어주는 경계 연결자(boundary-spanner, : 사내 축구 모임을 지도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감독)일 수도 있다. 핵심적인 영향력 행사자는 자원을 제공하고, 다른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핵심적인 영향력 행사자를 찾아내고 이들의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데 미리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중요하다.

 

3단계: 영향력 행사자가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평가하라.

 

사람이 변화에 대처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변화를 열렬히 환영하고 열정과 희망 가득한 태도로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혼란과 분노를 느끼거나 확신을 갖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외부 시장 세그먼트를 분석할 때, 혁신기술 채택에 소요되는 시간에 따라 고객군을 혁신수용자(innovators), 얼리어답터(early adopters), 조기 다수수용자(the early majority), 후기 다수수용자(the late majority), 지각 수용자(laggards) 5개로 나누는 확산 곡선(diffusion curve)2  의 개념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확산 곡선 개념을 처음 도입한 사람은 에버렛 로저스(Everett Rogers)지만 확산 곡선의 개념이 널리 알려진 것은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 저서

 

<티핑포인트(The Tipping Point)>3 에서 소개한 이후다. 필자들의 경험에 미뤄보면 조직 내부에서 제안된 변화 방안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는 확산 곡선과 동일한 패턴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필자들은 변화 수용도를 분류하기 위해서는 확산 곡선을 재구성해 후원자(sponsors), 선동자(promoters), 무관심한 관망자(indifferent fence-sitters), 신중한 관망자(cautious fence-sitters), 긍정적인 회의론자(positive skeptics), 부정적인 회의론자(negative skeptics) 6개 유형으로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림 1)

 

후원자와 선동자는 변화에 가장 수용적인 태도를 취한다. 이들은 변화를 환영하며 변화의 장점을 쉽게 납득한다. 후원자는 고객이나 조직을 상대로 변화의 장점을 강조하거나 자원을 제공하고 지지를 보내는 데 특히 도움이 된다. 반면 선동자는 긍정적인 입소문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변화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후원자와 선동자는 긍정적인 구전을 확대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따라서 변화 초기 단계에 이들 조기 수용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이들에게 지지와 아이디어, 조언, 헌신적인 노력을 요청하면 변화를 진행하는 데 매우 커다란 도움이 된다.

 

영향력 있는 회의론자는 조기 수용자와 정반대되는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긍정적인 회의론자가 변화에 반대하는 이유는 일부 세력이 추진하는 변화에 수정을 필요로 하는 결함이 있다는 순수한 믿음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제안된 변화와 실행 방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회의론자는 효과적인 방식으로 다른 측면을 재고하도록 자극하는 촉매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분란을 야기하거나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예상 밖의 결함과 복잡한 문제를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다. 부정적인 회의론자는 좀 더 개인적인 이유나 감정적인 이유를 앞세워 변화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변화가 자기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근원적인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변화 과정을 원활하게 추진하려면 부정적인 회의론자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변화에 얼마나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는지 추측하는 것보다 직접 질문을 던지는 편이 효과적일 때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필자들은 이를 위해 여러 가지 도구를 활용한다. 그중 한 가지가 열정 계량기(passion meter)i . 열정 계량기는 사람들에게 변화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지(지지하는지, 판단을 보류 중인지, 찬성하는지) 묻는 것만큼이나 간단한 방법이다.

 

예컨대 <포천(Fortune)> 선정 500대 기업에 속하는 어느 기업은 곧 있을 전략 변화 계획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측정하고 피드백을 수집하기 위해커피 좌담회(coffee connects)’를 실시했다.

 

좌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직원들에게 변화를 지지할 준비가 됐는지, 변화 진행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기업 차원에서 변화를 중단하고 한걸음 뒤로 물러서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했다. 열정 계량기는 직원들의 열정 수준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열정 계량기의 좀 더 중요한 역할은 변화 리더들이 사람들이 특정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조사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양극단의 중간에 위치해 있는 다수의 사람들이 바로 관망자다. 관망자들 역시 두 부류로 나뉜다. 첫 번째 부류는 신중한 관망자다. 신중한 관망자들은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며 지나치게 빠른 행동이 초래할 수 있는 정치적인 결과에 대해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어떤 쪽을 택해야 할지 동료들의 눈치를 살피거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변화에 동참할 때까지 행동을 연기하는 경향이 있다. 중간에 위치한 다수를 구성하는 또 다른 부류는 무관심한 관망자다. 변화에 동참하는 것이 과도한 관여라는 판단, 변화가 자신의 직접적인 책임 범위 밖의 일이라는 생각, 자신의 성과 평가에 변화가 직접 반영되지 않는다는 생각 등이 이들이 변화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가 된다. 회의론자의 우려를 일찌감치 해소시키면 신중한 관망자나 무관심한 관망자가 회의론자가 갖고 있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려 변화를 거부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들의 경험에 미뤄보면 관망적인 태도를 취하는 대다수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후원자와 선동자의 에너지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4단계: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후원자와 선동자를 동원하라.

 

후원자와 선동자는 변화에 필요한 내용과 문화, 추진력을 만들어내기 위한 통찰력과 열정, 에너지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변화 옹호론자다. 이들은 변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사회 연결망과 변화를 위한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수완, 일을 추진하기 위한 자원, 성공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얻어내야 할 지원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권력을 갖고 있다. 후원자와 선동자는 양극단 사이에 위치한 다수의 관망자들을 진정한 변화 신봉자로 변신시키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 과정에서 각기 다른 강점과 도구를 제공한다. ( 1)

 

후원자는 금융 자원 및 인적 자원을 활용하고 최고경영진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 후원자는 핵심 이해관계자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들은 기업의 전략적 비전 및 가치 제안과 변화를 연결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는 이야기 제작자(story shaper).

 

필자들이 앞서 언급한 지속가능성 계획을 추진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과거에 까다로운 도전과제를 헤치고 나아갈 수 있도록 조직을 이끌었으며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현실로 바꾸기 위해 새로운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확신하는 수석 부사장이 영향력 있는 후원자가 될 수도 있다. 이런 경영자가 영향력을 갖고 있긴 하지만 가만히 앉아 관망하는 동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막후에서 활동하거나 오찬 회동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한 가치 제안과 전략적 근거를 알리는 능력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반면 선동자는 조직 전반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선동자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략을 각 부서, 혹은 지역에 맞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이야기 공유자(story sharer).뿐만 아니라 선동자는 변화가 특정한 기능 부문이나 사업부에 안겨주는 혜택을 설명하고 변화를 추진하는 데 보탬이 될 만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도록 동료들을 격려하는 등 조직 구성원들이 변화에 대한 주인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필자들이 앞서 언급한 가상의 지속가능성 계획으로 돌아가 보자. 이 경우, 경계 연결을 담당하는 유럽 사업부 출신의 동조자 A가 지속가능성 계획을 조직 내에서 존재감을 강화할 기회로 여길 수도 있다. A는 모범 관행을 공유하고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집단의 훈련을 돕고 이들을 지도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조직 내에서 교육자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확장하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조직 전반에서 A가 갖고 있는 인맥, 유럽에서 지속가능성 계획을 추진한 경험, 새로운 지속가능성 계획을 향한 확고한 지지 등이 신중한 관망자를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5단계: 영향력을 갖고 있는 긍정적인 회의론자와 부정적인 회의론자의 관심을 유도하라.

 

회의론자는 변화 과정에 엄청난 가치를 제공할 수도 있고 사소한 문젯거리를 거대한 장애물로 변화시킬 수도 있다. 변화 리더는 회의론자의 우려가 자연적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믿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변화 과정 초반에 회의론자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긍정적인 회의론자는 제안된 변화의 취약성에 대한 중요한 관점과 통찰력을 제안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처리 공장에 대한 환경 점검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생산현장 노조 대표가 지속가능성 계획과 관련해 긍정적인 회의론자가 될 수도 있다. 그 누구도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지 않으면 긍정적인 회의론자가 분노를 느낄 수도 있다. 이들에게 아이디어를 구하고 변화에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탐색하는 등 이들을 변화 과정에 참여시키면 사전에 좀 더 수월하게 해결 가능한 도전과제와 위험을 찾아낼 수 있다. 차라리 긍정적인 회의론자 집단을 대표하는 사람에게 처음부터 변화 계획 수립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는 편이 낫다.

 

긍정적인 회의론자를 상대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영향력 있는 부정적인 회의론자를 직접 상대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회의론자들이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숨어 있던 반대 의견에 불을 지필 수도 있다. 이들의 우려를 제대로 불식시키지 못하면 변화 계획이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다. 다시 필자들이 언급한 지속가능성 사례로 돌아가 보자. 수많은 베이비붐 세대 근로자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이들이 좀 더 새롭고 환경 친화적인 기술과 프로세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훈련받은 젊은 근로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느낄 수도 있다. 변화의 결과에 대해 투명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정리 해고가 진행될 경우 어떤 훈련이나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 은퇴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지 명확하게 설명하면 부분적으로나마 불안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긍정적인 회의론자와 부정적인 회의론자를 모두 포용하고 이들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변화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거세지지 않도록 일찌감치 긍정적인 회의론자가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정적인 회의론자의 우려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 회의론자의 우려에 솔직하게 대처하면 이들의 관점이 중요하며, 변화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며, 투명성과 개방성을 높이 평가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런 태도는 변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곧 다가올 불가피한 미래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장려하는 데 도움이 된다. ( 2)

 

 

리더에게 회의론자의 우려를 직접 해결할 만한 시간이 없다면 영향력 있는 후원자와 동조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양방향 의사소통 경로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긍정적인 회의론자가 강조한 변화의 단점이 간과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부정적인 회의론자의 걱정거리를 부분적으로 완화시키는 전략에 기여할 수 있다.

 

상황에 맞게 5단계 과정을 수정하라

 

요즘 기업들은 세계화, 빠른 기술 변화, 끝없이 변화하는 경제 정치 상황, 세계적인 경쟁, 수명이 짧은 경쟁 우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끊임없는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다. 또한 모든 변화는 각기 다른 정치적 대응 및 감정적 반응을 초래한다. 5단계 과정은 이와 같은연성역학(‘softer’ dynamics)을 헤쳐나가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방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각 변화 계획의 특성에 맞춰 접근방법을 수정해야 한다.

 

필자들은 다수의 요인이 이 글에서 소개된 5단계 접근방법을 적용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변화의 규모가 큰 경우에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해져 변화에 대한 혼돈과 오해가 특히 심각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의사소통을 하고 피드백을 수집할 때 투명성과 양방향 경로를 활용해 우려에 미리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변화를 추진하는 경우에는 일부 이해관계자 집단이나 개인들이 특히 위협을 받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해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우려사항을 표현할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구성원들이 근원적인 관심사와 공통의 기반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다른 상황(: 좀 더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산업에서 발생하는 변화)하에서는 기득권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특정한 이해관계자들의 두려움, 변화에 대한 낯선 감정 등이 변화에 저항하는 이유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조직 곳곳에서 활동 중인 영향력 있는 후원자와 동조자를 일찌감치 변화에 참여시키고 변화와 관련된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가파른 변화를 경험하며 이따금씩 성공적으로 변화를 이뤄내는 조직조차도 결코 정치와 감정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런 기업 중 일부에는 변화 피로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과제일 수도 있다. 직원들이 변화로 인한 피로를 느끼지 않도록 만들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각 변화 계획이나 변화 단계에 각기 다른 동조자와 후원자를 배치하는 것이다. 반면 열정 넘치는 신생기업의 경우에는 변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꺾지 않는 한편 이들이 내놓은 넘쳐나는 아이디어를 건설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과제일 수도 있다. 이런 유형의 기업이라면 구조적이고 활발한 대화를 통해 변화의 우선순위와 속도, 순서를 정하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변화 과정이 구체적으로 어떻든지 리더는 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관찰되는 정치적/감정적 태도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시간이 흐르고 변화 계획이 바뀌면 정치적/감정적 환경 역시 바뀌게 마련이다. 일단 사람들이 변화 과정에 참여하기 시작하면 초기 반응이 달라질 수도 있다. 개인적인 결과와 조직적인 결과가 공개되고 추진력이 쌓이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상황과 감정적인 상황이 원활하게 흘러가기 바란다면 개방적인 의사소통 경로를 유지하고 초기의 성공 사례와 통찰력을 포착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변화 과정 후반부에 들어서면 에너지가 사그라지지 않고 긍정적인 증거가 줄을 잇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스토리텔링, 공개적인 소개, 혁신 및 모범 관행 공유 등을 통해 변화가 개인, 조직, 좀 더 포괄적인 공익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리는 한편 핵심 지표를 통해 어떤 성과를 이뤄냈는지 알리면 열정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 필요한 추진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변화를 견뎌내는 차원을 넘어서 번성하는 방법

 

비즈니스 리더라면 변화에 수반되는 정치와 감정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정치적/감정적 역학은 꼼꼼하게 수립한 계획을 망가뜨릴 수도 있고 중요한 변화를 장려할 수도 있다. 필자들이 소개한 변화 5단계는 리더들에게 정치적/감정적 역학을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행동 중심적이고 실행이 간편한 접근방법을 제안한다. 후원자와 동조자가 변화 리더의 역할을 맡고, 긍정적인 회의론자가 조언을 하고, 부정적인 회의론자가 자신이 갖고 있는 두려움에 건설적으로 맞서기 위한 기술과 지원을 확보하면 일견 예측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변화의 측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집단적인 열정에 불을 지펴 조직 전체가 오랫동안 번성하게 만들 수 있다.

 

감사의 말씀

이 글의 저자들은 본 논문에서 소개한 틀을 검증하는 과정에 적극 동참해주시고 훌륭한 조언과 피드백을 제공해 주신 켈로그/슐리히 경영자 MBA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또한 본 연구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고 통찰력을 보여주신 리사 힐렌브랜드(Lisa Hillenbrand)에드 프리먼(Ed Freeman)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오스터와 힐렌브랜드는 <스트래질리티(Stragility)>라는 책을 공동 집필 중이다. 두 사람은 이 책을 통해 위 접근 방법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 전략적인 변화의 틀 안에 이 접근 방법을 배치하고자 한다.

 

엘렌 R. 오스터·트리시 루바텀

엘렌 R. 오스터(Ellen R. Auster)는 온타리오 토론토에 위치한 요크대(York University) 슐리히 경영대학원(Schulich School of Business) 전략 경영 교수다. 트리시 루바텀(Trish Ruebottom)은 온타리오 세인트캐서린즈에 위치한 브록대(Brock University) 굿맨 경영대학원(Goodman School of Business) 전략 경영 조교수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4414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 엘렌 R. 오스터 | - 온타리오 토론토, 요크대(York University) 슐리히 경영대학원(Schulich School of Business) 전략 경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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