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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인력의 기술이 낭비되고 있다

마틴 듀허스트(Martin Dewhurst) ,다이애나 엘스워스(Diana Ellsworth) | 138호 (2013년 10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3 1∼2월 호에 실린 마틴 듀허스트(Martin Dewhurst)와 브라이언 핸콕(Bryan Hancock), 다이애나 엘스워스(Diana Ellsworth)의 글 ‘Redesigning Knowledge Work’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귀한 기술을 가진 전문가들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맡겨 낭비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몇몇 조직에서는 사내 업무 역할을 재편하거나 외부의 특화된 전문업체를 고용해서 귀한 인재에게서 일상 업무의 책임을 덜어주고 그들만 할 수 있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한다. 다음의 예를 살펴보자.

 

-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두고 미국 내 9개의 사무실을 갖고 있는 법무회사 오릭, 헤링턴 & 섯클리프(Orrick, Herrington & Sutcliffe)는 파트너 또는 파트너 경력을 쌓고 있는 직원들이 하던 일상적인 조사 작업을 급료가 낮은 변호사들이 근무하는 웨스트 버지니아의 신규 서비스 센터로 옮겼다.

 

- 인도 방갈로르 지역의 나라야나 흐루다야라이(Narayana Hrudayalay) 심장전문병원은 신참 외과의사와 간호사, 기공사들에게 수술 준비나 수술 후 흉부를 꿰매는 것과 같은 반복적인 작업을 담당하도록 한다. 시니어 심장 외과의사들은 환자의 흉부가 열리고 집도할 준비가 됐을 때만 수술실에 들어온다. 이 같은 방식은 이 병원이 미국 수준의 치사율과 감염률을 유지하면서 미국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진료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 영국에서는 점점 더 많은 공립학교들의 교장이나 총장들이 예산 수립, 인력 관리, 시설 관리나 지역사회관계 등의 행정업무에서 벗어나 교사 양성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지식 경제에서 경쟁 우위는 기업의 가장 노련한 사람들이 가진 특별하면서도 따라할 수 없는 노하우에서 나온다. 재능 있는(그리고 연봉이 높은) 기술자, 영업직원, 과학자, 그리고 다른 전문가들이 여기에 속한다. 문제는 민간과 공공, 사회적 영역을 통틀어 지식근로자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최근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cKinsey Global Institute)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에는 기술 수준이 높고 대학교육을 받은 근로자가 전 세계적으로 3800∼4000만 명이나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체 수요의 13%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일부 기업에서는 도제 제도(apprenticeship)나 기타 훈련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등 인재풀을 확대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이보다 한 걸음 더 나가는 기업들도 많다. 이런 기업들은 사내 전문가의 업무를 재정의하고 그 업무 중 일부를 조직 안팎의 덜 숙련된 사람들에게 넘기거나 흔치 않은 기술을 요하지만 전략적으로 덜 중요한 업무를 외부에 맡긴다.

 

물론 이런 움직임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오랫동안 콜센터 서비스나 급여 처리 업무, IT 지원처럼 반복적이고 사무적인 작업들을 비용이 더 저렴한 지역으로 옮기거나 외부업체에 위탁해왔다. 새로운 점은 기업들이 사업의 핵심이 되는 지식 기반 업무에 대해서도 이런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우리는 다양한 업계의 50개 이상 기업과 함께 인재 관리 문제를 연구하거나 그들의 사례를 조사했다. 우리는 높은 가치를 지닌 지식 업무를 재정의하면 기업이 안고 있는 기술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고도의 특화된 영역으로 업무를 분할하는 방식에 익숙하다. 이 글에서 우리는 그런 방식을 최고의 지식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보일 것이다. 이 과정은 몇 가지 기본적인 단계들로 이뤄져 있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인재와 필요로 하는 인재 사이의 차이 발견하기, 인재 부족을 겪고 있는 분야의 업무를 더 좁고 압축적으로 정의하기, 다양한 옵션 중에 기술 격차를 메울 수 있는 방법 선택하기, 인재와 지식 관리를 위해 과정 검토하기 등이다.

 

차이를 발견하라

 

지식작업 재편의 첫 단계는 보유한 기술을 목록으로 만들고 향후 5,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기업이 추구할 전략에서 요구될 기술의 종류와 양을 자세히 예측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관리자와 각 조직의 리더, HR부서 멤버들 사이에 심도 있는 토의가 필요하며 이는 반드시 전략기획 과정의 일부가 돼야 한다.

 

우리는 많은 기업이 이런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들은 기존 조직도상의 업무 기술 내용을 매년 재활용한다. 선견지명이 있는 경쟁자를 따라잡아야 할 때가 돼야 새로운 기술의 필요성에 경각심을 갖는다.

 

기업은 필수 기술을 정의할 때 분명하고 정밀해야 한다. 아래의 내용을 살펴보라.

 

- 다양한 채널을 가진 유통업체가 온라인 경쟁업체를 이기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어마어마한 양의 소비자 데이터를 캐내기 위해 분석기술을 가진 소비자 전문가뿐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는 마케팅 전문가 또한 필요할 것이다.

 

- 고객사 수요를 맞추고 싶은 전문 서비스 기업은 특정 산업에 특화된 틈새시장에 대한 심도 있는 전문성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면 금융기관을 위한 신용리스크 모델링 능력이나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특허 법률 지식 등이다.

 

- 소비재 기업은 향후 10년 동안 전 세계 경제 성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에서의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머징마켓에서의 실적이 입증된 관리자와 마케터로 구성된 핵심 그룹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할지 모른다.

 

- 현재 업계에서 필수 사항으로 여겨지는 집중적 데이터 분석의 관점에서 볼 때 제약회사에는 과학과 기술적인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정보생물학 전문가가 더 많이 필요할지 모른다.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 기술을 확인한 후 해당 기술을 보유한 사람이 조직 내 몇이나 되는지 자세한 목록을 작성하라. 그리고 현재의 채용과 훈련, 이동, 은퇴 추세를 고려해 향후 5년 동안 이 숫자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라. 이 분석은 대개 예상보다 수요가 많다는 점과 특별한 대책이 없으면 예상 공급(최소한 내부적으로, 잠재적으로는 외부로부터)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 같은 차이는 주요 전략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함께 일한 한 글로벌 건설업체는 중국에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경험 많은 리더의 3분의 1만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불행히도 많은 기업들은 채용할 때나 연간 실적을 관리할 때 사내 직원들의 전문적 기술을 꼼꼼히 문서화하지 않는다. 시장 입지가 좁아지고 있던 한 금융서비스 기업은 전략적 사고가 가능한 사람들을 마케팅 부서에 배치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전략적 사고가 가능한 사람들이 이미 조직 내 다른 부서에서 일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런 기술은 업무 설명에 정확히 명시돼 있지 않았다. HR 담당자들은 믿을 만한 후보자를 가려내기 위해 모든 직원의 성과 평가를 샅샅이 뒤지고 행간까지 읽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필수 기술을 규정할 때는 반드시 정밀(precision)해야 한다. 만약 어떤 항공사가 필수 기술을광대한 데이터 세트에서 시사점 도출하기가 아니라수익 관리라고 정의한다면 현재의 인력풀을 평가절하하게 될지도 모른다. 전자는 마케팅과 운영 기획을 포함해 사내 많은 분야에서 기본적인 기술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와 함께 일한 한 광산업체는 모든 주요 업무를 자세히 기술했다. 그들은 단순한 업무 책임뿐 아니라 필요한 기술(재무 모델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과 능력(리더십 용기), 마음가짐과 행동(까다로운 대화를 전개해나갈 수 있는 강한 목적의식)까지 명시했다.

 

최근 어떤 기업들은 직원들을 평가할 때 직무보다는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두 사람이 오직 직무에 대해서만 평가를 받는다면 둘 다 훌륭한 성과를 내는 사람일 수 있다. 하지만 사실 기본적인 능력은 서로 다를지 모른다. 반대로 매우 다른 역할을 맡고 있는 두 사람이 동일한 기본 능력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이들의 능력은 향후 각자의 진로가 어떻게 전개될지와 현재, 그리고 5년 뒤 조직이 어느 곳에서 그들을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암시한다.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분석하라

 

일단 인재들 사이의 차이를 밝혔다면 노동력에 대한 시사점을 알아내야 한다. 현재와 미래의 역할이 조정돼야 하는가? 구인과 채용, 훈련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새로 고려해야 할 인재의 원천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당신의 기업이 기존 인재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데서 시작하라. 그러면 부족한 전문가들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업을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툴도 많이 있다.

사람들이 업무에 시간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기록하는 시간 배분 조사(Time allocation survey)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기업들은 아주 숙련된 사람들이 상당한 시간을 기술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일반 관리나 행정적 업무에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곤 한다. 예를 들면 한 소매은행은 영업 직원들이 업무 시간의 25%만 영업하는 데 쓰고 나머지는 계약서를 다시 작성한다거나 주문을 처리하는 식의 행정적 업무에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조직 내 사람들의 비공식적인 교류를 나타내고 묘사하는 정량적 도구인 소셜 네트워크 분석(Social network analysis)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종류의 전문성을 필요로 할 때 누구를 가장 많이 찾는지, 전문가들은 그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 우리와 함께 일한 한 전문 서비스 기업은 가장 큰 부서 중 하나에 속한 3명이 사내 많은 사람들이 의존하는 전문가들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더 넓은 범위에서의 효율적인 업무 진행이 방해받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결과 또는 가치의 분석(Analysis of outcomes or value)은 특정 참여자나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정량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어떤 기업은 전문가들이 현재 맡은 역할과 자신의 기술이 적절히 매치된다고 생각하는지, 또 동료들은 전문가들이 내는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평가 조사(assessment survey)를 사용한다. 다른 기업들은 최종 제품을 얻기 위한 프로세스를 평가한다. (마케팅 부서의 최종 제품은 브랜드 기획이 될 수 있다.) 이런 분석은 현재 프로세스의 도식화와 소요시간 및 비용의 산출, 최종 제품의 기대치 대비 실제 품질 평가, 프로세스 각 단계에 배치되는 인력의 파악은 물론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기술과 업무가 적절히 매치되도록 하기 위해 이런 정보들을 사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업무를 재정의하라

 

기술 차이 분석 결과를 이용하면 업무를 다시 정의해서 기업 내 전문가들이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전문적인 업무에 쓰도록 할 수 있다.

 

런던 지역을 커버하는 영국 국민건강보험(National Health Service·NHS)의 한 부서가 이를 위해 야심 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런던 NHS은 넉넉하지 않은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환자들이 거치게 되는 전체 시스템을 자세히 훑어봤다. 환자가 치료를 받는 장소에서부터 최고의 치료 결과를 이끌어내 온 관행들, 질 높은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이 관찰 대상에 포함됐다. 이 같은 시도를 추진한 리더들은 인터뷰와 관찰, 그리고 시간 분배 조사를 통해 역할을 재편할 가능성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독립 병원의 전문의와 일반의가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이들의 임상적이고 행정적인 책임을 간호사나 의료 보조원, 보조 일반의들에게 넘기게 하라고 런던 NHS는 지역 NHS들에 조언했다. 런던 NHS는 이 변화를 주도할 임상의와 상급 관리자들이 재편된 역할로 순조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기업은 업무를 재정의할 때 원격업무를 쉽게 만드는 기술적 진보를 고려해야 한다. 오늘날 기업과 직원들은 업무를 어디서 할지, 누가 할지에 다양한 옵션을 갖고 있다. 직접적인 교류와 복잡한 판단이 가치 창출의 핵심 요소일 경우 - 진료나 영업, 금융 자문 제공 등이 여기에 속한다 - 목표는 역할을 재편해서 사람들이 자신의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시간을 모두 쓸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

 

 

 

 

업무가 적절히 분류됐을 때 비용을 낮추는 해결 방안이 업무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우리가 함께 일했던 한 데이터 저장 및 관리 솔루션 업체는 영업과 영업 이후 지원 업무를 분리했다. 덕분에 핵심 직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영업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자유로워졌다. 기업은 판매 이후 고객지원의 질을 높일 수 있었으며 이는 고객 만족 상승으로 이어졌다. 업무를 나눌 때는 다음의 옵션들을 고려하라.

 

가상현실화(virtualization). 고급 기술이 필요하지만 직접적인 교류나 물리적 근접성에 의존하지 않는 업무들 - 예를 들면 유방조영상의 검토나 복잡한 프라이싱 분석과 같은 - 은 덜 비싼 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전할 수 있다.

 

미국 법률업계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업무 종류에 상관없이 시간당 300달러 또는 그 이상을 받는 변호사들의 전통적인 풀 서비스 모델에 고객들이 점점 더 많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분야다. 예를 들면 일상적인 조사 업무에 비싼 시간당 비용을 지불하려는 기업이 전보다 훨씬 줄었다. 이에 대응해 그런 업무를 임금이 낮은 직원들에게 맡기는 로펌이 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원격으로 근무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릭(Orrick)은 조사 업무를 파트너 변호사 코스를 밟고 있지 않은 월급 변호사들이 근무하는 한 센터에 맡겼다. 이를 통해 업무 질을 희생하지 않고도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다른 로펌들은 조사 관련 업무를 소속 직원이기는 하지만 재택 근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맡겼고 이들에게 업무 유연성을 제공하는 대신 서비스 제공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업무를 어떻게 가상현실화하든 성과 관리 시스템은 성공에 필수 요소다. 기업은 원격으로 근무하는 개개인의 성과를 주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관리자 교육이 필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한 케이블 회사는 원격 근무하는 직원의 관리자들에게 행위가 아닌 결과를 관리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아웃소싱 또는 계약(outsourcing or contracting).기업이 일회성으로 혹은 간헐적으로 전문성을 필요로 할 때(한 석유회사는 특정 프로젝트를 위해 특정 분야의 기술자를 필요로 한다. 어떤 자동차 부품 회사는 가격 책정 모델 개발에 특화된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또는 주기적으로 밀려드는 특정 기술의 수요를 경험할 때는 외부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유능한 지식 전문가를 외부에서 고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아웃소싱을 결정할 때 조직은 비용뿐 아니라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 작업을 직접 수행하는 것이 경쟁우위에 도움이 될까? 만약 그렇다면 해당 작업을 조직 내에서 직접 다루고 그 일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는 낮은 가치의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

 

외부에 일을 맡기기로 결정했다면 외부 전문가를 조직 내 곳곳과 연결하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오리엔테이션이나 합류 프로그램처럼 계약업체에 회사에 대한 이해와 연락할 수 있는 담당자를 전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기업은 반드시 계약업체와 내부 전문가, 의사결정자 사이에 잦은 교류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완성된 업무가 내부 책임자에게 잘 제출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세심하게 기획해야 한다.

 

이런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외부 전문가의 결과물이 기술적으로는 정확하더라도 기업 특유의 뉘앙스가 부족하거나 결과를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내부의 동의나 인정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대규모 소매업체의 중간관리자는 인도의 분석회사와 계약을 맺고 자사의 가격결정 전략을 파악하기 위한 자세한 분석을 시도했다. 분석회사는 질적으로 우수한 기술적 작업을 해냈지만 결과를 받아든 최고임원진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느꼈다. 결과는흥미로운것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영업 전략과 연관성이 전혀 없었다. 비슷하지만 조금 덜 정교한 분석을 내부적으로 해봤을 때 전혀 다른 결론을 얻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만일 중간관리자가 가격 결정 전략을 담당해왔던 사람들과 분석회사를 더 가깝게 연결했더라면 또는 계약업체에 사업 전략과 목표를 폭넓게 알려줬더라면 이 프로젝트는 훨씬 가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인재와 지식 관리를 위한 프로세스를 재점검하라

 

앞서 언급한 해결책들은 조직이 새로운 업무 방식을 지지하는 문화와 프로세스를 함께 재편할 때만 효과가 있을 것이다.

 

첫째, 기업들은 전문가들의 마음을 끌고 동기를 부여하며 그들을 유지하는 데 탁월해야 한다. 예를 들면 월마트나 스테이플스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은 실리콘밸리나 케임브리지, 메사추세츠 같은 기술 중심지역에 사무실을 열고 최고의 기술 훈련과 명확한 진로 등을 제시하며 기술 분야 인재들을 유혹한다.

 

둘째, 기업은 조직 내에서 더 큰 역할을 맡거나 리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을 전문가로 양성하는 장치를 개발해야 한다. 우리가 함께 일했던 한 통신회사는 원격 근무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전문가들을 몇 개월 정도 본사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직무순환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들이 최고경영진에게 자신을 어필하고 회사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에 있는 한 금융회사는 비용이 저렴한 바닷가 지역에서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의 운영부서 무역 담당자를 위해 간단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분석가들의 성과를 관찰한다.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더 높은 수준의 무역 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훈련받는다.

 

셋째, 기업은 내·외부 전문가들의 지식을 확보해서 조직 내 다른 사람들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는 탄탄하고 사용하기 쉬운 지식 관리 프로세스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일부 기업은 각 프로젝트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바탕으로 (예를 들면독특한’ ‘독점의’ ‘보통의) 프로젝트들을 분류한다. 그리고 이런 시사점들이 어떻게 기록되고 공유돼야 하는지 로드맵을 작성한다. 이 로드맵은 지식을 글로 남기기 위한 표본과 기업 내에서 해당 지식을 잘 활용할 만한 사람 및 그룹의 명단,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모임 스케줄 등을 제시한다.

 

넷째, 기업은 원격으로 근무하는 전문가들이 그들의 업무 결과를 활용하는 다른 직원들이나 리더들과 잘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이들이 다기능 부서(cross-functional team)에 속하게 하거나, 리더들이 전문가 그룹을 주기적으로 만나거나, 전문가들을 사업부로 파견하는 방식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요한 다른 변화들과 마찬가지로 작은 범위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업무의 일부를 전문가나 외부 기술자에게 이전하고 그 기반을 점차 확대하라. 이는 기업이 새로운 인재풀과 관리 프로세스를 테스트하고 이해관계자들이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열성적인 기업들은 지식 업무가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 의해 행해지는지에 대한 관습을 흔들고 있다. 전통적인 역할이 다시 정의되면서 근로자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식 업무의 재편에) 주요 관리자들이 깊이 개입할 수 있도록 리더들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모든 직원은 이 변화가 자신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이해하고 무엇이 요구되는지 알며 그들의 성과가 어떻게 측정되는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이를 통해 그들은 생산성 증가와 개인적인 만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마틴 듀허스트(Martin Dewhurst)는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 & Company) 런던 사무소의 디렉터다. 브라이언 핸콕(Bryan Hancock)은 애틀랜타 사무소의 소장이다. 다이애나 엘스워스 (Diana Ellsworth)는 애틀랜타 사무소의 engagement 매니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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