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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 영업? 이젠 통찰력을 팔아야 한다

브렌트 애덤슨(Brent Adamson) | 122호 (2013년 2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7∼8월 호에 실린 글로벌 컨설팅 기업 CEB 상무이사 브렌트 애덤슨(Brent Adamson), 전무이사 매튜 딕슨(Matthew Dixon), 연구이사 니컬러스 토먼(Nicholas Toman)의 글 ‘The End of Solution Sale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2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요즘 B2B 비즈니스를 힘들게 하는 최대 위협 요인은 고객이 영업사원의 도움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영업사원들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내고 고객에게솔루션(대개 제품과 서비스를 복잡한 방식으로 결합한 것)’을 판매하는 데 점차 능숙해졌다. 자사가 어떤 문제에 직면했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고객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몰랐기 때문에 이 방법이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달팀의 수준이 나날이 높아지고 구매 컨설턴트들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유할 수 있게 된 탓에 기업들이 자사를 위한 솔루션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코퍼레이트 이그제큐티브 보드(Corporate Executive Board, 이하 CEB)는 최근 1400개의 B2B 고객 기업을 상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를 통해 B2B 고객 기업이 공급업체와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일반적인 구매 결정(연구 솔루션, 순위 선택, 설정 요건, 벤치마킹 가격 책정 등)을 평균 약 60% 정도 마무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세상에서 스타솔루션 영업사원은 도움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골칫거리로 여겨질 가능성이 크다. IT에서부터 보험,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에 이르는 다양한 업계에서 활동하는 고객들이 자사에도움을 주는영업사원들보다 훨씬 앞서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영업하는 영업사원들은 이런 환경하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뛰어난 성과를 내는 일부 영업사원들은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번성하고 있다. 우수한 영업사원들은 영업 조직 내에서 익힌 통념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고 있다.

 

뛰어난 성과를 내는 우수한 영업사원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다른 영업사원들이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기준을 바탕으로 잠재 고객을 평가하며 자사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하는 조직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민첩한 조직을 목표로 삼는다.

매우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며 우호적인 정보원보다 회의적인 변화촉진자(change agent)를 선호한다.

구매 프로세스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보다 변화촉진자들에게 구매 방법을 가르쳐준다.

 

이런 부류의 영업 전문가들은 단순히 좀 더 효과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영업사원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판매한다. 이는 곧 평균적인 영업사원들의 성과를 개선하려면 이들의 판매 방식을 개선하기보다 완전히 변화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조직은 이를 위해서 영업사원 훈련 및 지원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

 

통찰력을 판매하기 위한 전략

 

1980년대부터 만연한 종래의 솔루션 판매 방식하에서 영업사원들은 명확하게 밝혀진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찾아내고 그 솔루션이 경쟁자가 제시하는 솔루션보다 좋은 이유를 설명하도록 훈련받는다. 이런 방식으로 매우 실용적인 접근방법이 탄생한다. 먼저 영업사원은 문제(영업사원이 소속된 공급업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고객을 파악한다. 다음에는 당장 행동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는 고객에게 우선순위를 둔다. 그런 다음, 자사가 제공하는 솔루션을 고객이 안고 있는 문제와 연관 짓는 데 도움이 되는고리를 찾아낸다. 이 접근방법에서 고객 조직에서 일하는 내부자 중 고객 조직을 이끌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한 사람(지지자 혹은 코치)을 찾아내는 영업사원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고객들은 과거의 구매 방식으로부터 근본적으로 멀어지고 있으며 영업사원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가격 위주 업무를 떠안는 신세가 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이테크 조직에서 일하는 어느 CSO(Chief Strategy Officer·최고전략책임자)는 필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우리 회사 고객들은 자사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와 솔루션에 관한 심도 깊은 제안 요청서로 무장해 우리 회사를 찾아온다. 영업과 관련된 대화 중 상당 부분이 고객의 주문을 처리하기 위한 대화로 바뀌고 있다.” 영업사원은 고객이 자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훨씬 전부터 고객을 상대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여러모로 봤을 때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고객의 제안 요청서보다 앞서나가는 전략은 영업 자체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이런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긴 했지만 이 전략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CEB는 우수한 성과를 내는 영업사원(할당 성취 기준 상위 20%에 속하는 영업사원)들의 영업 방식이 다른 영업사원들과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기 위해 3건의 연구를 진행했다. 필자들은 첫 번째 연구에서 모든 주요 산업을 아우르는 83개 기업에서 근무하는 6000명 이상의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기회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해관계자를 목표로 삼고 이해관계자의 관심을 끌고, 영업 프로세스를 실행하는 방법을 조사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 필자들은 공식적인 구매팀 및 비공식적인 구매팀의 다양한 구조 및 영향을 파악할 목적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활동하는 약 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복잡한 구매 시나리오를 조사했다. 세 번째 연구에서 필자들은 특정한 유형의 이해관계자가 조직의 구매 결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복잡한 B2B 구매 상황과 관련돼 있으며 고객 조직에서 근무하는 700명 이상의 이해관계자를 연구했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가장 뛰어난 성과를 내는 최우수 영업사원들은 전통적인 영업 전술을 버리고 앞서 언급한 3개의 전략을 토대로 하는 참신하고 급진적인 영업 접근방법을 고안했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지금부터 각각의 전략을 자세히 살펴보자.

 

전략 1 ‘기성 수요(established demand)’의 덫을 피하라.

대부분의 조직은 자사 영업사원들에게 고위급 경영진이 다음과 같은 3개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고객 기업에 우선순위를 두라고 이야기한다. 첫 번째 기준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 기준은 목표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세 번째 기준은 구매 결정을 위한 프로세스가 확실하게 정립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준은 대개 쉽게 구별 가능하며 영업사원 및 영업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은 보통 이 기준을 활용해 성사 가능성이 있는 거래가 실제로 성사될 가능성과 거래의 진척 상황을 예측한다. 영업사원과 관리자가 시간을 할애하고, 전문가의 지원을 할당하고, 제안을 하고, 예상을 개선하는 방법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득점표를 활용하는 기업이 많다.

 

하지만 필자들이 연구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에 미뤄보면 뛰어난 실적을 내는 스타 영업사원들은 이와 같은 전통적인 예측 변수를 높이 사지 않는다. 대신, 이들은 2개의 비전통적 기준을 강조한다. 첫째, 이들은 고객의 민첩성을 강조한다. 흥미로운 논거가 있을 때 고객이 신속하고 결단력 있게 행동할 수 있는가, 혹은 변화를 방해하는 구조 및 관계로 인해 방해를 받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둘째, 이런 부류의 영업사원들은 외적인 압력(: 규제 개혁) 때문이건, 내적인 압력(: 인수, 경영진 교체, 기존의 업무 방식에 대한 만연한 불만) 때문이건 새로운 요구를 갖고 있거나 끊임없는 조직변화 상태에 놓여 있는 고객을 선호한다. 이런 고객들은 이미 기존의 상황을 재검토 중이기 때문에 통찰력을 갈구하며 당연하게도 스타 영업사원들이 제시하는 파괴적인 아이디어에 좀 더 수용적인 태도를 취한다. (‘고객의 사고 방식을 뒤집는 방법참조.) 다시 말해서, 스타 영업사원들은 고객의 구매 잠재력보다 변화 잠재력을 더욱 중요시한다. 스타 영업사원들은 조기에 개입해 파괴적인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다. 이미 안정된 수요가 아니라 새롭게 떠오르는 수요를 가진 고객, 즉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는 돼 있지만 행동 방침을 정하기는커녕 반드시 필요한 합의조차 이뤄내지 못한 고객을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이런 고객을 목표로 하는 탓에 스타 영업사원들은 영업 프레젠테이션 요청을 평균적인 영업사원들과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 평균적인 영업사원들은 프레젠테이션 초청을 전도유망한 기회가 있음을 알려주는 최고의 신호로 받아들이지만 스타 영업사원들은 프레젠테이션 초청을 말 그대로 초청으로 받아들인다. 다시 말해서 마음에 드는 판매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고객이 진행하는 입찰에 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따낸 스타 영업사원들은 논의 자체를 재구성하며 명확하게 정의된 요건을 가진 고객을 새로운 요구 사항을 가진 고객으로 변모시킨다. 뒤늦게 프레젠테이션 초청을 받는 경우라 하더라도 스타 영업사원은 구매 결정을 훨씬 앞선 단계로 앞당기기 위해 노력한다.

 

 

 

 

비즈니스 서비스 기업에서 일하는 영업 부문 리더가 자사의 우수 영업사원 A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제안서 프레젠테이션 요청을 받은 A는 재빨리 회의 자체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갔다고 한다. A는 프레젠테이션 장소에 모인 고객 기업 임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여기에 귀사의 제안 요청서에 관한 모든 답변이 들어 있습니다. 귀사에서 원하는 모든 내용이 담겨 있지요.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60분뿐인 관계로 이 내용은 임원분들께서 직접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대신 저는 60분 동안 제안 요청서에 들어 있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들어 있지 않았던 세 가지

 

 

사항을 언급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 세 가지가 그토록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려 합니다.” A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 고객은 프레젠테이션 차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나머지 두 판매업체 영업사원을 돌려보내고 제안 요청 과정을 전면 취소한 후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A가 고객 기업 임원들이 잘못된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일깨워줬던 것이다. A는 거래의 본질 자체를 수정해 자사의 핵심 역량과 연계시켰고 결국 거래를 따냈다. A는 다른 스타 영업사원들과 마찬가지로 고객이 가진 기존 요구 사항을 맞추려 노력하기보다 요구 사항 자체를 재정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A는 전통적인 솔루션 영업 접근방법을 취하는 대신통찰력 영업전략을 채택해 고객이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요구 사항을 일깨워줬다.

 

실제 연구. 필자들은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약 100명의 스타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포함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득점표를 개발했다. 관리자들은 이 득점표를 활용해 영업사원들을 지도하고 스타 영업사원들이 중시하는 기준 및 접근방법을 활용하도록 자사 영업사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림 2) 필자들의 연구에 도움을 줬던 산업 자동화 기업 B사는 실제로 득점표 활용 방안을 도입한 후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득점표의 구성을 약간 수정했다. 득점표는 활동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기회를 평가하기 위해 영업사원들과 한자리에 마주앉은 B사의 관리자들이 평균적인 영업사원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영업사원들이 득점표를 활용하지 않을 경우 간과되거나 충분히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기회를 깨닫고 대화 자체를 새롭게 떠오르는 수요 쪽으로 이끌어나가도록 가르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경고 사항: 공식적으로 득점표를 도입하면 잠재 고객 평가를 목표로 하며 관료주의적이고 과도하게 복잡한 프로세스가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 영업 부문 리더들은 득점표를 결코 위반할 수 없는 체크리스트가 아닌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촉매제 및 지도를 위한 지침으로 여겨야 한다.)

 

                      

 

전략 2 지지자가 아니라 동원자를 목표로 삼아라.

 

앞서 언급했듯이 전통적인 영업 교육 프로그램들은 영업사원들에게 고객 조직 내에서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지지자, 혹은 코치를 찾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뿐만 아니라 지지자, 혹은 코치가 갖고 있어야 할 수많은 자질을 나열한 목록을 제시한다. 수십 개의 기업이 활용 중인 영업사원 교육 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이상적인 지지자가 갖춰야 할 자질은 다음과 같다.

 

접근이 용이하며 요청이 있을 때 기꺼이 만나려는 의향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부 공급업체에 제공되지 않는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공급업체의 솔루션을 지지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능숙하다.

진실을 이야기한다.

동료들에게 신뢰할 만하다는 인상을 준다.

요령 있고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동료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전달한다.

약속을 이행한다.

해당 거래를 통해 개인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입장에 서 있다.

영업사원들이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정보망을 구축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 세계의 수많은 영업 부문 리더와 영업 인력 양성 전문가들이 이상적인 지지자가 되려면 위와 같은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혹은 위의 내용들을 약간 변형시킨 이야기를 들려줬다.) 하지만 위와 같은 자질을 모두 갖춘 이상적인 지지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고객 기업 내 어딘가에서 각각의 자질이 발견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이 위의 자질을 모두 갖춘 경우는 극히 드물다. 따라서 영업사원들은 위의 자질 중 일부를 갖춘 사람들을 찾는 데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대부분의 영업사원들이 지지자를 발견하면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들(스타 영업사원들이 찾아내고 도움을 요청하는 법을 익힌 사람들)을 지나쳐 버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객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필자들은 이해관계자들에게 135개의 자질 및 관점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을 평가해줄 것을 요청했다. 필자들은 분석을 통해 7개의 명확한 이해관계자 유형을 찾아냈으며 합의를 도출하고 대규모 기업 조달 계획 진행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장려하는 것과 관련해 각 유형에 속하는 사람들이 가진 상대적인 능력을 측정했다. 7개의 유형이 상호 배타적인 성격을 띠는 것은 아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개 이상의 유형에 속하는 다양한 자질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를 통해 사실상 모든 이해관계자가 공급업체와 함께 일하고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나갈 때 하나의 주된 태도를 취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필자들이 연구를 통해 찾아낸 7개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수완가. 조직을 개선하고자 하는 욕구를 갖고 있으며 끊임없이 훌륭한 아이디어를 찾아 헤매는 수완가는 어디에서건 뛰어난 통찰력을 발견하면 그 통찰력과 관련된 행동을 옹호한다.

2. 교사. 통찰력을 공유하려는 열정을 가진 교사는 통찰력을 원하는 동료들에게 인기가 많다. 교사는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특히 능숙하다.

3. 회의론자. 복잡한 대형 프로젝트를 경계하는 회의론자는 거의 모든 것을 미룬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옹호할 때조차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실행을 권고한다.

4. 안내자. 조직과 관련된 최근 소식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는 안내자들은 일반적으로 외부인에게 허용되지 않는 정보를 제공한다.

5. 친구. 명칭만큼이나 다정하게 느껴지는 이 부류의 이해관계자들은 언제든 상대의 접근을 허용하며 영업사원들이 조직 내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꾸릴 수 있도록 기꺼이 도움을 준다.

6. 출세주의자. 주로 개인적인 이익을 중요하게 여기는 출세주의자는 개인적으로 명성을 드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프로젝트가 성공할 시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7. 방해자. ‘반이해관계자(anti-stakeholder)’라는 말이 좀 더 잘 어울리는 방해자들은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는 것을 매우 선호한다. 이들은 외부 판매업체와 대화하는 데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또한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평균적인 영업사원들이 세 부류의 이해관계자를 선호하며 스타 영업사원들은 또 다른 세 부류의 이해관계자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평균적인 영업사원들은 대개 안내자, 친구, 출세주의자 등 필자들이 통틀어 수다쟁이(Talker, 말이 많은 사람)라 일컫는 부류의 이해관계자들과 교류한다. 이런 부류의 이해관계자들은 품위 있고 접근이 용이하며 거침없이 기업 정보를 공유한다. 이 모든 특징들이 수다쟁이로 분류되는 이해관계자들을 매우 매력적인 존재로 만든다. 하지만 단순한 수다가 아니라 거래 성사를 목표로 삼고 있는 경우라면 수다쟁이는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복잡한 구매 결정을 내리려면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데 수다쟁이들에게는 이런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전통적인 영업 훈련 방식은 영업사원들이 수다쟁이의 지배를 받도록 만든다. 이로 인해 기업이 개선하고자 하는 부실한 실적이 더욱 강화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스타 영업사원들이 선호하는 부류의 이해관계자(수완가, 교사, 회의론자)들은 합의를 도출하는 솜씨가 뛰어나다. 필자들은 이들을 통틀어동원자(Mobilizer)’라 부른다. 동원자와 대화하는 것이 반드시 쉬운 것은 아니다. 동원자는 자사를 위한 생산적인 변화 추구를 무엇보다 중시한다. 따라서 영업사원이 속한 판매기업이 아니라 자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동원자들은 특정한 공급업체를 선호하고 지지하기보다 특정한 통찰력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기능과 혜택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영업 접근방법에 의존하는 영업사원은 동원자의 관심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동원자를 상대할 때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요구 사항을 진단하는 접근방법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동원자들은 밤새 잠 못 이루고 고민해야 할 만한 까다로운 질문을 원치 않는다. 이들은 자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에 관한 통찰력을 나눠 줄 외부 전문가를 원하며 파괴적이고 위대한 아이디어에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를 전달받은 동원자는 까다로운 질문을 쏟아낸다. 수완가는 실행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질문을 하고, 교사는 공유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질문을 하며, 회의론자는 시험하려는 마음 때문에 질문을 한다. 회의론자들은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다른 누군가가 제시한 통찰력을 비판할 가능성이 특히 크다. 회의론자의 질문을 참여가 아닌 적대감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는 대부분의 영업사원들에게 이런 태도는 특히 위협적일 수 있다. 하지만 스타 영업사원들은 이런 류의 대화를 즐긴다. 어느 영업사원은 필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고객이 회의적이지 않고 나를 다그치지 않는다면 내가 무언가를 잘못했거나 그 고객이 그만큼 진지하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 연구. 필자들은 전 세계의 스타 영업사원들과 협력해 동원자를 찾아내기 위한 실용적인 지침을 개발했다. (그림 3) 첫 단계는 도발적인 통찰력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평가하는 것이다. (예컨대, 산업 공급업체 그레인저(Granger)의 영업사원들은 대화를 시작할 때 기업이 지출하는 유지, 보수, 운영 비용 중 충격적일 정도로 많은 부분(40%)이 계획되지 않은 구매로 흘러간다는 데이터를 가장 먼저 언급한다.) 고객은 즉각 그레인저 영업사원의 통찰력을 묵살할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까, 시험을 위해 까다로운 질문을 내놓을까? 통념과는 반대로 까다로운 질문은 좋은 징조다. 까다로운 질문을 한다는 것은 곧 상대가 건강한 회의론을 가진 동원가임을 의미한다. 상대가 아무런 질문도 없이 도발적인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곧 상대가 수다쟁이거나 방해자라는 뜻이다. 수다쟁이와 방해자의 차이는 수다쟁이는 적어도 자사 조직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반면 방해자는 대화에 아예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영업사원은 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신이 제시한 통찰력에 대해 고객이 어떤 식으로 논의를 해나가는지 경청해야 한다. “이미 개종한 사람에게 전도를 하시는군요. 저는 이미 오랫동안 이를 위해 로비 활동을 해왔답니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고객은 주의해야 한다. 영업사원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개인적인 의제 제기를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출세주의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우리라는 말보다라는 말을 주로 사용한다.) 또한 출세주의자는 위험할 가능성이 크다. 연구 과정에서 만난 수많은 스타 영업사원들이 필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상대가 출세주의자라는 사실이 영업사원들의 눈에만 명확하게 보이지 않을 뿐 동료들의 눈에는 명확하게 보인다. 또한 출세주의자로 인해 조직 내에 분개와 불신이 만연한 경우도 많다.”

 

 

스타 영업사원들은 상대가 실질적인 행동으로 증명해 보이기 전까지는 자신이 동원자를 찾아냈다고 섣불리 가정하지 않는다. 스타 영업사원들은 동원자일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핵심 의사결정권자들과의 회의를 주선해줄 것을 부탁하거나 어떤 문제를 적극적으로 조사하거나 동료와 긴밀히 협력할 때만 습득 가능한 정보를 제공해줄 것을 요구한다. 글로벌 통신기업에서 일하는 스타 영업사원 C는 고객 기업 측 연락 담당자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할 경우 그 일을 실제로 해낼 수 있는지 항상 시험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C는 고객 기업 측 연락 담당자에게 고위급 의사결정권자를 후속 회의에 초청해줄 것을 요구한다. (다른 기능 부문의 고위급 관리자를 불러줄 것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 상대가 적임자를 회의에 참석시키는 데 실패하면 C는 상대가 비록 사람들을 동원하고자 하는 염원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로 사람들을 동원하기 위한 인맥이나 영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전략 3 고객에게 구매 방법을 가르쳐라.

복잡한 솔루션을 판매하는 것이 대부분의 공급업체에 매우 힘든 일이지만 솔루션을 구매하는 것은 대부분의 고객에게 훨씬 더 힘든 일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영업 리더가 많다. 고객 기업의 동원자가 구매에 앞장서는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동원자들은 수다쟁이에 비해 사내 구매 프로세스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을 잘 알지 못하는아이디어 맨이기 때문이다.

 

공급업체들은 이미 다른 조직에서 유사한 거래가 궤도를 벗어나는 모습을 관찰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공급업체가 고객에 비해 구매 과정을 이끌어나가기에 좋은 위치에 서 있는 경우가 많다. 공급업체는 어떤 반대가 있을지 예측하고 조직 내 부서들 간의 정치 활동을 예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이 프로세스는 통찰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통찰력을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의 일부다. 대부분의 영업사원들은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지만 스타 영업사원은 고객에게 가르침을 주고 고객을 이끌어나간다.

 

이 같은 점에 미뤄 보면 영업 조직이 고객의 구매 프로세스를발견(discover)’하는 영업사원의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영업 조직은 고객이 정확한 답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의사결정 방법, 거래 진행 방법 등에 관한 수많은 질문을 쏟아내도록 영업사원들을 공들여 훈련시킨다. 하지만 이것은 좋지 않은 전략이다.

 

영업 부문 리더들은 이와 같은 개념이 매우 불안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이런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고객 조직이 가진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는 영업사원이 어떻게 구매 프로세스를 잘 헤쳐 나가도록 고객을 인도할 수 있을까?’ ‘고객은 저마다 독특한 프로세스를 가진 것 아닐까?’ 하지만 이런 의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필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어느 스타 영업사원은 이렇게 설명했다. “심사 과정에 반드시 참여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의 지원을 얻어야 할지, 누가 돈줄을 쥐고 있는지 등에 관해 고객에게 질문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고객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지 못한다. 어차피 고객은 이런 종류의 구매에 익숙하지 않다. 그동안의 경험에 미뤄보면 내가 고객보다 구매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좀 더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고객들이 사내에서 비전을 지지하고 옹호하도록 허용한다. 하지만 그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내 역할이다.”

 

실제 연구. 비즈니스 아웃소싱 솔루션 부문의 세계적인 선두업체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utomatic Data Processing, 이하 ADP)은 최근 고객의 구매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영업사원(그리고 회사 전체)들을 재교육시키기 위한 방법을 도입한 후손쉬운 구매(Buying Made Easy, 이하 BME)’라는 이름을 붙였다.

 

ADP BME 프로그램을 도입한 목적은 영업사원들이 미리 정해진 단계를 밟아나가도록 만들어 고객이 느끼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었다. (ADP 영업사원들은 매 단계에서 자사의 도구와 문서를 활용해 고객이 구매 프로세스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통적인 프로그램하에서는 각 단계가 일련의 영업 활동을 상징한다. 하지만 BME 프로그램 내에서 각 단계는 영업사원들이 고객 기업을 인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권고 행동과 더불어 일련의 구매 활동(‘요구 인지’선택 방안 평가’ ‘솔루션 승인 및 선택’)을 나타낸다. ADP에서 거래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갈 때는 항상 고객이 다음에 해야 할 일, 고객이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ADP가 도와줄 방법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다.

 

또한, ADP는 영업사원들이 고객의 구매 진척 현황을 빠짐없이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도록 검증 단계를 만들었다. ADP가 도입한 검증 방안 중 하나는 위험 노출 수준과 외부에서 아웃소싱한 솔루션에 대한 수용도를 평가하기 위해 사전 진단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고객의 서면 약속이다. 각 검증 방안은 고객이 구매 프로세스 중 정확히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하고 객관적인 지표가 된다.

 

전통적인 솔루션 영업의 종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객은 점차 영업사원을 피하고 있다. 대신 고객들은 자사가 가진 요구를 진단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정보를 활용하며 수준 높은 조달부서 및 제3자 구매 컨설턴트가 공급업체로부터 가장 유리한 거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의 입장에서 보자면 단순히 또 한번 길고 무더운 여름이 찾아온 것이 아니라 전면적인 기후 변화가 닥친 셈이다.

 

수많은 영업사원들이 이처럼 중대한 변화를 외면하고 기존의 솔루션 영업 방식을 고수하는 탓에 고객으로부터 점차 외면당하는 어두운 미래를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고객을 찾아내고, 도발적인 통찰력으로 고객의 도전 의식을 북돋우며, 고객에게 구매 방법을 알려주는 적응력 뛰어난 영업사원은 점차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발돋움할 것이다. 물론 영업사원들이 계속해서 솔루션을 판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포괄적으로 보자면 영업사원들은 통찰력을 판매하는 것이다. 현대에는 영업사원들이 통찰력을 판매하는 것이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 하는 방법과 고객에게 일을 얻어내는 방법 사이의 차이를 가져올 것이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브렌트 애덤슨·매튜 딕슨·니컬러스 토먼

브렌트 애덤슨(Brent Adamson)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 CEB의 상무이사, 매튜 딕슨(Matthew Dixon) CEB의 전무이사, 니컬러스 토먼(Nicholas Toman) CEB의 연구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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