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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비정규직’이 떠오른다

조디 그린스톤 밀러,맷 밀러 | 120호 (2013년 1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5월 호에 실린 조디 그린스톤 밀러(Jody Greenstone Miller)와 맷 밀러(Matt Miller)의 글 ‘The rise of the supertemp’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2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에드 트레비사니는 어린 아들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들과 시간을 보낸다. 그는 보이스카웃 리더로 봉사하고 있으며 비영리단체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필라델피아 지역 여러 대학에서 경영학을 강의한다. 그는 평일 한낮에 뒷마당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BM PwC에서 파트너로 일할 때만큼 돈을 버는 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와튼에서 MBA를 받았으며 GE 출신이기도 한 트레비사니는 현재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주요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으며 임원들에게 영업, 변화관리 및 합병 관련 조언을 해준다. 그는 이 모든 일들을 프리랜서 계약직으로서 해내고 있다.

 

우리는 트레비사니를 슈퍼 비정규직이라 부르고자 한다. 그런 사람들은 우리 저자들이나 업무현장 관련 권위자인 대니얼 핑크가 10년 전에 대중화한 개념프리에이전트의 시대(free agent nation)’에 해당되지만 그중에서도 최고 엘리트 영역에 속한다. 슈퍼 비정규직은 최고경영자이자 변호사부터 CFO, 컨설턴트를 망라하는 전문직이다. 그들은 명문대에서 교육을 받았고 최고의 기업에서 훈련을 받았지만 어떤 회사에도 속하지 않은 채 프로젝트 중심으로 일을 한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과거 사내 정규직이나 외부에 맡겼던 중요 임무를 그들에게 맡기고 있다. 이런 인재들의 인력시장을 만들어 주는 새로운 중개인도 등장했다. 슈퍼 비정규직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이 기업이 일하는 방식을 곧 바꿀 것이라고 생각한다.

 

슈퍼 비정규직 대부분은 대기업이나 로펌, 컨설팅펌에서 탈출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비정규직 혹은 프로젝트 중심 업무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높이 평가하며 그들이 정규직일 때 받던 임금과 비슷하거나 심지어는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 트레비사니의 회고에 따르자면 과거 업무 시간의 30∼40%를 차지했던 끝없는 회의나 사내정치에서 해방됐다. 프리랜서 생활 10년째에 접어든 그는 무역회사의 임시 CEO로 일하고, 글로벌 제조업체의 M&A 전략을 세워주고, 글로벌 보험사의 IT 서비스 선정을 주관하는 등 흥미진진한 과제에 그의 재능을 펼치며 매진하고 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데 필요한 행정적인 부분에는 아주 약간의 시간만 들이면서 말이다. 그는이렇게 일하는 것이 재미있고 경영자들의 성공을 도울 수 있기 때문에 프리랜서로 일합니다라고 말한다. 떨어져 사는 가족들과 만나거나 함께 여행을 하기 위해 두 달을 쉴 수 있는 것도 기분 좋은 수확이라 할 수 있다.

 

기존 언론이나 기업문화가 고급 인력 쪽에서 일어나는 일에 별 관심이 없었으므로 우리는 트레비사니 같은 사람들에 대해 듣는 것이 별로 없다. 오히려 그 반대 이미지에 압도된다. 불황 때문에 아이비리그 학위며 화려한 이력서에도 불구하고 정규직을 구할 수 없던 ‘beached white males(뭍에 얹힌 고래처럼 무력해진 전문직 백인남성)’에 관한 2011 <뉴스위크> 커버스토리를 생각해보면 된다. 혹은 낮은 급여를 받으며 계약직을 전전하는영구 비정규직’에 대한 절망적인 기사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미국 기업들이 계약직과 임시직을 늘리면서 직업의 사다리 아래쪽에 있는 노동자들은 여유로운 삶을 영위하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사다리 위쪽에서는 비정규직 자체나 그것을 선택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명예스러운 낙인은 우스운 옛말이 돼 버렸다.

 

이쯤에서 우리 저자들이 이런 현상을 중립적인 시각으로 관찰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고백해야 겠다. 조디는 비즈니스 탤런트 그룹의 CEO. 그녀는 5년 전에 컨설팅 및 비정규 업무를 맡을 임원과 전문직 인력을 기업들에 중개해주기 위해 이 회사를 설립했다. 이 글에서 인용된 트레비사니와 다른 몇몇 슈퍼 비정규직들이 BTG를 거쳐갔다. 맷은 BTG의 인재풀에 있는 프리랜서 전문직의 전형이다. 컨설턴트 출신의 칼럼니스트이자 저자며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인 그는 10년간 프로젝트 중심의 컨설팅 업무를 통해 수입의 상당 부분을 얻었다. 우리는 21세기 기업 수요의 진화와 최상위 전문직종의 욕구 출현이라는 두 현상의 수렴으로 전통적인 업무방식이 격랑을 겪고 있다고 본다. 이런 파도가 잔잔해진 후에는 사람들이 엘리트 직업, 기업이나 경제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매우 달라질 것이다.

 

 

변화의 원인

이런 수렴의 원동력은 대공황처럼 일반적인 동시에 꿈처럼 개인적이기도 하다. 유능한 인재들에게 프로젝트 중심 업무가 다른 것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기술발달로 접속이 쉬워졌고 직업의 안정성과 풍부한 복지혜택을 보장하던 기업의 근로계약은 사라졌거나 사라져가고 있다.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위치의 정규직에서는 주당 80시간 일하는 것이 여전히 너무 흔한 일이다. 가장 유능한 인재들이 계속 비정규직 일을 전전하고 있는 것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 그런 선택을 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기존 방식의 일을 원한다면 그것이 놀라운 일일 것이다.

 

기업들은 유능한 인재를 좇는다. 임시직으로 일하기를 선호하는 전문직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그들과 함께 일할 방법을 찾고 있다. 경영진의 슬림화, 불황 뒤 찾아온 비용 절감 노력 및 변화의 가속화로 임시직은 매력적인 해결책이 됐다. 또한 최근 수년간 아웃소싱 및 컨설팅이 증가하면서 경영진은 일, 특히 고위직의 업무를 세부단위로 나눠 생각하는 데 익숙해졌다. ( 2011 7-8 The Age of Hyperspecialization 참조/ DBR 99(2012 215일자)에 전문 번역돼 있음) 애매모호한 상황이 계속되고 적은 비용으로 아이디어를 테스트해보거나 경로를 바꾸는 기업능력이 높이 평가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이처럼 리스크가 낮고 유연하면서도 더 빠른 인력 모델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오늘날 이런 현상은 얼마나 확산됐을까? 2011년 맥킨지 연구에 의하면 미국 기업의 58%가 향후 수년간 모든 직급에서 계약직을 늘릴 예정이다. 이는 해외에서 더 많은 사람을 찾겠다는 응답보다 거의 세 배나 많다. 이상하게도 정부가 이러한 현상에 별 관심이 없어서 프리랜서 근로자에 대한 좋은 데이터를 얻기는 힘들지만 도움이 될 만한 예측이 몇 개 있다. 프리랜서 근로자들을 위한 지원 인프라를 운용하는 MBO 파트너스의 연구에 의하면 오늘날 미국의 프리랜서 근로자 수는 1600만 명에 달한다. 이 숫자는 향후 2년간 20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고소득 경영인과 전문직을 추려내기는 쉽지 않지만 미국 성인 중 대학원 학위 소지자의 비율에 맞춰 10% 정도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미국 내 고급 비정규직 종사자 수가 300만 명에 달하는 날이 곧 올 것이다. 이는 전체 인구의 1%에 해당한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마크 펜에 의하면 이 숫자는 문화를 바꾸는 힘이 있어서 일종의작은 트렌드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이는 미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부담스러운 노동법으로 누군가를 해고하는 것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며 그 결과 기업들이 평생고용을 꺼리게 된 유럽에는 비정규직 제도가 미국보다 더 잘 확립돼 있다. 비정규직의 대다수가 중간 혹은 그 아래 직업군에 걸쳐 있지만 상류 직군으로 확대되고 있다. 부즈 앨런 해밀턴(Booz Allen Hamilton)에 따르면 영국은 임시 경영인 인력시장이 가장 잘 발달된 곳 중 하나다. 그 시장 규모는 2009 18억 달러에 달했다. 유럽 전체적으로 임시 임원직 시장의 연 성장률은 20%를 넘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은 이런 과정의 초기에 있다. 중국은 2007년 말 비정규직 파견회사에 처음으로 사업허가를 내줬다. 다국적 기업으로는 중국시장에 처음 진출한 맨파워(Manpower)에 따르면 2007 2만 명의 비정규직이 근무 중이었는데 2012년에는 그 숫자가 125000명으로 늘었다. 비정규직은 비숙련 제조업종에서 주로 일하지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켈리서비스의 CEO인 칼 캠던은 이 회사가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 얻는 수익에서 전문직과 기술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15% 정도지만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영역이라고 얘기한다.

 

몇몇 성공한 신생업체들은 고급 비정규직에만 집중하고 있다. 벤처기업인 벤치마크캐피털의 지원을 받는 액시옴은 <포춘>지 선정 100대 기업 중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기업에 650명의 비정규직 변호사를 공급한다. 이 회사의 2012년 수익은 1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규모는 2008년 이래 세 배 가까이 성장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에덴 맥칼럼은 최근 몇 년간 <포춘>지 선정 세계 500대 기업과 사모펀드 회사에 400명의 프리랜서 컨설턴트를 중개하며 4000만 달러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기존 임원 헤드헌팅업체들도 행동을 개시하고 있다. 하이드릭&스트러글이 새로 설립한 Chief Advisor Network의 파트너인 로렌 돌리바는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로 임원의 공급이 줄어든 반면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비정규직 인재와 고위 고문직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틈새시장이 곧 주류로 확대될 것이라는 신호를 도처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슈퍼 비정규직의 부상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기업을 경영하거나 고급 인력을 다루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강력한 힘이 인재들과 기업들을 새로운 방식에 참여하도록 몰아가고 있으며 양쪽 모두 과거 비정규직 제도를 좌절시켰던 운용상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있다. 건강보험 혜택을 옮겨갈 수 있도록 하거나 프리랜서들에게 불리하던 세제를 개편하고 인재 경영에 대한 생각을 고치는 등 몇 가지 간단한 변화만으로도비정규 전문직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임시직의 역사

한 회사에서 장기간 일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생각이 깊이 박혀 있지만 실제로 이런 일자리는 겨우 60∼70년 전에 생겼다. 19세기 후반 시작된 제조업의 시대에도 고용이란 임시적인 것이었으며 연간 이직률은 300%에 달했다. 큰 기업들은 거의 모든 것을 아웃소싱했다. 1910년 분석에 따르면 생산직 근로자 중 절반이 프리랜서 노동자였다. 하지만 조립라인이 등장하고 산업기계가 더 복잡해지면서 고용주들은 품질을 유지하고 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안정적이고 훈련이 잘된 노동력을 필요로 하게 됐다. 도시와 산업 중심지로의 노동력 집중은 노조, 더 높은 임금, 수당, 권리 등으로 이어졌다.

 

2차 세계대전 중 미국 정부가 임금을 규제하면서 고용주들이 더 많은 임금으로 노동자들을 유혹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기업들은 다양한 수당과 연금 혜택 등을 개발했다. 현대의 정규직, 종신 고용 모델이 이때 만들어졌으며 이는 근로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매우 이로웠다. 근로자들은 안정성, 수당, 꾸준한 임금소득 등을 얻었고 기업들은 평화로운 노사관계와 맞춤형 인재 훈련 투자에 따른 확실한 소득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이 종신고용 시스템을 기반으로 성장한 지 겨우 수십 년 만에 시계추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경기불황은 그동안 확장된 기업의 관료체제를 축소하는 계기가 됐고 임시직을 절망한 임원들의 상징처럼 만드는 데 일조했다. 뒤이어 글로벌화가 나타났다. 기술과 저렴해진 운송비용 덕분에 생산뿐 아니라 지식산업도 중국이나 인도로 보내는 것이 쉬워졌다. 임시직은 퇴출된 관리자의 마지막 피난처라는 공식이 더 강해졌다.

 

하지만 고급 비정규직의 부상을 훨씬 긍정적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경제학자인 로널드 코스, 올리버 윌리엄슨, 올리버 하트가 제시한기업이론(theory of the firm)’은 거래비용에 기초를 두고 있다. 높은 거래비용 때문에 대기업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자원이나 인재를 사내에 두고 있는 것이 외부 시장에서 구하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신기술과 고급 인력 시장이 발달하면서 거래비용은 낮아지고 있고 경영기술이나 전문능력이 회사 내에 있는 것이 좋다는 기존 생각이 도전을 받게 됐다. CEO가 커다란 텅 빈 사무실에 앉아 친구에게의자만 있으면 된다네. 모든 것을 위임하거든이라고 얘기하는 모습을 그린 <뉴요커(New Yorker)> 만화에서처럼 극단적인 상황에 도달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략, 혁신에서부터 제품 출시, 협상 및 임상시험 등 세분화된 화이트칼라 능력에 대한 수요는 가변적이기 때문에 변동비용이 될 수 있고 이런 능력이 회사 내부 절차에 대한 구체적 지식만큼이나 기업의 성공에 결정적이라면 어디까지가 회사 내부고 어디부터가 밖인지 구분하는 조직경계가 달라질 수 있다.

 

재능 있는 전문직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버드대의 노동경제학자인 로렌스 카츠는 “19세기 장인과 비슷한 새로운 노동력이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오늘날 목격하는 현상은 프리랜서 전문직의 등장이라기보다는 활발한 시장, 기술진보, 혁신을 추진하는 인간의 열망 등에 기인한 프리랜서 전문직의 재등장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프리랜서 전문직 시장

노동시장의 이런 분야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에 대해 경영인들이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우선 왜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일하려 하는지, 그들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프리랜서 업무가 여전히 갖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인들은 기업들이 이런 인재풀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비정규 전문직이 가져올 수 있는 운용상의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배워야 한다. 또한 슈퍼 비정규직이 어떻게 기업의 혁신능력을 자극하고 더 넓은 사회적 효용을 가져올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재.이 고급 인력 시장에서는 특별한 재능이 곧 개인의 능력을 의미하며 전문직들은 마치 그들이 조지 클루니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한다. 선택할 수 있다면 그들은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프로젝트를 찾는다. 프리랜서 변호사, 마케팅 전문가, CFO, 엔지니어나 컨설턴트를 영화배우와 비교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능력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무슨 일을 하고 누구와 일할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프리랜서가 되는 것이다.

 

한번 이쪽으로 넘어오면 되돌아가기 힘들다. MBO 파트너스가 2011 9월 미국 프리랜서 전문직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이에 따르면 80%에 육박하는 프리랜서 근무자가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고 있었으며 특히 58%는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55%만이 프리랜서가 되기를 스스로 선택했다고 답한 것을 볼 때 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프리랜서가 됐다고 볼 수 있지만 출구를 찾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19%만이 기존 방식의 정규직을 찾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미국인들은 흔히 기존 정규직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은 실력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액시옴 변호사들의 이력서를 보면 75%가 상위 25개 학교 출신이다. 에덴 맥칼럼의 프리랜서 컨설턴트 명단을 보면 60%가 베인, 맥킨지, BCG 출신이다. 대니얼 핑크는 이렇게 말한다. “경영인들은 매우 능력 있는 인재들이 이 집단에 속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들은 괴짜가 아닙니다. 일자리를 못 구한 것도 아닙니다. 독립해 있다는 것은구직 중임을 의미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인력시장에서 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일합니다.”

 

스탠퍼드에서 MBA를 받고 일류 전략 컨설팅펌의 파트너였지만 18개월 전 프리랜서가 되기로 결심한 로저 콜슨(가명)의 예를 보자. 그의 아내는 첫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됐는데 그는 직업상 출장이 잦았다. 로저가 주로 담당했던 산업은 외부 컨설팅 용역을 줄이고 있었다. 그는 어차피 클라이언트층을 다시 손봐야 한다면 독립해서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생각했다고 회상한다. 독립하면 그가 진심으로 원하는 클라이언트들을 만나고 일의 강도를 조절하는 유연성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는 일주일 80시간 근무를 수년째 해오고 있었는데 그야말로못해먹겠다고 느끼고 있었다.

 

로저는대형 컨설팅펌의 지원을 받지 않고도 이런 종류의 일을 얼마나 쉽게 할 수 있는지 아직도 놀라곤 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대형 컨설팅펌의 파트너로서 처리해야 했던 행정적 잡무에서 벗어나진정으로 클라이언트에만 집중해 쓸 수 있는 지력의 양이 놀랍다고 말한다. “직접 현장에 나가보고 문제 해결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신선함을 느낍니다.” 로저는 예전 근무시간의 80%만큼 일하고 예전 수입의 80% 정도 번다. 그는 이상적인 거래라고 말한다.

 

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다트머스에서 MBA를 취득한 후 시에벨시스템의 관리자로 일하다 5년 전 프리랜서가 된 앤 클레인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녀는총괄책임자로서, 그리고 제품그룹 담당으로 일할 때 업무강도가 매우 높았고 일이 끝이 없었습니다. 프리랜서 컨설턴트의 장점은 6개월에서 9개월 정도 일하고 쉴 수 있다는 겁니다. 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그야말로 심신의 소모를 막아줍니다. 저는 장거리 선수예요. 과다한 정규직 업무는 마라톤을 뛰고 잠시도 쉬지 못하는 것과 같아요라고 말한다.

 

고급 프리랜서직의 긍정적인 측면이 명백해 보인다면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우리가 얘기해본 전문직들이나 MBO 및 또 다른 프로젝트 전문가, 컨설턴트 파견업체인 M 스퀘어드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프리랜서 생활의 부정적인 면은 예상할 수 있듯 프로젝트가 계속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다. 그래서 중개회사가 개입하는 것이다. 에덴맥칼럼 설립자는 전문직들이 원하는 만큼의 일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1년에 열두 달 일할 수도 있고 6개월만 일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액시옴도 변호사들에게 똑같이 해준다. 이들 회사의 경영진에 의하면 클라이언트의 수요가 아니라 프리랜서 인력의 시간이 충분한지가 문제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 점점 더 프리랜서를 택하면서 더 많은 회사들이 그들을 뽑고 싶어 할 것이다.

 

전문성의 성장에 대한 우려도 있다. 대형 전문직 회사들은 지식을 주도해 나가기 때문에 소속 직원들은 각 분야의 최첨단에 있으며 그들의 승진 경로도 명확히 정해져 있다. 어떤 프리랜서들은 혼자 힘으로 역량을 키우고 매일 진도를 나가는 것이 힘들 것이라고 걱정한다. 하지만 한 회사에서만 오래 근무한 임원들은 많은 기업을 드나들며 일하는 것이 최신의 다양한 지식을 갖게 해준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우리는 이렇게 성장하는 프리랜서 시장을 위한 새로운 트레이닝 방법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진화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오늘날 프리랜서 생활은 전문적 능력이 높은 수준에 달한 사람들에게 가장 적합하다.

 

프리랜서 생활의 사회적인 측면도 있다. 슈퍼 비정규직들은 때때로 외로움을 느낀다. 그들은 쉽게 다가가서 아이디어를 주고받을 동료가 없다. 팀을 구성할 능력이 없으면 더 큰 업무를 해볼 수도 없다. 무엇을 하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향후 몇 년 안에 슈퍼 비정규직들이 소셜네트워크로 확대된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해 이런 우려들을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 몇몇 중개업체들은 고객사가 원할 경우 프리랜서 전문직들을 팀으로 구성해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특히 미국에서는 건강보험과 조세 제도 때문에 프리랜서로서의 삶이 매우 난감할 수 있다. 이런 정책 이슈들도 곧 다루도록 하겠다.

 

 

 

슈퍼 비정규직 성공하려면?

기업들과 프리랜서 전문직들은 성공적인 슈퍼 비정규 업무를 위한 기본원칙들을 배우고 있다. 여기 몇 가지 팁이 있다: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라.비정규 업무는 단지 기간이 짧은 정규직 업무가 아니다. 성공하려면 구체적인 목표를 명확히 해야만 한다. 회사를 키우고 이끌어나갈 CEO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과 성과가 저조한 부문을 매각하거나 마케팅 부서를 구조 조정할 임시 CEO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의 차이를 생각하면 된다.

 

업무를 명확히 설정하라.이것은 당연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기회나 문제의 범위가 넓을 때 모호함이 엄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저 우선 시작해보고 해보면서 알아보겠다고 하고 싶겠지만 그런 태도는 종종 양쪽 모두를 좌절하게 하고 실망하게 만든다. 컨설팅이든, 임시 CEO직이든 처음부터 어떤 일들을 할지 합의해서 문서로 남겨놔야 한다.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나누고 각 단계에서 다음 단계의 범위를 설정해 놓아야 한다.

 

추가적인 자원을 확인하라.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내부와 외부 자원 모두 결정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찾아라.

 

내부 스폰서를 찾는다.접근이 쉽고, 집중적이며, 조직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프로젝트의 내부 스폰서가 돼야 한다.

 

주기적으로 체크한다. 2주 내지 4주마다 접촉하는 것이 일을 질서 있게 추진하는 핵심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이런 미팅 계획을 세워놓고 실제로 지켜지도록 하라. 이를 계약서에 포함시키는 것도 좋다. 비정규 프로젝트는 거의 항상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곤 하는데 그래도 괜찮고 그러는 것이 자연스럽기도 하다. 하지만우리가 X를 필요로 하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Y가 필요하다고 토로할 장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기업.인재들이 프로젝트 중심의 커리어를 선호하게 되면서 기업들은 그들의 재능을 이용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들을 찾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프리랜서들이 대형 컨설팅펌이나 로펌들이 맡았을 법한 일들을 맡아 하기도 한다. <포춘>지 선정 100대 은행 중 한 곳은 슈퍼 비정규직 변호사에게 여러 건의 국가계약협상을 맡기기도 했다. 보통 사내 직원들이 맡았던 역할을 그들이 하기도 한다. 굴지의 소비재 업체 중 한 곳은 슈퍼 비정규직에게 건강과 웰빙 관련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도록 했다. 어느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는 중국 하드웨어 제조업체와의 합작 법인 운영을 슈퍼 비정규직에게 맡기기도 했다. 다른 여러 사례에서도 그들은 프로젝트 중심으로 일하는 고급 인력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시도조차 되지 않았을 여러 일들을 맡아서 하고 있다.

 

화이자 부회장인 대니얼 리는 이 거대 제약사의 광범위한 글로벌 사업 부문 전반에 걸쳐 경영 개선을 총괄하는 그룹을 맡고 있다. 그는 경험자의 도움을 얻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1년 전 처음으로 프리랜서에게 일을 맡겼다. 그의 동료들은 곧 이런 프리랜서 인력을 더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경험 많은 최상급 전문직 프리랜서를 초빙하는 것이 파트너와 주니어급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컨설팅팀을 쓰는 것보다 더 쉬울 때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후자의 경우 주니어급이 실제 대부분의 일을 하는데 말이다. 리와 그의 팀은 이제 대부분의 프로젝트 계획 회의에 프리랜서 전문직을 포함시키는 것을 고려 중이다. “인재들이 거기 있는 것을 알고 나니 다가가기가 참 쉽더군요.” 그가 말했다.

 

금융회사들에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드리지 파이낸셜 솔루션은 최근 마케팅 방법을 바꿨다. 이 회사는 정규직 최고마케팅책임자 대신 임시 임원을 선택했다.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처음부터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고마케팅책임자를 위한 세부사항을 쓰다 보니 좀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싶어 할 첫 네 가지(4P)를 답하지 못 하겠더군요.” 최고개발책임자인 팀 고키가 회상한다. 그는 임시 임원을 두는 것은양쪽 모두의 리스크를 놀라울 정도로 낮춰준다”고 말한다. “조직 및 어떻게 거기에 맞춰 들어갈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쉽게 긍정적으로 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하나인 실리콘밸리의 샌디스크는 플래시 메모리에 특화된 회사인데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고급 비정규직을 이용한다. 혁신을 담당해 온 로버트 케다우리 부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처음에는 탐사를 해보며 작은 도박을 해봅니다. 다음 단계로 가보고 싶은지 알아보는 것이지요. 백지 상태에서 누군가를 불러와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두 번째나 세 번째 정도만 중요할 일들을 맡깁니다.” 샌디스크의 최고전략책임자이자인 서밋 사다나는 고급 프로젝트 전문 인력을 사용해 성장 기회를 찾는 일이 애매모호한 상황에서도 회사가 유연성을 유지하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지속적인 투자가 결정되면 정규직 직원들도 투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모델 덕분에 회사는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재빨리 시작하고 프로젝트의 크기를 쉽게 줄이거나 늘릴 수 있다.

 

물론 이 모델은 운용상 어려운 점이 있다. 예를 들어 관리자들은 회사가 프리랜서 전문직을 걸러내고 면접하는 과정에 추가 노력이 들어가는 것을 걱정한다. 최소한 이런 사람들을 알아보는 노하우가 생길 때까지는 말이다. 또한 이런 전략을 신뢰하기에는 슈퍼 비정규직의 숫자가 부족한 것이 아닌지도 걱정한다. 하지만 더 많은 인재들이 프로젝트성 직무에 매력을 느끼게 되면 이런 걱정은 모두 줄어들 것이다.

 

신뢰와 기밀도 문제다. 기업들은 민감한 정보를 담은 고급 프로젝트에 외부인이 와서 일하는 것을 편하게 느껴야 한다. 기밀유지 조항에 서명한다 하더라도 정규직 전문직이나 잘 알려진 회사에 비해 프리랜서는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중대한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비정규 전문직은 경쟁회사로 옮기는 것을 금하는 비경쟁 조항에 서명하기를 꺼려할 수 있다.

 

‘사내 준비의 문제도 있다. 슈퍼 비정규직 시장은 이제 막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를 이용할 준비가 안 돼 있다. 그들은 이 인재들을 고용할 예산이 없고, 업무를 어떻게 세분화할 수 있는지 조직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이런 인력들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기업들은 빨리 배울 수 있다. 화이자의 리는 전 세계 중개업체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며 인력풀의 기술과 경험에 대해 파악한다. 그는 화이자 임원들이 이런 모델을 편하게 느끼는지 확인한다. 그의 팀원들은 외부에서 온 전문직들이 회사에서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회.슈퍼 비정규직의 부상은 개인과 기업뿐 아니라 경제와 사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선 혁신은 생산성과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민간 영역의 혁신은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타석(bats)’을 손에 넣을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 월트디즈니공원과 리조트 회장인 톰 스태그스는 디즈니사의 CFO를 지내던 시절 우리에게 기업들이 인재를 신속히 유연하게 영입할 수 있다면 더 많은 것을 시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을 투입해야 하는 500만 달러짜리 사업계획 대신 50만 달러짜리우선 빨리 해보고 어떤지 보자모델로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시험해볼 수 있다면 더 많은 유망한 기회들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샌디스크사의 사다나도 동의한다. “신뢰할 수 있는 고급 인력풀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다면 산업 전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제 전체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 빠르게 시험해볼 수 있을 것이며 혁신의 속도도 빨라질 것입니다.”

 

고급 능력을 펼치고 싶은 MBA, 의사, 엔지니어 등이 연중무휴 근무에 더 이상 서명하지 않고 다른 커리어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슈퍼 비정규직 부상에 따른 사회적 이득이라 할 수 있다. 슈퍼 비정규직 시장은 은퇴자나 유연근무를 갈망하지만 일은 계속 하고 싶은 초보 부모를 포함한 모든 인재들에게 실용적인 플랫폼이 돼 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본 중개업체에서는 풀타임으로 일하고 싶은 남성들이 인재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훌륭한 인재들이 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 적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노동계 전반으로 확산돼 나갈 것이다. 하지만 프리랜서 업무가 갖고 있는 매력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법률, 제도 및 마음가짐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슈퍼 비정규직을 위한 걱정 없는 세상

미국에서 진정한 고급 인력 시장이 형성되려면 건강보험, 세금제도, 그리고 인력관리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건강보험.미국에서 전통적인 고용행태에서 비껴나는 사람들은 괜찮은 건강보험을 잃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이건 우리도 실제 겪은 일이다. 2003년에 우리는 개인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던 경험이 있다.) 고용주 중심의 건강보험제도는 결국 창업가 정신을 방해하고 인재전쟁에서 대기업들이 불공평한 우위를 누리도록 한다. 그 결과 많은 미국인들이 건강보험 때문에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게 되는직장종속(Job Lock)’ 현상이 나타난다.

 

몇몇 프리랜서 근로자 단체는 부분적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미국 배우협회와 작가협회는 좋은 건강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뉴욕에 위치한 프리랜서 조합은 최근 수년간 23000명 이상의 회원들에게 혁신적인 단체보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진정한 해답은 제도를 개선해서 모든 개인이 단체보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법원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만든 건강보험개혁법이 거부되지 않는다면 2014년에는 일부 사람들이 그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대형 고용주들과 대형 노조가 막후 협상에 참여해 건강보험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게 됐기 때문에 이 제도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고소득이면서 영향력 있는 전문직들이 점점 더 프리랜서로 전향할 수 있는 여건을 요구하면서 이런 이슈도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실질적인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건강보험이 그렇게 중요한 이슈가 아니지만 복지제도는 커리어 유연성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는 정규직과 계약직 직원들은 서로 다른 퇴직 연금에 속해 있다. 퇴직금을 받으려면 어느 한쪽에 적어도 5년 이상 돈을 부었어야 한다. 그러므로 프리랜서를 시도하려는 사람은 퇴직연금 적립액 중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

 

 

 

세제 개혁.납세자들을 근로 형태에 따라 분류하고 대우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국경을 넘나들며 프로젝트를 맡는 프리랜서들은 매우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미국의 세금제도는 특히 열악하다. 프리랜서 근로자들에 대한 미국 국세청의 정의에 따르자면 기업들은 그들을 소급해서 정규직처럼 취급해야 한다. 현재 제도는 계약직 신분을 사례별로 정의하고 있으며 각 주별 법령의 차이도 적용하게끔 돼 있다. 이 때문에 리스크를 지기 싫어하는 인사부서에서는 비정규 전문직을 채용했다가 훗날 정직원으로 재분류돼서 회사에 불이익이 생길 가능성을 생각해 채용을 꺼린다. 현재 프리랜서 근로계약법에 관련된 사람이면 누구나 이런 법령이 사람들을 미치게 만든다고 증언할 것이다. 2010 2월 텍사스 오스틴 국세청에 비행기를 몰고 돌진한 프리랜서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예에서 보듯 어떤 경우에는 문자 그대로 정말 미치게 만들었다. 그는 유서에 국세청이 프리랜서인 그를범죄자이자 미국 시민이 아닌 노예처럼 다뤘다고 적었다. 미국의 다른 프리랜서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기 전에 기업이 두려움 없이 그들을 고용할 수 있도록 개혁해야 할 것이다.

 

인재관리.마지막으로 모든 국가와 문화권에서 전통적인 조직의 내외부 모두 인재관리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가져야 한다. 20세기형 위대한 경영인의 전형인 잭 웰치가 조직 내부에서 인재를 키워냈다면 21세기형 위대한 경영인은 외부에서도 인재를 끌어오는 방법을 잘 아는 사람이 될 것이다. 기업 조직은 피라미드라기보다는 지그재그 퍼즐처럼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정규 전문직들로 구성된 대형 컨설팅, 법률, 회계, 엔지니어링 및 다른 법인들도 계속 존재할 것이다. 그들은 특정 종류의 업무, 특히 훌륭한 법인의 브랜드가 가져다주는 편안함, 믿음, 고유한 방법을 필요로 하는 중대한 프로젝트, 크고 복잡하고 조율된 글로벌 자원을 필요로 하거나 장기간 관리를 요구하는 프로젝트에서 항상 우위를 점할 것이다.

 

이러한 법인들은 또한 현재 정규직에서 프로젝트 중심 커리어로 전환하고 있는 전문직들의 요람이자 사관학교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경험으로 비춰 보건대 인재들이 현재의 정규직을 떠나더라도 흥미진진하고 도전적이고 보수도 좋은 프로젝트가 계속 들어올 뿐만 아니라 단체 건강보험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기존 법인들은 대량 인재유출을 겪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10년 이내에 이런 두 가지 열망이 충족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은 성과가 좋은 직원들을 잡아두기 위해서 사내에 프로젝트 중심 커리어를 만들 필요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들 중 상당수가 유연근무환경을 실험해봤지만 대개는 한직에서만 그랬다. 아직도 고급 전문직책은 정규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보편적이다.

 

더 넓은 의미에서 슈퍼 비정규직의 부상은 기업이 사람들의 마음에 적응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프로젝트 중심 전문직을 연결시켜주는 Resources Global Professionals의 창립자이자 CEO인 던 머리가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던 1995년 그의 친구 한 명이 그 계획을 피터 드러커에게 보여줬다. 드러커가 말했다. “이것이 미래의 아웃소싱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지적 재능을 필요로 하지만 항상 그것들을 영구적으로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그런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항시적으로 고용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드러커는 지적한다. 그는 상위 레벨 계약직의 청사진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것을주문식 지적자산(Intellectual capital on demand)’이라고 불렀다.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현재의 고급 프리랜서 인력 시장은 전기자동차 시장과 유사하다. 전기차가 장기적으로는 더 나을지 모르지만 가정 및 도로의 충전 인프라나 더 높은 탄소배출세와 같은 정책들 없이는 보편화되기 힘들다. 하지만 우리는 전문직들의 삶이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좀 더 자율적으로 살며 일하고 싶은 욕구가 이런 변화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예전부터 말했지만 우리 시대의 경영인들과 전문직들은 인류 역사상 엘리트들이 그래왔듯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세상을 움직일 것이다.

 

 

번역 |윤자영 pompomy@gmail.com

조디 그린스톤 밀러·맷 밀러

조디 그린스톤 밀러(Jody Greenstone Miller) Business Talent Group의 공동설립자이자 CEO.

맷 밀러(Matt Miller)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겸 라디오 프로그램인 Left, Right & Center의 진행자고 프리랜서 컨설턴트며 버슨마스텔러의 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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