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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 성과만 칭찬하면 누가 길게 볼까?

토비 깁스(Toby Gibbs),수잰 헤이우드(Suzanne Heywood),매튜 페티그루(Matthew Pettigrew) | 120호 (2013년 1월 Issue 1)

 

 

 

편집자주

이글은 <맥킨지쿼털리>에 실린 ‘Encouraging Your People to Take the Long View’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직원들, 특히 관리자와 고위급 임원의 성과를 측정하는 것은 골치 아픈 일이다. 수치화가 가능하지 않은 업무는 진척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힘들다. 게다가 매출이나 수익처럼 수치로 환산 가능한경성(hard)’ 성과 목표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장기적인 건전성보다 단기적인 성공을 우선시하게 될 위험이 있다. 예컨대 최고의 성과를 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협하고 부하직원들의 발전을 돕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일하지 못하는스타급 인재를 용인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사실 사람들은 실질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건전성에 집중할 만한 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으면 그저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이런 분위기의 조직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성과가 하락한다. 성과를 유지하고 보완하기 위한 역량과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의 장기적인 번성에 도움이 되는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고사하고 이런 역량을 측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리더십, 혁신, 실행 수준, 직원 동기 부여, 기업의 외부 지향성1 등 조직의 건전성을 나타내는연성(soft)’ 척도들은 연례 성과 지표로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조직의 성과가 단 한 해만에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 이에 대한 직원의 기여도 역시 경영적 판단의 결과인 경우도 많다. 한 개인으로서 직원이 조직에 얼마만큼 기여를 했는지 제대로 이해하려면 심층적인 대화를 나눠야 하며 철저한 방식의 다면평가(360도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조직의 장기적 성과에 대한 직원들의 기여도를 효과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기업은 매우 드물다.

 

직원 개개인의 기여도 평가를 시도한다 하더라도 평가하는 사람의 재량에 따라 변경 가능한 척도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그 척도가 전통적인 성과 평가 척도보다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고 일관성 없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조직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큰 공헌을 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직원 개개인의 일일 업무 성격상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경우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상품 관리자(product manager)가 기업의 외부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얼마나 기여를 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일 년 동안 그가 새롭게 발굴한 외부 인맥의 숫자와 질을 평가하는 것은 적당하고 옳다. 하지만 똑같은 척도로 언론홍보팀을 평가하는 것은 적당치 않다. 언론홍보팀이 원래 매일 하는 일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는 걸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인사(HR) 관리자가 조직의 리더십, 혁신 역량 등에 얼마나 기여를 했는지 측정하기 위해 그가 직원들의 교육과 훈련에 할애한 시간을 측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건 원래 인사 담당자가 매일 하도록 돼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많은 관리자들은 이와 같은 함정을 재빨리 깨닫고서 그 깨달음에 걸맞게 대처하고 있다. 한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의 인사책임자는 관리자들이 조직의 건전성 관련 목표를 인센티브를 꽉 채워 받기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 회사가 의도한 것과는 거리가 먼 결과였다. 게다가 일단 이런 인식이 자리를 잡게 되자 변화를 유도하기가 쉽지 않았다.

 

따라서 필자들은 CEO와 고위경영진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자사의 인사 관리 시스템이 조직의 장기적인 건전성에 충분한 우선순위를 부여하도록 구성돼 있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장기적 실행을 통해 성공을 거둔 여러 기업들과 함께 필자들이 최근 진행한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필자들은 리더들에게 성과 평가에 건전성을 반영하기 위한 3개의 검증된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물론 조직이 채택해야 하는 세부적인 건전성 척도에는 해당 조직의 특수성이 반영돼야 하겠지만 이 글에서 제시하는 원칙들은 어떤 기업에든 적용 가능하다.

 

 

1. 나쁜 습관부터 뿌리 뽑아라.

전통적인 성과 척도가 기준일 때는 대부분의 고위급 임원들은 문제가 있는 관리자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다. 명확한 피드백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필요한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개발 계획을 제안하며, 진척 상황을 평가하는 것 등이다. 대다수의 기업들에 이런 프로세스는 매우 익숙하다.

 

원칙적으로는 조직의 장기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를 도입할 때도 그래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기업이 채택한 조직 프로세스 및 메커니즘이 장기 건전성의 중요성에 대해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주거나 심지어 약화시키기도 한다. 이런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쁜 습관부터 없애는 것이다. 업무의 특성상 높은 위험을 안고 있는 산업의 기업에서는 종종 안전사고 발생 소식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규제기관 및 소비자들로부터 안전성을 개선할 것을 촉구하는 압력이 있는 경우 이런 방식으로 개선이 이뤄질 때도 많다.

 

한 기업의 경우, 먼저 조직 곳곳에서 중요한 직책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심사한 후 개개인에게 요구되는 안전 관련 주요 기능을 정리해 목록을 작성했다. 근로자들이 자기 업무에서 필요한 필수적인 기술적 노하우 및 리더십 기술을 갖추도록 보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사 프로세스, 시스템, 관리 직급 훈련 프로그램에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찾아내어 일선 현장에서 발견된 문제의 근원을 추적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라인 관리자 및 일반 직원들이 따라야 할 비상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것과 이 새로운 접근방법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따라서 새로운 시뮬레이션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관리자들은 실행 능력이 개선될 때까지 업무에서 배제됐다. 과거에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운영 안전 기록을 갖고 있었던 관리자에게도 똑같은 원칙이 적용됐다.

 

다시 말해서 메커니즘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조직이 관리자의 장기적 건전성 기여도를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며 승진 결정 시에 건전성 기여도를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삼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 문화를 대대적으로 변화시켜야 하는 경우도 많다. CEO와 경영진의 강력한 지지는 필수적이다.

 

A사에서는 이렇게 장기적인 성과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새로운 가치 체계를 몸소 실천하는 고위급 임원들이 승진되고 나서야 비로소 기업 건전성에 관한 새로운 의제를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었다. 관련 임원들이 승진하자 직원들 사이에서 실제로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믿음이 확산됐던 것이다.물론 상황이 가장 좋을 때라 하더라도 승진의 기준을 변화시키기는 힘들다. 특히 그 누구도 기존 담당자를 대체할 준비가 돼 있지 않는 상황에서는 승진 기준을 변화시키기가 특히 힘들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탄탄한 인재 자원을 구축하고 장기 건전성을 기업의 포괄적인 인재개발 전략에 포함시키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또한 고위급 관리자의 성과를 평가할 때 기업 건전성 척도를 반영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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