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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away Capitalism

고삐 풀린 자본주의

크리스토퍼 마이어 | 112호 (2012년 9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1-2월 호에 실린 크리스토퍼 메이어와 줄리아 커비의 글 ‘Runaway Capitalism’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2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자본주의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선진 서구 경제는 훌륭한 원칙 두 가지를 지나치게 확장시켰다. 하나는투자 수익(return on equity•ROE)’이다. ROE는 다른 수단을 모두 제치고 가치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다른 하나는경쟁이다. 경쟁은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보다 그 자체가 목적이 돼 버렸다.

이 두 개의 개념은 생산 자원의 배분 방식, 다시 말해 제러미 벤담(Jeremy Bentham)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고 표현한 목적을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수백 년이 흐르는 동안 선진 경제는 이 두 개의 해결책에 매달렸지만 문제가 변하고 있다. 문제와 해결책의 불일치는 위기를 불러왔고 자본주의가 실패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금융위기 자체뿐 아니라 자본주의의 태생적 한계에 대한 각성이 강해졌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자본주의, 포괄적으로 말해 개인의 소유권과 시장을 통한 자원 분배를 보장하는 경제 체제는 사회의 번영을 추진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이면서 유연하고 강한 제도다. 그러나 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시키려면 기업과 규제기관, 투자자에 이르기까지 제도 안의 모든 구성원을 이끌고 가는 우선순위를 재정립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를 이끌어 가는 주체라면 ‘ROE’경쟁에 대한 맹목적 추구를 제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이 두 개의 실체를 파악해야 하는데 진화론적 관점에서 이들은줄달음 선택(runaway selection)’의 결과물이다.

 

공작새의 특이한 진화

‘줄달음 선택은 진화 생물학에서 처음 나온 개념이다. 줄달음 선택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거론되는 동물이 바로 공작새 수컷이다. 수컷 공작새의 꼬리는 수백 년 동안 진화를 거듭하며 나날이 화려해졌다. 이유는 단 하나다. 수컷의 꼬리가 화려하고 클수록 암컷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초기 진화 단계에서는 암컷의 선택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화려하고 큰 꼬리는 수컷이 건강하고 먹이를 찾는 능력이 좋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자동차 신용구매가 쉬워지기 전 페라리를 몰고 다니던 남성과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꼬리 깃털이 풍성한 수컷은 더 많은 짝짓기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자신의 형질을 더 많은 자손에게 물려줬다. 이렇게 해서 그 다음 세대 수컷의 평균 꼬리는 더 커졌다. 초기에는 이런 방식의 짝짓기로 약한 유전자를 골라낼 수 있었다. 그러나 세대가 거듭될수록 커다란 꼬리는 짐이 되기 시작했다. 꼬리가 크면 지불해야 할 비용이 높아진다. (이것도 페라리와 비슷하다.) 꼬리를 가꾸고 유지하는 데는 더 많은 양분이 필요하다. 꼬리가 크면 몸도 무거워져서 빠르게 움직이기 쉽지 않고(이건 페라리와 다르다) 결국 포식자가 잡기 쉬운 먹이가 된다.

공작새 꼬리는 계속 커지고 길어졌지만 특정 시점이 지나면서 공작새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미 코넬대 경제학 교수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는 저서 <다윈경제학(Darwin Economy)>에서 큰 뿔 엘크 사슴이 같은 이유로 멸종했음을 설명한다. 암컷의 선택을 받기 위해 나날이 크고 화려해진 수컷의 뿔이 자꾸 나뭇가지에 걸렸기 때문이다. 진화 이론가들은 큰 뿔 엘크 사슴이 결국생물학적 자살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다행히 공작새는 그 아름다움 덕분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멸종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보호하지 않았다면 공작새도 큰 뿔 엘크 사슴과 같은 운명을 겪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다른 동물들은 어떻게 멸종으로 향하는 줄달음 선택을 피해갈 수 있었을까? 기린의 목은 왜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길어지지 않았고, 토끼의 귀는 왜 하늘 높이 솟지 않았을까? 공작새가 겪은 진화 과정은 예외적이었다. 흥미롭게도 자연 선택(특정 개체가 생존과 생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는 자연의 결정 기준)과 성() 선택(특정 개체의 이성이 사용하는 기준)의 기준이 서로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도 살아남은 종은 자연 선택과 성 선택의 기준이 같다. 생존을 위해서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 이 두 가지 기준이 서로 다르다면 그 종은 멸종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줄달음 선택이 기업과 같은 사회적 체제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생각해 보자. 분명 우리 인간에게는 기업의 장기적 번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에 동기를 부여하는 능력이 있다. 회사의 보상 체계를 구상해본 적이 있는 책임자라면 이를 잘 알 것이다. 조직의 가치 증진을 위한 보너스가 오히려 그에 반하는 행동을 보상하는 잘못된 역할을 할 때가 많다. (스티븐 커(Steven Kerr)는 자신의 대표적 논문 ‘B를 바라며 A를 보상하는 어리석음(On the Folly of Rewarding A, While Hoping for B)’에서 이 문제를 멋지게 요약했다.) 두둑한 보너스가 전체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기보다 특정 개인에게만 이익을 가져다주는 결과를 낳을 때 문제는 더욱 확대된다. 특정 행동에 대해 이런 식의 반응 체제(feedback loop)가 만들어지고 반복을 통해 고리가 강화되면 이를 바꾸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자연적 혹은 인공적 체계에서 이러한 불일치는 대부분 포착하기 쉽고 오래 지속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개체나 특정 제도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지표가 처음에는 합당한 근거를 가지다가 상황의 변화로 그 유효성을 잃어 유명무실해질 경우 문제는 딱히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치명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암컷 공작새는 어떤 우선순위에 따라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알지 못하면서 무작정 꼬리가 큰 수컷을 선호하게 된다.

이렇게 더 이상 근거도 없고 종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지표가 바로 ROE.

 



ROE
에 대한 집착

“그래서 ROE가 얼만데?” 미국 기업 현장에서 이만큼 결정적인 질문은 없다. 소셜 미디어 예산 확보나 직원 건강 검진, 근무 조건 개선, 해외 시장에서의 뇌물 척결 등의 활동을 논할 때 ROE만큼 강력한 벽은 없다. ROE가 담보되지 않으면 어떤 계획도 실현될 수 없다. 반대로 ROE는 어떤 수단이라도 정당화시킬 수 있다. 담배 사업이 좋은 예다.

어떻게 해서 이 하나의 기준이 투자 결정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활동 전반, 나아가 정치 논리까지 점령하게 된 걸까? 100년 전만 하더라도 투입된 자기자본 대비 수익을 한 방울이라도 더 짜내는 방법은 아주 합리적인 개념이었다.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대량 생산은 엄청난 이득을 안겨줬다. 한때 상류층이나 누릴 수 있었던 사치품을 중산층도 살 수 있게 됐다. 전자 상거래가 20세기 산업 구조를 변혁시킨 것처럼 대량 생산은 여러 산업으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웹사이트와 달리 대량 생산을 위해 필요한 공장은 엄청난 자본 투자를 필요로 했다. 산업혁명은 자기자본을 근간으로 했다. 하지만 자기자본은 결코 충분치 않았다. 합리적인 경영자라면 당연히 투자수익에 따라 자본을 배당해야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ROE가 사업의 궁극적 목적이 돼버렸다는 건 아니다. 당시 상업 거래의 목적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 개선이었다. 그러나 그 목표를 위해 자본을 투자할 곳은 셀 수 없이 많았다. 투자자는 어떤 기업이 다음 세대까지 살아남을지 결정하는 암컷 공작새의 역할을 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무 상태를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주는 지표가 필요했고 ROE는 그 조건에 잘 맞았다. 이렇게 해서 오늘날 기업이 투자자 기대수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분기별 수익에 집착하는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ROE에 대한 집착은 제너럴모터스(GM)가 재정적 난관에 처하고 듀폰(DuPont) GM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기 시작한 1917년에 한층 더 강해졌다. (GM은 듀폰의 도료, 인공 가죽 제품의 주요 판매 경로였고, 경영자 피에르 듀폰(Pierre du Pont) GM 이사직을 겸하고 있었다.) 듀폰은 엔지니어에서 재무 담당자로 경력을 바꾸며 능력을 입증한 도널드슨 브라운(Donaldson Brown)을 해결사로 보냈고 그는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했다.

브라운은 간단한 사실을 발견했다. 3개 부분으로 나누어지는 ROE 공식, (매출수익률) X (매출/총자산) X (총자산/자본)을 개발한 것이다. 이 공식을 통해 브라운은 각자 목표를 가진 기능 부서로 조직을 구분하는 재무적 기초를 마련했다. 판매 직원이 매출수익률 극대화에 전념하고 생산 담당자가 매출 증가분을 기준으로 보상받으며 재무 담당자가 투입 자기자본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면 ROE는 자연스럽게 극대화된다는 논리였다.

이렇게 해서 브라운은 오늘날 기업 경영에서 눈엣가시처럼 거론되는역할에 따라 고립된 조직 구조(silo structure)’를 확보했다. 인센티브는 파괴적 결과를 불러왔다. 관리자들은 수익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며 시장 지배력을 독점 수준으로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의회는 결국 반독점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생산 엔지니어들은 공장에서 군주처럼 군림하면서 노동자를 노예처럼 부렸고 이는 새로운 노동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재무 담당자들은 은행의 도움을 받아 부채 비율을 늘렸고 결국 적정자본 비율이 도입됐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본시장 붕괴와 대공황이 발생했고 이것이 새로운 규제 도입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금융 규제가 도입됐다. (이런 경험으로는 부족했는지 1980년대에 같은 실험이 반복됐다. 결과는 거의 치명적이었다.)

각각의 재난은 줄달음 선택이라는 잘못된 진화의 결과다. 관리자들은 유일무이한 지배적 기준으로 성과를 보상받았다. 명확한 정의와 객관적인 측정 방식, 관리상 효율성, 보상의 안정성 때문에 반응 체제는 막강했다. 진화생물학 용어로 표현하자면 자연 선택과 성 선택이 서로 대치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기업이 살아가는 환경인 사회는 평가 기준이 적절치 않음을 깨닫고 더 포괄적인 기준에 따라 자본이 배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브라운이 정의한 ROE 구성 요소는 한결 같은 추앙을 받았고 ROE의 줄달음질 또한 계속됐다.

대공황은 정해진 자본에서 최대의 수익을 뽑아내야 할 필요성을 키웠다. 그러자 정확히 측정될 수 있는 경영 성과에 대한 집착도 강해졌다. 1930년대 당시 사람들은 대공황의 발생 원인을 잘 몰랐다. 문제는 답을 제공할 수 있는 경제 측정 시스템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미 상무부(Department of Commerce) 요청에 따라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의 사이먼 쿠즈네츠(Simon Kuznets)는 국민소득과 생산계정(National Income and Product Accounts•NIPA)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상원에 제안했다. 쿠즈네츠의 제안으로 GDP라는 총체적 지수가 개발됐다. 이후 70년 동안 NIPA는 각국의 경제 상황을 하나의 수치로 보여주며 대표적인 경제 측정 모델로 전 세계에서 활용됐다.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사람이 건물을 지으면 그 다음부터는 건물이 사람을 만든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논리가 경제 성과 측정 방식에서 더 잘 나타난다. GDP 1인당 GDP에 정치적 방점이 찍히면서 다른 가치 창출 지수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범죄나 교육, 보건, 행복 등의 순위는 최근에야 측정이 가능해졌고 그 순위에 따라 누군가의 보너스가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세계 경제 성과를 추적하는 지수 중 비재무적(nonfinancial) 분야에서 미국은 계속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하는데도 정책 결정은 항상 GDP에 근거해서 내린다.

기업의 사고와 행동은 재무적 지수에 훨씬 큰 영향을 받는다. 규제 완화와 경제 가치 분석의 바람이 휘몰아쳤던 1980년대 이후 미국 재계 지도자들은 (정도는 덜 하지만 나머지 주요 7개 국가도 함께) 성공의 기준으로 ROE에 더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가치 측정의 방식은 변하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새로운 지수 측정이 가능한 인프라가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둘째, 비재무적 성과 지수에 관심을 두는 인구 계층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972년 부탄의 왕은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은 국민총생산(GNP)보다 중요하며 그렇기 때문에국가 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행복이 경제적 번영에 우선한다고 선언했다. 다른 국가들은 부탄 왕의 발언을 흥미롭게 받아들였다. 다수 전문가들은행복이 너무 주관적인 개념이라며 반박했다. 한 국가의 경제 관리 기준으로 삼기에는 지나치게흐릿한(soft)’ 기준이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부탄 왕은 굴하지 않았다. 미국과 같은 경제연구소가 없었던 부탄 정부는 부탄학연구소(Centre for Bhutan Studies)를 설립했고 국민행복계정을 개발하는 임무를 맡겼다. 그 결과 측정이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되는 심리적 복지 수준을 포함해 생활수준, 교육, 보건, 지배구조 등 총 9개 부문으로 구성된 행복 지수가 만들어졌다.

부탄은 이제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프랑스 대통령은 두 명의 노벨상 경제학자가 이끄는 위원회를 만들고 행복을 측정하기 위해 포함돼야 하는 요소를 분석하는 일을 맡겼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41개 국이 행복 측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보루라 할 수 있는 영국도 포함된다. 런던에 위치한 NGO 경제연구기관 레가툼 연구소(Legatum Institute)는 행복의 근본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실체적(hard)’인 경제 측정 업무를 완료했고 약 40개 변수로 이뤄진 지수를 만들었다. 측정 부문은 크게 8개로 분류되는데 면면을 살펴보면 부탄의 행복 지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GDP의 한계와 보다 정확한 지수 개발을 위한 논의는 <HBR> 2012 1-2월 호 78쪽 저스틴 폭스의 The Economics of Well-Being 참조)

행복 지수가 공상처럼 들린다면 1930년대 열악한 정보 시스템에 기대어 NIPA를 개발했을 때의 어려움을 생각해보자. 오늘날 우리는 1930년대보다 훨씬 쉽게 행복에 대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 페이스북(Facebook)을 비롯한 다양한 첨단 기술의 결과물은 쿠즈네츠가 NIPA를 구상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했던 것보다 훨씬 쉽게 필요한 내용을 감지, 조사, 탐지, 측정하도록 해준다.

다시 생물학의 논리로 돌아가 보자. 줄달음 선택은 다른 기준들이 반대 방향으로 무게를 잡아준다면 충분히 억제가 가능하다. 자연에서는 주로 생태계에 충격이 발생할 때 이런 억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벌꿀 오소리가 공작새의 서식지로 들어오면 크고 화려한 꼬리가 잘못된 지표라는 사실이 금방 드러난다. 결국 진짜 생존력이 강한 수컷만 남아서 암컷은 꼬리가 작은 수컷밖에 선택할 대상이 없어질 것이다. 화려한 꼬리를 자랑하던 수컷은 모조리 벌꿀 오소리의 아침 식사가 되고 말았을 테니까 말이다.

자본주의처럼 사람이 만들어 낸 생태계에서 줄달음 효과를 막을 만한 충격은 벌꿀 오소리처럼 극적일 필요가 없다. 지능을 가진 인간은 목적과 표상의 차이를 감지하고 잘못된 경로를 의식적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 우리는 걷잡을 수 없이 달려가는 집착의 고삐를 잡아채고 그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다.

 



경쟁에 대한 강박

경제에 활력을 가져다주는 요소는 무엇일까? 일정 수준까지는 생산 역량에 저축 자본을 투자하기만 해도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보통 활력은 혁신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혁신을 이끄는가? 답이경쟁이라고 생각했다면 거기서 바로 멈춰야 한다. 두 번째로 위험한 나락에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

물론 경쟁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 애플(Apple)과 안드로이드(Android)의 싸움을 보자. 구매자들은 다음번에 누가 누구 코를 납작하게 눌러줄지 기대하며 이들의 싸움을 지켜본다. 경쟁이 없는 곳에서는 혁신도 자취를 감춘다는 말 또한 사실이다. 버라이존(Verizon) AT&T가 사실상 양대 독점을 유지하는 시장에서는 어떤 것도 흥미롭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이 혁신의 수준을 나타내는 기준이며 경제적 가치 창출의 전제조건이라는 결론을 내리기 쉽다.

자본주의가 태동하던 시절, 경쟁은 지금보다 더 확실한 혁신의 표상이었다. 애덤 스미스(Adam Smith)가 살던 세상에서는 그의 말대로원자적 경쟁(atomistic competition)’이 소비자가 같은 돈에 얻을 수 있는 가치의 꾸준한 증가를 가져왔다. 당시에는 생산자에 비해 시장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에 경쟁업체들은 단순한 가격 수용자(price taker)에 머물렀다. 기술의 발전은 더뎠고 자본은 부족했기 때문에혁신이라고 하면 성장을 견인하는 힘보다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투자를 통해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해됐다. 게다가 사업 범위 자체도 작았다. 조직의 규모가 작았기 때문이다. GM이나 듀폰이 아닌 작은 정비소나 대장간이 동등한 입장에서 하는 거래가 전부였다.

그러나 알프레드 챈들러(Alfred Chandler)가 저서 <보이는 손(The Visible Hand)>에서 설명했듯 산업화는 기업 규모를 유례없는 수준으로 키웠다. 생산자들은 시장을 독점하며 생산량을 줄이고 가격을 높여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 이들의 힘이 너무 강력해지자 사회는 반격을 가했고 법적 조치로 독점이 깨졌다. 그러나 독점이 붕괴되고 경쟁이 보장되면서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신생 기업들은 같은 방식으로 폭리를 취하려는 유혹에 빠졌고 서로 은밀한 신호를 주고받고 담합을 하면서 2∼3개의경쟁기업이 시장을 나눠 갖는 과점의 형태를 이뤘다. 다수의 산업에서 이들은 규모와 힘을 키웠고 시장뿐만 아니라 정책까지 흔들 수 있는 영향력을 갖게 됐다.

오늘날 미국 경제에서는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소위자유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 이미 시장을 장악한 기업이 더 많은 힘을 갖도록 도와주는 기이한 결과를 낳았다. 정말로 경쟁을 원하는 기업은 없다. 모든 기업은 각자지속 가능한 우위를 누리고 싶어 한다. 다시 말해 경쟁의 압박에서 벗어나 높은 수익을 얻고, 자신들의 시간표에 따라 혁신을 추진하고, 졸업 학생 중에서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는 기업에 더 많은 힘을 준다고 해서 경제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 대신 일어나는 현상이 바로유사 경쟁(pseudo-competition)’이다. 이동통신 기술을 살펴보자. 통신업체는 그렇지 않지만 적어도 이동통신은 혁신 가도를 달리는 산업이다. 2009년만 하더라도 버라이존은 37억 달러를, AT&T 31억 달러를 광고비로 지출했다. 이들은 광고를 통해 무슨 메시지를 전달했는가? 한번 잘 생각해 보자. 도대체 무슨 얘기를 전달하려고 그렇게 많은 돈을 썼을까? 각사의 메시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이 상대보다 더 좋고 빠르고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현미경으로 자세히 봐야 해독할 수 있는 데이터를 근거로 내세웠다. 이들이 광고에서 내세웠던 수치에는 눈에 띄는 패턴이 있었다. 수입이 가입자 1인당 연 35달러로 비슷한 수준이라는 사실이다. 반면 인도 이동통신 업체 바르티 에어텔(Bharti Airtel)은 매년 가입자가 수천만 명씩 늘어나고 있는데 가입자의 1인당 매출은 연간 15달러 미만이다.

버라이존과 AT&T가 담합을 했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경쟁에 집착하는 미국 기업 문화가 새로운 경쟁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는 데 엄청난 돈을 지출하며 과점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그 결과 사라지는 것이 바로 혁신이다. 전형적인 줄달음 진화에서는 경쟁이 시장의 활력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착각해 오히려 활력을 좀먹는 선택을 내리고 만다.

과점 형태의 경쟁 구도가 여러 산업으로 퍼져가면서 경쟁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집착은 이제 그 의미를 잃었다. 이는 긴밀하게 연결된 세상에서 풍부한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실패로 만들고 있는데 이 새로운 혁신의 원천이 바로협업(collaboration)’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엑스박스(Xbox) 360 게임기에 탑재한 기능 키넥트(Kinect)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살펴보면경쟁에서협업으로 초점을 옮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키넥트는 3D 감지 신기술을 적용한 상품이다. 그래서 게임기는 컨트롤러 없이도 테니스 스윙을 비롯한 어떤 동작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키넥트는 음성 명령을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로봇 기술이나 다른 기술 분야의 발명가들이 키넥트를 이용할 수 있다면 엄청난 가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소비자 가격 면에서 그렇다. 문제는 MS가 키넥트 기술에 대한 전면적 권리를 가지기 때문에 다른 개발자들은 이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키넥트 기능이 들어간 엑스박스 360이 출시되던 날, 오픈 소스 하드웨어업체 아다프루트 인더스트리(Adafruit Industries)의 카리스마 넘치는 해커 출신 리더 리모르라드야다프라이드(Limor ‘Ladyada’ Fried)는 키넥트 해킹에 성공해서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에 공개하는 사람에게 1000달러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MS는 경쟁 강박에서 비롯된 무조건적 반사 반응을 보였다. 허가 없이 키넥트를 사용하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대응한 것이다. 그러나 프라이드는 오히려 상금을 두 배로 올렸다. 48시간 안에 키넥트의 코드가 온라인에 공개됐고 전 세계 혁신가들은 키넥트 센서를 이용해 X-레이를 해독하거나 동굴 지도를 만들어내는 놀라운 애플리케이션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러자 MS는 이전의 자세를 바꾸어 개방성의 이점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하는 것이 사회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사의 사업 기회도 확장시켜준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들은 소식에 의하면 일본의 한 연구팀이 키넥트 기술을 이용해 로봇 맹인견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줄달음 진화의 고삐를 당겨라

시각을 조금만 바꾸면 자본주의는 보다 폭넓은 사회적 목표를 반영한 우선순위를 반영해 올바른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선택받기 위한 건전한 경쟁 또한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적응을 통해 계속 번성할 수 있다. 이제까지 자본주의의 핵심이라고 여겼던 경쟁이 사실은 그렇게 중요한 우선순위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고 생각해 보자. 위키피디아(Wikipedia)나 리눅스(Linux) 같은 노력들이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경쟁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계속해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더 이상 가장 중심에 군림하지 않고 협업에 그 자리를 내줄 것이다. 재정적 이익 추구 또한 자본주의의 영혼은 고사하고 중심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 깨닫는다면 어떻게 될까? 자본주의의 우선순위가 가치 창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으로 돌아간다면 어떨까? 재정적 수익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종류의 가치 추구와 손쉽게 조화될 수 있는 방식이 만들어질 것이다.

쉬운 말처럼 들릴지 몰라도 사실 그런 관점 변화는 쉽게 이뤄지는 게 아니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은 저서에서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설명하면서 그렇게 할 충분한 이유가 있더라도 기업의 습관적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기업 하나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도 힘든데 경제 전반, 더 나아가 G7 국가의 자본주의 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보자.

기쁘게도 경제학자 폴 로머(Paul Romer)가 이런 변화의 규모에 대해 연구 중이다. 그는 경제 구조가 오직 두 가지 이유에서만 변한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기술의 발전이다. 이를 통해 투입과 산출의 관계가 변화하고 새로운 기술이 요구되면 그 결과 경제 주도권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얼음이 향료를 대신해 식품을 보존하고 타이어 소재로 합성 고무가 발명됐을 때 인도네시아가 겪었던 변화를 생각해 보자.) 두 번째는 규제의 변화다. 로머는 채무자를 처리하는 규제의 변화를 예로 든다. 예전에는 빚을 갚지 못하고 파산하는 채무자가 있으면 범죄자 취급하며 감옥에 보냈다. 그러나 지금은 파산 법원에서 이들이 재무 상태를 구조조정하도록 한다. 인과응보를 통한 정의 실현을 주장하는 곳에서는 이런 변화를 명백한 변화로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는 관련된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이득이 되는 변화였다. 매몰 비용이 생겼을 때 이들을 구금하기 위해 더 많은 사회 자원을 낭비하고 이들에게 변제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는 것보다 이들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사회에도 훨씬 생산적이다.

로머와 크리스텐슨은 같은 원칙을 내세운다. ‘사람들은 자신이 익숙해진 규칙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둘 다그린필드(green field)’, 즉 새로운 분야에서 변화를 먼저 시작할 것을 권고한다. 크리스텐슨이 말하는 그린필드는 기업의 연구개발이다. 로머는 현재 미개발 상태인 토지에 적합한 법적 시스템을 갖추고 이제껏 가장 효과적이라 인정받은 모범 관행을 적용한차터 시티(Charter City)’를 개발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 중이다. 페이팔(PayPal) 창립자 피터 시얼(Peter Thiel) 또한 자체적인 사회정치사법 시스템을 갖추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 해상 도시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이를 연구하는 시스테딩 연구소(Seasteading Institute)를 설립했다.

이들 혁신가는 개별적으로 거대한 시스템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 새로운 그린필드를 찾거나 만드는 방식을 구상했다. 그러나 이들이 찾는그린필드의 조건을 갖추면서 그보다 훨씬 더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안이 있으니 바로 신흥 경제국이다.

 

자본주의 환경 변화

신흥 경제국이 거대한 공터와 같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이들은 정보화 경제에 적합하면서도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칠 만한 새로운 규칙들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브릭스(BRIC) 국가들, 그리고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규정한넥스트 일레븐(Next Eleven)’ 국가들을 생각해 보자.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이들 15개 국가의 경제는 22% 성장했다. 같은 기간 G7 국가의 경제 성장률은 1%였다. 2000년에는 전 세계 GDP 75% 이상을 선진국이 차지했다. 그러나 2050년에는 이들의 비중이 32%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동통신망을 통한 각국 간 연결성은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다. 국민 100명당 85개의 휴대전화 사용은 G7 국가의 통계 같지만 그렇지 않다. 신흥 경제국의 수치다. (G7의 경우 100명당 109대다.) 다시 말해 신흥 경제국의 정보 접근성과 정보 활용 기회가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계 인구는 2050년까지 총 30억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증가는 성장을 촉진하는 또 하나의 요소인데 이 중 선진국의 인구 증가는 9000만 명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신흥국 경제는 어떤 경제 모델을 받아들일까? 10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식 시장경제체제를 기반으로 한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 IMF를 비롯한 서구의 각종 기관들을 통해 규제 없는 효율적 금융 시장을 내세워 개도국에 청사진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아무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이제 서구의 모델은 외면받고 있다. 그 자리를 대신해서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신흥 경제국이 스스로 선택할 문제다. 그래도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를 예측해 보면 다음과 같다.

산업형 생산은 농업 경제와 다른 새로운 규칙을 가져왔다. 대량 생산을 위한 시설 및 장비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했기 때문에 노동의 조직 및 회계 방식 등이 크게 달라졌다. 그렇게 해서 야간 근무와 표준원가계산, 차이 분석, 예산 설정은 기업 문화의 일부가 됐다. 그러나 정보 기반 생산 체제는 이와 다르다. 제품과 달리 정보는 한정된 재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보는 다수의 사람이 동시에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신발처럼 경쟁을 통해 획득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시장 경제에서는 부족한 자산이 있을 때 암묵적으로 경매를 통해 경쟁업체끼리 가격을 설정한다. 그러나 위키피디아에 올라온 정보는 모두를 위한 정보다. 이것이야말로 산업경제 시대 뿌리를 내린 기존 방식과 정보화 시대 소비자가 벌이는 싸움의 정수다. 산업화 시대의 관행은 채무자 구금처럼 미래에는 아무 의미 없어질 지적재산권법을 유지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자본주의가 어떻게 줄달음 선택의 속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살펴보자. 자본주의자들은 돈을 좇게 돼 있다. 어디에 사상의 근원을 두고 있든 이들은 결국 세계 경제 성장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신흥 경제국에서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경제가 상당히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신흥 경제국은 곧 현대적 인프라를 필요로 하게 된다. 사람들이 상당히 젊기 때문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서구 선진국보다 디지털 문화에 빠르게 익숙해질 것이 분명하다. 이들은 정보화 시대를 규정할 경제 법칙을 발견하겠지만 서구 경제에서는 당연하게 여기던 전제사항, 다시 말해 이 기사에서 표현한 두 개의 줄달음 선택에 얽매여 선택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은 신기술을 온전히 수용하는 선도국이 돼 이를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이들에게는 그만큼의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만든 규칙은 곧 전 세계로 확대될 것이다.

이들 신흥 경제국이 자본주의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글로벌 기업에 저렴한 노동력을 공급하거나 이들 기업의 매출을 증가시켜 줄 흥미로운 시장이기 때문이 아니다. 신흥 경제국은 정보기술 시대에 적합한 경제 구조를 우리 앞에 보여줄 것이다.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주체를 통한 교역이 점차 증가하고 이들이 거두는 새로운 성공을 측정해 교훈을 도출할 새로운 메커니즘이 만들어진다. 자본주의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지나친 집착에 무릎 꿇지 않으리라 믿는 우리는 자본주의의 성과를 보여주는 새로운 지표를 찾고 이를 공유해나갈 것이다. 함께한다면 우리 모두는 자본주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암컷 공작새와는 다른 존재다.

 

번역 |우정이 woo.jungyi@gmail.com

 

 

 

크리스토퍼 마이어 (Christopher Meyer) 모니터 탤런트(Monitor Talent)의 창립자.

줄리아 커비 (Julia Kirby) <HBR> 선임 기자.

이들은 <태양 위에서: 신흥경제국 자본주의의 폭발적 성장이 가져올 변화(Standing on the Sun: How the Explosion of Capitalism Abroad Will Change Business Everywhere)>를 공동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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