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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Mention It: How 'Undiscussable' Can Undermine

“토론금지”… 입을 막는 회사는 망한다

김현정 | 106호 (2012년 6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MBA스쿨의 온라인 매거진 <Knowledge@Wharton>에 실린 ‘ Don’t Mention It: How ‘Undiscussables’ Can Undermine an Organization’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고 나면 제대로 행동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그 누구도 어린 소년들을 성적으로 학대한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풋볼 코치 제리 샌더스키(Jerry Sandusky)의 잘못을 파헤치기 위해 적극 노력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MF 글로벌 홀딩스(MF Global Holdings) 직원 중 그 누구도 고객이 맡긴 12억 달러가 사라지기 전까지 무언가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까? 올림푸스(Olympus) 직원 중 그 누구도 수십 년 동안 17억 달러 규모의 회계 부정이 저질러진 사실을 폭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와튼 MBA스쿨의 존 R. 킴벌리(John R. Kimberly) 경영학 교수는 위에서 언급한 스캔들을 비롯한 각종 스캔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침묵의 공모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한 분위기가 만연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이 명확하게 공개된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과거에 어떻게 대처를 했어야 옳은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제3자인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행동이 옳은지 한층 명확하다. 하지만 기업이 아무리 좋게 보더라도 성과를 저해하는 것이 틀림없고 최악의 경우 조직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는 내부 문제를 간과하는 경우는 셀 수 없이 많다.
 
와튼 MBA스쿨 교수진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폭로하는 것이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별하는 것보다 한층 복잡하다고 말한다. 조직 내부자들이 문제를 명료하게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혹은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두려움 때문에 그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때도 있다.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사람이 무시당하거나 오해받을 수도 있다. 리더가 터부시되는 문제를 직시하지 않으면 조직이 변화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유타대(University of Utah) 데이비드 에클레스 경영대학원(David Eccles School of Business)에서 조직 내 윤리를 연구하고 있는 크리스틴 스미스-크로(Kristin Smith-Crowe) 경영학 교수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내포돼 있는 도덕적 의미와 자기자신을 분리시키기 위한 수많은 방법을 찾아낸다고 설명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일이라는 확신을 바탕으로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거나 그 어떤 부정적인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자신의 대응 방식을 합리화하는 사람도 있다. 스미스-크로는 “사람들이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반드시 문제를 명확하게, 혹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는 경우가 있다. 조직 내부자가 거리낌 없이 문제를 지적한다 하더라도 간부들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예: 충성스럽지 못한 행동이나 권위에 대한 도전, 문제를 일으키는 행동에 대한 질책)이 돌아오면 뒤늦게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게 되는 것이다. 스미스-크로는 “옳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행동하지만 상사들은 마치 문제를 지적한 사람이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며 “따라서 사람들이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지나칠 정도의 도덕성, 초인적인 태도’
 
펜실베이니아대 철학 교수이자 와튼 MBA스쿨의 법학 및 비즈니스 윤리 교수인 크리스티나 비치에리(Cristina Bicchieri)는 “조직 내에서 누군가 내 눈 앞에서 정말 나쁜 일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사람들은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문제에 대한 자신의 해석에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비치에리는 “사람들은 망설이게 된다”며 “다른 사람에게 지나칠 정도로 도덕적이며 초인적인 방식으로 행동할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집단 역학도 작용한다. 특히 집단의 규모가 작을 때는 집단 역학의 영향력이 커진다. 비치에리는 “집단 구성원들이 친밀하고 구성원 간의 관계가 긴밀할수록 문제를 일으키고픈 욕구가 줄어든다”고 지적한다. 집단을 망치고 싶지 않다는 욕구가 강해지면 실제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잘못된 확신을 갖게 될 수 있다. 특히 상황이 애매모호할 때 그럴 가능성이 크다.
 
명백하게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집단 충성심으로 인해 집단 구성원들이 서로를 보호하게 될 수도 있다. 와튼 MBA스쿨에서 법학 및 비즈니스 윤리를 가르치는 에이미 세핀월(Amy Sepinwall) 교수는 이라크에 파견된 미군 사령관에 대해 “처벌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처벌을 하지 못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세핀월이 언급한 사령관은 자신의 지휘를 받는 부대원들이 여러 명의 이라크 시민을 다리 아래로 던져 그중 1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군 조사관들이 의문을 제기하자 사령관은 문제의 병사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기보다 이들을 보호하는 데 좀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두는 듯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세핀월은 “생산성을 높이는 데 충성심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충성심은 미덕의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충성심은 매우 더딘 속도로 서서히 퍼져나가 과도한 보호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와튼 위험 관리 결정 프로세스 센터(Wharton Risk Management and Decision Process Center)의 관리이사 어원 미셸-케르잔(Erwann Michel-Kerjan)은 사람들이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문제의 징후가 미묘한 탓에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가령 화학 처리 공장이 작업 현장의 청결 문제와 관련해 조사를 받던 중 경고를 받았을 수도 있다. 혹은 그후에 트럭 운전수의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경고를 받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중 어떤 사건도 경보를 울리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공장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로 여러 명의 직원이 사망한 후에야 이와 같은 ‘약한 신호(weak signal)’가 이 회사가 안전 기준을 무시했다는 증거가 됐다. 그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나서 과거를 헤집어보며 ‘신호를 알아차렸어야지’라고 말을 하는 것은 너무도 쉬운 일이다”라고 말한다.
 
시간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문제를 목격했으나 침묵을 지켜온 사람이 문제에 관한 정보를 간직한 채 회사를 관두거나 퇴직할 수도 있다. 침묵하는 목격자를 대신해 일을 하는 사람은 입사 후 짧은 기간 내 회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따라서 무언가가 잘못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미셸-케르잔은 스캔들은 “하룻밤 새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이런 위험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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