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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borating With Customer Communities: Lessons From the Lego Group

레고: 고객이 더 신나서 혁신을 만들어 줬다

윤 미 안토리니(Yun Mi Antorini),토어모드 아스킬드센(Tormod Askildsen),알버트 M. 뮤니츠 주니어(Albert M. Muniz, Jr.) | 106호 (2012년 6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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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2012년 봄 호에 실린 오르후스대 비즈니스 의사소통 조교수 윤 미 안토리니(Yun Mi Antorini), 드폴대 마케팅 부교수 알버트 M. 뮤니츠 주니어(Albert M. Muñiz, Jr.), 레고 그룹 지역사회 참여 및 행사 담당 수석 책임자 토어모드 아스킬드센(Tormod Askildsen)의 글 ‘Collaborating With Customer Communities: Lessons From the Lego Group’을 번역한 것입니다.
 
고객 중심적인 기업들은 시장이 갖고 있는 경험과 통찰력을 이해한 다음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를 미래의 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1 하지만 수천 명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자사 제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수백 명의 사용자가 자사의 R&D 부서 역할을 하며 밤을 지새고 주말을 쏟아부을 준비가 돼 있으며 그럴 의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어떨까? 덴마크 빌운트에 위치한 유아용 조립 장난감 제조업체 레고그룹(Lego Group)에는 이처럼 사용자 커뮤니티(비단 어린이뿐 아니라 오랫동안 레고 장난감을 사용해 온 수많은 성인 포함)와 밀접과 관계를 구축하는 게 요원한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레고 사용자들은 오래 전부터 혁신을 주도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혁신을 공유해 왔다. 인터넷 덕에 이런 활동이 한층 수월해졌다. 레고를 사랑하는 성인 팬들이 레고 제품 혁신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레고 관리자들은 성인 팬들이 제안하는 아이디어 중 일부만이라도 레고의 핵심 표적 시장인 어린이용 완구에 반영하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2005년, 레고는 자사의 제품을 사랑하는 팬들과 신속하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접촉하는 데 도움이 되는 대사 프로그램(Ambassador Program)을 도입했다. 레고의 대사 프로그램은 양측에 상당한 가치를 안겨줬다.
 
* 레고그룹은 대사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 새로운 비즈니스 관계를 얻을 수 있다. 레고 경영진은 모든 것을 사내에서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사실 레고는 장기 고정비용을 감내하지 않고도 새로운 시장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낸 셈이다.
 
* 성인 팬들은 협력을 통해서 레고의 비즈니스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레고가 10대와 성인을 목표로 하는 제품을 개발하도록 장려했다. 레고가 자사 제품과 관련이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지지하기로 결정한 경우도 있었다.
 
레고는 시행착오를 통해 사용자와 수익성이 높고 상호 이익에 도움이 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한층 명확하게 이해하게 됐다. 지금부터 필자들은 레고의 사용자 커뮤니티가 등장한 과정, 사용자 그룹에 관여하기 위한 경영진의 노력이 발전해 온 과정, 레고가 사용자 그룹과의 성공적인 상호작용을 위해 만들어 낸 핵심 원칙 등을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연구 내용’ 참조.)
 
연구내용
성인 레고 팬들 사이의 커뮤니티 발달 상황 및 사용자 혁신을 연구하고 외부 커뮤니티와의 협력에 있어서 레고가 어떤 경험과 관행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필자들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여러 지역에서 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필자들은 북미, 덴마크, 독일에서 개최된 8개 회의에 참석했다. 각 회의에 50∼400명 정도의 성인 레고 팬이 참석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자신이 이뤄낸 혁신을 소개하며 프레젠테이션, 워크숍, 경연대회, 경매, 원탁 회의 등에 참여했다. 또한 필자들은 덴마크 빌운트에 위치한 레고 사무실과 레고랜드(Legoland) 공원을 방문하고 매달 열리는 레고 사용자 그룹 회의와 레고 쇼핑 여행 등 소규모 지역 행사에 참여해 성인 레고 사용자들을 관찰했다. 필자들은 통틀어 85시간 동안 레고 사용자들을 관찰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180쪽에 달하는 현장 보고서를 작성했다. 뿐만 아니라 총 2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촬영하고 454장의 사진을 수집했으며 레고 팬들이 만들어낸 물리적인 자료들(예: 행사 프로그램, 이벤트 티셔츠, 이름표, 포스터, 잡지)을 포함한 파일을 관리했다. 필자들은 커뮤니티 포럼 및 인터넷 사이트에서 성인 레고 사용자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회원들이 레고 사용자 그룹 네트워크(Lego User Group Network) 루그넷닷컴(Lugnet.com)에 업로드한 파일을 수집했다. 포럼에서는 커뮤니티 회원 자격, 레고 취미 활동 및 취향, 성인 레고 사용자의 혁신과 관련된 관행 등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필자들은 더블 스페이스 방식으로 작성된 총 1016쪽의 자료를 수집했다.
 
그와 더불어 필자들은 25건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여러 차례 비공식적 인터뷰를 가졌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인터뷰를 진행한 적도 있고 e메일이나 전화를 이용해 인터뷰를 한 적도 있다. 대면 인터뷰나 전화 인터뷰는 대개 1∼2시간 정도 진행됐다.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공동 저자 중 본 논문에 대한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수석 책임자는 덴마크 레고 사용자 그룹(Danish Lego User Group)의 일원이 됐으며 북미 지역 성인 사용자 회의에 여러 차례 참석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원탁 회의를 주도했다. 본 논문에 기술돼 있는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커뮤니티 행사 및 온라인 포럼에서 성인 사용자들과 이미 공유한 것들이다. 연구 내용을 공유한 덕에 커뮤니티 참가자들로부터 연구 결론에 대한 의견을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필자들은 레고 직원들이 사용자들과 의견을 교류하는 커뮤니티 웹 페이지의 데이터와 레고닷컴(Lego.com), 레고 대사 프로그램과 관련 있는 사용자 커뮤니티 사이트에 기록돼 있는 글을 수집했다. 이 데이터는 필자들이 사용자 커뮤니티, 커뮤니티 구성원들을 연결시켜주는 요인, 사용자 혁신 및 이들이 기여하는 욕구, 레고가 얻은 교훈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됐다.  
 
 
레고 사용자 커뮤니티의 등장
 
레고는 수십 년 동안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블록을 개발해 왔다. 어린이들은 혼자 레고를 갖고 놀거나 몇몇 친구들과 함께 레고를 갖고 논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들이 점차 성장하면 더 이상 레고 제품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먼저, 레고가 레고 스타워즈(Lego Star Wars), 레고 마인드스톰(Lego Mindstorms) 등 좀 더 연령대가 높은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새로운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둘째, 인터넷 덕에 사람들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서로 연결됐고 그 결과 수많은 성인들이 다시 레고 놀이에 빠져 놀이 경험을 진지하고 어려운 성인용 취미생활로 변모시켰다. 1999년 무렵에는 11개에 이르는 레고 사용자 그룹이 생겨났고 대부분은 북미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2006년이 되자 이런 추세가 전 세계로 확산돼 60개가 넘는 레고 사용자 그룹이 생겨났다. 2012년 2월경에는 사용자 그룹의 수가 150개를 넘어섰고 전 세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성인 팬의 수도 10만 명을 넘어섰다.
 
성인 레고 사용자들은 혁신을 위해 레고 제품 라인, 레고의 가능성, 레고의 한계 등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와 지식을 적극 활용했다. 예를 들어 레고 사용자들은 완전히 새로운 전략 게임과 새로운 모듈 설계 기준, 전문화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와 같은 사용자 제작 혁신(user-created innovations)으로 레고 놀이 경험이 확대됐으며 뉴미디어 및 가상 미디어에서 레고 제품이 등장하게 됐다. 또한 이런 현상 덕에 과거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창의적인 가능성이 생겨났다. 혁신은 혁신을 추진하는 사람에게 가치를 안겨주며 한층 심도 깊은 커뮤니티 참여2 를 이끌어내고 커뮤니티에 활력3 을 불어넣기도 한다.
 
1995년에 도입된 옥질라(Auczilla)라는 이름의 서비스 혁신을 생각해 보자. 옥질라 서비스 덕에 많은 성인 팬들을 포함한 레고 사용자들은 온라인에서 자신이 원하는 수량(대량 구매도 많음)의 레고 조각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옥질라의 뒤를 이어 2000년에 등장한 브릭링크(BrickLink)는 5800개가 넘는 온라인 매장을 통해서 레고 조각을 판매한다. 레고 세트와 레고 부속품이 거래되는 최대 규모의 유통 시장인 브릭링크에 등록된 회원 수는 약 20만 명에 이르며 거래를 위해 등록된 레고 부속품의 숫자는 1억3400만 개가 넘는다.
 
성인 레고 팬들은 레고 모델 설계를 위한 좀 더 선진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초기 사례로 1995년에 출시된 프리웨어 CAD 프로그램 엘드로(LDraw)를 들 수 있다. 엘드로를 이용하면 마치 건축가와 산업 설계사가 전문적으로 CAD 프로그램을 활용하듯 컴퓨터 사용자가 직접 모델을 설계하고 해당 설계를 공유하기 전에 레고 부품을 활용해 설계를 개발, 시험, 제작, 문서화할 수 있다. 엘드로 개발자 제임스 제시먼(James Jessiman)은 1997년에 사망했지만 엘드로가 레고 커뮤니티에 미친 영향은 지금껏 지속되고 있다. 지금은 엘드로 도구를 윈도, 매킨토시, 리눅스 운영 체계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엘드로 사용자들은 설계에 이용된 레고 부품 목록을 브릭링크 사이트에 등록돼 있는 온라인 매장으로 전송하고 데이터를 전달받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엘드로 사용자들은 모델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부품을 정확히 찾아내고 주문할 수 있다.
 
성인 팬들은 자신을 비롯한 레고 사용자들이 한층 고무적이고 신나며 도전적인 레고 경험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백 건의 작은 개선을 이뤄냈다. 예를 들어 사용자 혁신 덕에 레고 미니 인형을 원하는 모양으로 제작하고 개인의 관심사를 적극 반영한 주제를 만들며 독특한 표현 및 기능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레고 조각들을 조합할 수 있게 됐다.
 
레고 팬들이 이뤄낸 혁신은 레고 구조물을 쌓는 방식을 개선하고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됐다. 뿐만 아니라 레고가 자사 제품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과 잘 어울리는 새로운 레고 사용법을 도입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성인 팬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MOCpages.com(직접 만든 레고 작품을 공유하기 위해 팬들이 사용하는 여러 사이트 중 하나)에 30만 개가 넘는 레고 작품을 업로드했으며 450만 개가 넘는 사진과 그림, 조립 방법을 온라인에 개재했다. 뿐만 아니라 성인 팬들은 레고를 활용해 수천 개의 영화를 촬영한 다음 유튜브(YouTube)에서 영상을 공유했다. 가장 많은 인기를 끈 5개 작품의 총 시청 누적 횟수는 6400만 건이 넘었다.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된 팬들의 활동은 누구나 이용 가능한 무료 아이디어로 그득한 방대한 도서관으로 이어졌다.
 
 
레고는 사용자 그룹과의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켰을까
 
레고는 과거 자사 제품 및 지적 재산을 엄격하게 통제하며 극도로 공개를 꺼리는 기업이었다. 레고의 공식적인 입장은 “우리가 요구하지 않은 아이디어는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프로그램을 짜 맞춤형 로봇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로 구성된 레고 마인드스톰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 1990년대 말부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준 높은 사용자들은 마인드스톰 코드를 해킹해 새로운 방식으로 조작할 방법을 찾아낸 후 독립 웹사이트에서 자신이 찾아낸 내용을 공개했다. 레고 경영진은 해커들을 상대로 소송을 벌일지, 사용자들이 협력해 신제품 및 새로운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도록 장려할지 결정해야 했다. 레고는 소송을 진행하면 많은 돈이 드는데다 소송 자체가 꽤 어려울 것이 틀림없지만 사용자들과 협력하면 상당한 장점이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레고 직원 가운데는 성인 사용자들과의 협력이 효과가 있을지 의구심을 품는 사람이 많았다. 어쨌든 성인 사용자 중 상당수는 레고가 주로 목표로 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제품을 설계하는 법을 전혀 모르거나 아예 어린이용 제품 설계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상황을 간단하게 정리하기 위해 레고는 소수의 직원들로 팀을 꾸려 팬들이 내놓은 의견이 레고의 마케팅 목적과 부합하는지 검토하는 역할을 맡겼다. 레고 사내에서 팬들의 의견을 검토하는 절차는 몇 년 동안 지속됐다. 한편 레고는 나날이 치열해지는 경쟁과 재무 손실로 1998년부터 2004년까지 격변기(사용자 커뮤니티 활동과는 무관)를 겪었다.
 
2004년에 신임 CEO 외르겐 비 크누드스토르프(Jørgen Vig Knudstorp)를 고용한 레고는 자사와 사용자 커뮤니티 간의 관계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돌아보고 레고라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2001년에 레고에 입사한 크누드스토르프는 협력은 확실한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결론을 다소 신속하게 내렸다. 크누드스토르프는 2005년에 열린 북미 사용자 대회에서 “우리는 사용자 커뮤니티와의 대화를 통해서 혁신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같은 크누드스토르프의 연설을 기점으로 레고는 개방성과 협력(그리고 레고 부품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혁신적인 제품)을 위해 새롭게 노력을 경주하기 시작했다.
 
크누드스토르프가 레고의 CEO 자리에 앉을 무렵 성인 사용자들이 시작한 혁신 중 상당수가 어린이들의 설계 역량을 벗어나는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어린이들의 활용 역량을 벗어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고위급 관리자가 점차 늘어났다. 예를 들어 레고 부사장 쇠렌 룬드(Søren Lund, 당시 레고 마케팅 이사)는 2005년에 도입된 레고 팩토리(Lego Factory) 세트 설계에 성인 레고 팬의 기여를 장려하기 위해 커뮤니티의 연락 담당자와 밀접하게 협력했다고 이야기했다. 룬드는 “우리의 목적은 레고 팩토리 설계에 가능한 커뮤니티 프로젝트의 성질을 부여하는 것이었다”고 이야기한다.4 이를 위한 레고의 노력은 2004년 3월에 시작됐다. 당시 레고는 성인 팬들로 구성된 팀에서 리더를 선발했고 성인팀 리더는 사용자들이 설계를 공유할 수 있도록 안전한 포럼을 개설했다. 룬드는 단 몇 주 만에 팬들의 활동 수준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하며 “사용자들이 내놓은 설계의 질이 매우 우수해 압도되고 말았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룬드는 이 프로젝트의 성공이 “레고 내의 개발 조직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레고는 대사 프로그램을 통해 성인 팬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공식화했다. 다양한 레고 사용자 그룹에서 선발된 대표들은 레고 관리자들이 열렬한 성인 팬들과 접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신속하고 직접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레고 관리자들은 사용자 그룹 대표들을 통해 신제품이나 마케팅 아이디어를 갖고 있을 수도 있고 현재 개발 중인 제품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 관심이 있을 수도 있는 성인 팬들과 접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그룹 및 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은 레고에 상당한 이익을 안겨줬다. 레고의 팬들은 에너지와 아이디어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제품의 초점을 수정하는 데도 기여했다. 예를 들어 레고가 사용자가 직접 프로그램을 짤 수 있도록 고안된 획기적인 제품 레고 마인드스톰의 신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던 2004년, 기술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던 사용자들은 레고 경영진에게 다양한 센서를 활용한다면 신제품을 통해 좀 더 많은 설계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레고 사용자들이 이뤄낸 혁신 사례’ 참조.) 시간이 흐른 후 개발팀에 참여했던 사용자 중 한 사람인 존 반스가 하이테크 센서 제조업에 몸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레고는 반스가 운영하는 회사와 협력했고 그 결과 마인드스톰 NXT와 12 종류의 고급 센서를 결합시킬 수 있었다. 결국 고급 센서 덕에 전 모델에 비해 마인드스톰 NXT의 기능이 대폭 향상됐다. 물론 마인드스톰 NXT에 부착된 센서를 설계하고 생산한 것은 반스가 운영하는 회사였지만 마인드스톰 NXT에 들어가는 센서는 레고의 온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됐다. 마인드스톰 NXT용 센서는 독립 판매업체가 제조하며 오직 레고 제품에만 들어가는 최초의 부품이 됐다. 반스의 참여가 없었더라면 레고는 별도의 센서를 개발하고 판매하기 위한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 근거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마찬가지로 레고의 성인 팬들은 레고가 건축학적으로 중요한 건물들을 모형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라인을 비롯해 새로운 제품 라인 및 유통 전략을 발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레고는 이런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 백악관(White House),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 Gate),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펜실베이니아에 지은 유명 주택 폴링워터(Falling-water) 등의 건축물을 표현하기 위해 시카고에서 활동하는 건축가이자 열정적인 레고 팬인 애덤 리드 터커(Adam Reed Tucker)와 긴밀하게 협력했다. 시카고에서 유명 건축물 모형을 판매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범적으로 진행한 후 레고는 현재 박물관, 기념품 가게, 서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 세계에서 다양한 건축물 모형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레고 경영진은 헌신적인 사용자들과 협력한 경험과 그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어떤 환경에서 사용자들과 긴밀하고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는 그럴 수 없는지 나름대로의 관점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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