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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Freelancers to Telecommuters: Succeeding in the New World of Solitary Work

프리랜서 …재택근무… 홀로 일하는 세상 생존법

김현정 | 86호 (2011년 8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의 온라인 매거진 에 실린 ‘ From Freelancers to Telecommuters: Succeeding in the New World of Solitary Work’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경기침체 후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double dip) 현상이 나타나고 비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업들이 재고용을 꺼리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북적대는 사무실을 떠나 홀로 일을 하게 됐다. 프리랜서에서 재택근무자, 해고를 당한 후 임시로 일을 하는 직원에 이르기까지 집안 구석, 차고 내 공간, 개인 사무실, 동네 커피숍 테이블 등에서 매일 회사에 보고를 하는 미국인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이런 근무환경을 꿈꿔왔던 사람도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이런 변화를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와튼 경영대학원의 모리스 슈바이처(Maurice Schweitzer) 운영·정보관리 교수는 “주위의 모든 사람이 일을 하고 있으면 일을 하고픈 욕구를 느끼기가 좀 더 쉽다”며 “사무실이 없으면 직접 그런 체계를 통째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설명한다.
 
홀로 일하는 근로자가 업무 환경을 재현해내려면 단순히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구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와튼 경영대학원을 포함한 여러 기관의 전문가들은 홀로 일을 하는 근로자들은 전문가로서의 이미지, 네트워킹 기회, 훈련, 일일 동기부여 등에 대해 한층 커다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중요한 사회적 관계와 더불어 경력을 발전시켜나갈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기업도 이와 같은 격차를 주의해야 한다. 직원들이 사무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일을 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는 건 틀림없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외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간에 적절한 연결이 이뤄지지 않아 의사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생산성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홀로 일을 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뉴욕의 프리랜서 노동조합(Free lancers Union)은 독립 근로자가 미국 전체 근로자의 약 30%를 차지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회사에 소속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은 이 숫자에 포함돼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프리랜서, 시간제 근로자, 컨설턴트, 독립 계약자, 조건부 근로자, 임시 근로자, 자영업자 등 수많은 독립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한다.
 
 와튼 경영대학원의 전문가들은 동료들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으면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도전을 받게 된다고 지적한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 중 하나는 일부 근로자들이 물리적인 사무실이 없을 경우 일과 놀이 간의 균형을 찾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와튼 경영대학원의 경영학 교수 스튜어드 프리드먼(Steward Friedman)은 리더들이 업무, 사생활, 공동체 의식, 자아 등 총 4개의 영역을 통합하는 방식을 연구해왔다. 그는 “홀로 고립된 채 일을 하면 사람들은 일과 나머지 삶 간의 경계를 관리하는 문제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독립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때보다 집에서 일을 할 때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가정 생활로 인해 업무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주위가 온통 업무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는 활동들로 가득하다. 어떤 일이 중요해졌을 때 그 일에 관심을 집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경계를 만드는 문제와 관련해 한층 강력한 절제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업무와 개인생활을 섞거나 분리하는 방식을 연구해온 와튼 경영대학원의 낸시 로스바드(Nancy Rothbard) 경영학 교수는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많은 경계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경계를 관리하는 방식에 대해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선호도를 갖고 있다. 개인적인 영역과 업무적인 영역 간의 경계가 흐린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업무 영역과 사생활 영역을 통합시키는 쪽을 선호한다. (중략) 반면 업무와 사생활 간의 철저한 분리를 원하는 정반대 유형의 사람들도 있다.” 로스바드는 후자의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이 집에서 일을 하는 것은 ‘재앙(disaster)’이라고 덧붙인다. “재택근무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게 매우 커다란 스트레스를 준다. 집에서 업무를 관리하기가 힘들 것이다.”
 
경력을 정의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
리더십 컨설턴트이자 와튼 경영대학원의 비상근 교수인 모니카 맥그래스(Monica McGrath)는 방해요소로 가득한 커피숍이 아니라 가정 내에서 업무를 위해 마련한 특정한 장소나 공동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맥그래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집에서 일을 할 때 필요한 건 오직 전화기와 책상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경력을 정의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다. 사무실이라는 구조에 소속되지 않은 채 홀로 일을 하는 근로자들은 세탁, 애완동물, 이웃, 구직 중인 친구, 지루함, 다른 유형의 일에 굴복하게 될 수 있다. 물론 직장에서 일을 할 때에도 이 모든 것들이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직장에서 실제로 빨래를 할 수는 없다.”
 
독립 계약자와 프리랜서의 경우 비단 공간의 측면에서뿐 아니라 시간의 측면에서까지 업무와 개인생활의 경계가 무너질 수 있다. 와튼 경영대학원의 경영학 교수 매튜 비드웰(Matthew Bidwell)은 일을 한 시간만큼 돈을 지불 받는 독립 계약자들은 일분일초를 활용하는 방식에 고도로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 오랜 시간 동안 일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IT 부문의 계약 근로자들에 대해 방대한 연구를 진행해온 비드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계약 근로자들이 일을 하지 않고 있을 때 이런 점이 더욱 분명해진다. 무언가 재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 오후 내내 일을 하지 않으면 계약 근로자들은 자신이 얼마만큼의 비용을 치르고 휴식을 즐기는 것인지 쉽게 계산할 수 있다.”
 
돈 문제는 독자적으로 일을 하는 근로자들이 삶의 의미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 스티븐 M. 로스 경영대학원(Stephen M. Ross School of Business)의 수전 J. 애시포드(Susan J. Ashford) 교수는 아무런 조직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 홀로 일을 하는 근로자들이 삶의 목적과 의미에 관한 질문을 더욱 자주 떠올린다고 생각한다. 애시포드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독립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의 자아는 업무와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 그 일에 개입된 사람이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윤이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일을 잘 해내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다독여줄 사람이 없다.”
애시포드는 최근 미국경영학회(Academy of Management)에 제출한 연구에서 홀로 일하는 근로자들을 상대로 근로 의욕을 유지하는 방법에 관한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애시포드는 연구를 통해 홀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 내포돼 있는 의미에 관해 한층 심도 깊은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하실에 있는 자신의 작업장을 피카소의 화실에 비유하는 양탄자 제조업자 등 꽤 풍부한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도 있었다. 제트기 조종석과 비슷한 분위기가 풍기도록 개인 사무실을 꾸며놓은 금융 분석 전문가처럼 자존심을 높여주는 데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면 자금 사정이 좋지 않거나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 때 동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애시포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홀로 일을 할 때에는 조직의 일원으로서 일을 할 때에 비해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의미를 찾는 일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업무를 추진할 때 높은 수준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면 일과 관련된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상의 대면 시간을 창조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 동기를 관리하는 것은 첫걸음에 불과하다. 홀로 일하는 사람들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잘못된 생각과 맞서 싸우는 한편 다른 직원들의 레이더에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노출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클라크대(Clark University)의 사회학 교수이자 <프리랜서 생활을 위한 전문기술 - 신경제하의 계약 전문가(Freelancing Expertise - Contract Professionals in the New Economy)>의 저자인 데브라 오스노비츠(Debra Osnowitz)는 “홀로 일하는 게 정통적이지 않다고 보는 인식이 있다”고 지적한다. 오스노비츠는 프리랜서 작가, 편집자, 프로그래머, 엔지니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출근을 하지 않고 홀로 일을 하는 근로자들은 자신이 맡은 일을 제대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전달하기 위해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다른 동료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은 곧 책임을 지고 명료하게 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묵묵하게 일을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와튼 경영대학원의 경영학 교수 피터 카펠리(Peter Cappelli)도 동의한다. “대부분의 조직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많은 조직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프리미엄이 생겨난다. 독립적으로 일하는 근로자와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그 사람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가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명확한 성과 측정이 어려운 일의 경우에는 그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직장 문제를 연구하는 비영리 조직 월드앳워크(WorldatWork)는 6월에 관련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2008년에는 한 달에 하루 이상 재택근무를 하거나 사무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을 하는 사람의 수가 3370만 명이었으나 2010년이 되자 그 숫자가 262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월드앳워크는 높은 실업률이 수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직업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과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어야 조직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믿음도 이런 현상과 관련이 있다. 총 ‘원격근무자(teleworker)’의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한 달에 1회 이상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근무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2008년 72%에서 2010년 84%로 오히려 증가했다.
 
카펠리는 물리적인 거리로 인해 의사소통 및 훈련 기회의 격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앞으로 발생할 일 등 사무실 내 정치 상황에 대한 감을 잃게 된다. 서로 비슷한 특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는 현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또한 훈련을 받지 못하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손쉽게 접근할 수 없게 되면 기술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과거에 이미 해봤던 일을 담당할 계약업자로 채용된다. 따라서 기술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쓸모 없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부족하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는 근로자들이 업무 관계를 발전시켜 경력을 쌓아나기가 어려워진다. 슈바이처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신뢰를 쌓고 의사소통을 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고 설명한다. 영속적인 업무 관계를 구축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의사소통 방법은 업무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악수, 상대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는 행위, 농담, 사무실에서 나누는 잡담 등이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지 않고 외부에서만 일을 하면 이 모든 의사소통 방식을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사무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을 하면 비업무적인 의사소통 방법이 모두 사라져버린다. 따라서 비업무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모두 활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관계를 구축할 수가 없다.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지 못하면 결국에는 신뢰도 구축할 수 없다.”
 
프리드먼은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부족한 탓에 홀로 일하는 근로자의 업무 네트워크가 시간이 흐를수록 약화되며 업무 네트워크에 내재돼 있는 여러 가지 장점도 사라진다고 지적한다. “사회적 상호 작용의 장점 중 많은 부분을 잃게 된다. 자원 및 인맥 확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우연한 인간관계를 잃게 되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구내식당, 회의실 등에서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명성을 쌓고, 멘토를 찾고,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해주거나 다른 사람의 행복과 성공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진다. 프리드먼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구축하기가 한층 힘들어진다”면서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일을 한다면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 위해 한층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일을 하는 방식은 해당 직원뿐 아니라 홀로 일을 하는 직원의 지원을 받는 팀과 고객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온라인상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거나 오프라인상에서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지 않으면 의사소통의 중요한 부분이 사라질 수 있다. 감정, 조직 문화, 팀 역학 등을 연구하는 와튼 경영대학원의 경영학 교수 시걸 바르세이드(Sigal Barsade)는 “감정이 곧 정보며 감정은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바르세이드는 감정의 절반 이상은 얼굴 표정, 약 3분의1은 어조를 통해서 전달되며 실제로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을 통해서 전달되는 감정은 10% 미만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곧 주로 전화와 e메일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하는 사람들은 완벽한 정보를 습득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르세이드는 그렇다고 해서 재택근무 자체를 중단할 필요는 없다며 대신 경영진이 잠재적인 의사소통 단절을 경계하고 의사소통 단절의 문제를 예방하거나 보상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자신의 성과, 다른 사람들의 성과, 조직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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