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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Brain Science Tells Us About How to Excel

좋은 스트레스는 뇌를 단련시킨다

에드워드M. 할로웰 | 85호 (2011년 7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0 12월 호에 실린 에드워드 M. 할로웰의 글 ‘What Brain Science Tells Us About How to Excel’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필자는 아동정신과 의사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이를 도와달라는 요청에 매일 파묻혀 지낸다. 예를 들어, 최근 만난 토미(가명)라는 아동이 있다. 그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 생활을 힘들어했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격려와 지도도 소용이 없었다. 나는 토미 같은 아동들을 위해 개발한 치료법을 곧바로 활용했다. 먼저 그 아이가 어떤 활동을 좋아하는지(만들기와 기타 연주), 무엇을 잘 하는지(수학, 과학, 음악, 실전 프로젝트) 알아냈다. 그리고 그런 일을 더 많이 하게 했다. 선생님과 충돌이 생기는 수업은 줄이고, 토미가 편하게 느끼는 수업을 더 자주 듣도록 했다. 부모님과 담임 선생님에게는 토미가 멍하니 앉아 있는 수업 대신 창의적인 수업을 듣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벌을 주는 대신 그의 능력을 키우는 어려운 과제를 내달라고 부탁했다. 과제를 줄 때에는 “난 너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거야. 넌 그럴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고 있으니까”라는 메시지를 아이에게 전달하도록 했다. 몇 주가 지나자 토미는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고, 학교에 가고 싶어 안달했다. 선생님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서 토미의 학습의욕이 더 왕성해졌다.
토미의 사례가 이 글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 글의 독자들은 대부분 복잡한 기업 조직을 이끄는 경영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계가 분명히 있다. 직장인의 상당수는 토미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능력과 근무태도로 인정을 받고 있는 마케팅 전문가 메간은 매일 아침 무거운 몸을 억지로 끌고 출근한다. 남을 험담하고 편을 갈라서 배척하는 직장 문화에 염증이 났기 때문이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알렉스는 파트너로 승진이 보장된 뉴욕 굴지의 로펌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일이 싫어 견딜 수 없을 지경이다. 매일 아침 그는 마지 못해 출근 준비를 하고, 억지 미소를 지은 채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루크는 성공한 애완동물 식품 회사의 고위 경영진이다. 그의 회사는 최근 대기업에 인수됐다. 그 후 중소기업만이 가질 수 있었던 회사의 장점은 사라졌고 그는 괴로움에 빠졌다.
이 세 사람은 모두 단절(disconnec tion)이 가져오는 ‘질병’을 앓고 있다. 바이러스처럼 퍼지는 단절은 기업의 활력을 빨아먹는 유령 같은 존재다. 특히 요즘처럼 업무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서는 더욱 그렇다. 새로운 게 낡아지고, 빨랐던 게 느려진다. 민간이 공공 영역으로 바뀌고, 집중에서 분산으로 옮아간다. 충성심은 줄어들고, 진지한 토론은 무의미하게 부서지고, 정책은 진부한 상투어로 전락한다. 이런 상황에서 단절의 질병은 더욱 만연한다. 그렇다면 직원들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30년간 필자는 사람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 데 전력을 다했다. 아동발달 전문가로서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난독증 등의 증상을 연구하고 이런 어려움을 겪는 모든 연령의 사람들을 상담해왔다. 이런 점에서 ‘역량 발휘’라는 주제는 내 경력과도 관련이 깊다. 토미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앞서 말한 3명의 고위 간부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나는 ‘수월성 주기(Cycle of Excellence)’라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수월성주기는 5단계로 이뤄진다. 첫째, 적합한 업무를 정한다. 둘째, 동료와 연대한다. 셋째, 문제를 ‘놀이’의 개념으로 접근한다. 넷째, 도전 과제와 싸우고 이를 극복하며 성장한다. 다섯째, 자신의 성과를 인정받고 능력을 빛낸다.
 
선택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자신과 맞지 않는 업무를 무기력하게 반복하며 살아간다. 이들은 괜한 문제를 일으켜 지금껏 일궈온 것마저 잃을까 두려워한다. 그래서 입을 꾹 다물고 상사가 하라는 일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필자를 찾아온 수백 명의 사람들은 직장 생활을 좀 더 의미 있게 만들고 싶어했다. 이들에게 내가 해준 말은 언제나 똑같았다. 무엇보다 자신과 맞는 직장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2004년 직원과 조직의 궁합, 사람과 직업의 궁합을 연구한 도모키 세키구치(Tomoki Sekiguchi)는 이 궁합이 좋을수록 직업 만족도가 높아지고 스트레스는 감소하며, 출근율과 성과가 개선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필자도 상담 과정을 통해 직업 선택이 배우자 선택과 똑같이 한 사람의 성공과 행복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와 직장의 업무 궁합은?

다음의 질문에 답하다 보면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조직에 보탬이 되는 일인지 알 수 있다. 어느 것도 아니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업무를 변경하거나 직장, 직업을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1. 가장 잘하는 일은?

잘하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못 하는 일을 잘하려고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이 많다.

2. 가장 좋아하는 일은?

1번과 2번의 답이 항상 같지는 않다. 법을 위반하거나 나쁜 일만 아니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라. 그렇게 해서 가치를 창출하고 생산성이 높아진다면 그 일은 당신의 직업이 된다.

3. 더 잘하고 싶은 일은?

대답에 따라 교육을 받거나 멘터의 지도가 필요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위임할 업무의 윤곽도 잡힐 것이다.

4.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재능은 무엇인가?

설마 ‘없다’고 대답하진 않을 것이다.

5. 가장 자랑스러운 역량은?

지금껏 어떤 난관을 극복해왔는지 알려준다.

6. 다른 사람이 말해주는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은?

너무 쉽게 느껴져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역량을 말해준다.

7. 능숙해진 일은 무엇인가?

노력하면 그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8.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일은 무엇인가?

더는 시간 낭비하지 말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9. 가장 하기 싫은 일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거나 아웃소싱할 업무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10. 업무 수행을 위해 개발해야 할 역량은 무엇인가?

답에 따라 교육을 받거나 책을 읽거나 멘터 혹은 코치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11. 어떤 사람과 가장 잘 맞는가/맞지 않는가?

조직적이고 분석적인 사람과 궁합이 잘 맞는가, 아니면 창의적인 사람과 잘 맞는가? 자신은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해보자.

12. 어떤 조직 문화에서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하는가?

끔찍할 정도로 자신과 맞지 않는 조직에서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13. 어떤 일을 하면서 가장 행복했나?

그 일을 다시 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14. 일과 관련된 가장 소중한 희망은 무엇인가?

그 희망을 이루는 것을 막는 장애물은 무엇인가?

15. 조직 가치 창출을 위해 업무 시간 관리를 더 잘할 수 있을까?

답을 찾다 보면 경영자나 상사가 생각하지 못했던 귀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직장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조직에 가치를 창출하는 일과 같은 세 가지 영역이 겹치는 부분을 자신의 업무로 삼아야 한다. 직장과의 궁합을 평가하는 심리 테스트는 다양하다. 필자가 개발한 일련의 질문(자료 ‘나와 직장의 업무 궁합은?’ 참조)을 통해서도 직장과의 궁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해당 질문을 읽어보고 곰곰이 생각해보라. 현재 업무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답이 나오면 업무를 바꾸는 방안에 대해 상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 좋다. 심각한 경우 직장이나 직업 자체를 변경해야 할 수도 있다.
최근 상담한 환자 중에 고객 서비스 업무에 좌절감을 느끼는 여성이 있었다. 그는 전화 상담직원을 관리하는 일을 했다. 고객 불만과 민원으로 불거진 끊임없는 갈등을 무마하는 일은 괴롭기만 했다. 필자는 그가 상사와 업무 적합성에 대해 얘기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그 여성은 상사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했고, 솔직한 얘기에 공감한 상사는 그가 원하는 대로 마케팅조사 업무를 맡겼다. 단순히 업무를 바꾸기만 했는데도 이 여성은 수년간의 정신과 치료와 항우울제 복용을 피할 수 있었다.

연대
연대(Connection)는 다른 사람이나 단체 또는 소속감, 충성, 흥분, 영감, 편안함, 희생하려는 의지와 같은 감정을 자아내는 어떤 대상과의 개인적 경험을 묶어주는 유대감을 뜻한다. 긴밀히 연결된 팀에서 일하는 경험은 다른 어떤 방식보다 강력한 힘을 불어넣어 준다. 그러나 요즘 기업에서는 이런 긍정적 연대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같은 직장 동료라도 서로 다른 도시, 국가, 대륙에서 근무한다. 기술 발전 덕분에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는 사람끼리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수개월, 혹은 수년간 업무를 같이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경제 위기까지 겹치면서 기업 내에서는 불안과 두려움, 불신이 깊어졌다. 그 결과 실망스러운 성과와 우울의 주원인이라 할 수 있는 분리(disengagement)가 증가했다. 이는 개인의 삶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스웨덴과 핀란드, 독일, 폴란드, 이탈리아 등에서 직장인 2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사 혹은 관리자와 유리됐다고 느낀 사람이 아프거나 결근하거나 심지어는 심장 발작을 일으킬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았다. 반대로 2007년 공개된 갤럽 자료에 따르면, 직장에 친한 친구를 둔 사람들은 자신의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7배가 높았다.
앞선 연구 결과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관계’는 업무 성과를 개선한다. 관계를 이끄는 것은 바로 직장 동료와의 유대감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직원들이 직장에서 관계를 수립하도록 도와야 한다. 직장에서 직원들이 벌이는 잡담은 쓸데없는 일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직원들 사이의 호감과 신뢰를 강화시켜 기업에 엄청난 혜택을 가져다준다. 동료에게 손을 내밀고, 모두에게 관심을 기울여라. 정비직원이나 사내식당 직원에게 감사를 표시해라. 누가 멋진 새 옷을 입고 왔거나 슬픈 표정을 하고 있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칭찬하거나 안부를 물어라. 무엇보다 진실해야 한다. 동료와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진심을 보여라.
 

경영진은 기업의 목표를 직원에게 알리고 이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막대한 노력과 시간, 자원을 투입한다. 그러나 이보다는 직원 간의 긍정적 유대를 강화하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 출근을 고대하는 직원들이 많다면 기업이 내세우는 사명이 더는 중요하지 않다. 참호 속에서 전투를 벌이는 순간 병사들은 자유나 국가를 위해 싸우는 게 아니다. 그들은 오로지 서로를 지키기 위해 싸울 뿐이다.

직장 동료와 관계를 쌓을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친구인 조 로스칼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인 조는 보스턴의 하버드대 부속병원 주임 의사이자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심장의학 전문잡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 수석 편집자로 일하며 개인병원까지 운영한다. 그보다 바쁘게 사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의 직원과 반드시 30분 이상 이야기를 나눈다. “사람들은 내가 너무 바빠 직원들과 얘기할 시간조차 없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내 생각엔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누군가 15분 정도 시간을 내달라고 요청하면 조는 기꺼이 이를 받아들인다. 15분 정도라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직원뿐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대화시간을 낸다. 함께 일하는 사람을 잘 알고 그들을 아낄 때 자신의 일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연대는 양쪽 모두에게 높은 가치를 창출한다.
 
놀이
자신과 맞는 직장을 선택했고 동료와 유대감도 쌓았다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가 시작된다. 바로 창의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 즉 ‘놀이(play)’ 단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아이디어와 접근법, 계획 등을 세우는 ‘놀이’ 단계에 들어간 뇌를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촬영장치로 스캔하면 좌뇌보다 우뇌의 활동이 더 활발한 것을 볼 수 있다. 우뇌에서는 거침 없고 직관적인 사고가 일어나고, 좌뇌에서는 확고하고 분석적인 사고가 이뤄진다. 그러나 회계 등과 같이 원칙에 따른 업무를 수행할 때에도 ‘놀이’ 상태로의 돌입이 가능하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가 정의한 ‘몰입(flow)’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다. 몰입은 주변을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상태를 뜻한다. 몰입 상태에 있을 때 사람들의 능력 활용은 최고조에 이른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경영 신조가 이를 말해준다. “즐기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People rarely succeed at anything unless they are having fun doing it).”
신경과학을 통해 놀이로 어떻게 뇌 활동이 강화되는지를 알 수 있다. 놀이는 뇌 유래 신경성장인자(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분비를 촉진한다. BDNF는 뇌신경의 성장을 유도하는 분자다. 놀이는 감정 조절을 돕는 신경핵 편도체의 활동을 촉진할 뿐 아니라 기획 및 조직, 우선순위 결정, 의사결정, 일정 수립, 성과 예상, 권한 위임 및 분석 등과 같은 관리 기능, 다시 말해 탁월한 경영 능력과 연관된 뇌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직장에서 놀이를 즐기라는 얘기는 모순어법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보자. 직장에서 급여를 받는 이유는 계획을 실행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창의력을 발휘하지 말라는 규정은 없다. 그저 무심하게 일을 수행하는 대신 사고를 통해 필요와 호기심에 따라 일 처리 방식을 개선할 수 있다. 그렇게 한다면 결과도 더 나아질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놀이처럼 일을 수행할 때 가장 훌륭한 성과를 보인다. ‘놀이’는 노동력을 투입할 때(‘근로’의 정의다) 이를 지겹고 단조로운 일로 여기지 않고 흥미와 관심을 갖도록 한다. 수술실의 외과의사나 최종 변론을 하는 변호사, 새로운 전략을 설명하는 최고경영자(CEO), 신규 발행 주식에 투자를 결정하는 주식거래인, 복잡한 회의를 주관하는 관리자들은 모두 열심히 일을 하는 중이지만 동시에 놀이 상태에 있기도 하다.
엄격하게 규정과 절차를 강조하는 팀장 때문에 자신의 업무를 싫어하게 된 직장인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상사가 하루 종일 별 의미 없는 지시만 내린다”며 좌절감을 표출했다. 다시 말해 그는 상사의 지시 때문에 자신이 ‘놀이’ 상태로 들어가지 못하고 창의적 생각이나 자발적 업무 이행에 방해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필자는 상사에게 좀 더 많은 자율권을 요청해보라고 조언했다. 올바른 방식으로 표현하기만 한다면 상사들은 자신의 업무 방식에 변화를 줄 것이다. 부하 직원에게서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일이 바로 상사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극복과 성장
창의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일을 더 열심히 하고 싶어질 것이다. 남보다 더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책임감이 뛰어나거나 의지가 강해서 그런 게 아니다.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단지 그렇게 하고 싶어서이며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수월성주기의 첫 3단계를 완수했기 때문이다.
수월성주기의 제4단계는 어려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단계다. 그러다 보면 힘든 일에 부딪힐 때도 있지만 동료들이 옆에 있고 자신이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했다고 느낀다면 이를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다. 최고의 성과를 이루기 위한 길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좋은 스트레스다. 2000년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 현상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에릭 캔들(Eric Kandel)은 연구를 통해 이를 증명한 바 있다. 예컨대 외워야 할 전화번호가 있다고 치자. 처음에는 번호를 받아 적어야 한다. 이때 번호 외우기에 참여한 신경 세포에서는 글루타메이트(glutamate)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고, 암기를 위한 일련의 과정이 시작된다. 이후 다시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번호는 잊혀진다. 그러나 번호를 외우기 위해 노력한다면 시냅스가 확장되고 암기에 필요한 신경세포가 보다 단단히 연결된다. 과학적 용어를 쓰자면 신경세포들은 사용하는 대로 형태가 만들어지는 가소성을 가진다. 따라서 같은 방식으로 뇌에 스트레스와 같은 자극을 주면 신경 전달 회로가 강화되면서 어려웠던 일이 점차 쉬워진다. 뇌 연구자들은 특정 목적을 위해 함께 작용하는 신경세포는 결국 연결된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을 통해 같은 뉴런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결과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에서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치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거나 다 그만두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고통스런 과정이 끝나면 뇌는 더 강해지고, 결국 이 모든 과정을 견디고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낄 것이다. 최고 성과를 유도하기 위한 연구의 선도자인 제임스 뢰어(James Loehr)의 말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스트레스는 우리의 적이 아니라 성장을 돕는 열쇠다.”
반대로 부정적 스트레스는 해를 입힌다. 느닷없이 들이닥치고 통제 불가능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의 적응력을 넘어서, 어떤 휴식과 회복도 허용하지 않는 스트레스는 뇌활동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아담 갈린스키(Adam Galinsky) 켈로그 경영 대학원 교수와 네덜란드 연구진은 통제력을 잃고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은 경영자로서의 능력도 현저히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준 바 있다.
부정적 스트레스는 주로 외부에서 시작된다. 자연의 경우 날씨, 인체의 경우 질병, 경제 활동의 경우 거시 경제 환경과 무능력한 상사 등이 부정적 스트레스에 해당한다. 수월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가 스스로 부정적 스트레스를 만들어내는 일도 있다. 부정적 스트레스는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스스로 부정적 스트레스를 만드는 일은 반드시 피해야만 한다. 부정적 스트레스는 업무 성취를 방해하고 뇌 세포와 심장 세포를 파괴하며, 결국에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2010년 네덜란드에서 800여 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소변에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코티솔 농도가 높을 경우 심혈관 질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5배나 높아진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적절한 자기 관리를 위해서는 부정적 스트레스를 피하면서 정복 가능한 과제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등의 긍정적 스트레스를 만들어내야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특정 날짜까지 팀과 함께 완료해야 하는 프로그래머와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최종 기한이 다가오자 부정적 스트레스가 심해졌다. 팀원들은 걱정과 초조함을 느끼면서 밤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더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업무 효율성은 점점 떨어져만 갔다. 결국 필자와 상담을 하던 사람은 두 손가락을 입에 대고 날카로운 휘파람을 불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후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다시 힘을 모아서 일을 완수합시다.” 팀원들은 다시 모여 즉석 회의를 열고 다음 업무 단계를 결정하고 결국 최종 기한 내에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팀원들과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절대 혼자 고민하지 말아라. 내가 내세운 기본 원칙 중 하나다) 부정적 스트레스를 줄인 후 계획을 세워 자신감과 통제력을 되찾은 것이다.
 
능력 인정
노력을 통해 성장을 이뤄냈다면 마지막 단계에서는 자신의 성취에 대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최적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기본 요건이다. 칭찬은 쾌락과 행복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유쾌해진다. 사회적 차원에서 설명하자면 칭찬은 타인에게 봉사하고 가치와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이는 전부터 확고하게 정립된 사실이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우리 사회의 단절성이 증가해서 칭찬과 능력 인정이 힘들어진 대신 그 필요성은 더욱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업무는 빠르게 생겨나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간접적으로 업무에 관여하다 보니 일등 공신을 집어내기 어려워진 관리자는 칭찬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이를 언급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기 쉽다. 동료들을 상대할 때에도 ‘칭찬’을 유념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부단한 노력을 통해 성장을 했는데도 조직이 이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소리 높여 자신의 공적을 말하도록 해라. 자신이 무엇을 해냈는지 설명해라. 만약 칭찬을 삼가는 것이 조직의 뿌리 깊은 문화라면 이직을 고려하라. 인정은 수월성주기를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다. 능력을 인정받아야 더 열심히 일하고 최고의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
번역 |우정이 woo.jungyi@gmail.com
에드워드 M. 할로웰
에드워드 M.‘네드’ 할로웰(Edward M. ‘Ned’ Hallowell)은 정신과 의사다. 서드베리, 매사추세츠, 뉴욕에 할로웰 정신건강 센터를 설립했으며, <뇌 과학을 응용한 직원 잠재력 개발법(Shine: Using Brain Science to Get the Best from Your People)>을 저술했다. e메일 주소는 drhallowell@gmail.co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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