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vard Management Update

“안주는 금물” 항상 보편화에 귀 기울이자 外

59호 (2010년 6월 Issue 2)

많은 조직은 대부분 실패한다. 식당중에는 2년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곳이 많다. 지난 1900년대 초 시장에 건재하던 자동차 업체 가운데 1940년대까지 살아 남은 곳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오늘날 승승장구하는 기업 가운데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기업은 얼마나 될까?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일부 성공 기업은 규모가 커지고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면서, 특권의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이는 거꾸로 조직의 폐쇄성을 키워 현실 감각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전혀 자각하지 못하는 마비 상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안주하는 기업은 위험하다
슈퍼마켓 체인을 보자. 각 지점은 해당 지역 소비자들에게 경쟁자보다 앞서 농산물, 육류와 같은 신선 제품과 공산품을 다양하게 제공했다. 최고의 고객 서비스까지 더하니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 결과, 이 슈퍼마켓 체인은 40년 동안 62개의 점포를 가진 대형 업체로 성장했다. 신규 지점이 늘어가면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 높은 마진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젊고 혁신적인 경쟁자가 이들의 아성을 공략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경쟁사는 밝고 널찍한 쇼핑 공간 안에 신선 식품의 종류를 늘렸고 계산대 작업을 단순화했다. 하지만 이 대형 슈퍼 체인은 이러한 흐름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슈퍼마켓 체인의 경영진 회의에서 신생 경쟁업체에 대해 말을 꺼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회의 석상에서는 오로지 자사 얘기만 오갔다. 42호 점은 마진이 예산을 벗어났다거나 몇 호 점의 재단장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 일색이었다. 그 자리에서 신생 경쟁업체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대답할 수 있는 임원이 있을까. 규모, 경쟁 전략, 현재 성장률과 같은 기초적인 질문에 대해서조차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이런 질문을 던진다 해도 경쟁업체에 대한 자신들의 무지를 발견하고 놀랄 사람도 없어 보였다.
 
조직 외부 환경에 주목하라
폐쇄적인 조직은 외부 환경 즉 경쟁사, 고객, 정부의 규제 변화로 야기되는 새로운 기회와 위험 요인을 간파하지 못하고 지나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을 둘러싼 외부 환경을 지금 당장 조직 내부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4가지 조치를 살펴보자.
 
1.고객 서비스 직원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자동차 영업사원이나 은행 창구 직원처럼 고객을 응대하는 최전선의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방대한 외부 환경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세계적인 기업가들도 고객 응대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고 적극 활용한다. 이들은 일선 영업점이나 현장을 정기 방문해서 시장 분위기나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알아보는 일을 중시한다. 현장 직원들이 해주는 설명에 귀 기울이고 거기에 일정한 공통 유형이 있는지 살펴본다. 관리자들에게는 현장 방문을 독려하거나, 일선 현장의 팀장들에게는 이러한 시장 감시 활동을 기본 업무 활동에 포함시키거나 적극 관여토록 한다.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이 좋은 예다. 덕분에 월마트는 동종 업계에서는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허브 켈러허 CEO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 고객 응대 직원을 활용해 외부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시작 단계에서부터 직원을 신뢰한다. 자사의 현장 직원들은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며, 귀중한 고객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이를 뒷받침하는 예를 과거에 찾아 볼 수 없다고 해도 상관없이 믿어준다. 둘째, 믿는 만큼 존중해준다. 뭐라고 설득을 하든 직원들을 존중하지 않으면, 팔을 걷어붙이고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직원은 없을 것이다. 셋째, 질문을 하고 그들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인다. 답하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다.
 
2.비디오의 이점을 적극 활용한다
주문형 대형 컨테이너를 제조하는 업체가 있었다. 이들이 만든 컨테이너는 어느 모로 봐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했다. 특히 우수한 강철 재질과 고정못으로 제작해 내구성과 사후 관리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업체는 한 고객회사의 주문 사항을 100% 맞춰 주지 못해 매번 일일이 별도의 조정 작업을 수행했다. 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작업은 아니었지만, 주문 제작을 요청한 고객회사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만일 고객사가 이런 불만을 공식 제기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제작업체 직원들은 고객들의 불만을 공손하게 경청했지만, 자신들의 작업 방식을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들은 업계 기준을 정하는 일은 자신이고, 제품도 자신들이 더 잘 안다고 생각했다. 제품 변경을 요구하는 고객사가 있다 해도 이는 고객의 문제라고 방어적 자세를 취했을 공산이 크다.
 
컨테이너 업체의 CEO는 고객회사 측에 비디오를 찍도록 권유했다. 카메라 앞에 앉은 고객회사 대표는 문제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이 점이 개선되지 않아 실망이 점점 커졌다고 말했다. 비디오 촬영에는 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았고, 상영을 위해 15분 길이로 편집됐다. 제작 현장의 직원들은 2030명 단위로 회의실에 들어가 단체로 비디오를 시청했다. 현장 직원들 가운데 고객회사측 임직원을 직접 만나 본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들의 충격은 상당했다.
 
불만이 있다는 사실 자체에도 놀랐다. 하지만 정작 이들을 충격으로 빠뜨린 건 비디오에 고스란히 담긴 고객회사 대표의 감정 표현이었다. 그래서인지 어떤 사람들은 방어적인 태도로 변했다. 이 고객이 너무 까다로운 것 같다, 우리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 가격을 깎아보자는 수작 아니냐 등의 말이 쏟아져 나왔다. 그렇지만 이 문제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직원들은 빠른 시일 안에 문제를 시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데 익숙했던 현장에 활기가 돌았다. 누구보다 고객들이 변화를 반겼다.
 
솔직하고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비디오의 효과는 강력하다. 조직과 개인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데도 유용하다. 촬영이나 편집 과정을 적절히 활용할 경우에는 누군가 직접 나설 때보다 훨씬 큰 반응을 유도할 수도 있다.
비디오 활용이 주는 또 하나의 교훈은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라’다. 이는 활용폭도 더 크다. 흔히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사실을 설명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렇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훨씬 강력한 방법이 바로 보여 주기다. 사람들에게 직접 자기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추상적인 데이터를 모아 설명하는 데서 그치면 안 된다. 데이터는 인간이 지닌 시간적,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방대한 상황을 요약해준다는 점에서 합리적이긴 하다. 하지만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감정의 역할을 쉽게 간과한다. 행동 변화를 유발하는 데 사고와 감정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효과가 큰지 생각해 보자.
 
앞의 사례에서 보듯, 비디오를 외부 환경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PR 부서의 업무에 이러한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비디오의 수배, 촬영, 상영 작업을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유능한 PR 부서라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업무다.
 
3.나쁜 소식을 감추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주문형 컨테이너 업체의 CEO는 고객회사의 불만 사례를 제작 직원 전원에게 알렸다. 이들의 행동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조직 전체가 무사 안일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명한 선택이지만,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결정이기도 하다. 고위 경영진은 나쁜 소식을 직원들에게 잘 알리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정작 조직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려 할 때, 중간 간부들의 문제 인식 정도가 낮아서 경영진의 시도는 큰 고통을 수반하고,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거나 목표에 훨씬 못 미치게 된다.
 
경영자가 외부 정보의 전달에 주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영진은 직원 대부분이 현명하지 않고 경험도 없어서 이해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둘째, 나쁜 소식으로 인해 자신들이 부당하게 비판 받을까 두려워한다. 셋째, 애널리스트나 주식 시장에 흘러 들어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까 걱정한다. 넷째, 직원들의 사기가 꺾이고, 이직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걱정한다. 이런 이유들로 조직에 상처를 내는 정보는 감춰지고 조직에 훨씬 더 큰 상처를 가져오는 불안과 분노를 양산시킨다.
 
이런 문제들은 조직 상부에서부터 개선 의지를 갖고 다음과 같은 주의를 기울인다면 해결할 수 있다.
- 최고 경영진은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다.
- 임원들은 목표와 실수를 분명하게 구분한다. 목표는 무사안일주의에서 벗어나 조직에 문제 의식을 불어넣는 데 있다. 근심과 불만에 찬 행동을 문제의식의 소산으로 잘못 받아들이면 안 된다.
- 경영진은 나쁜 소식의 대부분을 가능한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 경영진은 외부 데이터가 기회로 이어진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한다. 외부 데이터는 조직을 변화시키고 체질을 강화시킬 수 있는 촉매제다.
- 경영진은 책임전가나 부서 이기주의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오로지 회사의 미래만을 염두에 둔다는 점을 명백히 해야 한다
- 고위 경영진은 확신을 갖되 두려움이나 불만 또는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
- 경영진은 각 부서의 반응을 예상한다. 근심과 불만을 보일 듯한 부서에는 최고 경영진이 적극 나서 확고하고도 열의에 찬 모습을 보여준다. 조직 내 불안이나 불만은 문제 해결을 향한 단호한 결의와 행동으로 변모시키는 의지를 보여준다.

4.사람들을 외부로 보낸다
아주 단순한 해결책이다. ‘정찰대’를 밖으로 보내서 바깥 세상의 소식을 가져 오게 해라. 그와 함께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는 의지 역시 따라 들어올 것이다. 어느 스포츠 용품업체의 CEO는 마케팅 간부의 제안대로 IT담당 고위임원 2명에게 영업사원이 6개월에 한 번씩 주요 고객회사를 방문할 때 따라가게 했다. 처음에는 영업사원이나 IT 임원이나 이 지시를 적극 따르려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CEO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IT 임원에게 실제 업무를 잘 파악하는 영업사원을 배정했다.
 
제도 시행 첫 해 동안 두 IT 임원은 3일간 3개 도시의 고객회사 12곳을 돌았다. 이들은 영업사원의 능숙한 진행에 힘입어, 직접 무릎을 맞대고 고객과 대화했다. 놀랍게도 이들은 고객회사와 자사를 잇는 전자 시스템에 대한 고객들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었다. 자사의 선적, 청구서, 고객 서비스 시스템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과 평가를 접하면서 고객들의 채점 기준을 파악한 일도 뜻밖이었다. 자신들의 눈에는 B+나 A 등급이 충분하다고 여겼던 항목이 고객들의 기준에서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이 현장 답사로 인해 얻은 진짜 교훈은 따로 있었다. 바로 시장의 수요는 고객이 만든다는 점과 고객회사 내부와 경쟁사에 의해 자신들이 극복해야 하는 도전 과제가 생겨난다는 깨달음이었다. 외부 정보는 상당 부분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렇지만 ‘이미 알고’ 있던 뉴스거나 ‘나와 상관 없는 일’이었던 정보도, 일대 일로 직접 들으면, 사고와 감정에 예상치 못한 파장을 불러 일으킨다. 생생한 교감을 나누면서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고객회사의 피드백은 말로만 전달되는 게 아니라 응대 태도와 같이 비언어적인 형태로도 전달된다. 현장 답사의 효과가 강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답사에 나섰던 두 IT 임원들은 현장에서 얻은 정보와 자신들의 느낌을 고스란히 조직 내부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전달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IT 시스템 개선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가지게 된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이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일선 현장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조직 내부에서부터 변화의 긴급성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이들이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경험은 자연히 조직 전체로 퍼져나간다. 무미건조한 수치와 현상의 나열이 아니라 인간적인 감정이 생생하게 녹아있는 이야기의 효과는 크다. 조직 내부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야말로 변화의 핵심이 아닐까.
 

요즘 전략 실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베인&컴퍼니의 <2007년 경영 기법 및 경향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88%는 어떤 형태로는 전략 기획을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오늘날의 경제 여건은 기업들로 하여금 예외 없이 팔을 걷어 붙이고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아 나서도록 내몰고 있다. 이 수치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바람직한 전략 수립 노력을 저해하는 경영진의 치명적인 실책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략 기획 과정 속에 잠복된 4가지 치명적 실수에 대해 알아보자. 전략 기획의 과정은 물론 성과까지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
 
1.치밀한 분석 따위는 필요 없다?
다수의 경영진들은 효과적인 전략 기획을 위해 필요한 정보는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 믿음은 현실과 전혀 다를 뿐 아니라, 창조 전략의 모태인 비판적 사고를 저해할 뿐이다. 바람직한 전략 기획을 위해서는 전략 분석을 위한 수많은 기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5포스 모형(five forces model)’이나 ‘전략 집단 지도(strategic group maps)’ ‘가치 사슬(value chain)’ 등은 해당 산업의 발전 방향이나 경쟁자들의 위치 변화, 개별 기업의 경쟁 우위 요인 등에 관해 주요한 시사점을 던져 주는 유용한 기법들이다.
 
수집용 자동차와 나무배를 위한 특수 보험사 해거티의 에릭 오커스트롬 전략 관리 부사장은 최근 전략 기획을 지휘하는 과정에서 바로 이 교훈을 얻었다고 털어놓았다. 해거티는 광대한 소비자 분석과 시장 세분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신들의 브랜드가 고위 경영진들이 애초에 기대했던 것만큼 시장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알았다.
 
경영진 모두는 수집가들 사이에서 우리 브랜드가 잘 알려져 있고 모두 우리 보험에 들고 싶어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소비자 분석을 해 보니 해거티가 핵심 고객들에게는 잘 알려진 편이었지만 성장 여력이 아직 크다는 점을 발견했죠.” 해거티라는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거나 고객들의 불만을 산 건 아니었다. 다만 마케팅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 자료는 해거티라는 이름이 경영진들의 기대만큼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오커스트롬 부사장은 “우리는 전략을 상당 부분 수정하는 한편, 우리의 진짜 경쟁자가 누구인지 재점검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 결과, 최종 소비자인 보험 구매자가 여전히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들에게 보험 상품을 권유하는 보험중개인들의 중요성에 눈을 뜬 것이다. 이제 해거티는 혁신적 판매 방안과 함께 중추적 보험중개 센터를 받아들여 과거에는 눈여겨보지 못했던 시장을 적극 공략할 태세를 갖췄다.
 
2.전략은 하루 아침에 만들 수 있다?
해거티의 사례에서 보듯, 핵심 경영진의 생각을 바꾸는 데 하루로는 부족하다. 그러나 간부 팀들은 흔히 단기 사외 워크숍 등을 통해 효과적인 전략을 찾아낼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더 나아가 장단점을 파악하고 임원들의 동의를 구하는 데도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이런 워크숍에서 진행되는 회의들은 주로 다음 번 식사 시간이 언제냐는 주제로 흘러갈 때가 많다. 사외 워크숍은 정보를 교환하고 핵심 사안을 다루는 유용한 자리다. 그러나 전략 기획을 위한 회의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행돼야 한다. 며칠은 물론, 필요하다면 몇 주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 특히 회의 전후 충분한 준비와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애틀랜타 소재 IT 및 금융 인력 서비스 업체인 MDI 그룹은 10년간 해마다 전략 기획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경영진이 먼저 성과에 대한 총체적인 정보를 자세하게 검토한 뒤 SWOT 분석, 핵심 역량 검토 등 일련의 분석틀에 의한 평가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이었다. IT 부문 사장인 마이크 클리랜드의 설명을 들어보자.
 
워크숍 첫 날 오전에 SWOT 분석에 대한 토의를 하면서 문제점을 정리합니다. 점심 후에는 바로 오전에 토의한 문제점의 대응 방안에 대해 브레인스토밍을 하지만 절대로 3 넘기지 않죠. 정말 정신이 없을 정도로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주요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다루기는 한 건가 하는 생각이 늘 떠나지 않았죠.”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해마다 똑같은 문제점이 계속 제기되면서 MDI 경영진은 난감해졌다. 전략 기획 과정에 들인 시간과 노력은 충분했다고 생각했기에 좌절은 더 깊었다.
 
결국 MDI는 방법을 바꿨다. 최근 워크숍을 준비하면서는 MDI 경영진은 워크숍 첫 날이 아니라 한 달 전에 4가지 문제점을 미리 찾아 냈다. 이 문제점을 각각 고위 간부들로 이뤄진 ‘문제 해결 팀’에 할당해 워크숍이 열리기 전 상세히 분석하도록 했다. 3주 동안, 각 팀은 체계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갖고 자신들의 과제에 접근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 차단시키고 어떻게 해결해가야 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 다음 워크숍 전날 참가자 전원에게 이제까지의 성과를 요약해 전달했다. 문제의 성격과 원인, 선택할 수 있는 해결 방안들이 포함돼 있었다. 여기에 각각의 문제점을 맡은 팀에서 최선의 해결책을 추천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워크숍은 깔끔하게 진행됐고, 더 나은 결정에 도달할 수 있었다. CEO인 엘라 코스시크는 “회의는 정말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워크숍에서 도출된 실천 계획에 대한 자신감도 충만했지요.”라고 말했다.
3.전략 기획과 전략 실행을 연관시킬 필요는 없다?
미국의 경제 싱크탱크인 컨퍼런스보드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실행 일반(execution overall)’ 및 ‘전략 실행(strategy execution)’이 경영진의 우선 사항 리스트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전략 실행에는 당연히 조직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전략 기획은 고위 경영진만으로도 충분하다.
 
전략 실행에서 고위 경영진이 맞닥뜨린 난관은 애초에 전략 기획을 지속적인 전략 실행 과정과 연계하지 못한 데서 발생하는 일이 많다. 로렌스 러비니액 와튼 MBA스쿨 교수는 자신의 논문 <효율적인 전략 실행 에서 “전략 기획과 실천을 동시에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 경영진은 구상 단계에서부터 실행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코네티컷 주 오렌지 카운티에 소재한 허벨 사에는 프레스콜라이트와 프로그레스 라이팅이라는 두 브랜드가 있었다. 이 두 브랜드는 전략 실행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두 사업 모두 ‘장기 전략 기획(LRSP)’이라는 통합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즉 시장 상황의 변화 분석과 같은 통상적인 전략 기획 활동과 통합 전략 프로그램 관리와 같은 전략 실행 활동을 일체화한 셈이다. 전략 기획 기간 초기에는 각 브랜드가 당면하고 있는 주요 경쟁 관련 사안에 대해 치밀하게 파고 드는 ‘딥 다이브(deep dive)’ 작업을 한다. 나머지 기간에는 전략과 관련해서 성과 정도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데 집중한다. 미처 예상하지 못한 사안은 늘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 때는 LRSP 과정 안에서 분석한다. 또 ‘필수 과업 목록’을 지속 관리하면서 사업 환경이 변화하며 조정하고 있다.
 
“LRSP 과정을 지난 몇 년 동안 정교하게 다듬었습니다. 덕분에 시장 상황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높였으며 전략 기획과 실행의 통합성도 높아졌지요. 현재는 LRSP 과정을 중심으로 과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덕분에 브랜드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자신하게 됐습니다.” 실내조명 사업부의 총괄부장 및 부사장인 찰리 해리스의 말이다. 이처럼 전략 과정을 지속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수행하는 기업들이 일 년에 한 번 전략 기획 행사를 갖는 대부분의 기업에 비해 훨씬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4.전략 평가 회의는 요령 있게 피하고 볼 일이다?
전략 계획은 이를 실천에 옮기는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바로 무용지물로 전락한다. 특히 평가 일정이 들쑥날쑥 하거나 영영 사라져버리면 간부들은 전략 실행에 관한 책임감을 갖지 못한다.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안은 전략 평가 일정을 정례화하는 일이다. 전략 기획 작업이 끝나갈 무렵에는 간부들이 전략 평가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향후 1년에 대한 전략 평가 일정을 분기별 또는 월별로 미리 정해 놓는다. 간부들은 이 평가 일정에 절대로 손댈 수 없다. 전략 평가는 보통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걸리므로, 경영진은 이에 맞게 준비하면 된다.
 
전략 평가를 생산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경영진들이 회합을 가질 때마다 지속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상설 아젠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해당 전략 주기 안에서는 애초 수립된 전략이 향후 실행 과정 중에 개최되는 모든 회의에서 중심 화제로 다뤄져야 한다. 운영 문제점에 대한 토의는 불필요하다. 제일 앞에 제기한 치밀한 분석을 하지 않는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필요한 분석 작업 및 결과 회람이 회의 전에 모두 완료돼야 한다. 소모적 논의가 발생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회의 시간은 오로지 의사결정에만 집중해야 한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2007년 말에 정기적인 전략 평가 회의를 열었다. 당시는 FBI가 새로운 전략 실행 시스템을 개발한 초기였다. FBI는 전술적 우선 사항에 365일 24시간 집중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고위 경영진에서는 단 한 번도 이에 대한 전략 평가 회의를 열지 않았다. 범죄, 사이버, 응대 및 서비스 담당 부국장 탐 해링턴이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해줬다.
 
뮐러 국장이 직원들에게 전략 실행의 진척 정도를 질의했는데, 정말 흥미로운 광경이 연출됐습니다. 직원들은 국장의 질의가 진심인지, 그러니까 전략 문제에 대해 진짜로 관심이 있는지 신경을 곤두세웠죠. 회의가 끝날 때까지 뮐러 국장은 질문 공세를 받았고, 결국 국장이 진심이라는 게 모두에게 분명하게 전달됐어요.” 결국 FBI는 뮐러 국장의 지시로 분기별 전략 평가 회의를 갖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보고 방안과 회의 진행이 점점 정교하게 발전했다.
 
전략 평가 회의의 발전에 기여한 전략 관리 애널리스트 라이언 케네디도 이를 지지한다. “전략 평가 회의는 점점 더 나아졌습니다. 직원들의 목표 의식이 뚜렷해졌죠. 처음 시작할 때와 비교해 보면 정말 큰 발전이죠.” 효과적인 전략 평가 회의의 출발점은 구체적인 일정을 잡고 이를 꼭 지키는 데서 출발한다.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는 일은 그 대상이 누구든 어렵다. 언뜻 이해가 안 가겠지만, 실적이 좋은 직원일수록 그에게 피드백을 주는 일이 더 어렵다. 이미 뛰어난 직원이라 눈에 띄게 개선할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굳이 피드백을 주려다 지나치게 요구 사항이 많고 트집이나 잡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실력이 뛰어난 직원들은 건설적 비판을 받는 일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일만으로도 불쾌해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반드시 건설적 피드백을 줘야만 한다. 그래야 뛰어난 직원들이 집중해서 회사 일에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다행히 불편하지 않게 피드백을 주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뛰어난 직원을 평가하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까지의 성공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의논하는 값진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전문가들의 충고
뛰어난 직원을 예외로 둘 필요는 없다. 누구에게 피드백을 주든지, 관행과 절차를 따라 정석대로 해야 한다. 준비를 철저히 하라. 특히 피드백을 뒷받침할 자료를 모으고 조사하라. 행동을 지적하되, 성향이나 성격으로 확대 해석하지 않는다. 과거의 일을 자꾸 걸고 넘어지지 말고, 대신 직원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에 집중해라. 또한, 직원이 피드백을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설명한 뒤에는 직원의 성장을 공정하게 측정할 방식에 대해 논의한다.
 
물론 뛰어난 직원에게 피드백을 줄 때에는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 우선 그 직원이 완벽하다고 가정하면 안 된다. ‘실패 신드롬: 뛰어난 인재가 훌륭한 관리자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The Set-Up-to-Fail Syndrome: How Good Managers Cause Great People to Fail)’를 저술한 장 프랑수와 만조니 IMD 인터내셔널 리더십 및 조직개발학 교수는 “지금이 아니라면 나중에, 현재 보유한 역량이나 앞으로 필요하게 될 포괄적 역량 내에서 누구나 개선의 여지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뛰어난 직원에게 앞으로 어떻게 더 성장할지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능력 있다는 이유로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셈이다.
 
해당 직원의 성과에 대해 조사할 때 결과만으로 모든 일을 단정짓지 말아야 한다. 뛰어난 직원은 당연히 그만큼 성과도 좋다. 그러나 그렇게 뛰어난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엇을 희생했는지 간과하면 안 된다. 불행히도 성과가 뛰어난 직원들은 팀원과의 조화, 파트너십, 균형 잡힌 삶 등 다른 중요한 요소를 희생하면서 높은 실적을 올렸을 때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 직원의 강점은 동시에 약점이 될 수도 있다. 그 직원이 성공할 수 있었던 행동 방식을 자세히 관찰하라. 바로 그 행동이 나중에 직원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과 마주하고 앉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3가지에 집중하라. 직원이 지금껏 달성한 성과, 다음 과제, 직원의 장기 목표 및 비전이다. 피드백이 시작되면 우선 이 3가지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설명해라. ‘피드백 주는 법(Giving Feedback)’의 저자 제이미 해리스는 “3가지를 설명하는 일은 그 자체로도 좋은 시작이지만, 중요한 대화일수록 더욱 더 필요한 절차”라고 말했다. 무엇을 이야기할지 서로 동의하고 나면, 지금까지의 업무 성과에 대해 언급하며 피드백을 시작한다.
 
뛰어난 업무 성과를 칭찬한다
능력 있는 직원일수록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관리자가 많다.하지만 이는 명백한 실수다. 피드백을 줄 때는 우선 지금까지의 업무 성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칭찬을 해줄 필요가 있다. 해당 직원의 회사에 대한 기여와 성공을 치하하고 감사를 표해야 한다. 만조니는 “올 해의 성과를 언급하고 축하해준 후, 부하 직원이 지금의 역할과 역량을 확장해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충고해 준다면, 직원은 충고를 훨씬 잘 받아들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적 피드백을 하기 전에 진심으로 직원의 성실한 노력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면, 피드백의 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그 직원이 자신과 회사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 회사가 그 직원을 얼마나 아끼는지 아무리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다.
 
다음 과제는 무엇인가?
뛰어난 직원일수록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뛰어난 존재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최고 직원을 관리하는 상관들은 직원의 계속적 성장을 도와야 한다. 자기계발을 향한 직원의 열정을 이용해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승진이나 매출 목표 등 다음 단계를 제시한다.
 
이때 직원의 앞을 가로막는 방해물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이를 극복할 방법에 관해 함께 의논하면 좋다. 비판을 할 필요는 없다. 만조니는 자신에게도 다음 목표를 생각하고 그 목표를 성취하도록 도와주는 뛰어난 상사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비판 받는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이야기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올 때면 오히려 어깨가 으쓱하고 키가 커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목표와 비전을 수립하라
향후 지향점에 관해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동의한 후에는 직원에게 힘을 주는 요소와 가치관이 무엇인지 묻는다. “무엇으로 이름이 알려졌으면 좋겠나?” 혹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통해 생각의 방향을 잡아줄 수도 있다. 이런 질문은 직원이 자신의 현재 역할과 앞으로 맡게 될 업무가 자신이 꿈꾸는 경력과 어떻게 어울리는지 생각을 유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최고의 직원은 “지금 상황에서 나의 성공을 돕는 요소가 무엇이고, 앞으로는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 깨달을 수 있다. 직원이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면 관리자는 직원의 목표와 회사의 목표를 조화시킬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해리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능력을 발휘한 만큼 조직이 가시적인 발전을 하면 더 뛰어난 성과를 거둔다”고 말했다.
 
최고 직원과의 피드백 회의를 마치고 일어서기 전에 자신이 관리자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반드시 물어보라. “자네가 계속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나?”라거나 “조직이 자네의 뛰어난 능력을 지원하고 더 나은 결과를 성취하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한다. 해리스는 “관리자가 직원의 목표 성취를 돕는 조력자”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이런 질문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직원의 애사심과 유대감을 더욱 강화시켜 준다”고 해리스는 말했다.
 
자주 피드백을 준다
뛰어난 직원일수록 가능한 자주 피드백을 줘야 한다. 해리스는 뛰어난 직원을 가만히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능력이 뛰어날수록, 더 자주 피드백을 줄 필요가 있다.” 평가 기간에 피드백을 주겠다며 미적거려서는 안 된다. 회사의 운명은 인재 보유와 유지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인재를 지원하고 능력을 개발해주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지 말고 투자해야 한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원칙
해야 할 행동
- 뛰어난 직원에게 정기적으로 칭찬과 건설적 피드백을 준다.
- 찾기 힘들더라도 능력 계발이 필요한 분야를 반드시 정해준다.
- 앞으로의 일에 집중하고 직원의 목표와 동기부여 요인을 물어본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
- 직원이 능력을 이미 다 발휘했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발전의 여지를 찾지 않는다.
- 알아서 잘 한다며 신경 쓰지 않는다.
- 직원의 능력이 뛰어남을 굳이 표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례 연구 1
최고 직원의 강점이 동시에 약점이 될 때
메들리 어드바이저 사의 드류 마골린 CFO는 중역이었던 사이먼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었다. 사이먼은 어떤 기준으로 봐도 회사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근무 효율성이 높았고, 합리적이고 자신의 일에 집중했으며,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사적인 갈등이나 뒷공론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권력 관계에 관심을 두지 않고 개입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료들은 그를 ‘다가가기 힘든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중간 평가기간에 드류는 사이먼을 불렀다. 사무실의 권력 관계에 신경 쓰지 않는 능력은 진정한 자산이지만, 다른 직원들은 그의 초연함을 냉담함으로 오해할 여지가 있기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드류는 사례를 들어 문제를 지적했다. 예를 들어 사이몬은 금요일 단체 점심에 자주 참석하지 않았다. 금요일 점심은 ‘회사의 정신’이라 생각될 정도로 팀워크를 다지는 중요한 행사였다. 드류는 사이먼에게 다른 직원과 관계를 맺고 신뢰를 구축할 방법을 찾기만 하면 그가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드류는 자신 역시 사교 모임을 좋아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일이 업무의 연장이기 때문에 행사에 반드시 참여한다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줬다. 사이먼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으로는 열심히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이제 사무실 책상에서 혼자 점심을 때우지 않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러나 월요일에 사이먼은 불편한 표정으로 드류의 사무실을 다시 찾아왔다. 드류가 강점이라고 칭찬했던 자신의 근무 태도를 왜 고쳐야 하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는 투였다. 사이먼은 드류에게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솔직히 말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무적인 변화였다. 사이먼이 내가 한 말의 의미를 생각하며 변화를 고려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드류는 말했다. 사이먼은 드류와 몇 번 더 이야기를 나눈 후, 소소한 인간관계에 휘말리지 않는 자신의 근무 방식이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했고, 드류가 얼마나 중요한 피드백을 주었는지 깨달았다. 이후 사이먼은 회사 행사에 이전보다 열심히 참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참여하는 티가 났지만, 나중에는 회사 직원들과의 관계가 좋아졌다. 사이먼은 두 차례 더 승진했다. 드류가 회사를 떠날 무렵에는 CFO 업무의 일부를 승계 받기도 했다.
 
사례 연구 2
직원이 피드백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이를 장기적 목표와 연관시켜 설명한다
헤드헌팅 기업 온램프스의 사업개발 부장 그레첸 앤더슨은 젊고 능력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과 일해본 경험이 많다. 경영 컨설팅업체 카첸바흐 파트너스의 매니저로 있을 때, 그레첸이 관리하던 컨설턴트 중에는 멜리사가 있었다. 포부가 크고 꿈이 있던 멜리사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그런데 그 정도가 지나쳐서 그레첸을 비롯한 회사 사람들은 멜리사가 언젠가 지쳐 쓰러질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기 시작했다. 멜리사의 근무 평가표를 보면 대부분이 칭찬 일색이었지만, 그레첸은 멜리사가 업무 강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너무 열심히 일하다가 제풀에 지쳐 회사를 떠나는 또 다른 사례가 생기지 않길 바랐다”고 그레첸은 말했다.
 
그레첸의 피드백을 들은 멜리사는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변했다. 성실한 근무 태도를 칭찬하다가 근무 강도를 줄여야 한다고 충고하는 그레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멜리사는 자신의 근무 강도는 자신이 정해야 한다고 믿었다. 멜리사에게 피드백을 줄 때마다 둘은 갈등을 겪었다. 멜리사는 이 문제에 관해 추가 논의를 하기 원했고, 피드백이 공정하지 않다며 그레첸에게 의견을 바꿔달라고 계속 요구했다. 6번 정도 더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그레첸은 자신의 메시지를 멜리사가 이해할 수 있도록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설명해야 함을 느꼈다.
 
그레첸은 현재의 업무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멜리사의 최종 목표를 묻는 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멜리사의 본성을 바꿀 수는 없었지만, 문제를 직시하는 올바른 시각을 갖추도록 도우면 행동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그레첸은 말했다. 멜리사는 자신의 목표가 최대한 빨리 매니저로 승진하는 거라고 대답했다. 이 목표를 전제로 그레첸은 멜리사의 지나친 업무 강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보다 명확히 설명할 수 있었다. 매니저가 되면 멜리사는 부하 컨설턴트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유연성을 발휘할 수 없을 정도로 최대한의 업무 강도로 일하고 있다면 갑작스러운 클라이언트 요구에 어떻게 응할 수 있겠는가.
 
매니저가 되려면 멜리사는 예상치 못한 클라이언트 요구에 응하고 부하 직원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업무 계획표에 여유 시간을 두는 법을 익혀야 했다.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멜리사의 열정을 죽일 수는 없었다. 그레첸은 멜리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녀의 목표와 연관지어 문제를 설명했고, 이를 통해 멜리사의 행동 변화를 유도했다.

많은 이들이 오래도록 기다려온 승진이 마침내 이뤄지는 순간을 꿈꾼다. 당신이 승진했다고 상상해보라. 회사 내에서 서열이 높아지고, 더 많은 책임을 부여 받고, 더 많은 팀원을 거느리며 상당한 연봉도 받는다. 이 모두가 단번에 이루어진다. 당신의 전임자는 신속히 업무를 인계하고, 당신은 새로운 팀원들과 동료들을 만나며, 당신의 상사는 올해 당신이 달성해야 할 목표를 설정한다. 정신 없이 바쁜 며칠이 흐른 후, 당신은 새로운 사무실로 걸어 들어가 새로운 책상 앞에 앉아 성공을 음미한다.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러한 상황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한마디로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부터 무슨 일이 벌어지건 이는 전적으로 당신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팀장으로서 당신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고, 중요한 판단을 감행해야 하며, 자신의 역할도 스스로 정의해야 한다. 또 팀원, 동료, 상사들은 당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거라는 무언의 기대감으로 당신을 지켜볼 것이다.
 
흔들림 없는 확신에 찬 리더라면 자신의 신념을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겠지만, 대부분의 신임 리더들에게 이는 불안감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순간이다. 역설적이지만, 그들의 커리어에서 가장 큰 승리는 외로움과 더불어 찾아온다. 일부 리더들은 이런 상황에서 상당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FTSE 250에 포함된 한 회사의 마케팅 디렉터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다가 35세에 임원으로 승진한 앤서니의 사례를 보자. 빠른 승진 가도를 달리던 그는 회장의 신임을 받아 차기 CEO로 발탁됐다. 처음 임원진 회의에 들어갈 때, 그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자신이 고립된 듯한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친숙한 얼굴들이 그에게 인사와 축하의 말을 건넸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그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마치 그들과 그 사이에 유리문 하나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10분 후, 임원진이 모두 둘러앉은 회의실 안에서 그는 현기증을 느꼈다. 가슴이 뛰고 식은땀이 흘렀다.
 
그 순간 그는 방안에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모든 이들이 그를 쳐다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강렬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회장이 그에게 방금 던졌던 질문을 되풀이했다. 갑작스러운 불안감에 사로잡힌 앤서니는 자리를 박차고 급히 문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와 시원한 공기를 쐬고 나서야 그는 가슴에 엄습한 공포심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회의실에 들어오자, 회장은 무엇 때문에 갑자기 밖으로 나갔는지 궁금해 했다. 이제껏 훌륭한 실적, 강인한 성품, 위기에 대처하는 두뇌를 가진 능력 있는 리더로 평가했던 앤서니가 몇 가지 단순한 질문을 받더니 이유 없이 회의실에서 뛰쳐나갔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 임원으로 출근한 첫 날 사람들이 앤서니에게 기대한 모습이 아니었다.
 
며칠 후, 앤서니는 한 동료에게 그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하며, 무엇을 예상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을 거라 기대한다는 점을 생각하니 회의실로 다가갈수록 공포감이 밀려왔다고 말이다. 불안감을 통제하지 못할 듯한 두려움에 그는 가능한 한 재빨리 회의실에서 나왔다. 그는 자신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알아내려고 애썼다.
 
그날 오후 그는 답을 찾았다. 앤서니는 15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똑같은 공포를 느꼈다. 당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는 가족들의 기대감에 부응해야 했다. 마음속으로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고 있었지만, 스스로의 슬픔을 억누르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아는 듯 행동해야 했다. 그의 새로운 역할이 비슷한 강도의 불안감을 조성해 아버지의 죽음 당시 해소되지 못했던 감정을 불러일으킨 게 분명했다. 다행히 앤서니는 평정심을 되찾고 새로운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러나 리더들 중에는 그들의 커리어가 비상해야 하는 바로 그 순간에 밀려오는 불안감을 감당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이들도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비슷한 상황에 처한 리더들과의 대화와 필자 본인의 경험을 통해, 필자는 다음의 질문들에 대해 숙고하라고 제안한다.
- 당신의 지원자들은 어디에 있는가? 새로운 역할을 부여 받은 처음 몇 개월간 당신이 의지할 만한 강력한 조력자, 멘토, 스승이 있는가?
- 처음 몇 개월 동안 당신의 계획은 무엇인가?
- 새로운 역할에서 당신이 최우선으로 삼는 과제는 무엇인가? 첫 일주일, 한달, 또는 분기 내에 당신이 달성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당신의 최우선 과제는 임무, 목표, 사람, 조직 구조, 문화, 분위기나 비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가?
- 사람들에게 어떠한 인상을 주고 싶은가? 당신의 가치는 무엇이며 리더십 스타일은 어떤가?
- 당신의 권한 내에 있는 사안과 권한 밖에 있는 사안은 무엇인가? 이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처리할 것인가?
- 지켜보고, 듣고, 질문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결정하고, 행동을 취하는 일 사이에 당신은 어떠한 균형을 취할 필요가 있는가?
- 당신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상사인가, 이해관계자들인가, 팀원이나 동료인가? 또한 당신은 어떠한 인맥을 가지고 있는가?
- 조직의 문화와 정치 생리를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를 파악할 것이며 누가 이 과정에서 당신을 도와줄 것인가?
- 당신의 업무 수행에 대해 진솔하고 건설적인 평가를 내려주고 당신에 대한 남들의 평가에 대해 이야기해줄 사람은 누구인가?
- 균형 잡힌 시각을 형성하고 전략 및 비전을 개발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할 것인가?
- 조직 전반에 당신이 기여하는 바는 무엇인가?
- 당신의 동료, 상사, 다른 팀들이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 당신은 어떻게 그들을 지원할 것인가?
 
편집자주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세계 최고 경영대학원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발행하는 뉴스레터 의 주요 아티클들을 게재합니다. 는 경영자들이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직접적이고도 실천적 조언들을 제공합니다. 이 코너를 통해 기업 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관점의 인사이트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2010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출판(NYT 신디케이션 제공).
동아비즈니스리뷰 283호 Future Food Business 2019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