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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ard Business Monday Morning

기업의 명성, 모든 구성원의 몫이다

피터 머홀즈(Peter Merholz),론 애시케나스(Ron Ashkenas) | 57호 (2010년 5월 Issue 2)
기업의 명성, 모든 구성원의 몫이다
오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캐피탈이 상조회사 투자를 고려한 적이 있다. 재무적 관점에서는 제법 구미가 당기는 투자였다. 그러나 게리 웬트 GE 캐피탈 CEO는 사업 제안서를 보고 뜻밖의 질문을 던졌다. “만약 GE가 투자한 상조회사가 상실감에 젖은 유가족에게 바가지를 씌웠다거나 성의없는 서비스로 누군가의 할머니 장례식을 엉망으로 만들면 회사 이미지는 어떻게 되는 거지?” 웬트가 봤을 때, 상조회사 투자는 소위 ‘기업 명성을 위한 기본 점검’에서 실격이었다.

필자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거래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GE 캐피탈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골드만삭스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판결도 나지 않았지만, 회사의 명성은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그 전부터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의 원흉 중 하나이며, 미 정부의 구제금융에서 부당한 이득을 취했고, 국민의 돈으로 어이없는 보너스 잔치를 벌였다는 비난으로 휘청거리고 있었다.

SEC의 기소 결정은 최후의 한방을 날렸다. 부정적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골드만삭스가 평소 언행과는 달리 고객보다 자사 이익을 훨씬 중시한다는 인식이 퍼졌다. 투자은행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명성이다. 골드만삭스의 이미지 추락은 SEC 기소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다.
대부분의 관리자나 직원은 회사의 명성이 일종의 무형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그들은 회사의 명성이 자신과 큰 상관이 없으며 고위 경영진이나 기업 커뮤니케이션·마케팅·PR 부서의 업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책임 회피를 위한 편리한 변명일 뿐이다.

기업명성연구소의 ‘이미지가 가장 좋은 회사’ 설문 조사에서 항상 1, 2위를 다투는 존슨 앤드 존슨(J&J)과 월트디즈니를 보자. 다양한 사업을 운용하는 J&J는 모든 사업부 직원들에게 최우선 순위는 고객의 안녕이라고 교육시킨다. 디즈니도 모든 직원에게 자사 엔터테인먼트 상품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명성을 얻고 유지하는 일은 모든 직원의 책임이 돼야 한다. 기업의 평판은 한 번 더럽혀지면 이전으로 돌아가기가 매우 어렵다. 아주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론 애쉬케나스는 미 코네티컷 주 스탬포드에 위치한 컨설팅 기업 로버트 H 샤퍼 & 어소시에이츠의 경영 이사이자 ‘GE 워크아웃’과 ‘경계 없는 조직’의 공동 저자다.
 
고객을 조금 더 믿어야 한다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사보다 ‘뛰어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게 사실일 때는 아주 적다. 말로만 떠들어대던 가치를 실제로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감동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려면 기업 가치를 최대한 활용해서 무언가 특이하고, 예측할 수 없으면서 과감한 걸 선보여야 한다. 이 위대한 ‘무언가’를 어떻게 찾는가? 간단하다. 고객을 조금 더 믿으면 된다.

아마존은 1995년 웹사이트를 통해 처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아무도 제공하지 않던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했다. 아마존의 모든 상품에 대한 고객의 평가였다. 많은 이들이 아마존의 과감한 결정을 어리석은 배짱으로 치부했다. 일부 상품은 좋지 않은 평을 받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존은 ‘고객이 편안한 마음으로 온라인 구매를 하려면 상품에 대한 솔직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마존은 고객들이 그런 솔직한 정보를 제공해 주리라고 믿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 또한 고객이 신발을 신어보지 않고도 온라인 상에서 마음 편히 상품을 구매하도록 돕기 위해 택배비와 반송비를 받지 않는다. 또 고객이 원하면 무조건 환불해주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자포스 고객들은 신발 3∼4켤레를 구매한 후 집에서 신어보고 마음에 안 들면 바로 환불받을 수 있다.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자포스는 고객들이 환불 서비스를 남용하지 않으리라고 믿었다. 자포스가 큰 성공을 거둔 만큼, 이 전략은 효과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예를 보자. 미군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USAA는 다른 어떤 미국 기업보다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USAA는 최근 고객이 수표를 사진으로 찍어 이메일로 보내면 계좌에 돈을 입금시켜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부분의 은행은 고객을 거의 혹은 전혀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 사기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번거로운 절차들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USAA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새 가치를 제안했고, 덕분에 경쟁 은행들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 소비자가 서로 다른 상품과 서비스를 비교한 후 구매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경쟁업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결과, 시장은 서로 비슷비슷한 모방 제품(me-too product)으로 넘쳐난다. 그러나 선사하고자 하는 고객 경험을 먼저 염두에 둔 후 그 경험을 어떻게 전달해줄 수 있을지 상상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상품과 비교가 안 될 뿐 아니라 경쟁업체는 도무지 모방할 수 없고, 모방할 엄두도 나지 않는 독창적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발행하는 뉴스레터 에 실린 론 애쉬케나스의 글 ‘Who’s Responsible for Your Company’s Reputation’과 피터 머홀즈의 글 ‘The Importance of Trusting Your Customer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 피터 머홀즈(Peter Merholz) 피터 머홀즈(Peter Merholz) | 어댑티브 패스의 대표이며 공동 설립자 중 한 명이다. 또한 1999년 블로그라는 단어를 최초로 사용한 사람이다. 현재 자신의 블로그 http://peterme.com에서 인포메이션 아키텍처, 유기적인 변화, 제품 전략에 대한 식견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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