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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마케팅, 옛 경험에 기대지 말라

데이비드 코트(David Court) | 24호 (2009년 1월 Issue 1)
과거의 천편일률적인 불황기 마케팅 전략은 이제 더 이상 해법이 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마케팅 및 영업 담당 임원들은 더 적은 예산으로 더 큰 효과를 올려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는 낯선 주문이 아니다. 경기가 어려울 때마다 늘 겪어온 압박이며, 그때마다 관리자들은 그럭저럭 대응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현재의 경기 하강 특징과 2001∼2002년 경기 침체기 이후 마케팅·영업 환경의 변화를 감안하면 과거 침체기에 효과가 있던 마케팅 생존 전략을 답습하다가는 시장과 고객, 광고 매체 또는 영업 접근법에서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과거 경기 침체기에 마케팅은 보편적으로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입증된 고객과 지역 및 시장 영역에 2배로 집중했다. 그러나 현재의 글로벌 경제 위기는 고객과 시장에 예기치 않은 극단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주고 있어 더 이상 과거의 접근법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게 됐다. 따라서 지금의 경기 침체를 타개할 마케팅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과거의 경험에 의존하지 말고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고수익 고객 발굴에 주력해야 한다.
 
통상적인 마케팅 예산 긴축은 텔레비전 및 신문 광고 등 전통적인 미디어 비중을 확대하고 신규 광고매체 비중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했다. 그러나 과거 10년 동안 마케팅 분야에서 일어난 급속한 변화 양상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미디어의 중요성은 점차 약화되고 있는 반면에 인터넷 및 소셜 네트워킹 등 신규 미디어는 의미 있는 규모를 확보해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마케팅 예산 긴축 프로그램은 이러한 변화상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원가 절감과 매출 방어를 동시에 추구할 때 과거에 일반적으로 쓰인 또 다른 접근법은 영업 지원을 위한 후선 업무의 간접비를 삭감하고 일선 영업사원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의 영업환경 변화는 더욱 미세한 접근법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 기업들은 ‘현장에서 발로 뛰는 영업’을 매출 확대의 1차적인 방안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제는 서비스를 향상하고 매출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일선의 고객 중심 상품 전문가와 이를 조율하는 해당 업종의 전문 세일즈 매니저로 구성된 혼합형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1  따라서 영업 합리화 추진 과정에서 이러한 새로운 흐름을 무시한다면 각고의 노력으로 오랜 기간 구축한 고객관계와 매출원, 수익률 등 모든 측면에서 리스크가 불가피할 것이다.
 
물론 과거에 성공적인 모든 마케팅 방안이 효력을 잃은 것은 아니다. 브랜드 가치 제안의 재고, 상품 및 가격 책정의 미세 조정, 미디어 대행사 및 기타 벤더 비용 관리 등은 여전히 필수적인 마케팅 방안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높은 고객이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지 끊임없이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이들에게 도달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영업 방안을 파악해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이때도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글로벌 경제의 변수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략의 근간이 되는 경제성은 끊임없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끊임없는 주의와 우선순위의 재조정, 환경 변화에 대한 예측 및 대응 전략은 필수적이다.
 
영업, 마케팅 자원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경기 침체의 파급효과는 국가, 지역 및 그룹별로 서로 다르게 나타나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실업률은 지역마다 서로 다른 폭으로 상승한다. 이번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는 지역 및 인구통계학적 그룹별 편차가 더욱 클 뿐 아니라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 글로벌 신용위기 및 이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은 시기에 따라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 및 국가별 매력도와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 주택시장 위축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모기지 부도율 및 소비자 지출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 간은 물론 지역 내에서도 큰 편차를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미시간, 네바다 주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반면에 나머지 주들은 상대적으로 여파가 크지 않은 편이다.
 
- 과거에 매력도가 높던 인구통계학적 그룹은 반전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주식 및 주택가치의 급속한 하락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자금과 퇴직 후 전망은 매우 어두워졌다. 이러한 변화상은 소비자 지출 부문의 중대한 변화 가능성을 더 심화시키고 있다.
 
이상의 내용들은 단순히 과거에 수익성이 높던 지역과 고객군에 집중하는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변화하는 경제 전망에 따라 공략 시장 및 고객군의 우선순위는 반드시 재조정돼야 한다.

지역 우선순위의 재조정
다국적 기업들은 진출 국가별로 성장 예측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 최근에 도출된 2008년 예측치도 재검토해야 한다. 현재의 경제위기 여파를 비켜갈 국가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한 글로벌 정보기술(IT) 회사는 최근 마케팅 비용을 전격적으로 재편해 선진국 중심으로 편성돼 있던 기존의 마케팅 비용을 기대 성장률은 높으면서 경쟁 강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신흥국 중심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급변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지역별 수익 가정 및 성장률 예측 구간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이 회사는 경기 침체 이전에 계획된 포괄적인 재편 작업을 고수하다가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임을 감지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침체 상황에서 그나마 더 나은 성장 전망을 가진 시장을 발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출 및 이익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미세 접근법을 한층 더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특정 부문이나 지역 내에서조차 잠재고객별 성장률이나 둔화율은 큰 편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 제조 부문은 지난 수년 동안 상당히 둔화됐다. 이러한 전반적인 둔화에도 불구하고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제조 국내총생산(GDP)이 성장한 지역도 상당수 존재한다. 2006∼2007년 이 지역의 제조 매출은 970억 달러 상승했으며(2000년 달러 기준), 이는 같은 기간 중국 제조 부문 성장률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미시간 주는 미국 중서부에서 경기 침체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미시간 주 내의 지역 간 성장률을 비교하면 두 자릿수대의 큰 편차가 발견된다. 제조 부문 성장률이 가장 높던 지역은 2007년 제조 매출이 무려 20억 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물론 현재는 그 어떤 마케팅 전략도 이러한 과거 수치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처럼 미세한 수준의 현황 분석은 빠듯한 영업 자원을 하락세가 아닌 성장세에 있는 시장에 주력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비자 마케팅에서 이러한 미세 시장 데이터를 확보하면 수익성 제고를 위한 기회를 더 많이 포착할 수 있다. 한 음료회사는 최근 설문조사를 통해 개별시장과 미세시장 내 고객의 잠재적 수익성에 매우 큰 편차가 있음을 발견했다. 응답자들 간의 가격민감도는 지역별로 최대 13배까지 차이가 있었으며 도시별로는 5배, 도시 내 동일 우편번호 구역별로는 3배 가량 각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이러한 세부적인 정보로 무장한 기업은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미세시장에 주력하는 반면에 다른 지역에서는 매출 신장을 위한 특가혜택이나 할인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소비자군 우선순위 재조정 지역 및 미세시장별로 수익성이 변화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요동치는 실업률과 주가, 주택 가격, 유가는 모든 소비자 그룹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은 소비자 행동 변화에 따라 한때 매력도가 높던 영역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영역으로 마케팅 자원을 재배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최근까지 소비자 지출 성장률에 크게 기여해 온 일부 그룹은 수익성 부진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금융 서비스 종사자와 같은 부유한 젊은 전문인층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사치품 성장률을 이끌어가기에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경제 위기의 충격은 소비자군별로 지출과 매력도에서 장기적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높은 소비 수준과 수익성을 가진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와 이에 상응하는 일본, 서유럽 소비자층은 기업들의 공략 대상이었다. 특히 부동산 가격과 은퇴자금 계좌에 편입된 주식가격 상승(또는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이들의 자산소득을 증대시키며 ‘부의 효과’에 따른 상당한 소비 진작 효과를 창출했다. 즉 많은 베이비부머들이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로 라이프스타일 향유를 위한 소비를 해 온 셈이다2 . 실제로 미국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후자금을 위한 저축액 규모는 이전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하락과 주가 급락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후 생활에 불확실성을 드리우고 있다. 이들은 품목별 지출의 우선순위를 대폭 재조정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과거와 같은 소비 수준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06년에 실시된 맥킨지 설문 조사에서 ‘전반적인 지출을 20% 삭감한다면 어떤 품목의 구입을 줄이겠는가’라는 질문에 베이비부머들은 의류, 개인용품, 가정용 가구, 여행 순으로 대답했다. 반면에 식료품, 주택 및 건강 관련 필수품 지출에 대한 삭감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따라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구업체 등 해당 업종 기업들은 향후 성장성이 높은 새로운 인구통계학적 계층을 발굴하고 공략해야 할 것이다. 

B2B 기회의 우선순위 재조정 B2B 기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세그먼트에 대한 재조명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이보다는 고객별 기회와 리스크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물론 출발은 기본적인 분석에서 시작해야 한다. 고객이 충분한 현금이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와 해당 펀드의 생존 가능성 등에 대한 기초적인 분석은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이러한 분석 뒤에는 현재의 경제위기가 각 수익성의 측면에 어떠한 여파를 미치는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공급업체들은 도매업체인 고객사들과 주문량을 기반으로 한 리베이트 장기 계약을 체결한다. 그러나 경기 둔화로 일부 도매업체가 급격히 물량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저렴한 계약 단가를 더 이상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마찬가지로 유가 및 원자재가 변동으로 경제성에 큰 타격을 받은 고객사들이 공급업체가 예측한 물량과 가격에 더 이상 구매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따라서 B2B 공급업체들은 이러한 가능성들을 염두에 두고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대응력을 갖추어야 한다.
 
산업 제어 분야의 한 선도 제조업체는 이러한 변화로 수익률에 큰 타격을 받은 대표적인 사례다. 불과 1년 전까지 수익성에 가장 크게 기여하던 고객사가 현재는 기여 수익률이 가장 낮은 고객사로 전락했기 때문이다.(그림 3) 과거 이 고객사(그림의 F)는 우선적인 대처 및 서비스, 유연한 계약 조건, 높은 수준의 기술 지원들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서비스 비용 절감, 리베이트 재협상, 주문 물량 효율화 등 1년 전에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공격적인 시정 조치를 요구받고 있다. 

마케팅, 영업 자원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잠재적 수익성이 가장 높은 지역과 고객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과 동시에 해당 수익 실현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디어 및 영업 프로그램에도 주력해야 한다. 과거 경기 침체기에는 그동안 입증된 광고매체에 집중 투자하고 신규 매체에 대한 투자를 삭감하는 방식을 주로 썼다. 또한 영업 부문 자원에 집중 투자하고 중앙 후선업무에 대한 투자를 삭감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마케팅 수단이 획기적으로 증가하면서 마케팅 매체와 영업 모델은 상당히 복잡한 양상으로 변했다3 . 따라서 과거의 대응 방안이나 전반적인 삭감 조치는 이번 경제 침체에 적합하지 않으며, 훨씬 더 세밀한 접근법을 택해야 한다.(‘천편일률적인 예산 조정’ 참조)
 
광고 매체의 우선순위 조정 인터넷, 소셜 네트워킹, 휴대전화와 같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체들이 규모를 확대하며 효과적인 결과를 보여 주고 있는 반면에 텔레비전과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는 비용이 더욱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마케팅 계획은 신규 매체 비중을 총 지출의 10∼15%로 조정해 전통적인 매체와 신규 매체 간의 비중을 적절히 조율해 비용 효과적으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이러한 우선순위 재조정을 위해서는 광고 형태별 효과에 대한 더욱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러나 특정 매체의 도달률과 비용이 효과를 나타낸다고 가정하는 마케터들은 해당 매체의 품질, 고객에 대한 영향력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비즈니스에서 품질이야말로 가장 측정이 용이하며, 발송된 카탈로그나 e메일은 투자 수익률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그러나 측정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텔레비전·간접광고·스폰서십 등의 매체에서도 품질을 추산하고, 이에 따라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한다.
 
△계량적 성격의 고객 설문조사 △행사 후 포커스그룹(스폰서십이나 현장 마케팅 프로그램)과 마케팅 매니저, 미디어 대행사, 외부 전문가가 함께 의견을 공유하는 워크숍 등 다양한 출처를 통해 정보를 종합해 품질 측정의 정확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워크숍을 진행한 소비자 기업들은 워크숍을 통해 도출된 결론이 심층적인 정성적 연구 결과와 전적으로 일치한다고 말한다.
 
정성적 분석을 어떻게 하든지와 상관없이 실질적인 효과는 광고 매체의 도달률과 비용에 대한 데이터를 정성적으로 분석하고 종합하는 데 있다. 즉 도달률과 비용, 품질 정보를 종합할 때 서로 다른 매체의 영향력에 대한 동종 비교가 가능하다. 이것이야말로 효과적으로 우선순위를 책정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한 기업의 사례에서 보듯이 서로 다른 2개 매체의 영향력이 100배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그림 4) 도달률이나 비용, 품질에서 전통적인 매체나 신규 매체의 상대적 우위를 증명할 수 있는 일관된 패턴이 발견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효과적이지 않은 매체를 주저 없이 배제하고 효과가 높은 매체를 확신을 갖고 활용할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업부문의 우선순위 재조정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불황기 기업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영업간접비를 삭감해 현장 영업력에 자원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영업팀이 활용하고 있는 신규 지원 기능은 무차별적으로 삭감하기에는 중요성이 너무도 크다. 영업 프로세스상 전략적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수익성 높은 고객층을 공략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데 핵심적인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괄적인 원가절감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러한 지원 기능을 축소할 경우 영업력의 효과성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한 대규모 B2B 서비스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자. 10년 전에 이 회사 영업 인력의 90%는 고객관리 또는 현장에 배치됐다. 지원 인력은 매우 제한돼 있었으며 그나마도 영업교육과 제품 브로슈어 담당, 소수 제품 스페셜리스트가 전부였다. 그러나 전문적 지원에 대한 고객사의 요구가 점점 커지고 제품이 더욱 다양해짐에 따라 이 회사는 제품 스페셜리스트 수를 대폭 확대했다. 계약 협상을 위한 가격책정 그룹, 훨씬 전문적인 고객 지원을 위한 업종별 전문 세일즈 매니저, 중소기업 고객 확보 기회를 발굴하는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팅 담당자, 신규 기회 지원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지 결정을 돕는 고객 및 경쟁 분석 그룹 등을 추가적으로 설치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이 회사는 영업 부문에서 10%의 원가를 절감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제품 스페셜리스트와 업종별 전문 세일즈 매니저, 텔레마케팅 담당자 일부를 감원할 경우 신규 고객사 확보 및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며, 같은 규모의 영업사원이나 회계 담당자를 감원했을 때보다 매출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었다. 가격 책정이나 경쟁사 분석을 소홀히 할 경우 그릇된 결정으로 인해 수익률이 떨어지거나 장래성 없는 영업 기회에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신규 계약의 성공률과 수익성을 철저히 분석하고 수익성 유지를 위해서는 제품 스페셜리스트와 가격 책정 전문가를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간접비를 전반적으로 삭감하는 대신 세일즈 프로그램 합리화를 추진하면서 사업 실적을 함께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있다. 현행 세일즈 커버리지 모델을 분석하면 고객 및 영업 상황별로 가장 효과적인 영업 및 영업지원 공식을 결정하고 이에 맞는 자원을 재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이러한 접근법은 온라인 재주문 처리, 텔레세일즈 인력을 활용한 기본 세일즈 및 어카운트 관리업무 처리, 주요 제안 요청서 대응을 위한 대규모 팀 구성 등을 의미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가장 효과적인 영업지원 그룹과 기여도가 낮아 축소돼야 하는 그룹 판별에 초점을 맞춰 까다로운 고객 협상 과정의 성패 비율을 분석하는 것이다. 판매 후의 프로세스 효율화와 적절한 수준의 고객 지원 수립을 통해서도 비용절감을 실현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조치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점은 고객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전반적인 고객 경험에서 판매 후의 지원이 갖는 중요성을 이해하는 일이다.
 
이 같은 세밀한 접근법을 취하면 훨씬 더 확신을 갖고 원가절감 영역을 파악할 수 있으며 수익성에 직접적인 기여도가 큰 인력과 프로그램을 그릇된 판단으로 감원하거나 폐지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반면에 과거 경기 침체기에 적용한 해법을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기업들은 현재 이미 매력을 상실한 시장과 고객에 여전히 집착하거나 전통적인 마케팅 매체와 현장 영업 인력에 과도한 자원을 투입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마케팅·영업 부문에서 이러한 값비싼 시행착오를 피하기 위해서는 이번 경기 침체기에 관찰되는 경제성의 끊임없는 변화를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지역, 고객, 광고, 영업 인력별 우선순위에 대해 역동적으로 재분석해야 한다.
 
[GP TIP] 천편일률적인 예산조정
 
경기 침체기에 천편일률적으로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마케팅 분야뿐만이 아니다. 모든 사업부의 예산을 동일한 비율로 축소하는 대기업들 또한 주먹구구식 의사결정의 전형을 보여주는사례다. (경기와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예산은 매출이나 자산 대비 일정 비율로 일괄 확대된다) 19852005미국 기업의 사업부별 연간 투자금액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상관관계는 0.85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사 대비 사업부별 투자액 비중이 해당 기간에 매우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 왔음을 의미한다.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일정 수준의 상관관계가 늘 유지되어 왔다.

심리적
, 조직적 측면에서 이러한 관행은 일정 부분 이해된다. 공정성이라는 보편적인 기준에서 납득하기 쉽고 정치적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적기 때문이다. 실행 측면에서도 일괄적인 예산 확대나 삭감은 모든 경영진이 별반 어려움 없이 매우 단기간에 실행할 있는 방안이다. 그럼에도 사려 깊은 경영진이라면 사업부의 성장률과 수익성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편차를 반드시 주목해야 한다. 미세한 차이를 파악해 저수익 부문은 과감히 삭감하고 향후 성장성이 예측되는 분야에 투자를 확대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평범한 시장 상황뿐 아니라 경쟁업체와의 격차 확대가 더욱 시급한 현재와 같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더욱 중요한 교훈이다.

댄 로밸로 시드니대 교수·맥킨지 고문
 
이 글은 The McKinsey Quarterly 인터넷판(2008년 12월)에 실린 원문 ‘The downturn’s new rules for marketers’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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